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극복

[스크랩] 치선병비요법(治禪病秘要法) - 참선 수행중에 생기는 병의 치료

수선님 2018. 11. 4. 11:51

치선병비요법(治禪病秘要法) - 참선 수행중에 생기는 병의 치료

 

 

치선병비요법 상권
송(宋) 거사(居士) 저거경성(沮渠京聲) 한역

 

 

 

1. 아련야에서 산란한 마음병을 다스리는 72가지 법
[존자 사리불의 물음, 잡아함 아련야에 있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祈樹給孤獨園)에서 1,250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여름 5월 15일에 500명의 부처님 제자[釋子] 비구들은 대숲 밑에서 아련야의 법을 행하면서 열두 가지로 마음을 닦고, 수식관(數息觀)으로 비유리(毘琉璃)삼매에 들어 있었다.

 

그 때 바사닉왕(波斯匿王)에게는 비유리(毘琉璃)라는 태자가 있었다. 그는 500장자의 아들과 함께 큰 향상(香象)을 타고 기수(祈樹)숲 옆에서 씨름 놀이를 하고, 또 코끼리를 취하게 하여 코끼리 싸움을 시키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

 

일행연화(一行蓮華)라는 검은 코끼리는 그 소리가 매우 사나워 마치 벼락치는 소리와 같았고, 보통 때의 적은 소리는 고양이 울음소리 같았다.

 

부처님 제자 비구들 가운데 선난제(禪難提)와 우바난제(優波難提) 등은 코끼리 소리에 매우 놀라 털이 곤두서고 풍대관(風大觀)에서 미친 증세가 일어나 어리석은 생각으로 선정에서 일어나 취한 코끼리처럼 내달아 아무도 제어할 수가 없었다.

 

존자 아난은 비구들에게 명령하였다.
"방문을 굳게 닫아라. 우리 부처님의 제자가 지금 발광하여 집을 부술지도 모른다."


비구들은 사리불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덕(大德)이시여, 대덕님의 지혜는 걸림이 없어 저 제석천의 제일 훌륭한 당기[幢]가 어디를 가나 두려움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부디 자비심으로 저 부처님 제자들을 미친 고통에서 구해 주십시오."

 

그 때 사리불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난의 손을 이끌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을 세 번 돌고 예배한 뒤,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부처님께서는 내세의 모든 아련야(阿練若) 비구를 위하여 일체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아련야 비구들은 다섯 가지 인연으로 발광합니다. 첫째는 어지러운 소리 때문이요, 둘째는 나쁜 이름 때문이며, 셋째는 이득[利養] 때문이요, 넷째는 외풍(外風) 때문이며, 다섯째는 내풍(內風)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 다섯 가지 병을 고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해설해 주십시오."

 

그 때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오색 광명이 입에서 나와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는 다시 정수리로 들어갔다.

 

 

 

1) 어지럽고 뒤바뀐 마음을 다스리는 법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나는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만일 어떤 수행자가 아련야의 법을 행하고 열두 가지로 마음을 닦아서 수식관(數息觀)을 하다가 바깥의 사나운 소리가 마음에 부딪치면 이로 인해 마음이 조급해져서 404맥(脈)이 한꺼번에 어지럽게 움직이고, 바람의 힘이 세어지면[風大] 발광하기 시작하여 심맥(心脈)이 뛰면서 5풍(風)이 목구멍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먼저 추잡한 소리를 낸다.

 

이럴 때에는 그 수행자에게 다음과 같이 하도록 하여야 한다.

 

즉 소( , 연유)와 꿀과 가리륵(呵梨勒) 열매를 먹게 하고, 그리고 마음을 한 곳에 집중시키도록 한다. 마음을 집중할 때에는 먼저 파리(頗梨) 빛깔의 거울을 생각하고, 그리고 나서 그 자신이 그 거울 속에서 온갖 미친 짓을 하는 것을 관하게 한다. 그가 이것을 보고 난 뒤에는, 다시 그에게 이렇게 말하라.

 
[너는 거울에서 네가 하는 미친 짓을 스스로 보았고, 부모와 친족들도 다 너의 좋지 못한 짓을 보았다. 나는 지금 너에게 미친 짓을 떠나는 법을 가르칠 것이니, 너는 기억하라.]

 

그리하여 먼저 사나운 소리를 버리는 법을 가르친다.

소리를 버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혀를 들어 입천장에 대고 이렇게 생각하도록 한다.

['두 개의 여의주(如意珠)가 두 귓속에 있다. 이 여의주 끝에는 마치 우유 방울처럼 방울방울마다에서 제호(醍 )가 흘러나와 귀를 적시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된다. 그러므로 아무리 큰 소리가 있어도 기름에 적신 것 같아 마침내 흔들리지 않게 된다.]

 

이 생각이 성취되면 다시 이렇게 생각한다.

['아홉 겹으로 된 금강 일산 하나가 이 여의주에서 나와 수행자의 몸을 덮는다. 밑에 금강꽃이 있어서 수행자가 그 위에 앉으면, 금강으로 된 산이 사면으로 그 행자를 둘러싸고, 그 사이에는 전혀 틈이 없어서 바깥 소리가 아주 끊어진다. 그 낱낱 산중에서는 7불(佛)께서 앉아서 이 수행자를 위해 사념처(四念處)를 연설하신다.]

 

그 때 바깥 소리는 전연 들리지 않게 되고, 그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게 된다. 이것을 [어지러움을 제거하는 법문]이라고 하며, 사나운 소리를 생각하는 것을 제거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수행자들은 이 법을 닦아 익혀 부디 잊지 않아야 한다."

 

 

 

2) 부드럽게 4대(大)의 내풍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바깥 소리를 버린 뒤에는 안 소리를 버려야 한다.

안 소리란 바깥 소리가 6정(情)의 감관을 동요시킴으로 말미암아 심맥(心脈)이 뒤집혀 나쁜 5풍(風)이 심맥을 따라 들어가는 것이다. 이 나쁜 바람[風]은 심장을 흔들어 놓기 때문에 노래하기도 하고 춤도 추면서 갖가지 변을 일으키게 된다. 그럴 때에는 그대는 그에게 세심관(洗心觀)을 가르쳐야 한다.

 

세심관이란 다음과 같다.

먼저 이렇게 관한다. 심장은 불구슬[火珠]처럼 점점 밝아지고, 400맥(脈)은 비유리 황금 파초 등과 같은데, 바로 심장 곁에까지 와 있다. 불구슬이 기운을 내는데, 그것은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으며 굵지도 않고 가늘지도 않다. 왜냐 하면 그것은 온갖 맥상(脈想)을 단련시켰기 때문이다.

한 범왕(梵王)이 여의주 거울을 가지고 수행자의 가슴을 비추면, 그 때 수행자는 그의 가슴이 여의주와 같이 맑고 깨끗하여 사랑할 만하며, 심장이 불구슬로 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대범천왕(大梵天王)은 손바닥 안에 구르는 바퀴의 인(印)이 있고, 그 인 속에는 흰 연꽃이 있다. 흰 연꽃에는 어떤 하늘 나라의 동자가 손에 젖 그릇을 들고 여의주에서 나와 젖을 수행자의 모든 혈맥에 쏟는데, 젖은 차츰 내려와 심장 끝으로 온다. 동자는 두 개의 바늘을 가졌는데, 하나는 황금색이요, 하나는 푸른빛이다. 심장 양쪽에 두 개의 금꽃을 두고 바늘로 뚫되 일곱 번 뚫어야 심장은 전처럼 도로 부드러워지며, 젖은 다시 돌아와 심장을 씻는다.

 

젖 방울이 흘러 대장 안으로 들어가면 대장에 가득 차고, 소장 안으로 들어가면 소장에 가득 찬다. 그런 뒤에는 흘러나오는 우유가 방울방울 끊이지 않고, 8만 마리의 벌레가 입안으로 들어가고, 벌레들은 포만하여 온몸 안을 두루 흘러 336개의 뼈마디에 들어가 모두 가득 차게 된다.

 

그 다음에는 한 우유 연못[乳池]을 생각한다. 그 못에는 흰 연꽃이 있는데, 수행자는 그 위에 앉아 우유로 목욕하면서, 이 흰 연꽃 같은 목화 솜이 자기의 몸을 아홉 겹으로 둘러싸고 있으며, 자신은 그 가운데 있다고 생각한다.

 

범왕은 자신의 우유를 들고 수행자에게 양치질하게 하고, 수행자가 양치질하고 나면 범왕은 일산을 잡고 수행자의 위를 덮는다. 이 범왕의 일산에서는 일체의 훌륭한 경계가 두루 보이니, 다시 본심(本心)을 얻기에 조금도 혼란스러움이 없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500명의 부처님 제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대로 낱낱이 행하고 마음이 청정해져,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이 무상(無常)·고(苦)·공(空)·무아(無我)임을 관하여, 세간을 탐하지 않고 공한 법을 밝게 알아봄을 다시 얻고, 80억의 불타는 번뇌를 부수고 수다원을 이루었다. 그리고 다시 점점 불도를 닦고 배워 아라한을 얻고는, 3명(明)과 6통(通), 8해탈(解脫)을 갖추었다.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 화대(火大)를 다스리는 삼매의 법

 

"또 사리불이여, 수행자로서 선정을 행하고자 한다면, 4대(大)의 경계가 때에 따라 늘고 주는 것을 잘 관찰해야 한다. 즉 봄에는 화삼매(火三昧)에 들어야 한다. 몸을 따뜻하게 하되, 불빛이 너무 사나워 몸이 뜨거우면,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화대(火大)를 다스리는 법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모든 불빛이 여의주가 되어 털구멍에서 나오는데, 불꽃과 불꽃 사이에 금련화(金蓮華)가 생겨나고, 화신불(化身佛)이 그 위에 앉아 세 개의 구슬을 사용하여 병을 다스리는 법을 말씀하신다. 그 세 개의 구슬은, 첫째는 월정마니(月精摩尼)요, 둘째는 성광마니(星光摩尼)로서 마치 하늘의 별이 빛은 희고 몸은 푸른 것과 같은 것이고, 셋째는 수정마니(水精摩尼)이다.

 

또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이 세 개의 구슬이 하나는 머리 위를 비추고, 하나는 왼쪽 어깨를 비추며, 하나는 오른쪽 어깨를 비춘다.]

 

그리고 이 세 개의 구슬을 보고는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몸의 털구멍으로 나오는 이 세 개 구슬의 광명은 극히 맑고 시원하여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지니, 화삼매에 들어가더라도 부서지지 않는다.]

 

 

 

4) 지대(地大)를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가을에는 지삼매(地三昧)에 들어야 한다. 수행자가 만일 지삼매에 들어 이 땅의 모양, 즉 백천의 석산(石山), 철산(鐵山), 철위산(鐵圍山), 금강산(金剛山) 등과, 그리고 머리에서 발에 이르는 336개의 뼈마디가 각기 백 천의 산 산신(山神) 바위 등이 되는 것을 본다면 그 때는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지대(地大)를 다스리는 법은 이 산들을 모두 파초와 같다고 관찰하는 것이다. 이렇게 차례로 열 가지 비유를 거치면서 낱낱이 자세히 관찰하면, 그 때는 다만 시방의 대지가 흰 유리와 같고 흰 보배 꽃만 보인다.

 

그리고 사리불과 목건련, 가섭 그리고 가전연 등이 흰 금강굴(金剛窟)에 앉아 땅을 물처럼 밟으면서 수행자를 위하여 5파(破)와 5합(合)을 말하고, 또한 땅의 무상함을 말하는 것을 본다. 수행자는 그것을 보고 나서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져 다시 본심을 얻게 된다.

 

 

 

5) 수대(水大)를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수행자로 수삼매(水三昧)에 든 사람이 만일 그 자신이 큰 솟는 샘물 같고, 336개의 뼈마디가 물을 따라 흘러가는 것을 보고, 또 시방의 대지에 푸른 물이나 흰 물이나 혹은 붉은 물이 가득한 것을 보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수대(水大)를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관하는 것이다.

먼저 그 몸이 여의주나 길상병(吉祥甁)이 되고, 금꽃이 그 위에 덮이며, 시방의 물을 그 병 안에 흘러들게 한다. 이 길상병에서는 일곱 줄기의 꽃이 솟아나는데, 그 일곱 줄기는 낱낱이 분명하고, 낱낱 줄기 사이에는 일곱 개의 샘물이 있으며, 낱낱의 샘물 가운데에는 일곱 개의 금꽃이 있고, 낱낱 꽃 위에는 부처님이 한 분씩 앉아서 7각지(覺支)를 연설하신다고 관하는 것이다.

 

 

 

6) 안의 풍대(風大)를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수행자로서 풍삼매(風三昧)에 든 사람이 만일 자기 몸이 열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용이 되고, 낱낱의 용 머리에는 900개의 귀와 한량없는 입이 있으며, 털구멍과 귀와 입은 큰 골짜기와 같고, 이 모든 구멍에서 사나운 바람을 낸다고 한다면, 그것을 빨리 다스려야 한다.

 

풍대(風大)를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관하는 것이다.

 

즉 수행자가 자기 몸이 금강좌(金剛座)가 되고, 4면에는 네 개의 금강륜(金剛輪)이 있어 이 바람을 막아 주고 있다. 어떻게 막아 주느냐 하면, 금강륜에서는 일곱 개의 금강화(金剛花)가 피어나고, 꽃 위에는 화신불(化身佛)이 차관을 들고 있으며, 차관 안에는 열 여섯 마리의 용이 몸을 움직여 바람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시방의 바람이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때 수행자는 다시 7불(佛)과 4대(大) 성문이 7각지를 거듭 설명하고 차츰 8성도(聖道)로 들어가는 것을 본다.

 

때에 따라 4대의 경계를 관찰한 다음에는 소(연유)를 안은 관(觀)으로 4대(大)를 부드럽게 하여 차츰 성인의 경지인 지혜 경계에 들어가야 한다.

 

 

 

사리불이여, 만일 수행자로서 4대가 거칠어 성내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하며, 슬퍼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배[腹]로 다니기도 하고 혹은 방귀를 뀌기도 하면, 이런 병은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 다스리는 법이란 먼저 사람의 엷은 살가죽을 관한다. 반 마디 크기에서부터 생겨난 그 엷은 살가죽의 99겹이 물거품 같음을 보고, 그 다음에는 두꺼운 살가죽의 99겹이 파초 같음을 관하며, 그 다음에는 눈을 싼 것 같은 막(膜)의 99겹이 허물어져 뚫릴 것 같음을 관하며, 다음에는 살의 99겹도 파초잎 같음을 관한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아주 미세한 털 같은 작은 벌레가 있는데, 그것들은 각각 머리가 네 개이고, 입도 네 개이며, 꼬리는 99개임을 관한다.

 

다음에는 뼈를 관한다. 그 뼈들은 희기가 흰 유리 같은데 98겹이며, 404맥(脈)은 그 뼛속으로 들어가 아래위로 흘러가는데 마치 파초 같으며, 그 다음에는 98겹의 골수가 벌레에서 나오는 실같음을 관한다.

 

모든 뼈마디를 관한 뒤에는 다시 머리뼈를 관한다. 즉 낱낱의 머리털 밑에 있는 404맥은 바로 머릿골 속으로 들어가고, 그 밖의 엷은 가죽 두꺼운 가죽 뼈는 앞에서 말한 몸과 다름이 없으며, 오직 뇌막(腦膜)만은 14겹이다. 머릿골은 네 부분과 98겹으로 되었고, 404맥은 심장으로 흘러 들어감을 관한다.

 

또 대장, 소장, 비장, 신장, 간장, 폐장, 심장, 담, 목구멍, 폐유(肺?), 생장, 숙장, 그리고 8만 개의 벌레 등을 낱낱이 자세히 관찰하여 다 공허하고 희고 깨끗하며, 가죽과 가죽은 서로 감싸 중간의 밝고 깨끗한 것이 흰 유리와 같음을 관한다.

 

이렇게 낱낱 뼈마디의 절반까지도 자세히 관하여 336개의 뼈마디를 모두 환하게 알고 마음을 거기에 머무르게 하며, 다시 1,999번을 반복한 뒤에 한 곳에 기운을 모아 숨길을 고르게 해야 한다.

 

그러면 어떤 범왕(梵王)이 손에 범병(梵甁)을 들고 그 무리들과 함께 수행자의 앞에 와서 금강도(金剛刀)를 잡아 수행자에게 준다. 수행자는 그 칼을 받아 제 머리뼈를 쪼개고, 말굴레 장식품[馬珂]만큼씩 하게 하여 왼쪽 무릎 위에 놓는다. 범왕의 범병 안에서는 흰 연꽃이 피어나는데, 아홉 마디, 아홉 줄기, 아홉 겹으로 되어 있다. 한 동자가 범왕의 뒤를 따라 첫 연꽃에서 나오는데, 그 몸의 빛깔은 희어 마치 백옥으로 된 사람 같다. 그가 손에 든 흰 병에는 제호(醍 )가 들어 있다.

 

범왕의 상투 위에 있는 여의주는 온갖 빛깔의 약을 내어 제호에다가 놓는다. 동자가 그것을 수행자의 정수리에 쏟으면, 그것은 뇌맥(腦脈)으로 들어가서 바로 흘러내려 왼쪽 다리 엄지발가락의 반 마디로 들어가고, 반 마디가 가득 차면 충분히 젖어 엷은 가죽에까지 이르고, 다시 한 마디로 간다. 이리하여 차츰 몸의 반쪽에 가득 차고, 몸의 반쪽에 가득 찬 뒤에는 온몸에 가득 차며, 온몸에 가득 찬 뒤에는 404맥에 온갖 약이 흘러들어 온몸의 336개의 뼈마디에 다 가득 차는 것을 본다.

 

그 때 수행자가 머리뼈를 도로 가져다가 머리에 놓으면, 동자가 다시 푸른 빛깔의 약을 그 머리 위에 바른다. 그 약은 방울방울 털구멍으로 들어가는데, 그것은 바깥바람이 들어올까 두려워해서이다.

 

범왕은 다시 설산(雪山)의 소(연유)를 모두 새하얗게 만들도록 하는데 제호가 흘러내림이 파리(頗梨)의 벽과 같다. 그것으로 수행자의 몸을 싸되, 일곱 번에 걸쳐 일곱 차례씩 99번을 되풀이한다. 다시 넓고 큰 제호의 못을 만들면 흰 소[?]는 꽃이 된다. 수행자는 소 일산과 소 동굴에 올라앉는다. 그러면 범왕은 인자한 약으로 그 소 사이를 뿌린다.

 

이렇게 999번을 자세히 관한 뒤에는, 다시 반드시 둘째 마디를 관해야 한다. 즉 연꽃 속에서 붉은 빛깔의 동자가 나와 빨간 빛깔의 약을 머리털 사이와 온몸과 일체의 털구멍에 흩뿌리고, 그 약을 엷은 가죽으로부터 골수에 이르기까지 들어가게 하고, 심장 밑을 밝게 하면, 온몸은 점점 부드러워진다.

 

또 셋째 마디 속에서 연꽃이 피면, 금색 동자는 황색 약을 가져다 머리털 사이와 온몸과 일체의 털구멍에 흩뿌리고, 그 약을 엷은 가죽으로부터 골수에 이르기까지 들어가게 하고, 심장 밑을 푸르게 하면, 온몸은 차츰 커가고 또 더욱 부드러워진다.

 

넷째 마디의 비유리 동자는 오른손에 파란 약을 가지고 머리털 사이와 온몸과 일체의 털구멍에 흩뿌리고, 그 약을 엷은 가죽으로부터 골수에 이르기까지 들어가게 하고, 심장 밑을 빨갛게 한다. 그리고 낱낱의 털구멍에 각각 침을 하나씩 놓고, 발 밑에서 위로 두 개의 침을 놓는다. 심장에는 세 개의 연꽃이 피고, 그 꽃들 속에서 세 개의 불구슬[火珠]이 빨간 광명을 놓으면, 그 광명은 심장을 비추어 심장 밑을 차츰 따뜻하게 한다.

 

그 다음에는 양 손바닥의 모든 마디에 각각 침을 세 개씩 놓고, 맥의 오르내림을 따라 모든 기운을 조화시켜 404맥을 살린다. 그러면서도 대장은 건드리지 않고, 신장의 맥은 더욱 왕성하게 한다. 다시 다섯 개의 침으로 왼쪽 창자의 맥을 찌른다. 이렇게 동자가 모든 침을 조화시키고는, 불가사의한 훈련과 수행으로 모든 침을 뽑아내어 다섯 손톱 밑에 넣어 두고, 손으로 수행자의 몸을 두루 어루만진다.

 

다섯째 마디의 녹색 동자는 손에 옥병(玉甁)을 잡고 항문으로 녹색 물약을 넣어 대장 소장 오장(五藏)의 맥에 들어가게 한다. 그리고 다시 항문으로 그 물이 흘러나오면, 더러운 잡충들이 물을 따라 흘러나오나, 제호는 다치지 않으며 벌레는 멎고 물은 없어진다. 또 녹색 가루약을 머리털 사이와 온몸과 일체의 털구멍에 흩뿌리고, 그 약을 엷은 가죽으로부터 골수에 이르기까지 들어가게 하고는 심장 밑을 희게 하면 온몸은 차츰 부드러워진다.

 

여섯째 마디의 자줏빛 동자는 매괴주(??珠)의 병을 들고, 거기에 매괴의 물을 담아 그의 모든 혈맥을 씻고, 매괴의 물을 모든 털구멍으로 나오게 한다. 그러면 털 밑의 벌레들이 다 물을 따라 나온다. 그리고 다시 호박빛 마른 약을 머리털 사이와 온몸과 일체의 털구멍에 뿌리고, 그 약을 엷은 가죽으로부터 골수에 이르기까지 들어가게 하고는, 심장 밑을 흰 눈빛처럼 더욱 밝게 하면, 온몸은 차츰 부드러워진다.

 

일곱째 마디의 황색 동자는 금강찬(金剛鑽)을 들고 두 다리 밑과 두 손바닥과 심장 양쪽을 뚫은 뒤에 여의주를 가지고 여섯 감관을 문지른다. 그러면 여섯 감관이 열리어 최상의 선정 맛에 즐거움을 느끼며, 모든 가죽과 혈맥 사이는 흰 기름을 바른 것 같아서 일체가 부드러워진다.

 

여덟째 마디의 금강색 동자는 손에 두 개의 병을 들고, 금강색 약을 두 귀와 일체의 털구멍에 쏟고, 안마하는 방법으로 모든 마디를 적당하게 한다. 그러면 몸은 사슬처럼 되어 모든 마디 사이에서 논다.

 

아홉째 마디의 마니주 빛깔 동자가 병 아가리에서 나와 수행자에게 가서 다섯 손가락을 수행자의 입안에 넣으면, 그 손가락 끝에서 오색의 물약이 흘러나온다. 그 수행자는 그것을 마시고 나서 자기의 몸과 마음, 그리고 모든 혈맥에 이르기까지 관하면, 그것들은 거울처럼 밝아 파리나 마니 빛깔로도 비유할 수 없다.

 

동자는 수행자에게 연꽃 줄기를 주어 먹게 한다. 그가 그것을 먹을 때에는 연밥 먹는 법과 같아서 그 물방울마다에서 감로(甘露)가 흐른다. 그가 그 줄기를 먹고 나면 아홉 개의 꽃만이 있고, 낱낱의 꽃 속에 한 분씩 있는 범왕들은 범왕의 평상을 가져다 수행자에게 주어 수행자를 앉게 한다.

 

수행자가 그 평상에 앉으면, 7보로 된 큰 일산이 수행자의 위를 덮고, 그리고 범왕들이 각각 자비의 법문을 연설하여 행자를 가르치면, 범왕의 힘 때문에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수행자 앞에 서서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법문을 연설하시되 근기를 따라 약을 주어 4대를 부드럽게 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것을 잘 지니어 4대를 부드럽게 하여 98번뇌와 몸 안팎의 모든 병을 굴복시켜야 한다."

 

이렇게 부처님께서 범왕의 관정옹소관법(灌頂擁 灌法)으로 4부 대중을 위해 연설하시자 사리불과 존자 아난 등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 욕지기를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아련야 비구로서 지나치게 애를 씀으로 해서 숨길이 매우 거칠어지거나, 또는 침구가 얇거나 차가운 데서 자서 바깥바람의 추위로 말미암아 위 비장 신장의 맥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그리하여 그 때문에 모든 힘줄이 바람을 일으켜 욕지기로 가슴이 막히고 뼈마디마다 흐르는 물이 가슴속에 멈추며, 이내 피가 엉기고 기운이 어지럽혀지고 머리가 아프며, 등에 가득 찬 힘줄들이 움츠러들게 된다. 그러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은 먼저 세간의 기름진 맛난 약을 먹은 뒤에 반듯하게 누워 숨길을 안정시키고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아뇩달못의 물은 한 유순쯤 가득 찼는데, 그 밑에는 금모래와 4보와 금바퀴가 있고, 수레바퀴만한 큰 황금꽃이 생겨나 있으며, 그 꽃 속에는 4보가 있다. 짐승 머리와 코끼리 코 같은 것에서는 물이 나오고, 사자 입과 말 입과 소 입 같은 것에서도 모두 물을 내며, 그 못을 일곱 번 돈다.

 

아뇩달못의 용왕의 7보로 된 궁전은 네 마리의 짐승 머리 사이에 있고, 용왕의 정수리에 있는 여의주에서는 용왕의 힘으로 1,500개의 잡색 연꽃과 500개의 푸른 연꽃이 피어 있다. 존자 빈두로 등 500아라한이 그 위에 앉아 있는데, 그 꽃은 해가 저물면 오므라들고 낮이 되면 핀다.

 

7보(寶)로 된 일산은 비구들 위에 있고, 7보로 된 평상은 연꽃 밑에 있다. 그리고 500개의 금빛 연꽃 위에는 순타바(淳?婆) 등 500명의 사미가 앉아 있는데, 그 꽃은 해가 저물면 오므라들고 낮이 되면 핀다.

 

7보(寶)로 된 일산은 사미들 위에 있고, 7보로 된 평상은 연꽃 밑에 있다. 그리고 500의 홍련화 위에는 존자 우바(優婆) 난타(難陀) 화수밀다(和須蜜多) 등 큰 아라한과 또는 그 큰 보살의 권속 500이 모두 앉아 있는데, 그 꽃은 해가 저물면 오므라들고 낮이 되면 핀다.

 

7보(寶)로 된 일산은 비구들 위에 있고, 7보로 된 평상은 연꽃 밑에 있다. 그리고 7보로 된 높은 누대는 그 길이가 8,000발[丈]로, 밑에서 나와 아뇩달 용왕의 궁전 앞에 마주 보고 있다. 그 누대에는 500 동자가 있는데, 몸은 순금빛으로 첫째 동자의 이름은 사바요, 둘째는 선재(善財)이며, 500 번째의 이름은 관정력왕(灌頂力王)이다.

 

욕지기를 고치려면 먼저 앞에서 말한 존자 빈두로(賓頭盧) 등 1천500 인을 생각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그들을 분명하게 보고 나면, 존자 빈두로는 사바 동자를 데리고 가서 아뇩달 용왕이 먹는 흰 빛깔의 암바타약(菴婆陀藥)[암바타약은, 맛은 감자와 같고 모양은 연뿌리 같으며, 맛이 석밀과 같은 것도 있다.]을 가져다 먹인다. 그것을 먹고 나면 욕지기가 낫고, 4대는 조화되고, 눈은 밝고 깨끗해진다.

 

그가 대승(大乘)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사바 선재 등 500동자들이 그를 위해 대승법을 연설한다. 그로 인해 그는 발타바라(跋陀婆羅) 등 16현사(賢士)들을 보게 되고, 또 현재 일대겁[賢劫]에 미륵 등 천 보살을 보게 되며, 이로 인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6바라밀을 갖추게 된다. 또 그가 성문에 뜻을 둔 사람이라면, 존자 빈두로가 그를 위해 4념처(念處)의 법으로부터 8성도(聖道) 법에 이르기까지 연설하여 90일이 지나면 그는 아라한의 도를 얻게 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욕지기 다스리는 법을 잘 지니어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3. 수행자가 음심(淫心)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수행자가 선정에 들었을 때에 음욕을 일으키면, 바람이 404맥을 움직여 눈으로부터 몸에 이르기까지 한꺼번에 동요하고, 모든 정(情)이 막히고 마음속의 바람을 움직여 마음을 미치게 한다. 그로 인해 발광하여 귀신이 붙어 밤낮으로 음욕을 생각하기를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하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수행자에게 자궁[子藏]을 보게 하는 것이다. 자궁은 생장(生藏) 밑과 숙장(熟藏) 위에 있고, 99겹의 막(膜)은 죽은 돼지의 태와 같고, 404맥이 자궁에 딸린 것은 나무 뿌리와 같고, 여러 감관에 흩어져 있는 것은 대변을 담은 주머니와 같으며, 1,900마디는 파초 잎과 같고, 8만 개의 벌레가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 404맥과 자궁은 말 창자처럼 바로 산문(産門)에 이른다.

 

자궁의 모양은 팔찌와 같아서 동글동글하고 크고 작고 하며, 위는 둥글고 밑은 뾰족하여 형상이 온전한 이빨과 같다. 자궁은 99겹으로 되어 있는데, 낱낱 겹 사이에는 404마리의 벌레가 있고, 그 벌레들은 모두 머리와 입이 열두 개씩이다. 사람이 물을 마실 때에는 물이 혈맥에 들어가 모든 벌레들에게 흩어지고, 비라충(毘羅?)의 정수리에까지 들어가 산문으로 나오게 된다. 반달마다 더러운 물이 나오면 벌레들은 각각 그 물을 토하는데, 그것은 마치 터진 고름과 같다. 그리고 아흔 번 벌레의 입으로 들어갔다가 열두 번 벌레의 여섯 구멍으로 나오는 것은, 마치 문드러진 빨간 비단의 즙(汁)과 같다. 또 벌레들은 가을 털처럼 작은데, 그 안에서 유희를 한다.

 

남자들은 전생의 죄악 때문에 404맥이 눈으로부터 사지에 흩어지고, 모든 창자에 흘러 생장 밑과 숙장 위에 이른다. 폐장과 신장의 맥 양쪽에는 각각 64마리의 벌레가 있는데, 그 벌레들은 모두 머리와 입이 열두 개씩이다. 동그랗게 말려 서로 붙은 형상은 마치 가락지와 같고, 푸른 빛깔의 고름을 담은 것은 들 돼지의 정기와 같고, 더러운 냄새는 맡기가 고약하다.

 

음장(陰藏)에 이르러서는 세 갈래로 나뉜다. 두 갈래는 위에 있으며 파초 잎 같고, 1,200개의 맥이 있다. 그 낱낱 맥 안에는 바람벌레가 생기는데, 가늘기는 가을 털과 같고 비란다새[毘蘭多鳥]의 부리와 같다. 그 벌레의 입안에서는 근색충(筋色蟲)이 생기는데[이 벌레의 형체는 힘줄이 잇닿은 것 같은데, 자궁을 보호하고 모든 맥을 움직이며 정기를 빨아내고 들이고 한다. 남충(男蟲)은 푸르거나 희며 여충(女蟲)은 붉다.] 그 수는 7만 8000으로 서로 감싼 모양은 이어진 고리와 같고, 또 구사라새[瞿師羅鳥]와 같다. 눈은 98개이며, 혈맥 위에서 심장으로부터 정수리의 상투에 이르기까지 찌른다.

 

남자들의 눈이 여색에 닿으면, 바람이 마음을 움직여 404맥도 바람에 불리어 그치지 않고 움직인다. 그 때는 8만 개의 벌레가 한꺼번에 입을 벌리므로, 눈에서는 온갖 고름이 나와 모든 혈맥으로부터 벌레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흘러든다. 그리하여 벌레들이 난동하고, 자기도 모르게 앞의 여근(女根)에 닿게 되는데, 남정(男精)의 희고 푸른 것은 벌레들의 눈물이요, 여정(女精)의 늘 붉은 것은 벌레들의 고름이다. 이는 98번뇌[使]에 훈습된 법으로, 8만 개의 벌레와 땅 물 불 바람 등이 움직여서 된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4부 대중으로서 부끄러움의 옷을 입고, 부끄러움의 약을 먹고, 해탈을 구하여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이가 있으면, 그는 이 법을 배우되 감로를 마시듯 하여야 한다.

 

이 법을 배우는 이는 다음과 같이 생각하여야 한다. 즉 앞에서 말한 자궁과 그리고 여근(女根) 남근(男根)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벌레들이 입을 벌리고 귀를 세우며 성낸 눈으로 고름을 토하고 있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그 때는 손을 뒤집어 왼쪽 무릎 끝에 두고 숨길을 안정시키되, 1,999번을 되풀이하여 관해야 한다.

 

이 생각을 성취한 뒤에는 손을 오른 무릎 끝에 두고 전처럼 관하고는, 다시 손을 뒤집어 머리 위에 두고, 이 벌레라는 더러운 물질이 먼저 두 눈, 귀, 코, 입 등 어디든지 다 이르도록 한다. 이런 광경을 본 뒤에는 잘 생긴 여자와 남자, 그리고 천자 천녀들까지도 문둥병자의 나리창 벌레[那利瘡蟲]나, 지옥의 전반다라(箭半多羅) 귀신의 형상이나, 아비지옥의 사나운 물처럼 보일 것이다. 반드시 자신과 남의 몸, 그리고 이 욕계의 일체 중생들의 몸이 더러운 것이 다 이와 같다고 자세히 관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알겠는가? 중생들 몸의 근본 종자는 다 더러운 것으로서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으니, 수식관을 해서 일심으로 관하기만 하라. 만일 이 약을 먹으면, 그는 대장부로서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요, 사람을 부드럽게 조화시키는 주인이다.

 

만일 사람이 욕심의 진흙을 벗어나고, 은애(恩愛)라는 큰 강의 빠른 물에 떠내려가지 않으며, 음탕하여 좋지 못한 허깨비와 요망한 귀신에 희롱을 받지 않는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생사를 벗어나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그 몸이 향기롭고 깨끗하기가 우담바라꽃과 같고, 향상(香象)과 용왕과 같은 인간으로서 대자재천(大自在天)의 역사(力士)도 미치지 못할 것이요, 힘이 센 장부로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잘 받들어 지녀 4부 대중을 위해 연설하고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 이득의 병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수행자로서 탐욕의 불에 타 이득이라는 독한 화살의 사나운 바람이 불어 그 마음을 맞히면, 그는 그 탐욕 때문에 마음이 뒤바뀌어 하루 종일 탐할 기회만을 생각하는 것이, 마치 고양이가 쥐를 노리듯 만족할 줄 모르며, 7보(步)의 뱀이 독기를 토해 몸을 덮는 것 같다.

 

이런 악인은 이득과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500마리 독사가 그 몸에 모여 있으므로, 찰나찰나 그 마음의 독한 불이 쉬지 않고 타며, 그리고 밤낮 여섯 때로 번뇌의 사나운 바람이 이득의 섶에 불어 그 마음속에서 타기를 쉬지 않으며, 또 뱀들은 다투어 선근의 싹을 태운다.

 

이 때문에 미쳐 날뛰는 검은 귀신은 모진 독기가 왕성하여 남이 이익을 얻는 것을 보면, 심장이 화살을 맞은 듯, 눈에 가시가 든 듯, 귀에 송곳이든 듯 한다. 그로 인해 모든 정이 막히고, 505마리의 뱀과 네 마리의 크고 독한 용과 다섯 명의 칼을 뺀 도적과 여섯 마을[村]의 나찰이 한꺼번에 다투어 일어나게 된다. 그리하여 그 때문에 발광하게 되면,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먼저 숨길을 세면서 마음을 집중시켜 고요하게 한 뒤에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장륙(丈六)자의 부처님께서 몸은 자금색으로 32상을 갖추시고, 기사굴산의 7보 동굴 속에서 보배로운 사자좌에 앉아 4부 대중을 위해 탐욕을 제거하는 법을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그대들은 보라. 탐하는 사람은 입고 있는 가사와 6물(物)1)과 여러 가지 도구가 가시덤불과 바늘처럼 찌른다. 그가 장차 검수(劒樹)지옥에 나면, 백천 개의 쇠못과 쇠부리를 가진 벌레들이 그 몸을 쪼아먹을 것이다. 구리쇠를 녹인 뜨거운 물과 쇠톱과 쇠평상은 그가 앉은 자리요, 끓는 똥 독한 뱀 쇠탄알이 끓는 물, 여러 개의 칼과 창, 백억의 가시, 불강물, 흐르는 구리쇠물, 재로 된 간장, 고름과 피는 바로 그의 음식이니라."

 

그 때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잠자코 계시면서 그 수행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보도록 하셨다. 즉 그는 일곱 겹의 쇠로 된 성안에 누워 있는데, 다섯 명의 나찰이 입을 벌리고 양쪽에서 와서 80개의 쇠 족집게로 혀를 잡아 빼며, 칼나무와 같은 한량없는 쇠보습으로 그 혀를 갈고, 쇠로 만든 소의 발톱에서는 녹인 구리쇳물이 흘러나오고, 쇠가 모인 몸 안에는 백천 빛깔의 고름이 있으며, 그 고름 속의 벌레들은 다 셀 수 없음을 본다.

 

그는 이것을 보고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선다. 그리고 선정에 들어가거나 나올 때에 입은 옷이 고름과 대변을 피에 섞은 것 같고, 쇠부리를 가진 벌레들과 칼숲과 창 등으로 장엄한 것 같은 것도 보인다. 또 자기가 먹는 음식은 마치 회충과 같고, 백천의 작은 벌레들의 귀에서 나온 온갖 고름 똥 오줌 피 등과, 그리고 80개의 부리를 가진 벌레와 바람벌레 불벌레 물벌레 땅벌레 지옥벌레 등 모든 벌레들이 토한 고름과 독이 발우에 가득하고, 쇠탄알과 칼과 창 등을 과일로 삼는 것도 본다.' "

 

그 때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생사가 끊이지 않음은
탐욕을 즐기기 때문이요
원수를 기르다가 무덤 속에 드나니
헛되이 온갖 쓰디쓴 고통만 받느니라.

 

몸에서는 송장 같은 냄새가 나고
아홉 구멍에서는 더러운 것 흐르네.

구더기가 똥을 즐기는 것은
어리석은 이가 몸을 탐하는 것과 같으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몸을 잘 관찰하고
세간을 탐해 물들지 않나니
번뇌도 없고 욕심도 없으면
그것을 일러 참 열반이라고 하느니라.

 

모든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한마음과 한뜻으로 행하되
숨길을 세며 고요한 곳에 있으면
그것을 일러 두타행(頭陀行)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득이 사람의 몸을 해치고 선근을 못쓰게 하는 것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단지 수식관을 하여 일심으로 관하기만 하라. 만일 이 약을 먹으면, 그는 대장부로서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요, 사람을 부드럽게 조화시키는 주인이다.

 

만일 사람이 욕심의 진흙을 벗어나고, 은애(恩愛)라는 큰 강의 빠른 물에 떠내려가지 않으며, 이득을 탐하는 좋지 못한 것에 불타지 않는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생사를 벗어나지는 못했다고 할지라도, 그 몸이 향기롭고 깨끗하기가 우담바라꽃과 같고, 향상(香象)과 용왕과 같은 인간으로서 대자재천(大自在天)의 역사(力士)도 미치지 못할 것이요, 힘이 센 장부로 천상과 인간의 존경을 받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잘 받들어 지녀 4부 대중을 위해 연설하고 부디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 범한 계율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비구, 비구니, 식차마니, 사미, 사미니, 우바새, 우바이 등으로서 부처님의 계율을 받들고도 그 몸과 마음이 미쳐 날뛴다면, 이는 마치 원숭이가 심은 곡식이 아직 자라기 전에 가지를 꺾고 뿌리를 해치는 것과 같다. 7부 대중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께서 금하신 계율에 계율의 빛깔이 생기기 전에 돌길라(突吉羅)와 심지어는 바라이죄(波羅夷罪)를 범한다면, 이는 또 술취한 코끼리가 좋고 나쁜 것에 상관없이 방향도 모르면서 일체의 좋은 물건을 짓밟는 것과 같다. 4부 대중도 그와 같아서 깨끗한 계율의 푸른 연꽃 못을 짓밟아 무너뜨리고 파계를 심하게 한다면, 이는 또 마치 미친개가 사람과 나무, 새와 짐승 등을 보고 쫓아가 무는 것과 같다.

 

계율을 범하는 나쁜 사람이 부처님이나 나한(羅漢)이나 청정한 비구 등 공덕의 복밭을 보고 쫓아가 욕하고 비방하고 헐뜯는 것은, 스스로 독약을 마셔 온몸의 피가 들고나며 뼈마디마다 불을 붙이는 격이다. 그는 바보 무지랭이로 속박과 집착의 사나운 바람이 번뇌의 산을 움직이매 음심으로 눈을 삼고, 분노로 손과 발을 삼고, 어리석음으로 몸을 삼아 세간을 짓밟으면서 나쁜 종자를 자신에게 심고 나서, 또 남에게도 심게 하는 자이다.

 

그리하여 그는 지옥의 옥졸과 나찰, 우두아방(牛頭阿傍), 겁화(劫火), 악귀, 칼숲의 신, 염라대왕 등 18지옥의 주인이 항상 그에게 좋은 벗과 최상의 선지식이 되어 반드시 그와 함께 이런 종류의 지옥에서 밤낮으로 놀게 될 것이다.

 

이 계율을 깨뜨린 사람은 온갖 악의 사나운 불이 그 마음에 들어와 이득과 이름 때문에 좋은 위덕을 갖추었다고 자칭하면서 아련야 법을 알고 있는 사람에게로 간다. 그러나 이는 마치 요술쟁이가 남의 눈을 속이는 것과 같다. 이 허깨비 인간은 거짓으로 두타를 행하므로, 파계(破戒)라는 사나운 바람이 악업의 꽃을 불어 항상 자신의 몸에 흩뿌리고, 악담과 비방이라는 좋지 못한 마음의 향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훈습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사람의 몸과 마음은 마치 이란(伊蘭)이라는 독초와 같고, 또 백천의 벌레나 개와 같다.

 

그러므로 그가 선정을 행한다 하더라도, 거짓으로 수식관(數息觀)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이는 경계가 처음에는 검은빛의 부처님이 보이는데, 검은 코끼리의 다리와 같거나 재로 된 사람같이 보이며, 비구들은 머리가 깨어지고 다리가 부러진 것으로 보이며, 비구니는 꽃다발로 장엄한 것으로 보이며, 하늘의 형상은 모두 원숭이로 변화하여 털끝에 불이 붙어서 자기에게 와서 시끄럽게 구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는 혹 한 여우나 늑대를 보는데, 백천 개의 꼬리가 있고 낱낱 꼬리 끝에는 한량없는 벌레와 온갖 잡충이 있게 보이며, 혹 여윈 낙타나 나귀, 돼지, 개 ,구반다 등도 본다. 또 온갖 모진 야차와 나찰, 괴회(魁會) 등이 각각 온갖 무기와 사나운 불을 들고, 비구를 때리는 것도 본다. 그는 이것을 보고 발광하여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혹은 더러운 땅에 눕는 등 갖가지 나쁜 짓을 하는데, 이것은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지혜로운 사람에게 가서 지성스런 마음으로 그가 지은 악업을 참회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 비구에게 석가모니부처님을 생각하게 하고, 더 나아가서는 7불(佛)을 생각하게 하며, 7불(佛)을 생각하게 한 뒤에는 35불(佛)2)을 생각하게 하고, 다음에는 다시 보살님네를 생각하게 하고, 대승의 마음을 생각하게 한다.

 

그는 공법(空法)을 관하면서 깊이 부끄러워하고, 낱낱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차관의 물을 정수리에 쏟는다. 그는 자신의 정수리에 물을 쏟음으로써 다시 자기 자신이 다음과 같은 상황에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는 공법(空法)을 관하면서 깊이 부끄러워하고, 낱낱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차관의 물을 정수리에 쏟는다. 그는 자신의 정수리에 물을 쏟음으로써 다시 자기 자신이 다음과 같은 상황에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그 자신이 아비지옥 등 18지옥에 떨어져 갖가지 고통을 받게 되자, 그는 그 지옥에서 (나무불·나무법·나무비구승)이라고 부르고 6념(念, 염불·염법·염승·염계·염시·염천)을 수행한다. 그러자 모든 부처님께서 그가 잠든 사이에 백호(白毫)의 광명을 놓아 지옥의 고통에서 그를 구제하심을 본다.

 

이런 현상을 보고 나서 그는 빚진 사람이 마음에 부끄러워 반드시 그것을 갚아야 하는 것처럼, 한마음 한뜻으로 승가리를 벗고 안다회를 입고는 청정한 스님네에게 간다. 그리고는 마치 큰 산이 무너지듯 온몸을 땅에 던지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으로 모든 죄를 참회한다.

 

그리고는 스님네를 위하여 변소를 쓸고 대변을 퍼내는 등 온갖 괴로운 일을 하며, 800날을 지낸 뒤에야 다시 목욕하고 도로 승가리를 입는다. 그리고서 탑 안에 들어가 일심으로 합장하고,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의 백호의 아름다운 모습의 광명을 하루에서 이레 동안 자세히 관하고, 다시 지혜로운 사람에게 가서 참회하기를 구한다.

 

그 때 지혜로운 사람은 그에게 말해야 한다.


"비구여, 그대는 보라. 그대 몸은 마치 금병에 네 마리 독사를 넣은 것과 같다. 두 마리는 위에 있고 두 마리는 밑에 있으면서 무서운 독을 토하고 있다. 한 마리 용이 머리가 여섯 개로 금병을 둘러싸고 있으면서 또 독을 토해 뱀 입 안에 떨어뜨리고 있으며, 사방에서는 큰 나무가 금병에서 나와 삼계를 둘러싸고 있고, 또 검은 코끼리가 와서 이 나무를 빼려고 하고 있으며, 또 사방에서는 불이 일어나고 있다고 관하라."

 

이 광경을 보인 뒤에, 또 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비구여, 알아야 한다. 이 금병이란 땅의 기운이다. 청색 뱀이란 풍대(風大)에서 생긴 것이니 그 풍대는 독이며, 녹색 뱀이란 수대(水大)에서 생긴 것이니 그 수대는 독이요, 백색 뱀이란 지대(地大)에서 생긴 것이니 그 지대는 독이요, 황색 뱀이란 화대(火大)에서 생긴 것이니 그 화대는 독이다. 여섯 머리의 용이란 바로 네 몸 안의 5음(陰)과 공(空)이니, 이런 몸은 해독이요, 더러운 것이다. 그러니 어찌 방종하여 계율을 범하는 것을 다스리지 않겠는가?"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탑을 쓸고 흙을 바르는 등 온갖 괴로운 일을 시키고, 다시 부처님을 관하여 부처님께서 금색의 광명을 놓고 손으로 머리를 어루만지시는 것을 보게 한다. 그런 뒤에 비로소 부정관(不淨觀)과 부정문(不淨門)을 가르치되 탁 트여 걸림이 없게 하고, 그 다음에 대중 앞에서 계율을 설명하게 한다.

 

계율을 설명할 때에는 이렇게 외치며 말한다.


"'아무 비구와 아무 비구니는 이미 800일 동안 고역을 행하였고, 이레 동안 부처님의 두 눈썹 사이의 백호를 관하였으며, 독사를 관하고 지옥을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부처님께서 참회하는 법과 부정관의 법문, 그리고 나와 남과의 경계가 없음을 말씀하시는 것을 관했습니다. 또 그 경계 가운데서 부처님께서 차관의 물을 이 비구의 정수리에 쏟음을 밝게 알았고, 천신이 꿈에 나타나 이미 청정해졌음을 말해 주었습니다. 지금에서야 부끄러워함을 나는 알고 증명합니다. 대중 스님네는 용서해 주십시오.'

 

'그 때 율사(律師)는 다시 계율로써 이 사람을 시험해 묻고, 다시 계경(戒經)을 800번 외우게 한 뒤에야 비로소 청정한 비구와 다름이 없음을 허락하셨다.' "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7부 대중으로서 가벼운 계율을 범하고 두 밤이 지나도록 참회하지 않았으면, 그는 현재의 몸으로 선정을 행하더라도 끝내는 도를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중한 계율을 범했으면, 큰 지옥에 떨어지고 지옥에서 나와서는 축생의 몸을 받을 것이며, 이렇게 3겁을 채운 뒤에 라야 사람이 되고, 사람의 몸을 받더라도 빈궁하고 나병 환자가 되며, 77번 받은 몸으로도 부처님을 보지 못하고 법을 듣지 못하며 감관을 갖추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돌길라에 해당되는 부처님의 계율을 범하여도 칼에 맞는 듯 두려워하고 매우 부끄러워해야 하거늘, 하물며 중한 계율이겠는가. 만일 이 계율을 지니는 약을 마시면, 그는 최상의 참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장부로서 그보다 뛰어나는 이가 없을 것이다."

 

그 때 부처님께서 다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계율 깨뜨려 그 마음 깨끗하지 못하면
마치 도둑질하는 개와 같나니
가는 곳마다 이득을 구하면
탐하는 마음에 그는 죽으리.

언제나 부끄러워함의 약을 먹고
인욕으로써 옷을 삼으며
참회로 장엄한 꽃을 삼아
이로써 선심의 향을 피워라.

한마음으로 부처님 모습 관하여
고통 없애고 근심 걱정이 없네.
또한 그 공(空)한 법을 생각해
마음을 닦고 더러움 관하라.

이것을 일러 부처님네의
감로를 정수리에 쏟는 약이라 하네.
이 약 먹으면 그 마음에 근심 없어
저 열반 언덕에 이르게 되리.

그 법대로 닦아 행하고
법이 아니면 행하지 말라.
이승에서도 과거세처럼
법을 행하면 구제 받으리.

부처님 말씀을 그대로 따라
계율 지니고 두타 행하면
몸이나 마음에 나쁜 행 없어
저 해탈에 빨리 이르리.

그 때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범한 계율을 다스리는 약을 받들어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러자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 승려가 반드시 소지해야 할 생활도구로, 대의(大衣) 중의(中衣) 내의(內衣) 발(鉢) 좌구(坐具) 녹수낭(?水囊)이다.
2) 5역죄를 지은이가 나아가 참회할 석가불 금강불괴불 보광불 등 35불.

 

 

 

 


치선병비요법 하권

 

  

1. 음악 좋아함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4부 대중으로서 온갖 음악을 즐기어 풍류에 만족할 줄을 모르면, 그로 인해 바람난 것이 방종한 말[馬]과 같고, 또 가을 개나 이니리(伊尼利) 사슴처럼 탐혹(耽惑)하고 어리석으며, 그 마음은 아교와 같이 어디에나 달라붙는다. 이렇게 되면 제어할 수 없으니,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먼저 견줄 수 없이 단정한 어떤 천녀(天女)가 두 손에 저절로 생겨난 온갖 악기를 가지고 만 가지의 소리를 내고 있고, 수행자가 그것을 보았다고 하자. 그런데 그는 그 천녀가 다른 여자보다 백억만 배나 더 아름답다고 보고, 그 하늘 음악 소리는 아름다워서 세상에 비할 것이 없을 정도라고 듣는다. 그는 이러한 미혹과 집착을 인하여 색(色)을 보고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 때는 그 여자를 다음과 같이 관하게 한다. 즉 6정(情)과 모든 감관이 일으킨 경계가 수식관의 힘으로 말미암아 그 여인의 사랑스러운 눈에서는 여섯 마리의 독사가 나와 귀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모양이 솔개같이 생긴 두 마리 벌레가 아주 사나운 소리를 지르며 그 여자의 머리를 쪼개고 골을 꺼내어 다투어 먹는 것을 보고, 다른 네 개의 감관은 고양이 쥐 개 늑대 등이 다투어 먹는 것을 본다.

 

그로 인해 일체 여자들에게는 36물(物)1)과 더러운 오로(惡露)2)와 자궁(子宮)의 회충이 여자의 장신구가 되는 것을 보게 된다. 또 그 여자가 잡고 있는 온갖 악기는 마치 똥 속의 벌레들이 꾸물거려 늑대의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며, 요괴스러운 말은 나찰들의 울음소리와 같아 들을 수가 없음을 보게 된다.

 

그로 인해 그는 그것을 떠나 지혜로운 사람에게로 가서 전에 지은 악업을 말하고 성심으로 참회해야 한다.

그러면 지혜로운 사람은 그에게 무상관(無常觀)을 가르쳐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음악을 다스리는 법을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 노래와 범패(梵唄)와 게송 좋아함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수행자로서 즐겨 게송을 짓고 아름다운 소리로 찬탄하는 것은, 마치 바람이 사라나무[娑羅樹] 잎을 움직여 부드럽고 맑은 소리를 낼 때, 그 소리가 범음(梵音)과 같아서 남의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에 맞는 글을 지어 남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그는 그 음향으로 말미암아 뽐내고 교만해져서 마음이 어지러운 풀처럼 번뇌의 바람을 따라 어디로 가나 쉬지 않으며, 교만의 당기를 세우고 스스로 교만의 북을 두드리면서 온갖 혈맥을 희롱한다. 그로 인해 발광함이 마치 어리석은 원숭이가 꽃과 열매를 딸 때에 잠시도 그 마음이 쉬지 않는 것과 같다. 그가 수식관을 하지 못하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먼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7보로 된 높은 당기가 하나 있고, 그 당기 끝에는 백옥 같은 몸을 가진 건달바가 있다. 그가 몸을 흔들면서 게송으로 찬탄할 때, 그 몸의 털구멍에서는 큰 연꽃이 나오고, 그 연꽃 위에서 백천 비구가 만 가지의 소리를 내는데, 그것은 건달바 자신보다 백천만 배나 더 훌륭하다.

그로 인해 차츰 그의 교만이 식어지면, 지혜로운 사람은 다시 수행자로 하여금 당기 끝을 자세히 관하게 한다. 그리하여 그는 당기 끝의 파리 거울에서 다음과 같은 것을 보게 된다. 즉 비구들이 자신의 소리를 믿고 교만하여 마음이 깨끗하지 못한 이는 나찰로 변하여 아주 사나운 소리를 내는데, 불이 그 입에서 나온다. 또 어떤 야차들은 사방에서 모여 와 그의 혀를 빼고 심장을 취하여 당기 끝에 놓으니, 심장이 떨면서 울부짖고 외치는 것이 술취한 코끼리의 울부짖음 같고, 혹 작은 소리를 내면 비사사 귀신의 읊조림 같다.

 

그로 인해 다시 아름다운 음성들을 들어도, 그 사람이 내는 소리는 마치 자기 부모를 무도하게 꾸짖는 것과 같이 들린다. 그러므로 그는 그것을 싫어해 귀로는 듣기를 좋아하지 않고, 마음으로는 거기에서 떠날 생각을 낸다. 그 때 지혜로운 사람은 그에게 8고(苦)를 관하게 하는데, 그것은 8고관(苦觀)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노래와 범패와 게송과 찬탄하는 것을 다스리는 법을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3. 수대가 왕성함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4부 대중으로 수(水)삼매에 들었을 때, 온몸에서 물이 나와 몸과 마음을 보지 못하는 것이 마치 큰 바다 속에 있는 것과 같고, 선정에서 나올 때, 음식이 맛나지 않고 심장이 뜨겁지 않음4)을 근심하고, 물맥이 더욱 움직여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려가는 것을 근심하게 되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비구가 금시조(金翅鳥)를 타고 큰 바다 가운데서 두려움 없이 놀고 있으면, 용과 나찰들이 모두 놀라 달아난다. 그 새가 용을 잡아먹기 때문에 용은 두려워 바닷물을 모두 빨아들이고 네 마리 뱀으로 변한다. 금시조왕이 이 네 마리 뱀을 입에 물고 있지만, 금시조를 타고 있는 비구는 그 위에 앉아서 물을 찾아도 얻지 못한다.

 

금시조왕이 눈에서 불을 내어 뱀을 태우니, 뱀들은 놀라고 두려워 마치 요술 인형이 나타나지 않고 숨는 것처럼 비구의 몸으로 들어간다. 그는 이 바닷물을 머금은 뱀이 몸에 숨어 있으므로 선정에서 나와 물이 내려가는 것을 끊는 세간의 약을 먹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또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즉 두 개의 불구슬[火珠]이 있는데, 하나는 위장의 관(管)에 있어서 혈맥을 따뜻하게 하고, 하나는 항문에 있고, 그 모양은 뜨거운 돌과 같다.

 

그는 또 생각한다. 즉 울다가(鬱多伽)라고 하는 설산(雪山)의 신이 있는데, 키는 6길이요, 희기는 구슬이나 눈 같다. 이 신이 사가나가(娑呵那伽)라는 향기로운 약을 가져다가 수행자에게 준다. 그러면 그는 이 약을 먹고, 먼저 위없는 보리심을 낸다. 한 번만 먹으면 404가지의 병이 죽을 때까지 생기지 않거늘, 하물며 물이 내려가는 것쯤이겠는가.

 

만일 그 신을 빨리 오게 하려면, 깨끗하게 목욕하고 오신채(五辛菜)를 먹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고, 고요한 곳에서 일심으로 숨길을 세면서 그 신의 이름을 부르고 그 신의 형상을 생각한다. 이렇게 하기를 하루에서 이레에 이르면, 그 설산의 큰 신은 열두 명의 백광신(白光神)과 함께 수행자의 앞에 와 설법한 뒤에 이 약을 주고, 다시 12문(門)의 선정을 가르친다. 그 신들은 다 5지(地)의 큰 보살들이다.

 

그러므로 병이 있는 사람은 먼저 저 울다라가신을 생각하고, 다음에는 용건신(勇健神), 강력신(强力神), 웅맹신(雄猛神), 지행신(智行神), 자재신(自在神), 선비신(善臂神), 구마라신(鳩摩羅神), 난승신(難勝神), 백광명신(白光明神), 백광명왕신(白光明王神), 약왕신(藥王神) 등 12백광신을 생각하고, 그들을 본 뒤에는 그 낱낱 신에게 각각 다른 법문을 물어야 한다.

 

그 신들은 먼저 수행자에게 미륵보살을 보게 하고, 미륵보살이 계시는 곳에서는 문수사리 등 일체 보살과 시방 부처님을 보게 한다. 만일 이 수행자가 전생에도 4중금(重禁)을 범하지 않았고 현세에서도 4중금을 깨뜨리지 않았다면, 그가 신들을 볼 때에 곧 도의 자취를 보게 된다. 그런데 만일 그가 계율을 범하였다면, 그 신들은 그에게 참회하도록 하되 천 날을 채운 뒤에라야, 그는 미륵보살과 문수사리 등 모든 대사들을 보게 되고, 그 다음에 도의 자취를 얻게 된다."

 

부처님께서는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수행자로서 물이 밑으로 내려감으로 말미암아 404병이 날 때 그것을 다스리려면, 빨리 이 사가나가 등의 약을 먹고 병을 제거해 근심이 없고 업장의 바다를 말려야 빨리 도의 자취를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잘 받들어 지니어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4. 화대로 인하여 두통과 눈과 귀의 병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행자가 화(火)삼매에 들 때에는 뼈마디마다 불꽃이 일고, 대장 소장 등에 한꺼번에 불이 일어나 움직이는 화맥(火脈)을 태운다. 그리고 그 화삼매에서 나올 때에는 머리가 조금 아프고 모든 맥이 옴츠러들며, 눈이 붉고 귀가 먹는다. 이로 인해 병이 생기면,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다. 즉 먼저 한 유리 항아리에 온갖 빛깔의 물을 담고 거기에 여러 보배 꽃이 피어나면, 그 꽃마다 다 백천의 화신불과 화보살이 모두 백호의 광명을 놓아 모든 불빛을 비추고, 그 불빛은 금용(金龍)으로 변하게 된다.

 

수행자는 그것을 보고 나서 곧 기뻐하며, 항아리는 불 밑에 있고 꽃받침은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뒤에 부처님께 나아가 손으로 항아리를 꽉 잡으면 손이 시원해진다. 그 때문에 온몸을 항아리 곁에 두고, 부처님께 예배한다.

 

그러면 그는 곧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곧 화신불이 눈썹 사이의 광명을 놓고 감로(甘露)를 내려 모든 뼈마디에 뿌리면 물방울이 떨어진 곳은 유리로 변하고, 그로 인해 대장에 감로가 쏟아지고 소장에 감로가 가득 차면 불빛이 차츰 사라지면서 온갖 보배 꽃을 낸다. 그 꽃에는 광명이 있고, 그 빛깔은 붉고 희다.

 

그리고 다시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즉 마혜수라(摩首羅)가 금빛 소를 타고 보배 병의 물을 가지고 수행자의 앞에 와서 물 가운데 있는 파독(破毒)이라는 약을 수행자에게 먹도록 한다. 다시 전다라마니(?陀羅摩尼)라는 구슬 한 개를 그 정수리에 놓고 온갖 약을 흘려 내어 귀와 눈과 코에 쏟는데, 단 한 번만 그것을 보면 그 병은 곧 낫는다.

마혜수라는 큰 보살로서 항시 수릉엄삼매에 유희한다. 그 때 눈썹 사이에서 큰 광명을 놓아 불상과 500신선들을 변화로 만들어 부처님을 모시고, 행자를 위해서는 감로문으로 병을 다스리는 법을 설명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잘 받들어 지니고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5. 지삼매(地三昧)에 들 적에 실심(失心)하는 것을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행자가 지(地)삼매에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것을 보게 된다. 즉 사방에 검은 산이 있고 산의 바위들을 보면, 그 장엄한 산들 사이에 한량없고 끝없는 구반다(鳩槃茶)들이 흙더미처럼 웅크리고 앉아 있는 추악한 형상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구반다 몸의 각 기관 끝에는 또 다섯 개의 산이 있는데, 야차(夜叉)들이 앞다투면서 와서 그 산들을 취하면, 구반다들은 몹시 아프고 놀라 아주 사나운 소리를 지르면서 그 수행자에게로 온다.

 

그는 또 머리털을 흩트린 온갖 귀신들이 그 끝에 산이 있는 큰 쇠망치를 들고 수행자에게로 오는 것을 본다. 그는 또 야차들이 산을 메고 일어나 춤을 출 때, 나찰들은 나무를 들고 야차에게로 가서 성을 내며 야차들과 싸우고, 비사차(毘舍遮) 귀신은 머리에 검은 산을 이고 입에는 죽은 호랑이를 물고 있는 것을 본다. 수행자는 그것을 보고 놀라 몸의 털이 곤두서고 놀라 두려워진다.

 

그 때문에 나찰들은 더욱 사납게 야차와 싸우는데 나찰이 이기고 야차의 머리를 베며, 비사차는 그 손발로 영락(瓔珞)을 삼는다. 그리고 구반다는 야차의 몸으로 꽃다발을 삼고, 북을 치고 춤을 추면서 앞으로 나아가니, 그의 어금니는 위로 나와 칼나무의 가지와 같고 눈[眼] 속에는 우박이 내리고 벼락불이 일어난다.

 

그러나 야차가 다시 이기면 나찰을 붙잡아 그 낯가죽을 벗기고 그 여근(女根)을 도려내어 가지며, 구반다의 몸과 비사차의 손발로 꽃다발을 만들고 귀와 목을 꿴다. 그리고서 북을 치고 춤을 추면서 앞으로 나아갈 때, 몸을 흔들고 크게 외치며 아주 사나운 소리를 내니 매우 두렵다.

 

그는 또 해(海)의 신(神)을 낳은 어머니 비모루지(毘牟樓至)가 바닷물에 번듯이 누웠는데, 머리는 1,000개이고 손발은 각각 2,000개로서 몸을 어루만지며 사방을 향해 그 여근(女根)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본다. 그것은 높고 험해 매우 두려워 마치 산에 피를 바른 것 같고, 그 사나운 털 모양은 칼로 된 나무와 같다. 그 가운데 나무가 하나 났는데, 칼산의 숲과 같다. 백천의 한량없는 나귀의 귀에 소의 머리며, 사자의 입에 말의 다리며, 이리의 꼬리에 구반다의 몸을 가진 온갖 귀신들이 거기서 나온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은 것이 거기에서 나오는 것을 본다. 즉 머리는 백천 개요 길이는 수십 유순이 되는 큰 용이 거기서 나온다. 또 어떤 귀신은 온갖 짐승 같은데, 모양은 사자 같고 다리는 만 개로서 비늘 사이에는 무수한 백천 독사를 가진 것이 거기서 나온다. 또 그 형상이 장대하여 10억 유순이 되는 아귀가 독을 토하고 불을 뿜으면서 여러 산을 메고 거기서 나온다.

 

또 천 마리 이리가 꼬리는 다 붙었는데 몸은 각각이며 이빨은 뾰족한 돌같이 생긴 것이 거기서 나온다. 또 천 마리 호랑이가 꼬리에도 머리가 있고 몸뚱이는 함께 쓰면서 모로 다니는 것이 거기서 나온다. 또 용녀(龍女)가 영락으로 장엄하여 사람의 눈을 끄는 것이 거기서 나온다. 그리고 야차가 살쾡이 고양이 다람쥐 원숭이 늑대 여우 나쁜 귀신 일체 나쁜 짐승 등을 잡아먹으면서 거기서 나온다.

 

아비지옥 옥초산(沃焦山)의 신 18지옥의 신 9억의 우두아방(牛頭阿傍) 80억의 아귀 천억의 변소 벌레 500의 회충 등 이런 갖가지 비참한 광경이 있고, 모진 귀신들은 칼산을 가지기도 하고 칼나무를 잡기도 하여 수미산을 흔들고 혹은 철위산(鐵圍山) 유건타산(由乾陀山) 등을 흔들기도 한다.

 

수행자는 또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즉 자기 몸이 대지에 꽉 찼는데, 336개의 마디는 다 높은 산과 같아 무색계에 이른다. 배꼽에서는 물이 나오는데, 네 마리의 큰 독사가 그 물 속에서 유희하면서 입 안에서 불을 내면, 열 명의 사나운 나찰이 그 불 속으로 달아나면서 귀와 항문에서 바람을 내어 여러 산들을 흔든다. 그러면 일체 귀신들이 모두 와서 눈을 부릅뜨고 뼈마디를 쪼갠다. 수행자는 이 때문에 두려워 발광을 하게 된다. 만일 이것을 보면,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다. 먼저 한 개의 해를 생각한다. 즉 해 천자와 함께 4보로 된 궁전을 타고 백천의 풍악을 지으면서 흑산(黑山) 위에서 흑산을 밝게 비추어 차츰 밝게 한다. 이 한 개의 해의 생각을 성취하고 나면, 다시 두 개의 해를 생각한다. 또 그 자신의 백골을 관해야 한다. 즉 336개의 뼈마디가 설산(雪山)처럼 흰 데, 해가 그 설산을 비춘다. 그는 다시 생각한다. 즉 정수리에 있는 달 천자가 4보로 된 궁전에서 백천의 권속을 거느리고, 달 구슬을 들어 그의 머리 위에 놓는다.

 

이 생각을 성취하고는 또 생각한다. 즉 셋째 산 위에도 이와 같은 한 개의 해가 있다. 이 해를 보고 나서 다시 설산처럼 흰 정수리 뼈를 생각하며, 다시 이 산에 있는 한 개의 달을 생각하여 달을 본다. 그리고 나서 다시 넷째 산 위에 있는 한 개의 해가 이 흑산을 비추는 것을 생각한다.

 

그 해를 보고는 그 자신을 다음과 같이 생각한다. 즉 336개의 뼈마디에 있는 백골의 산들이 모두 네 모서리가 서로 마주 대하고 있고, 낱낱 모서리[角]에는 한 개의 달의 광명이 있으며, 달 천자는 손에 두 개의 구슬을 들고 양쪽을 향하고 있다. 이렇게 모든 뼈마디의 모서리와 모서리 사이에 마음을 쏟고, 열 번의 드나는 숨길 동안 분명히 관하고, 또 낱낱 뼈에서 7보 구슬과 같이 밝고 깨끗해 사랑스러운 28개의 별을 관한다.

 

이 생각을 성취한 뒤에 다시 생각한다. 즉 한 마리 금시조가 머리에 마니주를 이고 네 마리의 뱀과 여섯 마리의 용을 치면, 뱀이 놀라고 용은 달아나며 여러 산의 귀신들은 한꺼번에 놀라 형상이 모두 검은 빛깔이 된다.

 

이것은 다 전생에 계율을 깨뜨린 과보이다.

 

그러므로 부지런히 참회하고 계율을 깨끗이 하여야 한다.

계율이 깨끗하면 해와 달의 광명은 갑절로 밝게 빛날 것이다.

 

만일 마음에 악을 생각하고 입으로 나쁜 말을 하여 돌길라를 범하면, 마니주에는 검은 흙비가 내리고 해와 달은 티끌을 뒤집어쓰며 별들은 운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수라왕의 999개의 손과 천 개의 머리가 한꺼번에 나타나 해와 달과 별들을 가려, 해와 달 등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이것을 타락이라고 한다. 이는 나쁜 마음의 칼과 나쁜 입의 불로 계율을 깨뜨린 도적에게 겁탈을 당했기 때문이다.

 

만일 이 훌륭한 감로의 약을 먹고자 하면, 먼저 깨끗한 계율과 온갖 위의를 지니고 나쁜 업장의 죄를 참회해야 한다. 그리고 또 마음과 뜻을 거두어 한 곳에 단정히 앉아 숨길을 세고 기운을 막아야 한다.

 

그리고 앞에서처럼 336개의 뼈마디를 관하고 낱낱 뼈마디의 모서리와 모서리가 서로 향하도록 하면, 별과 달 등이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되어 마음이 다시 밝고 지혜로워진다. 그러면 낱낱 뼈마디 사이에서 달빛은 옷과 같고 별빛은 실가닥과 같아 서로 돕고 어울려 있음을 볼 것이다.

 

또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즉 네 개의 해가 나와 4해(海)의 물이 3분의 2가 줄어들고, 다섯 개의 해가 나와 수미산이 다 녹고 큰 바다가 다 마르며, 여섯 개의 해가 나와 이 산들이 차츰 다 녹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곱 개의 해가 나와 대지가 모두 타면 나찰들은 날아올라 공중에 머무르고, 욕계에 가면 불당기[火幢]가 그 뒤를 따르며, 다시 색계로 가면 불도 따라서 떨어지며, 무색계로 가려고 하면 손발이 타고 오그라들어 불무더기 속에 떨어져 그 무서운 부르짖는 소리가 대지를 흔든다.[이 삼매에 들 때에는 대지가 차츰 흔들려 수레바퀴처럼 돈다]

 

그 때는 빨리 마음을 거두어 잡고 336개의 뼈마디를 생각하면, 그는 금강산과 같아서 그 형상이 수미산보다 더 사랑스러우며, 땅 물 불 바람 등도 움직일 수 없다. 그리하여 오직 네 마리 뱀이 마니주를 물고, 뼈산 사이에 있는 것만을 본다.

 

그 때는 먼저 불상을 생각하고 또 금강 끝을 보면, 금강 당기 끝에는 마니로 된 거울이 있는데, 과거의 7불(佛)의 그림자가 그 거울 속에 나타난다. 그리고 또 비바시불(毘婆尸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시기불(尸棄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제사불(提舍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구루손불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가나함모니불(迦那含牟尼佛)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가섭불의 눈썹 사이의 백호와, 석가모니불의 눈썹 사이의 백호를 자세히 관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는 다음과 같은 것을 본다. 즉 그 7불(佛) 눈썹 사이의 백호는 파리빛으로서, 그 물이 매우 맑고 시원하여 모든 뼈마디 사이를 씻는다. 그러므로 336개의 뼈마디는 백호의 물에 씻겨 매우 하얗고 빛깔은 깨끗하고 묘하여 파리 거울과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그는 다시 다섯 개의 금강 바퀴가 7보로 된 당기 끝에 있다가 그 밑으로 나와 공중에서 돌면서 4제(諦)를 말하는 것을 본다. 그가 이것을 보면서도 일심으로 그 자신의 백골의 산을 관하면, 그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초롱의 물을 그 정수리에 쏟고, 다른 여섯 부처님께서도 그렇게 하시는 것을 본다."

 

그 때 석가모니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신다.


"법자(法子)여, 너는 자세히 관하라. 색(色) 수(受) 상(想) 행(行) 식(識) 등은 괴롭고 공이며 무상하고 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공(空) 무상(無相) 무작(無作) 무원(無願) 등을 널리 말씀하시고, 또 몸은 비고 고요하며, 4대에는 주인이 없으며, 5음(陰)에는 집이 없어 끝내 적멸하여 허공과 같다고 말씀하신다.

 

그로 인해 그는 곧 세간(世間)이 무상(無常)하여 무너지는 것임을 깨우치고, 4진제(眞諦)를 관하여 숨길이 다섯 번 드나드는 동안에 20억의 불타는 번뇌를 부수어 수다원(須陀洹)이 되고, 숨길이 열 번 드나드는 동안에 모든 탐욕의 물결을 벗어나 사다함(斯陀含)이 되며, 숨길이 열 번 드나드는 동안에 온갖 둔한 번뇌와 욕계의 번뇌와 온갖 번뇌의 근본을 끊어 욕계에 돌아오지 않고 아나함(阿那含)이 된다.

 

그리고 또 숨결이 열 번 드나드는 동안에 공한 법에 유희하면서 마음에 걸림이 없고, 34심(心)의 상응에 머물러 10근본번뇌를 벗어나 멸하거나 부서지지 않고 98번뇌의 산을 부순다.

 

그러면 크게 용맹스런 장군인 지혜 광명법의 당기가 시방에서 오고, 금강보좌(金剛寶座)는 밑에서 나와 서로 부딪치면서 공법을 연설한다. 다섯 개의 금강 바퀴는 왼쪽 무릎 끝에 머물러 저절로 9무애(無碍)와 8해탈법을 연설하고, 그리고 과거의 성문들이 다 비유리 삼매에 들어 그 앞에 서면, 석가모니불은 금강비정경계(金剛譬定境界)의 뜻을 자세히 말씀하신다.

 

이에 그가 고요한 상태에서 그 몸과 마음을 보지 못한 채 금강삼매에 들었다가 금강삼매에서 일어나면, 결사(結使)의 산이 무너지고, 번뇌의 뿌리는 끊어지며, 무명(無明)의 강은 마르고 노사(老死)의 원수는 없어진다. 그리하여 생(生)이 아주 다하고 범행은 완성되었으므로, 마치 순금을 제련한 것 같아 어떤 욕심도 받지 않고 할 일을 다 마치게 된다. 이를 큰 아라한이라고 한다.

 

위없는 보리에 뜻을 둔 사람이 처음에 7불(佛)의 백호 광명을 보면, 낱낱 부처의 백호 광명은 열 갈래로 나뉘어 열 개의 보배 꽃이 되고, 보배 나무와 보배 누대가 공중에 줄을 짓는다. 이 때에 시방 부처도 광명의 물을 쏟아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의 모든 뼈마디 사이를 씻는다.

 

낱낱 부처는 그 백호 광명 속에서 열여덟 가지의 자심법문(慈心法門)을 말하고, 또 열여덟 가지의 대비(大悲)법문, 열여덟 가지의 대희(大喜)법문, 열여덟 가지의 대사(大捨)법문 등을 말한다. 차츰 더 가르쳐 4무량심(無量心)을 닦게 하고, 4무량심이 갖추어지면 열 가지의 명심(明心)을 말하고, 명심이 갖추어지면 색(色)이 곧 공(空)이며, 색이 멸하여 공이 되는 것이 아님을 말하며, 공을 관하면 보살 6법을 가르친다.

 

그는 6법을 행하고 나서는 6념(念)을 수행하여 부처님의 법신(法身)을 생각하며, 부처님의 법신을 생각한 뒤에는 회향(廻向)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회향이 이루어지면 4홍서원을 세워 중생을 버리지 않고, 4홍서원이 이루어지면 보살의 계율을 갖추고, 보살의 계율이 이루어지면 상사단바라밀(相似檀波羅蜜)을 배워 닦고, 단바라밀(檀波羅蜜)이 이루어지면 상사십바라밀(相似十波羅蜜)을 배워 닦으며,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안팎의 공(空)을 관한다.

 

그리하여 그는 백천의 한량없는 부처가 그의 정수리에 물을 쏟고 비단으로 머리를 매고는 공한 법[空法]을 설하는 것을 눈앞에서 본다. 그는 공으로 마음을 깨치고는 보살의 지위에 들어간다. 이것을 성지(性地)라고 하는데 보살의 최초의 경계이다.[이 법에서 흔히 증상만(增上慢)을 내는데, 이것이 보리심의 첫 경계의 모양임을 알아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을 지삼매에서 증상만을 다스려서 무명의 근본인 3독(毒)의 두려움을 없애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대는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어버리지 말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6. 풍대(風大)를 다스리는 법


"또 사리불이여, 만일 수행자가 풍(風)삼매에 들어가면, 자기 몸의 아홉 구멍 속이 마치 큰 골짜기와 같아서 오색 바람을 내는 것을 스스로 본다. 또 자기 자신의 336개의 뼈마디가 설산처럼 희며 마디마다 바람이 온갖 알길지(吉支)5)[알길지는 기시귀(起尸鬼)이다.]를 내고, 그들이 손에 쇠망치를 들고 천 개의 해골바가지로 영락을 만들고 용과 귀신 등 98가지 종류와 함께 수행자에게로 오는 것을 본다.

 

수행자는 그것을 보고 놀라 털이 곤두서고 그로 인해 발광하거나 혹은 백라병(百癩病)이 생기기도 하는데 빨리 그것을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이란 다음과 같다. 먼저 설산(雪山) 향산(香山) 등에 있는 4대선인(大仙人)이 다 큰 보살이라고 관하는 것이다.

 

즉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그 선인들은 몸은 황금빛이며 키는 16길이다. 한 손에는 꽃을 들고 한 손에는 금강 바퀴를 잡고 입에는 향기로운 약을 물고, 수행자를 보호하여 바람이 일지 못하게 한다. 선인이 꽃을 갖고 물에 주문을 외우면 용이 나와 그 바람을 다 빨아먹고 몸이 팽창되어 땅에 누워 자면서 끝내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 용이 마치 파초처럼, 가죽과 가죽이 서로 맞싸고 있어서 숨을 쉬지 못한다고 관해야 한다."

그 때 부처님께서 주문을 외우셨다.

 

나모불다 나모달마 나모승가 나모마하리사비아라아 아돌다달다 사만다
발아라시 다라구다서다 자리자리 마하차리우마리 우마륵시 싣담비염비 아염비리
구국국시 살바다라시시 아산 디마구리 응예우미우마우마우마바화가

 

그 때 부처님께서 이 주문을 외우시고,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신령스런 주문은 과거의 한량없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으로서, 나도 지금 이 주문을 말하고, 미래의 미륵과 현겁(賢劫)의 보살들도 말할 것이다. 이 신주의 공덕은 자재천(自在天)과 같아 후세 500년 동안 온갖 나쁜 비구들의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4대(大)의 증감을 잘 조화시키고 다스리며, 또 마음속의 404가지 병과 404맥을 일으키는 경계와 98번뇌의 욕심 종자를 다스리고, 또 업장과 계율을 범하는 온갖 악을 모두 다스려 남음이 없게 한다.

 

이것을 72가지의 병과 근심을 잘 다스리는 다라니라고도 하고, 또 5음과 무명(無明)의 근본을 뽑아내는 다라니라고도 하며, 또 눈앞에서 모든 부처님과 성문들이 참 법을 말하여 갖가지 번뇌를 부수는 것을 봄이라고도 한다."

 

그 때 부처님께서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의 성품은 의지하는 곳이 없고
공(空)을 관하여도 또한 그러하니
만일 4대를 잘 관찰하면
그 번뇌 때문에 죽지 않으리.

약을 먹고 선정을 닦고
또 이 다라니를 외우며
일심으로 모든 부처님 생각하면
번뇌는 영원히 일어나지 않으리.

번뇌의 바다가 길이 마르고
은애의 강물이 또 끊어지면
모든 욕심이 의지할 곳이 없어지나니
스스로 이것을 해탈이라고 말하리.

근심이 없어 마음은 편안하고
여섯 가지의 신통에 놀면
또한 이 다라니로써
다른 사람을 가르쳐 주어라.

 

 

그 때 부처님께서 이 게송으로 말씀하시고, 이어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알아야 한다. 내가 열반한 뒤에 오는 세상에, 만일 어떤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가 이 매우 깊고 요긴한 깨끗한 계법과 선정을 닦을 때 나타나는 모든 병과 약과 이 광명왕의 훌륭한 당기의 다라니를 듣는다고 하자. 그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한 부처나 둘 셋 넷 다섯 부처에게서만 선근을 심은 것이 아니라, 한량없는 백천 부처에게서 오랫동안 세 가지 보리심을 닦아 익혔기 때문에 지금6)의 이 매우 깊고 비밀한 법을 듣고 그 말대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그대는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은 최후의 몸으로 급히 흐르는 물처럼 빨리 4사문과(沙門果)와 보살행을 얻을 것이다."

 

또 그대는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은 최후의 몸으로 급히 흐르는 물처럼 빨리 4사문과(沙門果)와 보살행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500부처님 제자들은 갑절이나 분발하여 6신통을 갖추었고, 사위성 안의 1,000수다라로서 전생에 선정을 닦다가 발광한 사람은 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수다원이 되었으며, 80억의 천자들은 4대의 병을 다스려 몸과 마음에 근심이 없어지고 곧 위없는 도의 마음을 내어 하늘 꽃을 두루 내려 부처님과 대중 위에 뿌렸다.

 

그 때 그 모임에 있는 하늘과 용 등 8부 대중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같은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신 것은 실로 이 미치고 나쁜 삿된 소견을 가진 이와 나찰의 행을 하는 사람의 병을 다스려 그 본심을 얻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마치 좋은 꽃당기처럼 매우 좋습니다. 장하십니다. 세존께서는 저 우담바라꽃이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는 것과 같습니다."

 

그 때 모임의 대중들이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일종왕(日種王)의 태자이시고
감자족(甘蔗族)의 후예이시며
성광월(星光月)의 외손(外孫)이시고
마야부인의 아드님이시다.

나시자 곧 일곱 걸음 걸으실 때
발로 밟으면 대천세계 흔들렸고
시방의 신들 모두 응하며
아름다운 상서는 32상이시네.

침을 뱉듯이 나라 버리고
필발라(畢鉢羅) 나무 밑에 앉으시다.
금강의 훌륭한 도량에서
만억의 악마들 항복받으셨네.

보리의 도를 이루게 되어
깨끗한 얼굴은 보름달 같고
마음의 번뇌도 아주 없어졌나니
우리는 지금 일심으로 예배하네.

석씨(釋氏) 중에서 가장 훌륭하시고
훌륭한 자비를 갖춘 이로서
능히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생사의 고통에서 길이 벗어나게 하시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4부 대중의 이 게송을 들으시고 나서 다시 은근히 금빛 손을 펴시어 사리불과 아난의 머리를 어루만지시고 이 일을 부촉하셨다.

 

그 때 사리불과 아난 등 다른 대중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 처음 좌선배울 때 귀신들림 다스리는 법[아난 존자의 물음]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의 나리루(那利樓) 귀신이 사는 곳에 계셨다. 그곳은 말리(末利) 부인이 지은 강당으로, 나순유(羅旬踰) 등 1천 장자의 아들이 처음으로 집을 나와 존자 아난 가섭 사리불 등을 청하여 화상으로 삼은 곳이다.

 

가섭이 가르치는 1천 비구들은 고요한 곳에서 수식관을 닦다가 마귀에게 붙들려서, 한 귀신이 얼굴은 비파와 같고 눈은 네 개요, 입은 두 개인데 온 얼굴에서 빛을 놓고, 손으로 양 겨드랑이 밑과 몸의 각 부분을 치면서 입으로 "부척부척(埠?埠?)" 하며 외치는 것을 보았다. 그 빛은 마치 빙글빙글 도는 불 바퀴와 같고 번갯불을 잡는 것과 같아서 일어났다 사라졌다 하면서 수행자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였다. 이것을 본 사람은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은 다음과 같다.

이 수행자는 자신에게 그 부척(埠?) 귀신이 올 때에 일심으로 눈을 감고 가만히 이렇게 꾸짖는다.

 

"나는 지금 너를 안다. 너는 이 염부제 안에서 불을 먹고 향내를 맡는 투랍길지(偸臘吉支) 귀신이다. 너는 그릇된 소견으로 계율 종자를 깨뜨리기를 좋아하지만, 나는 계율을 지키므로 끝내 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만일 수행자가 출가자라면 계율의 차례를 외우고, 재가자라면 3귀의(歸依) 5계(戒) 8계 등을 외워야 한다. 그러면 그 귀신은 엉금엉금 기면서 물러간다.

 

그 때 아난은 이 말씀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장자의 아들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에 따라 부척 귀신을 다스려 온갖 악을 면하고 마귀의 결박을 받지 않습니다. 그러나 후세 비구로서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 천 년이 지난 후,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들에게 고요한 곳에서 수식관으로 안반선정을 생각하도록 할 때에, 다음과 같은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즉 귀신들이 도로 어지럽히기 위하여 검거나 혹은 붉은 쥐 모양으로 변하여 수행자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수행자의 다리 두 손 두 귀 등을 긁으며 어디든지 다 가고, 혹은 새소리를 내며 혹은 귀신의 읊조리는 소리를 내고 혹은 소곤거리며, 혹은 여우 도깨비가 신부(新婦) 모양이 되어 그 몸을 장식하고 수행자를 안마하거나 몸을 간지르면서 비법(非法)을 말하며, 혹은 개로 화해 짬 없이 울부짖고, 혹은 부엉이와 솔개 등 온갖 새가 되어 갖가지 소리를 내되 재재거리거나 크게 외쳐 그 소리가 평상시 같지 않으며, 혹은 어린애가 되어 백천 가지 짓을 하되 십십오오나 혹은 일이삼 등 갖가지 소리를 내면서 수행자에게로 가며, 혹은 등에 파리 벼룩 뱀 살무사 등이 되어 귓속으로 들어가서는 벌이 우는 듯하고, 혹은 눈에 들어가서는 낙사(酪沙)가 솟는 듯하며, 혹은 마음을 건드려 갖가지 어지러운 짓을 합니다.

 

이로 인해 발광하여 고요한 곳을 버리고 방종하게 놀면, 그것은 어떻게 다스려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라. 너에게 말하리라. 만일 4부 대중으로서 이 귀신을 걱정하는 이가 있으면, 너는 그에게 그 귀신을 다스리는 법을 말해 주어라. 이 부척 귀신에게는 63가지의 이름이 있다. 즉 과거 구나함모니불 때에 어떤 비구가 거의 수다원으로 향하게 되었는데, 그릇된 생활로 인해 스님의 배척을 받고 화가 나 목숨을 마칠 때까지 스스로 귀신이 되리라고 맹세하였다. 그리고는 지금껏 4부 대중을 괴롭히는데, 그 수명은 1겁으로서 그 1겁이 다하면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너희들은 지금 그 이름을 알고, 일심으로 기억하여 그것에게 어지럽힘을 당하지 말라."

 

그리고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척부척은 사나운 야차로서 몽귀(夢鬼)라고도 한다. 꿈에 이것을 보면, 곧 정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이 '부척이 왔구나. 나는 과거의 나쁜 인연으로, 이 계율을 깨뜨리는 도적인 사나운 귀신을 만난 것이다. 나는 지금 마음을 채찍질하고 온갖 감정을 속박하거나 방일하지 않게 하리라' 하고 참회해야 한다.

 

이 귀신은 허공에 있을 때는 허공귀(虛空鬼)라고 하고, 평상의 침구에 있을 때는 복행귀(復行鬼)라고 한다. 또 세 가지 이름이 있으니, 심색가복구나구니지례부(心索迦伏丘那丘泥脂隷覆) 취부취(覆) 아마륵가사화하(阿摩勒迦沙禍訶)이다.

 

그리고 또 방도귀(方道鬼) 이매귀(?魅鬼) 망량귀(??鬼) 손릉귀(飡濃鬼) 식타귀(食唾鬼) 수신귀(水神鬼) 화신귀(火神鬼) 산신귀(山神鬼) 원림신귀(園林神鬼) 부녀귀(婦女鬼) 남자귀(男子鬼) 동남귀(童男鬼) 동녀귀(童女鬼) 찰리귀(刹利鬼) 바라문귀(婆羅門鬼) 비사귀(毘舍鬼) 수타라귀(首陀羅鬼) 보행귀(步行鬼) 도행귀(倒行鬼) 기승귀(騎乘鬼) 여이귀(驢耳鬼) 호두귀(虎頭鬼) 묘자성귀(猫子聲鬼) 구합귀(鳩?鬼) 차휴성귀(車?聲鬼) 토교조귀(土?鳥鬼) 각치조귀(角?鳥鬼) 등이다. 혹은 변화로 된 8부 귀신 허모귀(虛耗鬼) 팔각귀(八角鬼) 백서귀(白鼠鬼) 연화색귀(蓮華色鬼) 호매귀(狐魅鬼) 귀매귀(鬼魅鬼) 백충정매귀(白蟲精魅鬼) 사악(四惡) 비사차귀 구반다귀 등 이런 추악한 귀신 63가지의 귀신들이 있다.

 

만일 이런 귀신이 난동할 때에는 숨길을 세면서 아주 고요히 해야 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과거의 7불(佛)을 생각하며 그 부처님의 이름을 불러야 한다. '나무비바시불 시기불 제사불 구루손불 가나함모니불 가섭불 석가모니불'이라고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고는, 일체음성(一切音聲)의 다라니를 기억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곧 주문을 외우셨다.

 

아미아미 가리 사산디리 복기누 시투뎨타 투뎨타 마하가루니기미 다라모디 사다시

 

 

"가령 어떤 사람이 마음이 산란하여 부척 귀신에게 미혹되어 혹 갖가지 허깨비의 경계를 짓는 경우에, 그가 이 다라니와 7불의 이름과 미륵보살을 외워 지니고 일심으로 숨길을 세면서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100번 외우면, 이 악귀들은 모두 항복하고 마침내 도를 수행하는 4부 대중을 괴롭히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몸 입 뜻 등을 깨끗이 하고 앞에서 다룬 악귀를 물리치는 법을 잘 지니고, 4부 제자들을 분발시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삼매에 들게 하라. 그리고 이것을 잘 받아 지녀 부디 잊지 않도록 하라."

 

그 때 존자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또 아난이여, 만일 수행자가 앉아 있을 때, 두 귀를 앓거나 온 뼈마디가 아프거나 두 손바닥이 가렵거나 두 발 밑이 아프거나, 심장 밑이 움직이거나 목덜미가 땅기거나 눈이 아찔하며, 앉은 곳의 꽁무니에 귀신이 와서 속삭이거나, 혹은 향과 꽃을 흩으면서 갖가지 요괴를 부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것을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약왕(藥王) 약상(藥上) 두 보살이 손에 금병을 들고 그 물을 쏟는 것을 관한다. 그리고 다시 이렇게 관한다. 즉 설산(雪山)의 신이 흰 꽃 한 가지를 들고 와서 행자의 정수리 위를 덮으면, 흰빛이 흘러들어 털구멍을 적시어 온몸이 부드러워지면서 더 이상 다른 현상이 없다.

 

그런 후에 그는 사바 동자가 선인(仙人)꽃을 가지고 와서 수행자에게 흩뿌리면, 낱낱 꽃 사이에서 온갖 묘한 약이 내려와 털구멍을 적시는 것을 본다. 그러면 꽁무니의 가려움증 등 갖가지 고통을 주고 작은 소리로 속삭이던 귀신들은 아주 사라지고, 약왕 약상 두 보살은 그를 위해 평등한 대승법을 말해 준다. 그리고 향산과 설산의 모든 신왕들과 사바 동자도 또한 그 근기를 따라 갖가지 12법문과 선정의 병에 따른 약과 처방과 주술(呪術) 등을 말해 준다.

 

그로 인해 그는 존자 빈두로와 모든 나한과 500명의 사미와 순타바 등이 모두 한꺼번에 수행자에게로 와서, 여러 성문들은 갖가지 병을 다스리는 법을 말하고, 어떤 나한은 부처님의 말씀을 따라 이 비구를 가르치고는 그 정수리를 도려내어 차츰 비게 하고, 온몸이 다 비면 거기에 기름을 쏟는 것을 본다. 또 범천이 금빛 약을 가지고 와서 그 몸에 가득 채우고 의왕(醫王) 보살이 갖가지 법을 말하는 것을 본다.

 

성문에 뜻을 둔 사람은 빈두로의 말을 따라 수다원이 되고, 대승에 뜻을 둔 사람은 약왕 약상 두 보살의 말을 따라 곧 제불현전(諸佛現前)삼매를 얻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가 열반한 뒤에 4부 제자들로서 좌선하려는 이는 먼저 고요한 곳에서 이레 동안 단정하게 앉은 뒤에 이레 동안 수식관을 닦는다. 그리고 다시 병들을 제거하는 이 약을 먹고는 소리를 제거하고 귀신을 없앤 뒤에, 마음을 고요히 하고 뜻을 지키어 마음과 몸을 닦고 4대를 조화시키되 때를 잃지 않게 하며, 한마음과 한뜻으로 가벼운 계율과 위의를 범하지 말고, 지니고 있는 계율은 눈을 보호하듯 해야 한다.

 

이는 마치 중병을 앓는 사람이 좋은 의사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처럼, 수행자도 그와 같이 가르침을 따라 더욱 분발하여 물러나지 않으며,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성현의 말을 따라야 한다. 이것을 병을 다스리는데 몸을 따뜻하게 하는 약을 먹음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말을 잘 받들어 지녀 부디 잊지 말아야 한다."

 

그 때 존자 아난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후서(後序)

 

하서왕(河西王)의 사촌동생이자 우바새(優婆塞)로서 대저거안양(大沮渠安陽) 제후는, 우전국(于?國) 구마제대사(衢摩帝大寺)의 아련야(阿練若)에 머물고 계신 천축(天竺)의 비구(比丘)이자, 대승사문(大乘沙門)인 불타사나(佛陀斯那)를 뵈었다. 불타사나란 사람은 특별히 빼어난 천재로서, 그 나라의 독보적 존재이다. 입으로 5천의 게송(偈頌)을 외웠을 뿐 아니라, 겸하여 선법(禪法)도 밝혔다. 불교와 그 밖의 전적(典籍)을 종합적으로 널리 연마하였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말하기를 "사람 가운데 사자(獅子)로서 으뜸이다"고 하였다. 저거(沮渠)가 친히 앞에 나아가 받들어 법을 들었는데, 불타사나는 이 경을 기억하고 암송(暗誦)하여 막힘이 없었다. 효건(孝建) 2년(455) 9월 8일, 죽원정사(竹園精舍)에서 이 경을 쓰기 시작하여 그 달 25일에 이르러 끝났다.

 

이상으로 선병치유를 위한 경전을 다 게시하였습니다. 위 내용을 잘 숙지 하시어 위 없는 깨달음을 완성하시길 빕니다. 참고로 선의 기초지식과 함께 {능엄경}의 내용을 참고하시어 수행하신다면 거의 완벽해질 것입니다. 선을 수행하시는 여러분들의 건승을 빕니다.

 

 

 

 

출처 : http://cafe.daum.net/kbs5502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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