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냄새를 꾸짖는가?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냄새에 집착되는 것은 죄가 없다’ 하고는 냄새에 물들고 애착되어 번뇌의 문을 여나니, 비록 백 년 동안 계행을 지니다가도 일시에 몽땅 무너뜨린다. |
예컨대 어떤 아라한이 항상 용궁에 들어가서 밥을 먹고 돌아와서 사미(沙彌)11)에게 발우를 주어 씻으라 했다. |
발우에는 남은 밥풀 몇 알이 있었는데, 사미가 냄새를 맡아 보니 몹시 향기로웠고 먹어보니 매우 맛이 좋았다. |
그는 곧 꾀를 써서 스승의 승상(繼床)12)밑으로 숨어 들어가서 두 손으로 침대 다리를 꼭 쥐고 있었다. 그리고 그 스승이 갈 때가 되자 침대에 붙어 함께 용궁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
용이 말하기를 “이 아이는 아직 도를 얻지 못했는데 어찌하여 데리고 왔습니까?” 하니, 스승이 대답하길 “나는 모르는 일입니다”라고 하였다. |
결국 사미는 밥을 얻어먹게 되었다.
또한 매우 예쁘고 견줄 이 없는 향취를 내는 용녀를 보고는 크게 마음이 애착된 나머지 맹세하기를 “내가 복을 지어서 이 용의 궁전을 빼앗아 살리라” 했다.
그때 용이 말했다. |
“다시는 이 아이를 데리고 오지 마시오.” |
사미는 돌아오자 일심으로 보시와 지계에 힘쓰면서 소원하는 일이 빨리 이루어지기를 애써 구하여 빨리 용이 되기만을 기다렸다. |
11) 범어로는 śrāmaṇera. |
12) 팔리어로는 mañca. ‘줄을 쳐서 만든 침대’ 혹은 ‘보잘것없는 의자’를 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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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사미가 절을 도는데 자기의 발바닥에서 물이 나오는 것을 보자 틀림없이 용이 될 것을 확신했다.
그러자 곧장 자신의 스승이 전부터 용궁으로 들어가던 큰 못가로 가서 가사자락으로 머리를 덮고는 물로 뛰어들었다. |
그 복덕의 힘이 컸기에 그는 죽어서 곧 죽어서 용이 되었는데, 여기에서 본래의 용을 죽이니 온 못이 피로 붉게 변했다. |
이렇게 되기 전부터 여러 스승들과 대중이 사미에게 꾸짖었지만 사미는 말했다. |
“내 마음은 이미 결정되었고, 이제 그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
이때 스승은 여러 승려들을 데리고 못으로 가서 그 모양을 보았다. |
이러한 인연은 냄새에 집착되었기 때문이다. |
또한 어떤 비구가 숲 속 연못가를 거닐다가 연꽃 향기를 맡았는데, 좋아하는 마음이 지나쳐 애착심을 일으키게 되였다.
이때 못의 신[池神]이 그에게 말했다. |
“그대는 어찌하여 저 숲 속에 조용히 앉아 참선하던 자리를 버리고 와서 나의 향기를 훔치느냐.” |
왜냐하면 향기에 집착하는 까닭에 모든 결사가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
어느 때 다시 다른 사람이 와서 못에 들어가 그 꽃을 많이 꺾고 그 뿌리를 캐어 아주 어지럽게 해놓고는 가버렸다. 그런데 지신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에 비구가 말했다. |
“저 사람은 그대의 못을 파괴하고 그대의 꽃을 꺾어가도 그대는 아무런 말도 없으면서 어찌하여 나는 못 가에서 걷기만 하였는데도 ‘나의 향기를 훔치느냐’며 꾸짖는가?” |
지신이 대답했다. |
“세상의 악인들은 항상 죄악의 분뇨 속에 빠져 더러움이 머리까지 묻었으므로 나는 그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대는 선정을 닦는 훌륭한 사람인데 이 냄새에 집착해 그대의 좋은 일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러므로 그대를 꾸짖는 것이다.
비유하건대 희고 고운 비단에 더러운 것이 한 점만 묻어도 여러 사람이 다 보거니와 저 악인은 마치 검정 옷에 먹을 떨어뜨린 것과 같아서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누가 묻겠는가.”13) |
13) 이상 『좌선비구도향화(坐禪比丘盜香話)』, 좌선비구가 향을 훔친 이야기이다. (Sṃyuttanikāya, I, p.204:『잡아함경』 제50권, 『신수대장경』 제2권, 369a-b에 해당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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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갖가지 인연을 일컬어 ‘냄새의 욕심을 꾸짖는다’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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