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 되새기기

[스크랩] 동물학대를 반대하는 불교

수선님 2018. 10. 1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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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있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키가 큰 장신(長身) 바라문이 찾아와 부처님께 물었다.


“부처님, 저는 지금 사성대회(邪盛大會)를 마련하고자 칠백 마리의 황소를 기둥에 묶어 놓고 그 밖의 동물과 벌레를 희생하여 성안의 온갖 외도를 공양하려고 합니다. 제가 마련한 이 대회에 모자람이 없도록 부처님도 참석해 주십시오.”


그러나 부처님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복을 짓기 위해 마련한 사성대회가 오히려 세 가지 죄를 짓는 대회가 되겠구나. 세 가지 죄란 무엇인가. 너는 지금 ‘온갖 동물을 희생하겠다’고 했으니, 그렇게 한다면 죽이겠다는 생각(意)으로 죄를 짓고, 입(口)으로 죄를 짓고, 또 죽이게 되면 몸(身)으로 죄를 짓는 것이다. 죄를 짓게 되면 마땅히 그 과보가 따를 것이니 보시를 한다고 하다가 도리어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바라문이여, 묶어 놓은 동물들을 풀어 주라. 동물을 풀어 줄 때는 ‘내가 너희들을 자유롭게 풀어 줄테니 산이나 늪이나 들에서 마음껏 풀을 뜯고 물을 마시며 바람을 쐬면서 행복하게 살라’고 말하라.”


장신 바라문은 돌아가서 부처님 말씀대로 모든 동물을 풀어 주고 희생제를 취소했다. 그 대신 깨끗한 음식을 마련하고 부처님과 제자들을 초청했다. 부처님은 그 공양초대에는 기꺼이 응했다.


잡아함 4권 93경 《장신경(長身經)》

 

고대종교에서는 동물을 희생시켜 신에게 공양함으로써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받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 부처님 당시에도 이런 동물희생제가 있었는데 경전은 이를 ‘사성대회(邪盛大會)’라고 부르고 있다.

 

잡아함을 보면 《장신경》 외에 4권의 89경 《우파가경(優波迦經)》에도 같은 얘기가 나온다. 《우파가경》은 사성대회라는 이름의 동물희생 의식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여러 마리의 황소나 암소, 또는 물소와 새끼 염소, 이 밖에도 소소한 중생을 잡아매어 죽이거나 핍박하거나 괴롭게 한다. 또 하인이나 머슴을 매질로 위협하고 슬피 부르짓게 하며 온갖 고통을 준다.……”


경전에 따르면 이 행사는 규모가 매우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이때 희생되는 대상은 동물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 희생제에는 많은 종교인(外道)이 초청돼 큰 잔치까지 베풀어졌다. 이런 비인간적이고 반종교적인 행사에 대해 부처님은 강력한 반대와 비판의 입장을 분명히 하셨음은 물론이다. 우파가라는 청년이 기원정사로 부처님을 찾아와 ‘모든 바라문들은 사성대회를 칭찬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부처님은 이렇게 대답했다.


“어떤 행사는 칭찬하지 않지만 어떤 행사는 칭찬한다. 내가 칭찬하지 않는 것은 무고한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이는 것이다. 내가 칭찬하는 것은 잡혀온 동물을 풀어 주어서 자유롭게 해 주는 것이다.”


불교의 자비가 사람만이 아닌 모든 동물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 구체적인 예가 바로 삿된 종교행사를 위해 희생되는 동물을 놓아 주라는 가르침에서 확인된다. 죽음의 위기에 처한 동물을 자비로 살려 주는 불교의 ‘방생’은 부처님의 이러한 동물 사랑의 가르침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홍사성/불교방송 상무 



출처 : 淨土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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