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되새기기

[스크랩] 좋은 친구와 사귀는 이익

수선님 2018. 9. 30. 12:50

how to teach a kid to read


부처님이 라자가하의 어느 골짜기 작은 정사에 머물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그 무렵 아난다도 골짜기의 조용한 곳에서 명상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친구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좋은 친구를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다. 나에게 좋은 친구가 있고, 또 좋은 친구와 함께 있다는 것은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아마도 내 수행의 절반은 좋은 친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아난다는 명상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갔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한 바를 솔직하게 아뢰고 부처님의 의견은 어떠한지를 여쭈었다.


“아난다야, 네 생각은 틀렸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좋은 친구와 함께 있으면 수행의 절반을 이룩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아난다는 평소 부처님이 좋은 친구와 함께 있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고 수행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씀해 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절반은 아니더라도 많은 이익은 있다고 격려해 줄 것으로 짐작했다. 그런데 부처님은 그렇지 않다고 하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부처님이 아난다의 생각이 잘못됐다고 한 뜻은 다른 데 있었다.


“아난다야, 너는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너에게 좋은 친구가 있고, 그 친구와 함께 있게 되면 수행의 절반을 이룩한 것이 아니라 전부를 이룩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올바른 생각이다. 왜냐하면 순수하고 원만하고 깨끗하고 바른 행동은 언제나 좋은 벗을 따라다니지만 나쁜 벗은 그 반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언제나 좋은 벗과 사귀고 좋은 벗과 함께 있어야 한다.”


잡아함 27권 726경 《선지식경(善知識經)》

   

불교에서는 함께 수행하면서 탁마하는 친구를 각별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 친구를 ‘도반(道伴)’ 또는 ‘선지식(善知識 또는 善友)’이라 부른다. 도반은 ‘함께 구도의 길을 가는 동무’라는 뜻이고 선지식은 ‘좋은 벗’이라는 뜻이다. 도반이라는 말은 중국에서부터 쓰기 시작한 것 같고, 선우는 인도에서부터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불교에서 이렇게 친구를 멋진 표현으로 부르면서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은 그 역사가 자못 길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사리풋타와 목갈라나는 아주 절친한 친구였다. 그들은 좋은 스승을 만나면 혼자만 제자가 되지 말고 같이 가자고 약속했다. 어느 날 사리풋타가 부처님의 제자를 만나 이런 말을 들었다.

 

모든 것은 조건에 의해 생긴다.(諸法從緣生)
진리의 체현자는 그 원인을 설명하신다.(如來說是因)
그 인연의 소멸에 대해서도 설명하신다.(彼法因緣盡)
우리의 스승은 이와 같이 가르친다.(是大沙門說)

 

모든 것이 신의(神意)에 따라 운명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 온 사람들에게 인연에 의한 것이라는 설명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그래서 이를 ‘연기법송(緣起法頌)’이라 한다.


사리풋타는 귀가 번쩍 뜨였다. 친구인 목가라나에게 말했더니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두 친구는 주저없이 그들을 따르던 무리 250여 명을 데리고 불교교단에 귀의했다. 친구의 우정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개종결행이었다.


친구와의 우정에 대해서는 부처님도 매우 소중하게 생각했다. 이 경에서 보듯이 부처님은 좋은 친구가 ‘수행의 절반이 아니라 전부’라고 말하고 있다. 또 다른 경에서는 성공과 실패의 조건 가운데 하나로 좋은 친구를 갖느냐 못 갖느냐를 지적한 적도 있다. 이는 좋은 친구와의 우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일깨우는 가르침이다.


좋은 친구는 수행자에게만 소중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좋은 친구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쩌면 그것은 ‘인생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인생의 전부라 할 만한 친구가 몇이나 있는가. 오늘밤 잠들기 전에 친구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려 볼 일이다.

 

홍사성/불교방송 상무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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