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편의 명구

[스크랩] 미륵불(彌勒佛)의 화신

수선님 2018. 10. 14. 12:29
미륵불(彌勒佛)의 화신


발우 하나로 집집마다 밥을 빌며

외로운 나그네 되어 만리를 떠다니네.

밝은 대낮에도 보이는 사람 없어

내 갈 길을 흰 구름에게 물어 본다.

미륵불로, 또 미륵불로 천만억으로 분신하며,

언제나 사람들에게 나타나도

사람들은 미륵을 아는 이 없다.


一鉢千家飯  孤身萬里遊  靑日睹人少  問路白雲頭

 일발천가반   고신만리유   청일도인소    문로백운두

彌勒眞彌勒  分身百千億  時時示時人  時人自不識

 미륵진미륵   분신백천억   시시시시인    시인자불식


- 포대 화상

 

 

   포대(包袋) 화상은 미륵불의 화신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전설적인 인물이라고도 하고 또는 역사적 실재 인물이라고도 한다. 포대 화상은 큰 포대, 즉 큰 자루를 하나 메고 온갖 잡동사니를 다 집어 담고 다녀서 포대 화상이라고 한다. 또 아이들을 좋아하여 아이들이 항상 따라다니는데, 그림에도 언제나 아이들이 함께 있다. 그래서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부인들은 이 포대 화상의 그림이나 조각상을 잘 모셔두면 아이를 얻을 수 있다는 설화가 있다.


   그리고 중국에는 사찰의 첫 법당에 이 미륵불상을 모시거나, 첫 마당에 크게 모시는 것이 관례로 되어 있다. 그래서 중국에는 어떤 사찰을 가든지 맨 처음 예배드릴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 이 미륵불, 즉 포대 화상이다.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포대 화상을 모시는 사례가 가끔 있다. 사찰의 맨 앞에 계시면서 사찰에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을 웃음과 기쁨으로 맞이하고 떠나는 사람들을 모두 웃음과 기쁨으로 보낸다. 그가 누구든, 어떤 목적으로 사찰에 오든, 불자든 불자가 아니든, 악인이든 선인이든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기쁨으로 맞이하고 기쁨으로 전송한다.


   이 포대 화상은 부처님의 넓은 자비심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으며, 불교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포대 화상처럼 모든 사람들의 모든 일들을 다 용납하고, 다 이해하고, 다 감싸주고, 다 끌어안고 사는 길은 없을까. 살다보면 언제나 마음에 걸리는 일은 마음에 들고 들지 않는 사람들을 저울질해서 취사선택하는 일이다. 극악무도하여 천하 사람들이 모두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어머니만은 따뜻하게 감싸준다.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 그와 같은 어머니의 마음은 언제쯤 생길 것인가.


   전설적인 이 포대 화상은 언제나 거지의 모습으로, 그러나 넉넉한 몸에서 풍기는 웃음으로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인간의 온갖 선과 악을 포대에 다 집어 담으면서 외로운 여행을 계속한다. 발우 하나로 집집마다 걸식을 하며 역행보살의 길을 가지만 어느 누구 하나 아는 이 없다. 얼마나 고독하였을까. 하루 종일 길을 물을 사람 하나 없어 흰 구름 붙잡고 묻는다. 내 갈 길이 어디냐고.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너럭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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