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일체고액(度一切苦厄)(3)
거짓된 나를 붙들고, 거짓된 경계에 얽매여 괴롭게 살 것인가, 본래 공한 나의 본 성품을 올바로 믿고, 그 참주인공에 일체를 놓고, 자연스럽고도 편안하게, 여여하게 살아갈 것인가 말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괴로움이 ‘성스러운 진리’ 임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괴로움을 여실히 있는 그대로 보고, 그것이 비실체적인 것임을 알아, 그것을 정면으로 부딪쳐 극복할 수 있기에 괴로움이 ‘성스러운 진리’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괴로움의 철저한 인식, 즉 인생이 괴로움임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고의 철저한 인식이 바로 깨달음으로 갈 수 있는 ‘발심(發心)의 중요한 계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상에서 살펴본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을 되짚어보면, ‘조견오온개공’을 실천하기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는 이는 반드시 ‘도일체고액’할 수 있다는 실천적 가르침인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입의분으로, 서론에 속합니다. 반야심경의 핵심 경구를 말하라고 하면, 의례 이 부분 즉,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을 들 수 있습니다.
일체가 모두 공임을 조견했을 때, 일체의 고통과 액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장에서 설명할 부분은 파사분으로, 일체가 모두 공임을 드러내 주기 위해, 일체의 구조와 진리의 모습 그리고 깨달음에 이르는 지혜와 깨달음 자체까지도 모두 공임을 드러냄으로써 우리의 잘못된 삿된 소견을 파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파사분이라 이름 붙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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