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스크랩] 대지도론 194. 味의 욕심에 집착함을 꾸짖으라.

수선님 2019. 2. 3. 11:32

어떻게 맛을 꾸짖는가?

마땅히 스스로 이렇게 각오해야 한다.

 

“나는 맛난 맛을 탐내고 집착하기 때문에 뭇 괴로움을 받으며,

구리 녹인 물을 마시거나 뜨겁게 달군 무쇠알을 먹게 되리라.

 

만일 바르게 먹는 법을 관찰하지 않고 즐기는 마음만으로 굳게 집착되면 구더기[不淨虫]로 태어나게 되리라.”

 

 

예컨대 어떤 사미가 항상 타락[酪]을 좋아하였는데

시주들이 스님들께 타락 공양을 올릴 때면 사미는 의례 남은 찌꺼기를 얻어 몹시 좋아하여

그 곁을 떠나지 못하더니, 목숨이 다하여 그 타락 찌꺼기가 있는 병 속에 태어났다.

 

나중에 사미의 스승이 아라한의 도를 얻었는데 대중이 타락을 나눌 때엔 말했다.

“조심조심해서 이 타락을 즐기는 사미를 다치지 않게 하라.”

 

사람들이 물었다.

“이것은 벌레인데 어찌하여 타락을 즐기는 사미라 하십니까?”

 

이에 스승이 대답했다.

“이 벌레는 본래 나의 사미였는데 타락 찌꺼기를 탐내고 애착했기 때문에 이 병 안에 태어난 것이다.”

 

스승이 자기 몫의 타락을 얻으면 벌레가 병 안에 있다가 나타나는데,

스승은 “타락에 애착하던 사람아, 무엇하러 왔느냐”라고 말하며 타락을 주는 것이었다.

 

 

 

또한 월불(月分)14)이라는 국왕에게 태자가 있었다.

그는 향기로운 맛을 몹시 좋아하니, 왕의 정원을 지키는 사람이 있어 날마다 좋은 과일을 따서 보내 주었다.

 

그 과수원 안에는 큰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 위에 새가 둥지를 짓고 새끼를 기르고 있었다.

어미 새는 항상 향산(香山)으로 날아가서 좋고 향기로운 과일을 물어다가 새끼를 먹였다.

 

어느 때 새끼들이 다투다가 과일 하나를 땅에 떨어뜨리니,

정원지기는 이른 아침에 나왔다가 그것을 보고 매우 신기하게 여겨 곧 왕에게로 보냈다.

 

왕은 이 과일의 빛과 냄새가 매우 이상한 것을 소중히 여겼다.

그런데 태자가 보자마자 달라고 했다.

 

왕은 자식을 사랑하는 까닭에 주었더니,

태자는 그 과일을 먹자 맛에 반해 물들은 마음으로 깊이 집착되어 날마다 달라고 했다.

 

왕은 정원지기를 불러 그 과일의 출처를 물으니, 정원지기가 대답했다.

“이 과일은 종자가 없습니다. 그저 땅에서 얻었을 뿐 온 곳은 모릅니다.”

 

태자는 더욱 울면서 음식을 먹지도 않으니, 왕은 정원지기에게 재촉했다.

“그대가 그것을 구해다오.”

 

과수원지기가 본래 과일 얻은 자리에 가서 살펴보다가 새둥지가 있는 것을 보고는 새가 물고 온 것임을 알았다. 그는 곧 몸을 숨기고 나무로 올라가서 몰래 빼앗으려고 기다렸다.

 

그리고는 어미 새가 돌아오자마자 즉시 그 과일을 빼앗아 왕에게 보냈다.

 

날마다 이렇게 하니,

화가 난 어미 새는 향산으로 가서 독기 있는 과일을 가져왔는데, 향기와 맛과 빛깔이 앞의 것과 완전히 같았다.

 

정원지기는 그것을 빼앗아 왕에게 보냈고, 왕은 태자에게 주었다.

태자가 그것을 먹자 오래지 않아 몸이 붓고 뭉그러지더니 죽어버렸다.

 

맛에 집착되면 이렇게 몸을 잃는 고통이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갖가지 인연을 일컬어 ‘맛의 욕심에 집착함을 꾸짖는다’ 하는 것이다.

 

 

 

대지도론 194. 味의 욕심에 집착함을 꾸짖으라.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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