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여래(五智如來)는 부처님의 공덕(功德)을 다섯 속성(屬性)으로 구분해서 말씀한 것입니다.
오지여래란, 맨 처음에 대일여래(大日如來)ㆍ불공여래(不空如來)ㆍ미타여래(彌陀如來)ㆍ아촉여래(阿閦如來)ㆍ보생여래(寶生如來), 이와 같은 것 인데, 부처님은 오직 한 부처님이건만, 부처님의 공덕(功德)이 많으므로 그런 공덕을 한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는 것이니까, 이렇게 우선 다섯 가지로 구분해서 본 것입니다.
부처님의 지혜(智慧)나 공덕(功德)은, 부처님이나 도인들의 말씀입니다마는, 어떤 때는 인격적으로 생명적으로 무슨 여래(如來)라, 무슨 부처(佛)라 표현한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지혜로써 풀이한 때가 있고, 또 어떤 때는 하나의 물리학적으로 어떤 모양이다 어떤 성품(性品)이다. 이와 같이 말한 것도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인격적으로 표현할 때에 대일여래(大日如來)는 주로 법계체성지(法界體性智)라, 지혜로는 법계의 일체 지혜를 총체로 다 포함해 있는 것을 가리켜서 법계체성지라 합니다.
그 다음은 평등성지(平等性智)라, 모든 법의 평등한 자리를 말합니다. 이것은 불공여래(不空如來)가 의미하는 지혜인 셈이지요.
다음은 묘관찰지(妙觀察智)라, 일체 차별상이나 일체 모두를 관조(觀照)해서 아는 지혜입니다. 하여튼, 과학도 알고, 수학도 알고 모두를 다 아는 지혜가 묘관찰지로 미타여래(彌陀如來)의 지혜인 것입니다.
그 다음은 아촉여래(阿?如來)의 대원경지(大圓鏡智)라, 마치, 맑고 큰 거울에 만상(萬象)이 비추어 오듯이, 우리 마음 거울이 맑아서 일체 만법(萬法)이 거기에 다 비추어 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체 만법을 다 아는 지혜입니다.
그 다음은 보생여래(寶生如來)의 성소작지(成所作智)라, 일체 모든 공능(功能)을, 일체 기능(技能)을 다 할 수 있는 지혜 입니다. 그야말로 참, 그림도 잘 그리고 무엇이나 재주를 다 부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성소작지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구분만 했을 뿐이지, 이것이 하나의 원융(圓融)한 부처님한테 갖추어 있는 모든 지혜(智慧)입니다.
이것을 열반사덕(涅槃四德)에 대비(對比)해 보면, 대일여래는 모든 덕을 다 갖춘 총덕(總德)에 해당하고, 불공여래는 락덕(樂德)에 해당하고, 미타여래는 상덕(常德)에 해당하고, 아촉여래는 아덕(我德)에 해당하고, 보생여래는 정덕(淨德)에 해당하고, 이같이 배대(配對)해서 해당을 시킬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양으로 한다면 대일여래(大日如來)는 공( )에 해당하고, 불공여래(不空如來)는 반원( )에 해당하고, 미타여래(彌陀如來)는 삼각( )에 해당하고, 아촉여래(阿閦如來)는 원( )에 해당하고, 보생여래(寶生如來)는 네모( )에 해당합니다. 이같이 배대를 시킬 수가 있습니다.
어느 밀교(密敎) 절에 가면 탑(塔)이 있는데, 맨 처음에 네모를 놓고, 그 다음에 원을 놓고, 그 다음에는 세모를 놓고, 그 다음 반원을 놓고, 그 다음에 공의 모양을 놓은 탑이 있습니다. 이것은 대일여래삼마야신(大日如來三摩耶身)이라, 부처님의 몸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우리가 불법(佛法)의 제자가 되어서, 절에 가서 이런 탑이 있어도 무엇인지 모르면, 그것도 한 가지 수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물론 깨달아서, 아까 말한 바와 같이, 아덕(我德)을 깨달아서 다 알면은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는 어느 정도 교리(敎理)를 좀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혼동(混同)이나 혼미(昏迷)를 느끼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천지우주는 그냥 아무렇게나 질서 없이 된 것이 아니라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지(地)ㆍ수(水)ㆍ화(火)ㆍ풍(風)ㆍ공(空), 이러한 요소가 마치 원소나 소립자같이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진 것이 우주입니다. 내 몸도 역시 이것으로써 이루어졌습니다. 따라서 오지(五智) 가운데는 일체 만유(萬有)가 다 들어 있는 셈이지요. 내 불성(佛性)이나 모든 진아(眞我)가 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모습은, 원은 수(水)에 해당하고, 네모는 지(地)에 해당하고, 세모는 화(火)에 해당하고, 반원은 풍(風)에 해당하고, 이것( )은 공(空)에 해당하고, 여기 있는 지ㆍ수ㆍ화ㆍ풍ㆍ공을 다 합한 모양이 오지총관도(五智總觀圖)의 모양인 것입니다.
앞서 말씀한 바와 같이 물리적으로 표현하면 지ㆍ수ㆍ화ㆍ풍ㆍ공이 되는 것이고, 인격적으로 표현하면 오지여래(五智如來)인 것이고, 또는 지혜로 표현하면은 오지(五智)이고, 덕(德)으로 표현하면 오덕(五德)이라 말합니다. 이같이, 불교는 굉장히 과학스럽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런 모양을 앞에 턱 놓고서 본다고 할 때 ‘아, 이 가운데 부처님의 덕(德)이 다 포함되어 있구나! 원, 이것은 그야말로 참, 부처님의 원만(圓滿)스러운 경계(境界)이구나! 삼각, 이것은 부처님이 일체 만유(萬有)를 비추어보는 묘각(妙覺) 경계구나!’ 이와 같이 하면서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밀교(密敎)의 중요한 관법(觀法)의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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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총관도(五智總觀圖), 또는 금강심인(金剛心印)
불심인(佛心印), 자륜(字輪), 금진골인(金塵骨印), |
따라서, 오지총관도(五智總觀圖)란, 부처의 총체(總體)의 지혜가 오지(五智)이므로 부처의 모든 지혜를 우리가 관찰하는 그림입니다. 이 오지총관도를 보고 있으면 자연적으로 우리가 오지여래(五智如來)가 된다는 것입니다.
또는 금강심인(金剛心印)이라, 우리의 가장 밑창인 저변(底邊) 마음의 한 가지 상징적(象徵的)인 그림이라는 말입니다.
또는 불심인(佛心印)이라, 우리 불심(佛心)의 인(印)이라는 말이요, 또는 자륜(字輪)이라, 일체 글자가 다 여기서 나왔다는 말입니다. 가령, ‘가’ 자도 ㄱ과 ㅏ 라, ‘나’ 자도 ㄴ과 ㅏ 라, 또 아라비아 숫자도 역시 표시하고, 일체 글자가 모두 여기서 나왔기 때문에 자륜(字輪) 즉, 글자 바퀴라는 말입니다.
또는 금진골인(金塵骨印)이라, 원자핵(原子核)의 상징(象徵)도 이같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양자(陽子)나 중성자(中性子)를 중심으로 전자(電子)가 도는 것을 총체로 합하면 이와 같은 모습으로 집약(集約)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이것이 물질이나 정신 모두의 근원적(根源的)인 상징도(象徵圖)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이렇게 보고 있으면 원래 우리가 오지(五智)를 갖춘 부처인지라, 원만덕상(圓滿德相)을 갖춘 부처인지라, 자기도 모르는 가운데서 우리가 부처가 되어간다고 해서, 밀교에서는 이런 법으로 공부하는 법도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우리 자성이 원래 부처고, 부처 가운데는 이러한 열반사덕, 오지여래 모두를 다 갖추고 있음을 분명히 믿고서 하루속히 여기에 이르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