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법2-(2)
나의 옷이 지금 내 몸에 걸쳐지기까지는 너무나도 많은 이들의 노고와 피땀이 들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느질하는 이, 옷감을 만드는 이, 옷을 만드는 과정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매달려야 합니까? 그 외에도, 유통과정에서의 도매상, 소매상, 옷가게 주인 등등…….
그러면, 내가 먹는 밥은 어떠합니까? 단지 내가 내 돈 내고 먹으니 내 것이고, 나의 노력으로 얻은 것이니, ‘내가 고생해서 내가 먹는 것’이라고 하는 생각은 하나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내가 밥을 먹기 위해서는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농부들의 피땀이 필요하고, 그 농부가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비료 만드는 사람, 삽 만드는 사람, 쟁이 만드는 사람, 곡식이 잘 자랄 수 있는 모든 조건, 즉, 땅, 씨앗, 물, 태양, 등등의 많은 것이 연관되어 있는 것입니다.
일례로, 태양이 없다고 생각해보면 어떻습니까. 과연, 우리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요? 아마도 얼마 안 가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폐허가 되고 말 것입니다
물이 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그저, ‘내가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는 주위의 모든 조건들과 상호 긴밀한 연관관계 속에서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의상조사 법성게에서 ‘일미진중함시방(一微塵中含十方)’이란, 바로 이런 사실을 읊은 것입니다. ‘한 티끌 속에 온 우주를 머금었다’는 화엄의 법계연기의 도리인 것입니다. ‘일즉일체다즉일(一卽一切多卽一)’도 마찬가지입니다. 결론적으로, 시간, 공간적으로 ‘나’라는 존재는, 일체 모든 만유(萬有), 만생(萬生), 유정(有情), 무정(無情)의 중생들, 자연과 연관되어서 공생으로 돌아가는 것이란 말입니다. 나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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