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한이야기

[스크랩] 벌사라불다라 존자

수선님 2018. 10. 7. 12:43
 

                                        벌사라불다라 존자


 벌사라불다라 존자는 본래 체격이 건장하고 힘이 아주 세어 코기리 한 마리쯤은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사자 한 마리 정도는 십 미터 이상거리까지 던져 버릴 수 있는 장사였다.

 그래서 어떤 사람도 그 에게 시비를 건다든지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았다.

 ‘벌사라불다라에게 한번 걸렸다하면 우리는 뼈도 못 추릴 거야. 아예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상책이지.’

 하지만 벌사라불다라 존자만큼 착하고선한 사람도 드물었다.

 한번은 ‘제파달다’라는 사람과 ‘미생원왕’이 결탁하여 석가모니 부처님를 몰래 해칠 음모를 꾸몄다.

 “부처님은 어릴 때부터 말썽꾸러기가 가정을 뛰쳐나왔고 도인가 뭔가 하는 것을 깨우쳐 부처가 되었다면서 선량한 사람들을 꾀어 왕 노릇하며 온갖 행패를 다 부리는 악당 두목인데 우리가 그걸 그냥 두고 볼 수 없잖아?”

 “정말 그를 꿰뚫어 보셨군요. 석가모니는 잡신의 두목입니다. 그냥 두면 우리 일에도 큰 방해가 될 것입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해치워  버립시다.”

 “그래, 어떻게 하면 감쪽같이 해치울까? 좋은 방법을 생각해 봐.”

 미생원왕의 말에 제파달다도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생각 끝에 다른 사람을 시켜 석가모니 부처를 죽이도록 했다.

 “먼저 코끼리 가운데 흉악하고 힘이 센 열 마리를 구해 며칠 굶긴 뒤 독한 술을 취하도록 먹여라. 그럼 술 취한  코끼리가 사람을 죽였다 하지 누가 우리더러 죽였다고 하겠니?”

 “그것 참 좋은 방법이다.”

 둘은 부하를 시켜 코끼리에게 술을 잔뜩 먹어 두었다가 마침 석가모니 부처가 지나가는 길에 갑자기 풀어 놓았다.

 “끄러러 휘잉.”

 술취한 코끼리는 미쳐 날뛰었다. 그리고 석가모니 부처 일행을 보고 긴 코를  마구 휘두르며 달려왔다.

 바로 그 때였다.

 “부처님, 빨리 한쪽으로 몸을 피하십시오. 위험합니다!”

 벌사라불다라 존자가 쏜살같이 달려와 석가모니 부처 앞에 두 팔을 쩍 벌리고 버티어 섰다.

 “이 녀석들, 썩 물러서지 못하겠느냐? 이 분이누구신데 감히 달려들려고 하느냐? 아무리 말을 못 하고 생각이 없는 짐승이라 할지라도 위대하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알아보는데 어디서 못된 짓이냐? 어서 물러나지 못할까?”

 그러자 코끼리 몇 마리는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는데 몇 마리는 그대로 버티고 서서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벌사라불다라 존자는 앞으로 나아가 두 손으로 코끼리 한 마리를 번 쩍 들어 내동댕이쳤다.“

 “말을 듣지 않는 놈은 모두 이렇게 죽여 버리겠다.”

그러자 달려오던 몇 마리는 주춤하더니 더 이상 가까이 오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서 콧바람을 불며 뒷발질만 했다.

 그 때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벌사라불다라야, 말 안 듣는 짐승이라고 그렇게 마구 다루면 안 된다. 순순히 타일러 보아라. 그러면 착한 고양이 같이 말을 잘 들을 것이다. 그리고 힘은 아무 데서나 쓰는 것이 아니라 꼭 쓸 데만 써야 하는 거야.”

 “알겠습니다. 다음부터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자 코끼리들은 잘못을 뉘우치듯 석가모니 부처 앞에 모두 꿇어앉아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 아닌가?

 ‘아니, 저럴 수가 있나? 술취한 짐승도 부처님을 알아보다니?’

 그리하여 제파달다와 미생원왕의 음모는 수포 돌아가고 말았다. 

  


 

출처 : 불종사
글쓴이 : 현진스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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