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귀감(禪家龜鑑)
27. 임종할 때 관찰해야 할 문제
목숨이 다해 임종할 때에는 이렇게 생각하고 관찰해야 한다.
즉, 나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적 요소와
정신 작용인 오온(五蘊)의 본래 모습이
실체가 없는 공(空)한 것임을 관찰하여서
우리의 육신은 흙물불바람 등의 인연화합으로 잠시
이루어져 있으므로 `나'라는 실체가 없다[無我].
참 마음[眞心]도 모양이 없어,
어느 곳에서 온 것도 아니요, 가지도 않는다.
태어날 때에도 성품은 생긴 것이 아니요,
죽을 때에도 성품은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극히 밝고 고요하여
마음과 밖의 경계가 둘이 아닌 하나인 것이다.
오직 이와 같이 관찰하여 단번에 깨달으면
과거현재미래의 삼세(三世)와 인과(因果)의 법칙에
얽매이거나 이끌리지 않게 될 것이니,
이런 사람이 세상에서 뛰어난 자유인이다.
만약 부처님을 만났다 하더라도 따라갈 마음이 없고,
지옥을 보더라도 무서운 생각이 없어야 한다.
다만 무심(無心)하게 되면 온갖 세계의 모든 것들과
하나가 되어 같게 될 것이니 이 점이 중요한 대목이다.
그러므로 평상시에는 씨를 뿌리는 원인[因]이 되고,
임종할 때는 그 열매를 거두는 결과[果]가 되니
수행자(修行者)는 이 점을 주의해야 한다.
죽음이 무섭고 싫은,
늙음에 이르러서야 부처님을 찾아 나가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