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원효스님은 <반주삼매경(般舟三昧經)>의 가치를 인식하여 <반주삼매경소> <반주삼매경약기> <반주삼매경약의> 등 세 책을 펴 냈다. 이 경전의 내용은 부처님이 발타화보살의 요청으로 반주삼매의 법문을 말씀하신 것이다. 삼매하여 반주를 얻기위한 네가지 실천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다른 사람에게 부처님을 보도록 권하라. 둘째. 사람들에게 타일러 법을 듣도록 권하라. 셋째. 마음속에 남을 질시하는 마음을 품지말라. 넷째, 남에게 권해서 보리심을 갖도록 하라. 불경은 분량이 너무나 많고 내용도 따라서 다양하다. 그 다양한 내용속엔 우주의 온갖 진리를 다 담고 있다. 불경속에 설해지고 있는 진리를 하나하나 깨칠 때마다 다가오는 환회는 말할 수 없이 크다. 마음에 헛된 생각이 일어나면 어리석은 일이요 이 법은 굳어진 덩어리가 아니라 진실로 공(空)을 깨닫고 보면 <반주삼매경 ‘행품’ 에서> <반주삼매경>은 피안으로 갈 내 영혼을 태울 배를 준비하기 위하여 닦는 과정이다. 그 과정은 너무도 고단하고 힘들다. 그러나 읽기 좋고 외우기 쉬운 게송이 있어 더욱 접근하기가 좋다. 시를 읽는 것은 소설을 읽기보다는 마음의 감동이 빨리 오는 이치와 같다. 마음이 곧 불심(心是佛心)인 것을 알게되면 불심이 곧 내 몸(佛心是我身)인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삼매임을 <반주삼매경>은 가르쳐주고 있다. 김무조/파전한국학당원장·文博
이것이 비록 원효스님의 4교(四敎)에는 속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만큼 이 경전이 원효스님에게 인정이 되었다는 사실에서 신라인들의 교의적 일면을 발견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원효스님의 사상을 크게 반영하고 있는 <대승기신론>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주(般舟)’란 말의 불교사적 의미는 ‘불립(佛立)’이다. 불립은 ‘내 마음속에 부처님을 세운다’ 는 의미다. 그 경지에 이를려면 ‘삼매(三昧)’에 몰입해야 한다.
‘반주’란 말은 ‘대승’이다. 대승의 大는 많다, 크다, 높다, 가득하다 등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 ‘大’속에 포함되는 것은 무엇인가. 말할 것도 없이 시방세계의 중생이다. 이 중생을 싣고 피안으로 함께 건너가야 한다. 건너가려면 싣고 나르는 배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乘’이다. 아무리 ‘大乘’이 위대한 사상이라 할지라도 중생이 피안을 믿어주지 않고 배가 완전하다는 것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인도한다는 것은 한갖 수포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그래서 믿음을 마음속에서 일으키게 하는 것이 ‘起’요, 그것을 굳게 믿고 따르게 하는 것이 ‘信’이다. 대승기신론은 원효스님의 전 생명체이며 전 재산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지혜와 자비의 총체적인 의미를 유추할 뿐 그 진리에 아직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원효스님은 <반주삼매경>에 소(疏)를 붙이고 또 이해하기 쉽도록 약기(略記)나 약의(略義) 등을 만들었다.
‘삼매’가 바로 기신이다. 믿고 행해야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 이것이 삼매이다.
<반주삼매경>의 최고본(最古本)으로 투르케스탄지방에서 발견된 범본의 잔존본이라 생각되는 것이 회른레(A.F.P.Hoernle)에 의해서 사본으로 유포되고 있다. 한역본으로 현존하는 것은 <발피보살경 1> <반주삼매경 1·지루가참 역> <반주삼매경 3·지루가참 역> <대집경현호분 5> 4종류가 전한다. 지루가참이 편찬한 3권은 총 16품을 게재하고 있는데 상권에 문사품, 행품, 사사품, 비유품, 중권에는 무착품, 사배품, 수결품, 옹호품, 찬라야불품, 하권에 제불품, 무상품, 십팔불공십종력품, 권조품, 사자의불품, 지성불품, 불인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문학을 전공한 교수라 그런지 몰라도 불경을 읽다가 어떤 게송에 이르면 너무나 환희심이 나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마음은 마음을 알지 못하니
마음이 있으면 마음을 보지 못한다
마음에 헛된 생각 기르지 않으면 열반이로다
언제나 삼매속에 있다
모든 것의 하찮은 헛된 생각은 없어지는 것
불(佛)이 어디로부터 온다는 말인가. 내가 어디에서 왔다는 말인가. 스스로 佛을 본 것이지 어디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나도 역시 온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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