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맛을 꾸짖는가? 마땅히 스스로 이렇게 각오해야 한다. |
“나는 맛난 맛을 탐내고 집착하기 때문에 뭇 괴로움을 받으며, 구리 녹인 물을 마시거나 뜨겁게 달군 무쇠알을 먹게 되리라.
만일 바르게 먹는 법을 관찰하지 않고 즐기는 마음만으로 굳게 집착되면 구더기[不淨虫]로 태어나게 되리라.” |
예컨대 어떤 사미가 항상 타락[酪]을 좋아하였는데 시주들이 스님들께 타락 공양을 올릴 때면 사미는 의례 남은 찌꺼기를 얻어 몹시 좋아하여 그 곁을 떠나지 못하더니, 목숨이 다하여 그 타락 찌꺼기가 있는 병 속에 태어났다. |
나중에 사미의 스승이 아라한의 도를 얻었는데 대중이 타락을 나눌 때엔 말했다. |
“조심조심해서 이 타락을 즐기는 사미를 다치지 않게 하라.” |
사람들이 물었다. |
“이것은 벌레인데 어찌하여 타락을 즐기는 사미라 하십니까?” |
이에 스승이 대답했다. |
“이 벌레는 본래 나의 사미였는데 타락 찌꺼기를 탐내고 애착했기 때문에 이 병 안에 태어난 것이다.” |
스승이 자기 몫의 타락을 얻으면 벌레가 병 안에 있다가 나타나는데, 스승은 “타락에 애착하던 사람아, 무엇하러 왔느냐”라고 말하며 타락을 주는 것이었다. |
또한 월불(月分)14)이라는 국왕에게 태자가 있었다. 그는 향기로운 맛을 몹시 좋아하니, 왕의 정원을 지키는 사람이 있어 날마다 좋은 과일을 따서 보내 주었다. |
그 과수원 안에는 큰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 위에 새가 둥지를 짓고 새끼를 기르고 있었다. |
어미 새는 항상 향산(香山)으로 날아가서 좋고 향기로운 과일을 물어다가 새끼를 먹였다. |
어느 때 새끼들이 다투다가 과일 하나를 땅에 떨어뜨리니, 정원지기는 이른 아침에 나왔다가 그것을 보고 매우 신기하게 여겨 곧 왕에게로 보냈다. |
왕은 이 과일의 빛과 냄새가 매우 이상한 것을 소중히 여겼다. 그런데 태자가 보자마자 달라고 했다. |
왕은 자식을 사랑하는 까닭에 주었더니, 태자는 그 과일을 먹자 맛에 반해 물들은 마음으로 깊이 집착되어 날마다 달라고 했다. |
왕은 정원지기를 불러 그 과일의 출처를 물으니, 정원지기가 대답했다. |
“이 과일은 종자가 없습니다. 그저 땅에서 얻었을 뿐 온 곳은 모릅니다.” |
태자는 더욱 울면서 음식을 먹지도 않으니, 왕은 정원지기에게 재촉했다. |
“그대가 그것을 구해다오.” |
과수원지기가 본래 과일 얻은 자리에 가서 살펴보다가 새둥지가 있는 것을 보고는 새가 물고 온 것임을 알았다. 그는 곧 몸을 숨기고 나무로 올라가서 몰래 빼앗으려고 기다렸다. |
그리고는 어미 새가 돌아오자마자 즉시 그 과일을 빼앗아 왕에게 보냈다. |
날마다 이렇게 하니, 화가 난 어미 새는 향산으로 가서 독기 있는 과일을 가져왔는데, 향기와 맛과 빛깔이 앞의 것과 완전히 같았다. |
정원지기는 그것을 빼앗아 왕에게 보냈고, 왕은 태자에게 주었다. 태자가 그것을 먹자 오래지 않아 몸이 붓고 뭉그러지더니 죽어버렸다. |
맛에 집착되면 이렇게 몸을 잃는 고통이 있는 것이다. |
이러한 갖가지 인연을 일컬어 ‘맛의 욕심에 집착함을 꾸짖는다’ 하는 것이다. |
대지도론 194. 味의 욕심에 집착함을 꾸짖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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