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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장아함경 제17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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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 홍시 연간에 불타야사ㆍ축불념 한역 |
[제3분] ⑤ |
27. 사문과경(沙門果經)1) |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라열기성에 있는 기구(耆舊) 동자(童子)2)의 암바(菴婆) 동산에 계셨다. |
의 암바(菴婆) 동산에 계셨다. |
그 때 위제희(韋提希) 부인의 아들인 아사세왕은 보름날 달이 찼을 때 첫째 부인에게 말했다. |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무엇을 해야 할까?” |
부인이 왕에게 아뢰었다. |
“오늘은 보름날 밤, 달이 밝아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머리 감고 목욕 한 뒤 모든 시녀들과 더불어 5욕(欲)을 스스로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
이 때 왕은 또 첫째 태자인 우야바다(優耶婆陀)3)에게 명령해 말했다. |
에게 명령해 말했다. |
“오늘 밤은 보름날 달 밝은 때로서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무엇을 해야 할까?” |
1) 경의 이역본으로는 동진 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 『불설적지과경(佛說寂志果經)』이 있고, 참고 경문으로는 『증일아함경』 제 39권 『마혈천자품(馬血天子品)』 7번째 소경과 『잡아함경』 제 7권 156~165번째 소경이 있다. |
2) Jvaka-komrabhacca)는 수명동자(壽命童子)ㆍ기바(耆婆)라고도 하고 또 동자의왕(童子醫王) 기역(耆域)이라고도 한다. |
3) 팔리어로는 Udaya-bhadra이다. 또 우바야(優婆耶)라고도 하며 백현(帛賢)으로 한역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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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가 왕에게 아뢰었다. |
“오늘 밤은 보름날 달 밝은 때로서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4병(兵)을 소집하여 서로 의논하고 국경의 반란군을 친 뒤에 이곳으로 돌아와 서로 오락하면 좋겠습니다.” |
왕은 또 용맹하고 씩씩한 대장에게 명령했다. |
“오늘은 보름날 달 밝은 때, 이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무엇을 하면 좋을까?” |
대장이 아뢰었다. |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마땅히 4병을 소집하여 천하를 순찰하여 거역하는 자와 순종하는 자들은 알아내면 좋겠습니다.” |
이 때 왕은 또 우사(雨舍) 바라문에게 명령했다. |
“오늘은 보름날 달 밝은 때, 이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 수 있을까?” |
이 때 우사는 왕에게 아뢰었다. |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부란가섭(不蘭迦葉)4)은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導首]으로서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많은 것을 받아들이듯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어 보소서. 왕께서 그를 만나 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은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導首]으로서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많은 것을 받아들이듯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어 보소서. 왕께서 그를 만나 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왕은 또 우사의 아우인 수니타(須尼陀)5)에게 명령했다. |
에게 명령했다. |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
수니타는 아뢰었다. |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습니다. 말가리구사리(末伽梨瞿舍利)6)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 |
4) Prana-kassapa이고, 6사(師) 외도 중 한 사람이다. |
5) 팔리어로는 Sunidha이며, 또한 니제(尼提)라고도 쓴다. |
6) Makkhali-Gosl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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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왕은 또 전작(典作) 대신에게 명령했다. |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
전작 대신이 아뢰었다. |
“아기다시사흠바라(阿耆多翅舍欽婆羅))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음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고 있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왕은 또 가라(伽羅) 수문장(守門將)에게 명령했다. |
“오늘 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
가라 수문장이 아뢰었다. |
“파부타가전나(婆浮陀伽旃那)8)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많은 지식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왕은 또 우타이만제자(優陀夷漫提子)에게 명령했다. |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
우타이가 아뢰었다. |
“산야이비라리불(散若夷毘羅梨沸)9)은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지식이 많아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
) Ajita-kesa-Kambal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
8) Pakudhakaccyan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
9) Sajaya Belahi-putt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이 경의 뒷 부분에서는 산야비라리자(散若毗羅梨子)라고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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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왕은 또 그 아우 무외(無畏)에게 명령했다. |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
무외가 아뢰었다. |
“니건자(尼乾子)10)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지식이 많아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나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는 대중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스승입니다. 그는 지식이 많아 이름이 널리 알려졌고 마치 큰 바다가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없는 것처럼 많은 사람의 공양을 받습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나가서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아마 열리실 것입니다.” |
왕은 또 수명동자(壽命童子)에게 명령했다. |
“오늘밤은 청명하여 낮과 다름이 없다. 마땅히 어떤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야 내 마음이 열릴까?” |
수명 동자가 아뢰었다. |
“불 세존(佛世尊)이 계십니다. 그 분은 지금 저의 암바(菴婆)동산에 계십니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그에게 물으소서. 왕께서 만나보시면 마음이 반드시 열리실 것입니다.” |
왕은 곧 수명에게 명령했다. |
“내가 탈 보배 코끼리와 그 밖의 5백 마리 흰 코끼리를 준비하라.” |
기구(耆舊)는 명령을 받아 곧 왕의 코끼리와 5백 마리 코끼리를 준비하고는 곧 왕에게 아뢰었다. |
“이미 채비가 끝났습니다. 때를 아소서.” |
아사세왕은 자기는 보배 코끼리를 타고 5백 명의 부인은 5백 마리의 암코끼리에 태웠다. 손에는 각각 횃불을 들고 왕의 위엄을 보이면서 라열기성을 나갔다.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얼마쯤 가다가 수명에게 말했다. |
“너는 지금 나를 속이고 있다. 나를 함정에 빠뜨려 우리 대중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겨주려 하는구나.” |
10) Nigaha-Nta-putta이고, 6사 외도 중 한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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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 아뢰었다. |
“대왕이시여, 제가 어찌 감히 왕을 속이고, 감히 왕을 함정에 빠뜨려 왕의 대중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겨 주려고 하겠습니까? 왕이시여,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소서. 반드시 행복과 경사를 얻을 것입니다.” |
왕은 조금 더 나아가다가 다시 수명에게 말했다. |
“너는 나를 속였다. 나를 함정에 빠뜨려 우리 대중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기려고 하는구나.” |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했다. 무슨 까닭인가? 그에게는 1,250명이나 되는 대중이 있다는데 이렇게 고요하고 아무 소리가 없는 것을 보니 장차 무슨 음모가 있는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
수명은 다시 두 번 세 번 아뢰었다. |
“대왕이시여, 제가 어찌 감히 속이고 함정에 빠뜨려 왕의 대중들을 끌어다 원수에게 넘겨 주려고 하겠습니까? 왕이시여,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소서. 반드시 행복과 경사를 얻을 것입니다. 왜냐 하면 저 사문의 법은 항상 한가하고 고요한 것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리가 없는 것입니다. 왕이시여,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소서. 동산 숲이 이미 나타났습니다.” |
아사세왕이 동산의 문에 이르러 코끼리에서 내려 칼을 풀고 일산을 치우고 다섯 가지 위의11)를 버리고 걸어서 동산 문으로 들어갔다. 그는 수명에게 말했다. |
를 버리고 걸어서 동산 문으로 들어갔다. 그는 수명에게 말했다. |
“지금 불 세존은 어디 계시는가?” |
수명이 대답했다. |
“대왕이시여, 지금 부처님께서는 앞에 밝은 등불이 있는 높은 당(堂)에 계십니다. 세존께서는 사자좌(獅子座)에서 남쪽을 향해 앉아 계십니다. 왕께서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시면 스스로 세존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
그 때 아사세왕은 강당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밖에서 발을 씻은 뒤 강당으로 올라갔다. 잠자코 사방을 둘러보다가 기쁜 마음이 생겨 입에서 저절로 말 |
11) 왕족 등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위를 표시하는 다섯 가지 장식품을 말한다. 즉 칼[劍]ㆍ일산[蓋]ㆍ꽃다발[天冠 혹은 華鬘]ㆍ손잡이가 보석으로 장식된 불자[珠柄之拂]ㆍ아름답게 장식된 신발[嚴飾屣]이 다섯 가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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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왔다. |
'지금 모든 사문은 아주 고요하고 고요해 지관(止觀)을 구족했다. 나의 태자 우바야(優婆耶)도 이들과 다름없는 지관을 성취하게 하리라.' |
그 때 세존께서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
“왕께서는 아들 생각 때문에 입에서 저절로 '태자 우바야도 또한 이들과 다름없는 지관을 성취하게 하리라'는 말이 터져나온 것입니다. 왕께서는 앞으로 나와 앉으시오.” |
이 때 아사세왕은 앞으로 나아가 머리 숙여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
“지금 여쭈어 볼 것이 있습니다. 만일 한가하시다면 감히 여쭙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대왕이여, 묻고 싶은 것이 있으면 뭐든 물으시오.” |
아사세왕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지금 사람들은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타고 칼ㆍ창ㆍ검ㆍ활ㆍ화살 등의 병장기로, 전투하는 법을 익힙니다. 또 왕자ㆍ역사(力士)ㆍ대역사ㆍ하인[僮使]ㆍ가죽 다루는 이[皮師]ㆍ이발사[剃髮師]ㆍ꽃장식 만드는 이[織鬘師]ㆍ수레 만드는 이[車師]ㆍ기와공[瓦師]ㆍ대그릇 짜는 이[竹師]ㆍ갈대 엮는 이[葦師]들도 다 갖가지 기술로서 스스로 생활하면서 스스로 마음껏 오락하고 있습니다. 또 그들의 부모ㆍ처자ㆍ종[奴僕]ㆍ하인[僮使]들도 함께 오락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생업을 경영하면 현세에 과보(果報)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 모든 사문이 현재 닦고 있는 것도 현세에서 그 과보를 얻습니까?” |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
“왕께서는 이전에 여러 사문 바라문을 찾아가 이러한 뜻을 물은 적이 있습니까?” |
왕이 부처님께 말했다. |
“저는 이전에 사문 바라문들을 찾아가 이런 뜻을 물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기억합니다. 언젠가 부란가섭에게 가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
'사람들이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생업을 경영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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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현재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
저 부란가섭이 내게 대답했습니다. |
'왕께서 직접 하거나 혹은 남을 시켜서 찍고 해치고 지지고 베고 하여 중생을 괴롭히고 걱정하고 울게 하며 살생ㆍ도둑질ㆍ간음ㆍ거짓말ㆍ담을 넘어 겁탈하기ㆍ불놓아 태우기 따위로 도(道)를 끊고 악한 짓을 한다 합시다. 대왕이여, 이와 같은 일을 행하더라도 그것은 악한 짓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왕이여, 설사 날카로운 칼로 모든 중생을 난도질하고 고기 더미로 만들어 세간을 가득 채운다 하더라도 이것도 악이 아니며 또한 그 죄의 과보도 없습니다. 항하(恒河)의 남쪽 언덕에서 중생을 칼로 베어 죽여도 또한 그 악의 과보는 없고, 항하의 북쪽 언덕에서 큰 보시의 집회를 열어 일체의 무리들에게 베풀어 사람을 골고루 이익되게 하더라도 또한 복의 과보도 없습니다.'” |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그는 마치 어떤 사람이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李]이라 대답하고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그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죄와 복의 과보가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또 언젠가 말가리구사리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
'지금 사람들은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지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들 현재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
'대왕이여, 베풂도 없고 주는 것도 없으며 제사의 법도 없는 것입니다. 또 선악도 없고 선악의 과보도 없으며, 금생도 없고 또 후생도 없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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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으며 하늘도 없고 조화도 없으며 중생도 없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사문 바라문도 평등한 행자(行者)도 없고 또한 금세나 후세에 몸소 증명하고 남에게 두루 나타내는 자도 없습니다. 있다고 하는 모든 것은 다 허망한 것입니다.' |
세존이시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 대답하고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없다'는 논리로만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또 언젠가 아이다시사흠바라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
'대덕(大德)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
'네 가지 요소[大]로 이루어진 사람이 목숨을 마치면 흙의 요소[地大]는 땅으로 돌아가고 물의 요소[水大]는 물로 돌아가며, 불의 요소[火大]는 불로 돌아가고 바람의 요소[風大]는 바람으로 돌아갑니다. 모두 무너지고 부서져 모든 감관은 공(空)으로 돌아갑니다. 만일 사람이 죽었을 때 상여(牀輿)에 몸을 실어 화장장에 갖다 두고 불을 지피면 그 뼈는 비둘기 빛처럼 되기도 하고 혹은 변해 재와 흙이 됩니다. 어리석은 자도 지혜로운 자도 목숨을 마치면 모두 무너지고 부서져 단멸(斷滅)하 되고 마는 법입니다.' |
세존이시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내게 '단멸법'으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생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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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도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또 저는 옛날 어느 때 파부타가전연을 찾아 가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
'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12) |
'대왕이여, 힘도 없고 정진(精進)함도 없는 사람은 힘도 없고 방편도 없습니다.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는 중생은 염착(染著)하게 되고 인도 없고 연도 없는 중생은 청정해집니다. 목숨이 있는 일체 중생들은 모두 힘이 없고 자재(自在)하지 못하며 원수도 있을 수 없습니다. 수(數) 가운데 정해져 있는 대로 이 6생(生) 중에서 온갖 고락을 받는 것입니다.' |
그것은 마치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내가 '현세에 과보를 얻느냐'고 물었는데 그는 '무력(無力)'으로써 내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생각했습니다. |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또 저는 옛날 언젠가 산야비라리자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
'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병법을 익히며 나아가 갖가 |
12) 있는 피부타가전연의 주장이 팔리본에서는 Makkhali-Gosla의 주장에 해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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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로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 과보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 과보가 없느냐)하고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는 과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가) 하고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
대왕이여, (현세에 사문에게는 과보가 있지도 않고 없지도 않는가) 하고 묻는다면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렇습니다. |
(이 일은 사실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르다. 이 일은 사실과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
세존이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는가' 하고 물었는데 그는 '이론(異論)'으로 나에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또 저는 옛날 언젠가 니건자를 찾아가 이렇게 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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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이여,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나아가 갖가지 생업을 경영하여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이 무리들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 과보를 얻습니까?' |
그는 내게 대답했습니다. |
'대왕이여, 나는 일체지(一切智)와 일체견(一切見)을 가진 사람으로서 모든 것을 남김 없이 압니다.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언제나 남김 없이 깨달아 지혜가 항상 앞에 있습니다.' |
세존이시여,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얏을 물었는데 오이라고 대답하고 오이를 물었는데 오얏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도 또한 이와 같아 나는 '현세에 과보를 얻는가' 하고 물었는데 그는 내게 '모든 것을 아는 지혜[一切智]'로 대답했습니다. 나는 곧 스스로 생각했습니다. |
'나는 머리에 물을 붓는 의식을 치른 종족인 찰리왕으로서 이유 없이 출가한 사람을 죽이거나 묶어 내쫓을 수는 없다.' |
나는 분노에 찬 마음을 품었다가 이렇게 생각한 뒤로는 곧 그를 버리고 떠났습니다. |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여기 와서 이런 뜻을 묻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코끼리ㆍ말ㆍ수레를 타고 나아가 갖가지 생업을 경영하여 모두 현세에 과보가 있습니다. 이제 사문도 현재에 도를 닦아 현세에서 과보를 얻습니까?” |
부처님께서 아사세왕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이제 왕에게 도리어 묻겠습니다. 마음대로 대답하시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왕의 집 종이나 안팎의 하인들도 모두 보름날 달이 찼을 때 왕이 머리 감고 목욕하고 높은 전각에 올라가 여러 채녀(婇女)들과 서로 오락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고,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
'아, 행(行)의 과보가 저렇게까지 되는 것인가? 이 아사세왕은 보름날 달이 찼을 때 머리 감고 목욕한 뒤 높은 전각에 올라 여러 채녀와 더불어 5욕(欲)을 즐기는구나. 이것이 바로 행의 과보임을 누가 능히 알겠는가?' |
그는 뒷날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고 평등법을 실천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대왕께서 멀리서 그 사람이 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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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본다면 그 때도 '저 사람은 내 종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그가 오는 것을 본다면 저는 마땅히 일어나 맞이하고 앉기를 청하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이것이 어찌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가 아니겠습니까?” |
왕이 말했다.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입니다.” |
“다시 대왕이여, 만일 왕의 경계 안에 살면서 왕의 창고에서 주는 것을 먹고 사는 나그네가 왕이 보름날 달이 찼을 때 머리 감고 목욕한 뒤 높은 전각에 올라가 모든 채녀와 더불어 5욕을 즐기는 것을 보았다면 그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
'아아, 저 분 행위의 과보가 이와 같은 것인가? 이것이 바로 행의 과보라는 것을 누가 알 수 있겠는가?' |
그리고 그는 뒷날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고 평등법을 실천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대왕께서 만일 멀리서 그 사람이 오는 것을 본다면 그 때도 '저 사람은 나의 녹을 먹던 나그네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시겠습니까?” |
왕이 말했다. |
“아닙니다. 만일 그가 멀리서 오는 것을 본다면 저는 마땅히 일어나 맞이하여 예경하고 인사한 뒤 앉기를 청할 것입니다.” |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이것이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가 아니겠습니까?” |
왕이 말했다. |
“그렇습니다. 현세에서 얻는 사문의 과보입니다.” |
“다시 대왕이여,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이 세상에 나타나면 내 법에 들어오는 자는 결국에는 3명(明)으로써 모든 어둠을 멸하고 큰 지혜의 광명을 낼 것이니, 이른바 누진지증(漏盡智證)이 그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부지런히 정진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으며 조용히 혼자 지내기를 즐기고 방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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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여, 이것이 사문이 현세에서 얻는 과보가 아니겠습니까?” |
왕이 대답했다. |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실로 그것은 사문이 현세에 얻는 과보입니다.” |
그 때 아사세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 숙여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의 뉘우침을 받아 주소서. 저는 미치광이이고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합니다. 저의 아버지 병사왕은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치우치거나 억울하게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5욕에 미혹하여 사실은 부왕(父王)을 해쳤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사랑하고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참회를 받아 주소서.” |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한 짓을 했지만 이제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대는 5욕에 미혹하여 끝내 부왕을 해쳤습니다. 그러나 이제 현성의 법 가운데서 능히 허물을 뉘우친다면 곧 스스로 이익되고 편안할 것입니다. 나는 그대를 불쌍히 여겨 그대의 참회를 받아들이겠습니다.” |
그 때 아사세왕은 세존의 발에 예배한 뒤 돌아와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승가에 귀의합니다.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과 모든 대중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청을 받아 주소서.” |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것을 허락하셨다. 왕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세 번 돌고 돌아갔다. 그가 떠난 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
“이 아사세왕은 죄가 줄어들어 무거운 재앙에서 빠져 나왔다. 만일 아사세왕이 그 아버지를 죽이지만 않았더라면 이 자리에서 곧바로 법안(法眼)의 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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끗함을 얻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사세왕이 오늘 스스로 참회하여 죄가 줄어들고 무거운 재앙에서 빠져나왔다.” |
그 때 아사세왕은 돌아오는 길에 수명 동자에게 말했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너는 이제 내게 많은 이익을 주었다. 너는 먼저 '여래께서는 가르쳐 주고 깨우쳐 주신다'고 찬탄하였고, 그런 뒤에 나를 이끌고 세존께 가서 지혜가 열려 깨달음을 얻게 해 주었다. 나는 너의 은혜를 깊이 새겨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
그 때 왕은 궁중으로 돌아와 온갖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였고 이튿날 때가 되자 '성인이시여, 때를 아소서' 하고 알려드렸다. 그 때 세존께서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모든 제자 1,250명과 함께 왕궁에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 러자 왕은 손수 음식을 권하면서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했다. 공양을 마치자 발우를 거둔 뒤 손 씻을 물을 돌린 다음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
“저는 이제 몇 번이고 잘못을 뉘우칩니다. 저는 미치고 어리석고 어두우며 무식했습니다. 저의 아버지 마갈(摩竭)의 병사왕은 법으로써 다스리고 교화하여 치우침이 없었고 억울하게 한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5욕에 미혹하여 사실 부왕을 해쳤습니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시어 저의 참회를 받아 주소서.” |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어리석고 어둡고 무식하여 5욕에 미혹되어 부왕을 해쳤습니다. 그러나 이제 현성의 법 가운데서 능히 참회하니 곧 스스로 이익될 것입니다. 나는 이제 그대를 가엾게 여겨 그대의 참회를 받아들이겠습니다.” |
이 때 왕은 부처님의 발에 예배한 뒤 작은 자리 하나를 가지고 와서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왕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은 뒤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이제 몇 번이고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며 승가에 귀의합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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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는 아사세왕을 위해 설법하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 때 아사세왕과 수명 동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8. 포타바루경(布吒婆樓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의 기수급고독원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
그 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셨다. 세존께서는 생각하셨다. |
'오늘은 걸식하기에 때가 좀 이르다. 나는 차라리 지금 포타바루(布吒婆樓) 범지의 숲에 가서 구경하면서 때를 기다렸다가 때가 되면 걸식하리라.' |
그 때 세존께서는 곧 범지의 숲으로 가셨다. 이 때 포타바루 범지는 멀리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맞이하면서 말했다. |
“잘 오셨습니다. 사문 구담이시여, 오랫동안 오시지 않더니 오늘은 무슨 인연으로 몸소 찾아 주셨습니까? 자리에 앉으소서.” |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자리에 앉아 포타바루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들은 여기 모여 무슨 일을 하였으며, 무엇을 강설했습니까?” |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어제는 많은 범지와 사문 바라문들이 이 바라문의 강당에 모여 이러한 일로 서로 논쟁하고 토론하였습니다. 구담이시여, 어떤 범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사람에게는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이 생각[想]이 생겨나고,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생각이 멸한다. 생각에는 오고 감이 있어서 그것이 오면 곧 생각이 생기고 가면 곧 생각이 멸한다.' |
구담이시여, 어떤 범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명(命)으로 말미암아 생각이 생기고 명으로 말미암아 생각이 멸한다. 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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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는 오고 감이 있으니 오면 곧 생각이 생기고 가면 곧 생각이 멸한다.' |
구담이시여, 어떤 범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앞에서 한 말들은 옳지 않다. 큰 위력을 지닌 큰 귀신이 있다. 그가 생각을 가지고 가고 그가 생각을 가지고 온다. 그가 생각을 가지고 가면 곧 생각이 멸하고 그가 생각을 가지고 오면 곧 생각은 생긴다.' |
저는 이로 인하여 기억이 떠올랐고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사문 구담은 이전에 이 뜻을 알고 있었다. 그 분이라면 반드시 상지멸정(想知滅定)에 대해 잘 알 것이다.' ” |
그 때 세존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그 모든 논자(論者)들은 다 잘못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생각[想]이 생기고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생각이 멸한다. 생각에는 오고 감이 있어 오면 곧 생각이 생기고 가면 곧 생각이 멸한다.' |
혹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
'명(命)으로 말미암아 생각이 생기고 명으로 말미암아 생각이 멸한다. 생각에는 오고 감이 있어 오면 곧 생각이 생기고 가면 곧 생각이 멸한다.' |
혹은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
'그럴 리가 없다. 큰 귀신이 있어 그가 생각을 가지고 오고 그가 생각을 가지고 간다. 가지고 오면 생각이 생기고 가지고 가면 생각이 멸한다.' |
이렇게 말하는 이들은 다 잘못이 있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범지여, 인연(因緣)이 있어 생각[想]이 생기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래가 세상에 나타나서 지진ㆍ등정각 등의 10호를 구족할 때에 어떤 사람이 불법을 닦기 위해 출가하여 도를 행하고 나아가 마음을 덮는 5개(蓋)까지도 멸하면 탐욕과 같은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제거하여 각도 있고 관도 있으며[有覺有觀], 떠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離生喜樂]이 있는 초선(初禪)에 들어갑니다. 먼저 욕상(欲想)을 멸하고 희상(喜想)과 낙상(樂想)을 일으킵니다. 범지여, 그러므로 알아야 하나니,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기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합니다. |
다음에는 각과 관이 멸하고 안으로 고요히 한마음이 되어, 각도 없고 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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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며[無覺無觀],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定生喜樂]이 있는 제2선(禪)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저 초선의 생각은 멸하고 2선의 생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기쁨[喜]을 버리고 집착 없는 평등한 마음을 닦고 보호하며 생각을 오로지해 한마음이 되어 몸의 즐거움[身樂]을 스스로 알고, 현성이 구하는 바인 평정[護:捨]ㆍ기억[念]ㆍ청정(淸淨)이 있는 제 3선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제2선의 생각은 멸하고 제3선의 생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다음에는 괴로움도 버리고 즐거움도 버리는데, 이미 걱정과 기쁨은 멸하였으며, 평정[護]ㆍ기억[念]ㆍ청정(淸淨)이 있는 제4선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제3선의 생각은 멸하고 제4선의 생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일체의 색에 대한 생각[色想]을 버리고 성내는 마음을 멸하며 다른 생각을 하지 않으면 공처(空處)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일체의 색에 대한 생각은 멸하고 공처의 생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또 일체의 공처를 초월하면 식처(識處)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저 공처의 생각은 멸하고 식처의 생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일체의 식처를 초월하면 불용처(不用處)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저 식처의 생각은 멸하고 불용처의 생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불용처를 버리면 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저 불용처(不用處)의 생각은 멸하고 유상무상처의 생각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하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그는 유상무상처를 버리고 상지멸정(想知滅定)에 들어갑니다. 범지여, 저 유상무상처의 생각은 멸하고 상지멸정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인연이 있어 생각이 생기고 인연이 있어 생각이 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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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생각을 얻은 뒤에 이렇게 생각합니다. |
'기억[念]이 있는 것은 악이요, 기억이 없는 것은 선이다.' |
그가 이렇게 생각할 때 그 미묘한 생각은 멸하지 않고 다시 거친 생각이 생깁니다. 그는 또 생각합니다. |
'나는 이제 차라리 염행(念行)도 하지 않고 사유(思惟)도 일으키지 않으리라.' |
그가 염행도 하지 않고 사유도 일으키지 않으면 미묘한 생각도 멸하고 거친 생각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가 염행도 하지 않고 사유도 일으키지 않아 미묘한 생각도 멸하고 거친 생각도 생기지 않았을 때 그는 곧 상지멸정(想知滅定)에 들어갑니다. |
어떻습니까? 범지여, 그대는 태어난 이후로 이렇게 차례로 생각을 멸하는 인연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까?” |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태어난 이후로 이와 같이 차례로 생각을 멸하는 인연에 대해 진실로 들은 적이 없습니다.” |
그는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지금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것은 유상(有想)이다. 이것은 무상(無想)이다. 혹은 다시 유상이다.' |
이런 생각을 한 뒤 그가 '기억[念]이 있는 것은 악이요, 기억이 없는 것은 선이다'라고 한다고 하면, 그가 이렇게 생각했을 때 미묘한 생각은 멸하지 않고 거친 생각이 다시 생깁니다. 그러면 그는 또 '나는 이제 차라리 염행(念行)도 하지 않고 사유(思惟)도 일으키지 않으리라'라고 생각하면서 그가 염행도 하지 않고 사유도 일으키지 않아야 미묘한 생각도 멸하고 거친 생각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가 염행도 하지 않고 사유도 일으키지 않아 미묘한 생각도 멸하고 거친 생각도 생기지 않았을 때라야 그는 곧 상지멸정에 들게 될 것입니다.”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현성법 중에 차례로 상(想)을 멸하는 선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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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는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
“이 모든 생각 가운데 어느 것이 위없는 생각[想]입니까?”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불용처상(不用處想)이 위없는 것입니다.” |
범지는 또 부처님께 여쭈었다. |
“모든 생각 가운데 어느 것이 제일 위없는 생각입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모두들 유상이라 하고 모두들 무상이라 말할 때 그 중간에서 능히 차례로 상지멸정을 얻으면 이것이 제일 위없는 생각입니다.” |
범지는 또 여쭈었다. |
“그것은 한 생각입니까, 많은 생각입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한 생각만 있고 많은 생각은 없습니다.” |
범지는 또 여쭈었다. |
“먼저 생각이 생긴 뒤에 지혜가 있습니까, 먼저 지혜가 생긴 뒤에 생각이 있습니까, 아니면 생각과 지혜가 동시에 함께 생깁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먼저 생각이 생긴 뒤에 지혜가 있습니다. 생각으로 말미암아 지혜가 있습니다.” |
범지는 또 여쭈었다. |
“생각은 곧 나[我]입니까?”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어떤 사람을 나라고 말합니까?” |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사람이 나다'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4대(大)ㆍ6입(入)으로 이루어진 색신(色身)을 말한 것입니다. 이것은 부모가 낳아 젖을 먹여 기르고 옷으로 장엄한 것으로서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마멸(磨滅)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사람을 바로 나라고 말합니다.”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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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4대ㆍ6입으로 이루어진 색신은 부모가 낳아 젖을 먹여 기르고 의복으로 장엄한 것으로서 무상하며 마멸하는 법이라고 말하고, 이런 사람이 바로 나라고 말했습니다. 범지여, '이것이 나이다'라는 말은 일단 그만두시오. 다만 사람의 생각[想]이 생기고 사람의 생각이 멸하는 것입니다.” |
범지가 아뢰었다. |
“저는 '사람이 곧 나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욕계천(欲界天)이 곧 나라고 말합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 '욕계천이 곧 나이다'라는 말은 일단 그만두시오. 다만 사람의 생각이 생기고 사람의 생각이 멸하는 것입니다.” |
범지가 아뢰었다. |
“저는 '사람이 곧 나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색계천(色界天)이 곧 나라고 말합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 '색계천이 곧 나이다'라는 말은 일단 그만두시오. 다만 사람의 생각이 생기고 사람의 생각이 멸하는 것입니다.” |
범지가 아뢰었다. |
“저는 '사람이 곧 나이다'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저는 스스로 공처(空處)ㆍ식처(識處)ㆍ불용처(不用處)ㆍ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ㆍ무색천(無色天)이 나라고 말합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 '공처ㆍ식처ㆍ불용처ㆍ유상무상처ㆍ무색천이 바로 나다'라는 말은 일단 그만 두시오. 다만 사람의 생각이 생기고 사람의 생각이 멸하는 것입니다.” |
범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
“어떻습니까? 구담이시여, 제가 어떻게 사람의 생각이 생기고 사람의 생각이 멸하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까?”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사람의 생각이 생기고 사람의 생각이 멸하는 것을 알고자 하지만 그것은 매우 어렵고 매우 어렵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대는 다른 소견[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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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다른 습관[習]과 다른 인(忍)과 다른 수(受)로 다른 법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
범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
“그렇습니다. 구담이시여, 저는 다른 소견과 다른 습관과 다른 인과 다른 수로 다른 법을 의지하기 때문에 사람의 생각이 생기고 사람의 생각이 멸하는 것을 알고자 하여도 그것은 매우 어렵고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이런 견해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나와 세간은 영원하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나와 세간은 무상(無常)하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나와 세간은 영원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나와 세간은 영원한 것도 아니요 무상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나와 세간은 끝이 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나와 세간은 끝이 없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나와 세간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나와 세간은 끝이 있는 것도 아니요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이 목숨[命]이 곧 몸[身]이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목숨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몸과 목숨은 다른 것도 아니요, 다르지 않은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목숨도 없고 몸도 없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여래는 사라진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여래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여래는 사라지기도 하고 사라지지 않기도 한다. 이것은 진실이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진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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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다른 것은 거짓이다.' ”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 '세간은 영원하다'거나 나아가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고 나는 확언하지 않습니다.” |
범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
“구담이시여, 왜 확언하지 않으십니까? '나와 세간은 영원하다'거나 나아가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는 것에 이르기까지 다 확언하지 않으십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고, 법에도 맞지 않습니다. 그것은 범행(梵行)이 아니요, 무욕(無欲)이 아니며, 무위(無爲)가 아니요, 적멸(寂滅)이 아니며, 지식(止息)이 아니요, 정각(正覺)이 아니며, 사문이 아니요, 열반[泥洹]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나는 확언하지 않습니다.” |
범지가 또 여쭈었다. |
“어떤 것이 이치에 맞고 법에 맞는 것이며, 어떤 것이 범행의 처음이고 어떤 것이 무위(無爲)이며, 어떤 것이 무욕(無欲)이고 어떤 것이 적멸(寂滅)이며, 어떤 것이 지식(止息)이고 어떤 것이 정각이며, 어떤 것이 사문이고 어떤 것이 열반이며, 어떤 것이 확언(名記)하는 것입니까?”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苦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苦集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苦滅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확언합니다. 왜냐 하면 이것은 이치에 맞고 법에 맞으며 범행의 시초이고 무욕ㆍ무위ㆍ적멸ㆍ지식ㆍ정각ㆍ사문ㆍ열반이기 때문에 나는 확언하는 것입니다.” |
그 때 세존께서는 범지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가르쳐 보여 이롭고 기쁘게 하셨다. 그리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부처님께서 떠나신 지 오래지 않아 다른 범지들이 포타바루 범지에게 말했다. |
“그대는 왜 사문 구담의 말을 듣고 구담의 말마다 옳다고 인정하였는가? 구담이 말하기를 '나와 세간은 영원하다거나 나아가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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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들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에 나는 확언하지 않는다' 라고 하였는데 너는 왜 그 말을 옳다고 인정하였는가? 우리는 사문 구담의 이러한 말을 옳다고 하지 않는다.” |
포타바루가 모든 범지들에게 대답했다. |
“사문 구담은 '나와 세간은 영원하다거나 나아가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는 말에 이르기까지 그 말들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에 나는 확언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도 이 말을 옳다고 인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저 사문 구담이 법에 의지하여 머무르고 법으로써 말하며 법으로써 출리(出離)하시니 내가 무슨 수로 이 지혜로운 말을 거역하겠는가? 사문 구담의 이렇게 미묘한 법의 말씀은 어길 수가 없는 것이다.” |
그 후 포타바루 범지는 또 다른 때에 상수사리불(象首舍利弗)과 함께 세존께 나아가 인사를 드린 뒤 한쪽에 앉았다. 상수사리불도 부처님께 예배하고 앉았다.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부처님께서 지난번 저의 숲에 계시다가 떠나신 지 오래지 않아 여러 다른 범지들이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대는 왜 사문 구담의 말을 듣고 말마다 옳다고 인정하였는가? 구담이 (나와 세간은 영원하다거나 나아가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에 이르기까지 그 말들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에 나는 확언하지 않는다)라고 했을 때 너는 왜 이 말을 옳다고 인정하였는가? 우리는 사문 구담의 이런 말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
저는 그들에게 대답했습니다. |
'사문 구담은 (나와 세간은 영원하다거나 나아가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라는 말에 이르기까지 말들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에 확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는데 나도 또한 이 말을 옳다고 인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저 사문 구담이 법에 의지하여 법에 머무르고 법으로써 말하며 법으로써 출리(出離)하시니 내가 무슨 수로 이 지혜로운 말을 어기겠는가? 사문 구담의 이렇게 미묘한 법의 말씀은 어길 수가 없다.' ”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다른 범지들이 '너는 왜 사문 구담의 말을 듣고 그것을 옳다고 인정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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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했다는데 이 말에는 잘못이 있습니다. 왜냐 하면 내가 말하는 법에는 결정기(決定記)와 불결정기(不決定記)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불결정기라고 하는가? |
'나와 세간은 영원하다거나 나아가 여래는 사라지는 것도 아니요 사라지지 않는 것도 아니다 라는 말들입니다.' |
나도 또한 이런 말을 설하나 확정지어 말하지는 않습니다. 무엇 때문인가? 이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고 법에도 맞지 않으며 범행(梵行)의 처음도 아니요 무욕도 아니며, 무위도 아니요 적멸도 아니며, 지식도 아니요 정각도 아니며, 사문도 아니요 열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범지여, 나도 비록 이런 말은 하지만 확정지어 말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것을 결정기라 하는가? 나는 괴로움의 성스러운 진리[苦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苦集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苦滅諦]ㆍ괴로움의 벗어남에 대한 진리[苦出要諦]를 확언합니다. 왜냐 하면 그것은 법에도 맞고 이치에도 맞으며, 그것은 범행의 처음이고13) 무욕ㆍ무위ㆍ적멸ㆍ지식ㆍ정각ㆍ사문ㆍ열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설하고 확정지어 말합니다. |
무욕ㆍ무위ㆍ적멸ㆍ지식ㆍ정각ㆍ사문ㆍ열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설하고 확정지어 말합니다. |
범지여, 혹 어떤 사문 바라문은 일처세간(一處世間)14)에 대하여 '한결같이 즐겁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
에 대하여 '한결같이 즐겁다'고 말합니다. 나는 그에게 말했습니다. |
'그대들은 분명히 일처세간은 한결같이 즐겁다고 말하였는가?' |
그는 내게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또 그에게 물었습니다. |
'그대는 일처세간의 한결같은 즐거움을 보아서 아는가?' |
그는 내게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또 그에게 물었습니다. |
'일처세간 모든 하늘의 한결같은 즐거움을 그대는 본 적이 있는가?' |
그는 내게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또 그에게 물었습니다. |
13) 이 다음에 “무정무기범지혹유사문바라문어일체세간(無定無記梵志或有沙門婆羅門於一切處世間)” 18자가 있다. 그러나 의미가 적절하지 않으므로 송ㆍ원ㆍ명 3본에 의거하여 이 18자를 삭제하고 번역하였다. |
14) ekanta)는 극락정토, 혹은 사후의 세계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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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일처세간의 모든 하늘과 너는 함께 앉고 일어나며 서로 말하고 정진하며 선정[定]을 닦았는가?' |
그는 '아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또 그에게 물었습니다. |
'저 일처세간의 모든 하늘에서 한결같이 즐거워하는 자가 일찍이 너에게 와서 (너는 소행이 순박하고 곧으니 마땅히 저 한결같이 즐거운 하늘에 태어날 것이다. 나도 소행이 순박하고 곧았기 때문에 저기에 태어나 즐거움을 받을 수 있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는 내게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또 그에게 물었습니다. |
'너는 능히 네 몸에서 생각을 일으켜 신체가 구족하고 모든 근(根)을 빠짐없이 갖춘 다른 4대의 몸을 변화로 만들 수 있겠는가?' |
그는 내게 '할 수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
어떻습니까? 범지여, 저 사문 바라문의 말을 성실하고 법에 맞다고 하겠습니까?” |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그것은 성실하지도 않고 법다운 말도 아닙니다.”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나는 저 단정한 여인과 서로 정을 통했다'고 하면서 그 음녀를 칭찬하는 것과 같습니다. |
다른 사람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
'너는 그 여자를 아는가? 어디에 있는가? 동쪽ㆍ서쪽ㆍ남쪽ㆍ북쪽, 어디에 있는가?' |
그는 대답했습니다. |
'모른다.' |
'너는 그 여자가 사는 토지ㆍ성읍ㆍ촌락을 아는가?' |
'모른다.' |
'너는 그 여자의 부모와 성명을 아는가?' |
'모른다.' |
'너는 그 여자가 찰리 종족의 여자인지 바라문ㆍ거사ㆍ수다라의 여자인지 아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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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 |
'너는 그 여자가 키가 큰지 작은지, 뚱뚱한지 여위었는지, 피부가 검은지 흰지, 얼굴이 고운지 미운지를 아는가?' |
'모른다.' |
어떻습니까? 범지여, 이 사람의 말은 성실합니까?” |
그는 대답했다. |
“아닙니다.” |
“범지여, 저 사문 바라문도 또한 이와 같아서 성실하지 않습니다. 범지여, 그것은 마치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사다리를 빈 땅에 세울 때 다른 사람이 물었습니다. |
'사다리를 세워 무엇 하려 하는가?' |
그는 대답했습니다. |
'나는 강당에 올라가려고 한다.' |
'강당이 어디에 있는가?' |
'모른다.' |
어떻습니까? 범지여, 저 사다리를 세우는 사람이 어찌 허망하지 않겠습니까?” |
그는 대답했다. |
“그렇습니다. 그는 진실로 허망합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모든 사문 바라문도 또한 그와 같아서 허망하고 진실이 없습니다.” |
부처님께서 포타바루에게 말씀하셨다. |
“당신은 말했습니다. |
'나의 색신 4대(大)ㆍ6입(入)은 부모가 낳아 젖을 먹여 기르고 의복으로 장엄한 것으로서 무상하고 마멸한다. 이것을 나[我]라고 한다.' |
나는 이것을 염오(染汚)라 하고 청정(淸淨)이라 하며 득해(得解)라 합니다. 그대는 혹 생각할 것입니다. |
'염오법은 멸할 수 없고 청정법은 생기게 할 수 없어 항상 괴로움 가운데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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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가지지 마시오. 무슨 까닭인가? 염오법은 멸하여 다할 수 있고 청정법은 나게 할 수 있으며, 안락한 곳에 살면 환희하고 애락(愛樂)하며, 한마음으로 생각을 오로지 하면 지혜가 증광(增廣)하기 때문입니다. 범지여, 나는 욕계천ㆍ색계천15)ㆍ공처천ㆍ식처천ㆍ불용처천ㆍ유상무상처천을 염오라 말하고 또한 청정이라 말하며 또한 득해(得解)라 말합니다. 그대는 혹 생각할 것입니다. |
ㆍ공처천ㆍ식처천ㆍ불용처천ㆍ유상무상처천을 염오라 말하고 또한 청정이라 말하며 또한 득해(得解)라 말합니다. 그대는 혹 생각할 것입니다. |
'염오법은 멸할 수 없고 청정법은 생길 수 없어 항상 괴로움 가운데 있다.' |
그런 생각은 하지 마시오. 왜냐 하면 염오법은 멸할 수 있고 깨끗한 법은 생기게 할 수 있으며, 안락한 곳에 살면 환희하고 애락하며, 한마음으로 생각을 오로지 하면 지혜가 증광하기 때문입니다.” |
그 때 상수사리불16)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
“세존이시여, 욕계(欲界) 사람의 몸으로 4대(大)와 제근(諸根)이 있을 때 또한 욕계천의 몸, 색계천의 몸, 공처ㆍ식처ㆍ불용처(不用處)ㆍ유상무상처천의 몸도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까? 세존이시여, 욕계천의 몸으로 있을 때 또한 4대와 모든 근이 있는 욕계 사람의 몸, 색계천의 몸, 공처ㆍ식처ㆍ무소유처(無所有處)ㆍ유상무상처천의 몸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것입니까? 세존이시여, 색계천의 몸으로 있을 때 또한 4대와 모든 근이 있는 욕계 사람의 몸, 색계천의 몸, 공처ㆍ식처ㆍ무소유처ㆍ유상무상처천의 몸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것입니까? 나아가 유상무상처천의 몸으로 있을 때 4대와 모든 근이 있는 욕계 사람의 몸, 욕계천의 몸ㆍ색계천의 몸ㆍ공처ㆍ식처ㆍ무소유처천의 몸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것입니까?” |
부처님께서 상수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욕계 사람의 몸으로 4대와 모든 근이 있다면 그 때엔 바로 4대와 모든 근만 있는 욕계 사람의 몸이 있을 뿐이지, 욕계천의 몸, 색계천의 몸과 공 |
15) '색계천(色界天)' 3자가 없다. 송ㆍ원ㆍ명 3본에 의거하여 보입하였다. |
16) Citta Hatthisriputta)은 질다사리불(質多舍利弗)이라고도 한다. 부처님을 따라 출가했다가 후에 환속하였고 나중에 다시 출가해 아라한과를 증득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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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ㆍ식처ㆍ무소유처ㆍ유상무상처천의 몸은 아니다. 그와 같이 나아가 유상무상처천의 몸이 있을 때에는 바로 유상무상처천의 몸이 있을 뿐 4대와 모든 근이 있는 욕계 사람의 몸, 욕계천의 몸, 색계천의 몸과 공처ㆍ식처ㆍ무소유처천의 몸은 없다. |
상수(象首)여, 비유하면 우유와 같다. 우유가 변하여 낙(酪)이 되고 낙은 생소(生酥)가 되며 생소는 숙소(熟酥)가 되고 숙소는 제호(醍醐)가 되는데 제호가 제일이다. 상수여, 우유로 있을 때는 오직 우유라고 이름하지 낙이나 소나 제호라 이름하지 않는다. 그와 같이 전전(展轉)하여 제호가 되었을 때 다만 제호라 이름하지 우유라고 이름하지 않고 낙이나 소라고도 이름하지 않는다. 상수여, 이것도 또한 그와 같다. 만일 욕계 사람의 몸으로 4대와 모든 근이 있을 때에는 욕계천의 몸, 색계천의 몸, 나아가 유상무상처천의 몸은 없다. 이와 같이 전전하여 유상무상처천의 몸일 때에는 오직 유상무상처천의 몸이 있을 뿐 4대와 모든 근이 있는 욕계 사람의 몸, 욕계천의 몸, 색계천의 몸과 나아가 무소유처천의 몸은 없다. 상수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어떤 사람이 너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하자. |
'과거의 몸으로 있을 때 미래와 현재의 몸도 동시에 있느냐? 미래의 몸으로 있을 때 과거와 현재의 몸도 동시에 있느냐? 현재의 몸으로 있을 때 과거와 미래의 몸도 동시에 있느냐?' |
만일 이렇게 묻는다면 너는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
상수가 아뢰었다. |
“만일 그렇게 묻는 사람이 있으면 저는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
'과거의 몸이 있을 때는 다만 이 과거의 몸 뿐이요 미래나 현재의 몸은 없다. 미래의 몸이 있을 때는 다만 이 미래의 몸 뿐이요 과거나 현재의 몸은 없다. 현재의 몸이 있을 때는 다만 이 현재의 몸 뿐이요 과거나 미래의 몸은 없다.' ” |
“상수여, 이것도 또한 그와 같다. 욕계 사람의 몸으로 4대와 모든 근이 있을 때에는 욕계천의 몸, 색계천의 몸, 나아가 유상무상처천의 몸은 없다. 이와 같이 전전하여 유상무상처천의 몸으로 있을 때에는 4대와 모든 근이 있는 욕계 사람의 몸과 욕계천의 몸, 색계천의 몸과 나아가 불용처천의 몸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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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음으로 상수여, 만일 어떤 사람이 너에게 이렇게 물었다고 하자. |
'너는 일찍이 과거에 멸했던 적이 있는가? 미래에 마땅히 태어날 것인가? 지금 현재에 있는가?' |
만일 이렇게 묻는다면 너는 마땅히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
상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만일 그렇게 묻는다면 저는 마땅히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
'나는 일찍이 과거에 멸했던 적이 있다. 없었던 것이 아니다. 미래에 마땅히 태어날 것이다. 태어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 현재에도 있다. 없는 것이 아니다.' ”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상수여, 이것도 또한 그와 같다. 욕계 사람의 몸으로 4대와 모든 근이 있을 때에는 욕계천의 몸과 나아가 유상무상천의 몸은 없다. 이와 같이 전전하여 유상무상천의 몸이 있을 때에는 4대와 모든 근이 있는 욕계 사람의 몸과 욕계천의 몸과 나아가 무소유처천의 몸은 없다.” |
그러자 상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에게 귀의합니다.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지금부터 목숨을 마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
그 때 포타바루 범지도 부처님께 여쭈었다. |
“저도 집을 나와 부처님 법 가운데에서 계를 받을 수 있겠습니까?” |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
“만일 이학(異學)이 집을 나와 내 법 가운데서 도를 행하고자 한다면 우선 넉 달 동안 관찰하여 여러 사람의 뜻에 맞아야 합니다. 그런 뒤에야 집을 나와 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비록 이런 법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도 또한 사람을 보아 할 뿐입니다.” |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
“모든 이학이 집을 나와 부처님 법 가운데서 계를 받고자 한다면 우선 넉 달 동안 관찰하여 여러 사람의 뜻에 맞아야 하고, 그런 뒤에 집을 나와 계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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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제 능히 부처님 법 가운데서 4년 동안 저를 관찰하게 하고 여러 사람의 뜻에 맞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뒤에 집을 나와 계 받기를 바라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나는 아까 그대에게 비록 그런 법이 있다 하더라도 마땅히 그 사람을 보아서 한다고 말했습니다.” |
이 때 그 범지는 곧 집을 나와 정법 가운데서 계를 받았다. 그리하여 오래지 않아 견고한 믿음으로 범행을 깨끗이 닦아 현세에서 몸소 깨달음을 얻었다. 생사를 이미 다하고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며 후생의 목숨을 받지 않게 되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 포타바루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9. 노차경(露遮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에서 인간 세계를 유행하시다가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
사라바제(娑羅婆提)17) 바라문 마을의 북쪽에 있는 시사바(尸舍婆)숲으로 가셔서 거기서 머무르셨다. |
바라문 마을의 북쪽에 있는 시사바(尸舍婆)숲으로 가셔서 거기서 머무르셨다. |
그 때 노차(露遮)라는 바라문이 사라숲18) 속에 살고 있었다. 그 마을은 풍요로워 살기가 좋고 백성들이 번성하였다. 파사닉왕은 그 마을을 그 바라문에게 봉(封)해 주어 범분(梵分)으로 삼았다. 이 바라문은 7대를 내려오면서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眞正]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다. 그는 이부(異部)의 3부(部) 경전을 외워 통달했고 온갖 경서를 다 잘 분별하였다. 또 대인(大人)의 관상법과 길흉을 점치고 제사 지내는 의식에도 능하 |
17) 바라바제(婆羅婆提)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송ㆍ명 2본에 의거하여 사라바제(娑羅婆提, Slavatik)로 고쳤다. 뒤에 나오는 사라(娑羅)도 마찬가지이다. 마을 이름이다. |
18) '사라바제 마을'로 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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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다. 사문 구담은 석가 종족의 아들[釋種子]로서 집을 나와 도를 이룬 뒤 구살라국의 인간 세상을 유행하다가 시사바숲 속에 머물고 있는데 큰 명성이 천하에 두루 퍼졌고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는 10호를 구족하였으며 모든 하늘ㆍ세상 사람ㆍ악마 혹은 악마의 하늘ㆍ사문 바라문의 무리들 가운데 스스로 증득하고 또 남을 위해 설법하는데, 그 말은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다 훌륭하고 의미를 구족하였으며 범행도 청정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
'이와 같은 진인(眞人)은 마땅히 찾아가 뵈어야 한다. 나도 이제 찾아가 뵙는 것이 좋겠다.' |
이 때에 바라문은 곧 마을에서 나와 시사바숲으로 갔다. 세존께 나아가 인사를 드린 뒤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바라문은 그 설법을 들은 뒤 부처님께 아뢰었다. |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대중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 초대를 허락해 주소서.” |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의 청을 받아 주셨다. 그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계시는 것을 보고 이미 허락하신 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거기서 떠나갔다. 그러나 부처님을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곧 나쁜 생각을 내었다. |
'모든 사문 바라문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자신만 알고 남을 위해 말하지 말아야 한다. 비유하면 그것은 어떤 사람이 낡은 감옥을 부순 뒤에 다시 새 감옥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못한 법일 뿐이다.' |
이 때 바라문은 바라숲으로 돌아와 그 밤으로 온갖 요리와 음식을 준비하였다. 때가 되자 이발사에게 말했다. |
“너는 시사바 숲 속에 가서 사문 구담께 '때가 되었으니, 마땅히 아소서' 하고 내 말을 전하여라.” |
이발사는 명령을 받고 곧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마땅히 아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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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는 곧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모든 제자 1,250명과 함께 바라숲으로 가셨다. 이발사는 세존을 모시고 가다가 오른팔을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쁜 소견을 내어 말했습니다. |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 해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제 자신만 알고 남을 위하여 말하지 않아야 한다. 비유하면 그것은 어떤 사람이 오래되어 낡은 감옥을 부순 뒤에 다시 새 감옥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못한 법일 뿐이다.' |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그의 나쁜 소견을 없애주시기 바랍니다.” |
부처님께서 이발사에게 말씀하셨다. |
“그것은 사소한 일이다. 깨우쳐 주기 쉬운 일이다.” |
그 때 세존께서는 바라문의 집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셨다. 이 때 바라문은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손수 권하면서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렸다. 그리고는 작은 평상을 가져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
부처님께서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어젯밤 나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쁜 소견을 내어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 해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된다고 하면서 심지어는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않은 법이라고까지 말했다는데 진실로 그런 말을 했습니까?” |
노차가 대답했다. |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부처님께서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는 다시는 그런 나쁜 소견을 내지 마시오. 왜냐 하면 세상에는 스스로 경계해야 할 세 가지 스승[師]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세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아서 현재 세계에서 번뇌를 없앨 수 있고 또 더욱더 수행하여 상인(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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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의 법을 얻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상인의 법도 얻지 못하며 자기의 업을 이루지도 못하고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한다 합시다. 그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지는 않고 그저 그를 의지하여 함께 거처할 것입니다. 노차여, 저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뭇 번뇌를 없애고 또 상인의 훌륭한 법을 깨달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상인의 훌륭한 법도 얻지 못하고 자기의 업도 이루지 못하고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니, 모든 제자들은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않고 다만 함께 의지하여 같이 거처할 뿐입니다.'” |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래되어 낡은 감옥을 부수고 다시 새 감옥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첫 번째 스승이며, 이것을 현성계(賢聖戒)ㆍ율계(律戒)ㆍ의계(儀戒)ㆍ시계(時戒)라고 합니다.” |
또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
“두 번째 스승이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더욱더 수행하여 상인의 법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훌륭한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업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해 설법한다고 합시다. 그 모든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지 않고 그저 서로 의지해 함께 거처할 것입니다. 노차여, 저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상인의 법을 얻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십니다. 그래서 모든 제자로 하여금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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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고, 그저 서로 의지하여 함께 거처할 뿐입니다.' |
노차여,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남의 뒤를 따라 가면서 손으로 남의 등을 어루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두 번째 스승입니다. 이것을 현성계ㆍ율계ㆍ의계ㆍ시계라고 합니다.” |
또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
“세 번째 스승이란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더 나아가 상인의 법을 얻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해 설법하였고, 또 그 모든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그를 의지해 함께 산다고 합시다. 노차여, 그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상인의 법을 다소라도 얻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은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였고, 또 모든 제자들은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함께 머물러 같이 살고 있습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기 밭의 곡식은 내버리고 남의 밭에서 김을 매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세 번째 스승입니다. 이것을 현성계ㆍ율계ㆍ의계ㆍ시계라고 합니다. |
노차여, 오직 세존 한 분이 세상에 없었다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 그 한 분인가? 만일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세상에 나타난다면 마침내 3명(明)을 얻어 무명을 없애고 지혜의 밝음이 생겨 모든 어둠을 없애며 큰 법의 광명을 내게 되리니, 이것이 이른바 누진지증(漏盡智證)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근(精勤)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으며 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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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기를 좋아하고 한적한 곳에 거처하면서 얻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노차여, 이것을 제일가는 세존께서 세상에 없었다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
노차여,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가 그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노차여, 어떤 사람이 법을 들으면 마땅히 이 네 가지 사문과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느 누가 가로막고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말대로 한다면 그 사람은 법을 들어 그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얻을 수 없습니다.” |
또 물으셨다. |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그러고도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태어날 수 없습니다.” |
또 물으셨다. |
“남의 설법을 막아 과위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을 착한 마음이라 하겠습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이라 하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착하지 못한 것입니다.” |
또 물으셨다. |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이는 좋은 세계[善趣]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파사닉왕(波斯匿王)에게 '왕의 소유인 국토와 그 안에 있는 재물을 왕이 모두 쓰고 남에게는 주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노차여, 만일 왕이 그 사람의 말대로 따른다면 다른 사람에게 공급해 주는 일을 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582 / 740] 쪽 |
그가 대답했다. |
“끊는 것입니다.” |
또 물으셨다. |
“다른 사람에게 공급해 주는 일을 끊는 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
또 물으셨다. |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
“노차여, 저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법을 들으면 마땅히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느 누가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사람의 말대로 따른다면 그는 법을 들어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얻을 수 없습니다.” |
또 물으셨다. |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태어날 수 없습니다.” |
또 물으셨다. |
“남의 설법을 막아 도과(道果)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
또 물으셨다. |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나게 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
[583 / 740] 쪽 |
떨어지게 되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
“노차여, 만일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말하기를 '노차여, 봉토로 받은 저 사라바제 마을19)에 있는 재물을 당신 혼자서만 쓰고 남에게는 주지 말라. 마땅히 제 자신만 쓸 것이지 남에게 주어 무엇 하려는가?'라고 하였다고 합시다. 노차여, 만일 그대가 그 말을 따른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공급하는 물질을 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에 있는 재물을 당신 혼자서만 쓰고 남에게는 주지 말라. 마땅히 제 자신만 쓸 것이지 남에게 주어 무엇 하려는가?'라고 하였다고 합시다. 노차여, 만일 그대가 그 말을 따른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공급하는 물질을 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당연히 끊는 것입니다.” |
또 물으셨다. |
“사람을 시켜 남에게 공급하는 물질을 끊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다.” |
또 물으셨다. |
“착하지 않은 마음을 가진 자가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
“노차여, 저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법을 들으면 마땅히 네 가지 사문과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사람의 말을 따른다면 그는 법을 들어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얻을 수 없습니다.” |
19) '파라바제(波羅婆提)'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송ㆍ원ㆍ명 3본에 의거하여 '사라바제(娑羅婆提)'로 바꾸었다. |
[584 / 740] 쪽 |
또 물으셨다. |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
“태어날 수 없습니다.” |
또 물으셨다. |
“남의 설법을 막아 과위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까?” |
그가 대답했다. |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다.” |
또 물으셨다. |
“착하지 않은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
그가 대답했다. |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
그 때 노차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저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들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설법을 마치시자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출처 : 通達無我法者
글쓴이 : 통달무아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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