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대한 조견(照見)-불교근본교설(3)
2)삼법인 - 현실의 속성 그러므로, ‘나’라는 것은 고정된 ‘나’가 아니고, 연기된 존재로서 인연따라 잠시 만들어진 나, 거짓된 나일 뿐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현실의 두 번째 속성을 제법무아(諸法無我)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보겠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생명 있고 생명 없는 모든 존재는 다만 그럴만한 인과 연이 화합함으로 인해 이루어진 것이고, 인과 연이 다하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항상하지 않는 무상(無常)한 존재이며, 그렇기에 우리는 ‘나다’ 하고 내세울 것이 없는 무아(無我)의 존재인 것 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바로 우리의 현실은 바로 고(苦)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무언가 항상할 때 행복이 있고, 내가 있을 때 행복한 것이지 무상하고 무아인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우리가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대재벌의 아들, 딸이라고 해 봅시다. 분명히 누릴 수 있는 것을 대부분 누릴 수 있으며, 그렇기에 행복에 젖어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기업이 부도가 나서 그야말로 완전히 망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떻겠습니까. 얼마나 고통스러우면 요즘도 실제로 이러한 일로 자살을 하는 경우까지 종종 신문지상에 오르곤 합니다.
이것은 ‘돈’이라는 것이 항상하리라[常] 생각하며, 내 돈[我]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한 생각이 무너졌을 때 오는 불가피한 괴로움[苦]입니다. 이렇듯, 연기하는 세계는 무상하고 무아이므로 다음에 올 수밖에 없는 존재의 속성은 괴로움[苦]인 것입니다. 이것을 일체개고(一切皆苦)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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