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고액(一切苦厄) (7)
한창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던 두 남녀가 언젠가 그 중 한 명이
죽는다던가, 다른 이성과 눈이 맞아 헤어지려 한다면
이 괴로움은 그야말로 죽는 괴로움보다 더 괴로울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연유로 자살까지 하는 사람이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뿐 아니라, 부모, 형제, 친지, 친구들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만 하는 괴로움도 애별리고입니다.
또한, 사람과의 일이 아닌, 물건에 대한 집착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물건에 집착이 많을수록,
그 물건이 없어졌을 때 우리의 괴로움은 큰 것입니다.
다음은, 그와 반대인 원증회고(怨憎會苦)인데,
원망스럽고 싫은 것과 만나야 하는 괴로움을 말합니다.
보기 싫은 사람, 얼굴만 보아도 화가 나고 답답하고
혹은 두려운 사람들과 항상 만나야 한다면 그보다 괴로운 일이 있을까요?
불자님들이 상담을 원할 때에도 보면, 싫어하고 증오하는
사람 때문에 괴로운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한번은, 결혼한 지 몇 달도 채 안돼는 신혼부부인데,
부인이 사는 것이 지옥 같다고 하며 이야기를 꺼내었던 적이 있습니다.
남편이 다른 다방 여자의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며,
다른 여자와 정을 통하고도 전혀 부인에게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는 기색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누구와 어디에서 무얼 했느냐고 따지면,
귀찮다는 듯이 피곤하니 저리 꺼지라는 말까지 서슴없이 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