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처럼 살아가고 있을까?’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푸념을 늘어놓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불교의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중 하나인 인과(因果)의 법칙을 상세하게 들려주는 경전이 바로 <인과경>이다. <인과경>은 마음 속의 거센 불길인 탐욕, 성냄, 어리석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세세생생 윤회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인과의 실상을 밝히고 있다. “진리의 가르침이나 인연의 과보를 보고도 못 본체 하고, 못 들은 체하며, 믿지 않는 사람은 갑자기 화재나 수재를 만나 불태우고 물에 잠겨 떠내려 보낸다. 또 도적이나 빚쟁이들에게 빼앗기기도 하며 모든 재산이 산산히 흩어져 마음은 답답하고 분한 심정에서 벗어날 길 없으니 괴로움에서 헤어날 기약이 없느니라. 이로인해 마음은 병들고 몸은 지쳐 목숨이 다하게 되면, 모든 것을 버리고 빈손으로 떠나니 무엇을 가지고 어디까지 갈 수 있으랴”이 경은 선업선과 악업악과(善業善果 惡業惡果)라는 부처님의 기본적인 가르침에 의거해 인연의 도리가 한치 어긋남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그대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파한다. 그리고 모든 일의 결과인 과보는 우연적이고 도발적인 사태가 아니라, 자신의 행위나 욕망에서 빚어진 필연이라는 사실을 여러 가지 예화를 통해 누누히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예화들을 통해 가장 소박한 인간의 길을 불교적인 관점에서 해명하고 있는 이 경은 가장 인간적인 길을 성실하게 걸어가는 자만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깨달음의 길 또한 확실하게 추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경전은 부처님이 전생에 선혜선인일 때 연등부처님에게 머리를 풀어 진흙탕에 깔아 지나가게 함으로써 수기받음을 비롯 최후 대가섭을 교화하기까지를 4권으로 나누어 기록했다. 원래 이 경은 부처님 자신이 설한 형식을 갖춘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기이지만,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과거의 종자인연은 무량겁을 지날지라도 마침내 멸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고 설하여 과거의 종자인연으로부터 현재의 과보를 얻는다고 강조한 데서 <삼세인과경>이라 불리우기도 한다. 또한 이 경은 중생이 받고 있는 현재의 과보가 천차만별한 것은 다 전생의 업인이라고 설한 점으로 달리 <선악인과경>이라고도 한다. 정덕/자비의 전화 회장
삶에 대해 이러한 의구심을 한 번이라도 가져본 사람들이라면 <인과경(因果經)>을 꼭 읽어야 한다. 이 경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과거 현재 미래 생의 모든 일들이 어떤 이유로 일어나게 되는지를 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또한 삶에 대한 의문과 번민의 과정을 거친뒤에야 이 경전을 접하게 되었다. 6.25전쟁 발발 직전인 1950년대 초 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해괴한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오랜 투병생활 끝에 병은 완쾌되었지만 나는 인생에 대한 여러 가지 의문들을 안고서 방황하다가 불교에 귀의하게 되었다. 그리고 <인과경>을 읽고서야 내가 왜 그리도 심한 병을 앓고, 고통받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후로 나는 항상 <인과경>의 부처님 말씀대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집착없이 생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시말해 선혜선인의 출가와 보광여래의 예언을 시작으로 하여 도솔천에 재생한 일, 이 세상으로의 탄생, 아시타선인의 점상, 삼시전에 대한 이야기, 모후의 생천, 학예를 닦은 일, 데바닷타등과 무예를 겨룬 일, 태자가 되는 일, 사색, 결혼, 사문유관, 출가, 왕궁의 슬픔, 빔비사라왕과의 만남, 두 스승에게 도를 물음, 6년고행, 항마성도, 범천의 권청, 녹야원에서의 초전법륜, 야사를 교화함, 세 가섭을 교화함, 빔비사라왕의 귀의, 사리불과 목련의 귀의, 대가섭을 교화함에 이르러 끝을 맺고 있다. 유난히 유려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때로 대승적인 사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경전의 영향으로 중국의 당나라 시대 이래, <회인과경>이라 하여 하단에 경문을 쓰고 상단에 부처님 전기에 관한 그림을 그린 특수한 예술이 성립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 경전이 널리 유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중생들이 자신의 인과를 직시해 스스로를 반성하고, 하루하루 참회하는 마음 수행하는 자세로 살아간다면 깨달음의 자리는 그리 멀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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