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히 비치며 작용하다
번뇌가 다한 때에 생사가 곧 끊어지고
생멸이 멸하고 나면
고요히 비치는 것이 앞에 나타나서
응하여 작용하는 것이 무궁하리라.
煩惱盡時 生死卽絶 生滅滅己 寂照現前 應用無窮
번뇌진시 생사즉절 생멸멸기 적조현전 응용무궁
- 보조법어
불교에는 수많은 종류의 가르침이 있다. 인간이 원래 다종다양한 근기와 수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많은 방편문을 설한 것이다. 보조 스님의 가르침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말씀이다.
선정과 지혜를 고르게 닦아서 구름처럼 떠다니는 우리 마음의 번뇌가 끊어질 때 생사도 다한다. 생사란 번뇌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사를 인식하는 그 자체가 곧 번뇌다. 생사는 곧 생멸이다. 그 생멸이 다하면 구름이 다한 청정한 하늘처럼 텅 비고 고요한 마음의 경계가 나타난다. 그것을 고요하면서 비치는 작용이 있다 하여 적조(寂照)라고 한다.
이와 같이 번뇌가 없는 마음에서 하는 작용이라야 자유자재한 마음 씀이 된다. 구름이 없어야 태양의 밝음을 다 비출 수 있듯이. 그러므로 응하여 작용하는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한 것이다.
출처 : 무비 스님이 가려뽑은 명구 100선 ② [소를 타고 소를 찾는구나]
출처 : 염화실
글쓴이 : 너럭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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