[스크랩] 번뇌는 도둑같아 응시하면 ‘도망’

수선님 2018. 7. 22. 12:29

 

 번뇌는 도둑같아 응시하면 ‘도망’

 

 

좌선을 할 때에는 고요한 곳에서 두터운 방석을 깔고 하라.

허리띠는 느슨하게 매고, 몸가짐을 단정히 한 후에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한다. ……

이때 몸을 너무 긴장시켜 호흡을 부자연스럽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귀와 어깨는 가지런히 하고, 코와 배꼽을 일직선상에 두며, 혀는 입천장에 대고, 입은 다문다.

눈은 반만 떠서 졸음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

잡념이 일어나면 거기에서 곧 알아차릴 것이니 알아차리면 곧 사라질 것이다.

 

- 종색 <좌선의> -

 

제석천왕의 아들이 인간의 몸을 받을 인연이 되었다.

그는 이 세상에 내려와 많은 곳을 찾아다녔다.

재벌이 좋다 해서 재벌가를 살펴보았더니, 좋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

돈이 많아 좋은 점도 있었지만, 권력의 향배라던가,

많은 사람들의 질시, 사회적 요구 등등 신경 쓸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래서 차라리 맘 편하게 가난한 집에 태어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결핍된 생활에서 오는 고통과 더러운 환경 등등이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결정을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던 판국에 하루는 구름을 타고 깊은 산위를 지나는데, 커다란 방안에 스님들이 빙빙 돌고 있는 것이 아닌가?

돌연 죽비소리가 ‘탁’ 나더니 스님들이 모두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더니 또 얼마 있다 죽비소리가 ‘탁’ 나고는 포행을 도는 모습이 보이는데 참말로 인상적이었다.

‘아, 바로 이거다’ 하는 생각이 들어 제석천왕에게 달려가 말했다.

 

망념을 망념으로 알면 사라지니

절대로 붙들고 씨름할 필요없다

 

“저는 수행자로 태어나 깊은 산중에서 좌선이나 열심히 하며 살겠습니다.”

그러자, 제석천왕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얘야, 그것은 내 복으로도 어려운 것이란다.”

 

복에도 두 가지가 있다.

유위(有爲)의 복과 무위(無爲)의 복이다.

유위의 복은 부귀영화의 복이다.

무위의 복은 진정한 공부의 복이다.

수행자야말로 제석천왕도 누리지 못하는 무위의 복을 누리는 행운아라고 말할 수 있다.

좌선의 자세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허리와 머리를 곧게 펴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힘을 주어서도 안 되고,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다. 호흡도 자연호흡이 최고다.

눈은 뜨는 것이 좋지만 어딘가에 초점을 맞추어 주시해서는 안 된다.

육신의 눈은 건성으로 떠있는 것이고 진정으로 뜨고 있어야할 것은

 마음의 눈이다.

망념이 일어나 다만 망념인 줄 알아채면 저절로 사라지니, 절대로 붙들고 씨름할 필요가 없다.

번뇌는 도둑과 같아서 똑바로 바라보면 사라지는 것이다.

다리가 아픈 것은 육신이 살았다는 증거요,

망상이 일어남은 마음이 살았다는 증거이다.

 

그러니 다리가 아프다고 낙담할 필요도 없고,

망상이 많다고 괴로워할 것도 없다.

오히려 평상시에 밖으로만 치달리던 생각을 돌이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라보게 된 증거이니, 무위의 복을 누릴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는 표시인 것이다.

 

 

출처 : 마하반야바라밀
글쓴이 : 미리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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