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극복

[스크랩] 악마들과 미라래빠의 대화 : 악마/신들은 진리의 수호자

수선님 2018. 10. 21. 12:34



미라래빠는 추호의 악마들을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시작을 알 수 없는 오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헤아릴 수 없는 삶을 겁듭하여왔다.

우주의 모든 먼지 수만큼이나 많은 삶을 살아왔으리라.

 

러나 우리는 무수한 전생을 살아오면서 선한 목적을 위해 살기보다는 부질없는 일에 몰두하여 고통과 온(蘊)을 점점 쌓아왔다. 그대 신들과 악마들이 사 대(四大)와 오온(五蘊)으로 만들어진 더러운 몸을 원하다면 나는 당장 주겠다.

 

육도 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나의 어머니요 아버지이니, 그들에게 진 빚 (은혜)을 갚기 위해 몸을 바치겠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오관(五官)과 내장과 피와 살과 뼈, 모든 부분들 지금 바치겠으니 그대들이 원한다면 어떤 것

이라도 취하여 즐기도록 하라! 이 육신의 공양으로 말미암아 모든 악마들과 악령들은 증오와 악의를 버리고 자비심을 이르키길 바라노라.

 

자비의 씨앗이 본래 지닌 대지혜와 '하나'되어 모든 악마들은 악과 고통에서 영원히 해탈될진저!

모든 중생들이 지복과 선(善)과 지족(知足)을 향유하도록 나는 이 공덕을 회향하노라."

 

미라래빠의 말을 듣고 뭇 천신들과 악마들은 악의에 찬 언행을 멈추고 잠잠 해졌다.

그들은 미라래빠를 향해 경외심을 품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자 살 을 먹는 다섯 마녀가 외쳤다.

 

 

 

당신이 몸에 대한 집착을 버린 것은 참으로 경탄할 일입니다.

우리는 당신을 해치려고 여기에 온 것이 아니라 실은 깨달음과 지견(知見)을 시험하려고 온 것이예요.

 

마군들이 만들어낸 온갖 외적 방해물이란, 자신의 내적 집착심에서 생겨난 것에 불과해요.

우리가 처음 도착했을 때 당신은 다소간 두려움을 지니고 신들과 천녀들에게 간청했지요.

이를 보고 우리는 당신이 아직까지 마음속에 욕망과 두려움을 지니고 있음을 알았지요.

 

따라서 무례한 말로 조롱하고 위협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제 당신의 신실하고 진실한 응답을 들었으므로 우리가 저지른 잘못을 후회합니다.

 

지금부터 당신은 위혐에 처하거나 마음이 흩어질 때마다 마땅히 마음의 본질을 명상해야 합니다.

그러면 모든 장애물은 반드시 극복할 거예요.

그렇게 하면 브라흐마 하늘로 부터 땅에 이르기까지 삼천대천세계가 흔들리고 무너질지라도

놀라거나 두려워 하지 않게 될 겁니다.

 

 

 

다섯 마녀들은 미라래빠에게 이렇게 충고한 뒤 하늘로부터 한목소리로 노래 하였다.


         오, 위대한 수행자 래빠시여,

         공덕을 많이 닦아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천혜의 환경에서 수도하는 분!

         지난날 소원은 때가 되면 익나니

         거룩한 진리의 가르침을 수행하시는 군요.

         

         임은 선량하고 탁월하신 분이지만

         우리는 낮고 비천한 존재들이지요.

         지견은 좁고 무명(無明)은 큽니다.

         공덕이 적어 나쁜 생각 지니고

         지은 악업 때문에 하늘에 떠돌지요.


         애매한 언어는 오해받기 쉬워

         우리는 비유로 노래합니다.

         임의 마음은 맑고 깊을지라도

         무드라의 자세로 경청하소서!


         동방의 상서로운 관문(關門)을 지나면

         중국 여인들은 비단을 짜고 있지요.

         자매들과 종알대며 지껄이지 않는다면

         바깥에서 부는 바람이 비단천을 어찌 망치겠어요?

         때문에 마음 기울여 세심히 베짜는 게 중요하지요.

         북방에는 몽고 제국,

         용감하고 힘센 병사들이 싸움을 잘 하지요.

         나라 안에 반란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게싸르 왕의 군대인들 두려울까요.

         때문에 백성을 편안하게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지요.


         서방(페르시아)왕의 가파른 관문에는

         조개 모양 은밀한 징표의 문이 있지요.

         대장장이의 굳센 쇠빗장이 안에서 부서지지 않는다면

         어떤 대포의 포환도 바깥에서 파괴치 못하지요.

         때문에 안의 문은 튼튼히 잠금이 중요하지요.


         남방 네팔은 천둥과 암석의 나라지요.

         백성들이 도끼로 백단향(白檀香)나무를

         마구잡이로 찍어내지 않는다면

         묀 침입자들이 어떻게 베어내겠어요.

         때문에 백성들이 삼림을 보호함이 중요하지요.


         진 강 가까이 조용한 은둔처에서

         미라래빠님은 온전히 명상하지요.

         마음속에 악마의 사념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악마의 군단인들 어찌 위협할 수 있겠어요.

         때문에 내면의 마음을 다스림이 중요하지요.


         오, 수행자님이시여,

         여기엔 어떤 의혹도 품지 마소서!


         공의 진리체(眞理體)언덕에서

         굳건히 삼매성(三昧城)을 지키소서!

         보리심의 옷을 입고

         지혜와 자비의 검을 들면

         네 악마의 마군들은 해치지 못하지요.

         주객의 생각을 품지 않는다면

         어떤 악마도 해치지 못하지요.

         염라왕의 수졸들이 에워쌀지라도

         수행자를 굴복시키지 못하지요.

     

         바깥으로 세상의 유혹이 크고

         내면으로 졸음과 산란심이 일어나며

         집착과 애착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면

         초월지(超越智)에 잠시 잠심할지라도

         내면의 유령과 악마들의 환영는 극복하기 어렵지요.

         이는 간사하고 교활한 번뇌 망상 때문이나니

         번뇌 망상은 공포와 희망의 비탈길에 숨었다가

         덫과 밧줄로 수행자를 낚아채지요.

         하여 내면의 성(城)을 굳게 지키려면

         수행자는 불침번 파수꾼을 부단히 세워야 하지요.


         진주 같은 이 노래는

         네 가지 비유와 다섯 가지 의미를 지녔지요.

         깨달음의 거울인 양 마음을 밝히나니

         오, 훌륭한 수행자님이시여, 숙고하소서!

 

 


미라래빠는 마녀들에게 대답했다.

 

 

외부 세계에 나타난 온갖 악마와 신들은 집착하는 마음이 만들어 낸 망상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 집착하는 마음은 외부에 나타난 모습에 사로잡혀 그것을 실체라고 믿고 만다.

 

그대들이 말한 것은 모두 진실하지만 우리 수도자들은 장애물을 전적으로 나쁘다거나 유해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마들이 나타내 보이는 온갖 형태의 환영들을 우리는 유익한 조건, 또는 은혜로운 선물로 여긴다.

 

악마들의 방해는 마치 말을 채찍질하는 소리처럼 게으른 초보자들에게 참으로 훌륭한 자극제가 된다.

왜냐하면 뜻밖의 충격은 각성 상태를 한층 깊고 예리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악마들의 방해는 몸과 마음을 도와 빨리 삼매에 이르게 해준다.

이미 확고한 깨달음의 길에 들어선 수행자들에게는 이런 방해들이 대지혜의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이런 방해들은 깨달음의 빛을 더욱 명정하게 하여 주어 내적 삼매를 더욱 깊게 해준다.

이를 통해 지순한 깨달음의 마음이 발현되어 명상자는 더욱 깊이 수도에 정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모든 신들과 악마들이 사실은 진리의 수호자들임을 알았다.

 

이 수호자들을 붓다의 화현(化現)으로 본 공덕으로 인해 나는 한층 높은 성취를 이루게 되리라.

이리하여 방해물은 영적 정화의 유익한 도구로 바뀌고, 악은 덕으로 바뀌게 된다.

 

이제 모든 번뇌 망상,곧 흩어지고 혼란한 미망의 사념들은 진리의 몸 자체로  화하였도다.

따라서 그대들은 수행에 필요한 온갖 도움을 베풀었도다.

구경처(究竟處), 곧 존재의 본질에서는 붓다도 악마도 존재하지 않는다.

 

포와 희망, 선과 악에서 자신을 해방시킨 사람은 모든 존재들의 비실재성과 무자성(無自性)을 알게 된다.

그리고 마음을 어지럽히고 날뛰게 만드는 모든 사념들은 모이거나 흩어지는 일이 없는 진리의 몸[法身]이라 불리는 법계

(法界)속으로 녹아 버린다."

 

미라래빠는 이를 다시 노래로 읊었다.


         위대한 완성자들의 나라에

         두 번째 붓다라 불리는 성자가 살았나니

         그의 명성은 시방에 알려졌도다.

         진리의 영원한 당간(幢竿)위에

         보석처럼 빛나는 분이시니

         거룩한 스승 마이뜨리빠이시네.

         수행자는 임의 발 앞에 절하며 헌신합니다.


         마이뜨리빠의 연화좌에

         아버지 스승은 피어나셨네.

         마하무드라의 지고한 지견으로

         천상의 감로수를 마시고

         본질의 진리를 깨달아

         더할 수 없는 자유에 노니는 분은

         지존자 마르빠이시네.

         지순하고 죄 없는 분이시니

         붓다의 화현이시네.


         스승은 말씀하셨네.

         "깨닫기 전에는

         현상계의 만물이 속이고 혼란케 한다.

         외부의 형상에 매달려

         언제나 구속을 받게 된다.

         깨달은 후에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마법사의 그림자 놀이 같아

         모든 대상은 유익한 친구가 된다.

         남이 없는[不生]법신 안에서 만물은 깨끗하다.

         지고한 진리의 세계[法界]에서는

         어떤 것도 현현된 적 없다......."


         스승은 또한 말씀하셨네.

         "깨닫기 전에는

         끊임없이 동요하는 마음의 의식이 무명에 가려

         욕정과 요동과 욕망의 원천이 된다.

         깨달은 후에는

         동요하는 마음 자체가 광명한 지혜가 되어

         모든 선과 공덕의 원천이 된다.

         지고한 진리의 세계에는 지혜조차 없나니

         하여 진리가 다한 곳[究竟盡處]에 이르게 된다."


         "육신은 지.수.화.풍 네 원소로 이루어졌다.

         깨닫기 전에는 모든 고통과 질병이 거기서 일어난다.

         깨달은 후에는 '하나 속 둘'인 붓다의 몸이 되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지순하게 된다.

         하여 근본 집착[無明]은 뿌리째 뽑힌다.

         하나 지고한 진리는 몸[形相]조차 없다......"


         사악한 남녀 악마와 유령들이

         무수한 고통과 방해를 주지만

         실재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실상을 깨닫고 나면

         그들은 진리의 수호자들로 화하나니

         그들의 도움으로 무수한 성취를 이루네.


         지고한 진리에는 불타도 마군도 없나니

         사람은 이에 법이 사라진 경계에 들어가네.

         모든 수레들 중에서 이 지고한 가르침은

         딴뜨라의 교의[金剛乘]에 있나니

         딴뜨라의 지고한 가르침은 말하네.

         "여러가지 요소들이 에너지 통로[氣脈]에 모일 때

         악마의 형상을 보게 된다.

         하나 마음이 창조한 환영임을 알지 못하고

         실제하는 것이라 여긴다면

         그는 참으로 어리석고 우둔한 바보라."


         지난날 나는 눈 어둔 집착에 가려

         혼동의 소굴을 방황하며

         자애로운 신들과 사악한 악마들을

         실재하는 존재들로 여겼네.

         하지만 지존자의 은총과 축복으로

         윤회계와 열반계가

         존재함도 아니요, 존재하지 않음도 아님을 깨달았네.

         삼라만상은 마하무드라일 뿐.


         잔물결이 이는 호수에 비친 달처럼

         흐리고 불안하던 지난날의  내 의식은

         무명에는 제 성품 없음[無自性]을 깨달아

         빛나는 수정처럼 맑고 투명해졌네.

         하여 무명과 혼동은 자취없이 사라졌네.


         무지한 관념의 형상화인 악마들은

         자체 성품 비어 있나니 빛나고 있네.

         오! 이 얼마나 놀랍고 경이로운 일인가!


미라래빠는 스승의 가르침에 대한 신심과 진리에 대한 정견(定見)을 이와같이 노래하였다.

이로 인해 열여덟 대신령들과 모든 악마들은 그를 깊이 존경하며 말씀드렸다.

 

 "선생님은 물러서지 않은 경지에 도달한 수행자이시군요. 저희들은 그걸 모르고 모독하고 괴롭히려고 찾아왔지요.

이제 저희들은 진심으로 후회합니다.

앞으로는 어떤 명령이라도 따르고 돕도록 하겠습니다."

 

악마와 유령들은 이렇게 맹세한 뒤 소낙비에 흙탕물이 튀듯 미라래빠의 발 앞에 꿇어 엎드려 예배드렸다.

이어 신들과 악마들은 모두 자기처소로 돌아갔다.

 

 

악마들과 미라래빠의 대화 : 악마/신들은 진리의 수호자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해탈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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