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눈 먼 아이가 부처님을 뵙다

 

                                       눈 먼 아이가 부처님을 뵙다

 그때 바라나국에 월란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는 백만장자로서 사람됨이 간탐하고 질투심이 많아 보시하기를 싫어하며 항상 문지키는 사람에게 말을 하되 ‘구걸하는 자 오거든 엄금하라’ 하였다.

 장자에게는 전단이라는 아들이 있는데, 역시 애비를 닮아서 간탐하기 짝이 없었다.

 월란장자 나이 들어 죽어서 어느 동네에 사는 부인에게 잉태되었다. 그 남편이 ‘그대가 몸에 중병이 있고 또 자식까지 배었는데 나는 먹일 것이 없으니 집을 나가 얻어먹을 수밖에 없다’ 말하며내어 쫓았다.

 부인이 하는 수 없이 떠돌아다니다가 어느 동네에 큰 바위굴을 발견하고 그 속에 들어가서 몸을 의탁하였다. 그러던 중 눈까지 멀게 되어 살아날 도리가 없었는데 자식을 낳으니 키울 길이 막연하였다. 아이를 업고 막대기를 짚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밥을 빌어먹었는데 어린 것이 그럭저럭 자라 일곱 살이 되었다.

 어미가 아이에게 ‘나는 눈이 어둡고 근력이 없으니 오늘부터는 네가 동네를 돌아다니며 밥을 얻어다가 둘이 먹고 살자’ 일렀다.

 어린 것이 그 말을 듣고 집집마다 다니며 밥을 비는데, 하루는 그 동네에서 제일 부자 전단의 집을 찾아갔다. 마침, 문 지키는 자가 어디로 가고 없어서 그 틈을 타서 집안으로 들어섰다. 주인 전단이 그 아이를 보자 문지기를 급히 불러 ‘얼른 쫓아내라’ 호령하였다. 문지기가 아이의 머리채를 끌어내어 문밖에 집어던지니 머리가 깨어지고 두 팔이 부러졌다.

 이웃 사람들이 그를 보고 불쌍히 생각하여 그 어미에게 일러 주니 어미 듣고 깜짝 놀라 업 치락 뒤 치락 달려와서 울며불며 애통하니 잔인한 형상은 차마 볼 수 없었다. 천신이 허공  중에 나타나서 말하였다.

 “너의 모자는 전세에 부자로서 간탐심에 사로 잡혀 보시하기를 꺼렸으므로 오늘 이러한 과보를 받거니와 죽은 뒤에 고통은 지금보다도 몇 배나 더하므로 말로 다할 수 없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혜안으로 이를 관찰하시고 시자를 데리고 아이 처소에 이르러 음식을 주시며 손으로 모자의 이마를 만지니 어미는 두 눈이 열리고 아이는 상한 머리가 즉시 나았다. 그리고 세존께서 인과법을 설하셨다.

 “지금 받는 고통은 모두 전세에 재물을 간탐한 소치다. 이 동네 제일 부자 전단은 전세에 너의 아들이고 너는 아비 되었던 월란이다. 네가 전세에 크게 부자 되었건만 빈병걸인을 문안에 들어서지 못하게 괄시한 인연으로 어느 날 너의 자식이 전단을 찾아 갔으나 이와 같은 혹독한 벌을 당하는 것이니 오늘부터 개과 선천하여 좋은 사람이 되어라.”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모든 사람이 참회하고 신심을 발하였다.

출처 : 불종사

글쓴이 : 현진스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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