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2)
아상이 없다면, 일체가 ‘나’ 아님이 없기에 일체 대상에 대한 집착이 사라집니다. 그러므로, 한 대상에 대한 집착심으로의 사랑이나 증오의 감정이 있을 리 없으며, 그렇다면 애별리고나 원증회고가 있을 리 없는 것입니다.
‘나’ 라는 상이 없으니, 즉, 일체가 나 아님이 없으며 대상에 대한 집착이 사라졌으니, 돈, 재물, 명예, 지위, 나아가 깨달음에 대한 집착심을 여의게 되고, 그러기에 구부득고의 괴로움도 있을 리 만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상에서 말한 인생팔고는, 덮어놓고 무조건 ‘인생은 괴로움’이라고 결론짓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상이 있는 우리네 중생들에게 있어 인생은 괴로움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음 공부하는 수행자들에게 있어, 일체 분별심과 산란한 마음, 그리고 일체의 경계를, 맑고 밝은 참주인공의 본바탕에 일임하여 맡기고 방하착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인생은 고가 아닙니다.
일체의 경계는 인과 연이 화합하여 잠시 왔다가 인연이 다하면 흩어지는, 항상하지 않는 경계일 뿐이지만,우리네 중생들은 그것이 실재하는 줄로 착각을 하므로, 그 경계에 집착하여 경계 따라 괴로워하고 즐거워하며 온갖 망상을 일으키는 것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 괴로움은 여러 가지 실체가 없는 원인과 조건들이 모여 일어나는 것, 즉 연기하는 것입니다. 연기하는 것은 괴로움인 것입니다.
그 경계들이 연기로서 본래 공한 것임을 올바로 알아야 하고, 경계가 공하므로 나도 공한 것임을 올바로 알아, 모든 경계를 ‘나온 자리[참주인공]’에 놓고 생활한다면, 우리의 삶은 부처님의 삶에서처럼 향기가 묻어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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