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법했다.
“세상에는 서로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누구와 서로 친하게 지내는가. 살생하는 사람은 살생하는 사람과 친하고 도둑질하는 사람은 도둑질하는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음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 부류의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거짓말하고 이간질하고 욕 잘하고 꾸미는 말 잘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욕심 많고 성내고 삿된 소견을 가진 어리석은 사람은 같은 부류를 따라 서로 친하게 지낸다.
비유하면 더러운 물건이 더러운 물건과 서로 화합하는 것처럼 열 가지 악업 짓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들과 서로 친하게 지낸다.
이와는 달리 살생하지 않고 훔치지 않으며 음행하지 않는 사람은 같은 부류와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거짓말, 이간질, 나쁜 말, 꾸미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같은 부류의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욕심과 성냄과 삿된 소견을 갖지 않은 사람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린다.
비유하면 소젖은 소젖과 어울려 서로 화합하는 것처럼 열 가지 선업 짓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같은 사람들끼리 서로 친하게 지낸다.”
잡아함 37권 1045경 《수류경(隨類經)》
‘까마귀 우짖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옛 시조의 한 구절은 나쁜 친구들과의 유유상종(類類相從)을 경계한 말이다. 사람은 모두 끼리끼리 만나고 비슷한 사람끼리 논다는 것이다. 좋은 친구와 가까이하고 교양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람은 그 자신도 착하고 교양 있는 사람이다. 반대로 나쁜 친구와 가까이하고 교양 없는 사람과 자주 어울리는 사람은 그 자신도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 분명하다.
불량 청소년이 어울리는 친구는 대개 불량 청소년이다. 도둑이나 사기꾼이 어울리는 사람은 모두가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뿐이다. 도박을 좋아하거나 마약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놀 때 보면 반드시 끼리끼리 한통속이다. 혹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끌어들이려 한다. 같은 패거리를 만들어야 같이 놀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의 참다운 면목을 알고자 한다면 만나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거름더미 속에서는 아무리 깨끗한 풀도 같이 썩어 가게 마련이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 했다. 검은 것을 가까이하면 검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할지는 말하지 않아도 분명하다.
홍사성/불교방송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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