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너무 어렵다고?
눈을 뜨자. 아니, 누가 내 눈을 감겼단 말인가.
사물을 내 스스로 보지 못하고
남의 눈으로 보아 온 그릇된 버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활짝 열린 눈에는 한 개의 티끌도 없다.
내 눈이 열려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함경]
불법 수행의 요체는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입니다.
그것이 반야심경의 '조견'이고 근본불교의 '정견'이며
금강경의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할 때 '견'의 올바른 모습인 것입니다.
눈을 뜨고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면 됩니다.
아니, 아무도 눈을 감도록 만든 사람은 없고,
오직 그냥 보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봐야 하는데
우리들은 '있는 그대로를 왜곡해서 보고'
'있는 그대로를 내 색안경으로 삐뚫게 보고'
'있는 그대로를 걸러서 보니'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아무것도 추가하지 말고,
개입시키지 말고,아주 순수하게 보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 얼마나 쉽고 단순하고 순수한 것입니까.
불법이란 그렇게 쉽고 단순하고 지극히 맑고 순수한 것입니다.
얼마나 쉽고 단순한 것이면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본'
그 실체의 모습을 '공'이라고 표현했겠습니까.
그만큼 텅 비어있고 순수하고 쉽고 단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불교만큼 단순하고 쉬운 가르침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불교는 너무 어렵다고 다들 그러고,
타 종교는 간단해서 믿기 쉬운데 불교는 너무 복잡하고
너무 어려워 접근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들 착각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쉬운 것을 너무 어렵게 보아왔기 때문에
이제와서 처음처럼 맑게 쉽게 단순하게 보라고 하니까
그간의 복잡하던 습관 때문에 쉽게 못 보는 것입니다.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불교인데,
우리는 그동안 있는 그대로를 왜곡해서 봤거든요.
그런데 왜곡해도 너무 많이 왜곡하고,
너무 많이 또 너무 복잡하고 어렵게 세상을 보아 왔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세상을 어렵게 봤고, 어렵고 복잡하게 살아오다 보니
부처님께서 그냥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봐라'
한마디 쉽게 말하면 그냥 끝나는데 중생들은 그렇지 못하다 보니,
부처님께서 자비심을 내셔서
중생들의 그 복잡하고 잡다한 근기에 다 응해 주시려고
이렇게도 설법해 주시고, 저렇게도 설법해 주시고,
이 방편 저 방편 써 가면서 복잡한 우리들 중생의 견해를 다 설명하다 보니까
불교가 복잡한 것처럼 변해 버린 것입니다.
그것은 부처님 탓이 아니라 우리들 탓인 것입니다.
다만 부처님은 너무 자비로우신 것이 문제라면 문제인 것이지요.
불교가 너무 어렵다는 분들...잘 아셔야 합니다.
불교가 너무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어렵고 복잡하게 사는 것입니다.
아직도 불법 어렵다고 그러고,
불교는 너무 복잡하다고 그러겠어요?
불법 탓 할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탓해야 할 것입니다.
불법이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너무 어렵고 복잡한 것이 문제기 때문입니다.
내가 너무 복잡해져서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보라'고
이제 너무 쉬운 가르침을 주니까
그게 도리어 너무 어려워 버린 것이지요.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은 팔만 사천가지나 된다고 하고
팔만대장경 속에 무수히 많은 가르침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모든 교리며 경전 가르침들은 다 한 맛으로 통하게 마련입니다.
아함경 다르고 반야경 다르고
화엄경 법화경 다 다른것이 아닙니다.
근본이 다른 것이 아니라 방편이 다른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수행자는 그 모든 것을 나누어 볼 것이 아니라
하나로 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반야심경 강의에서 몇 번이고 말했던 말이지만,
연기, 공, 중도, 삼법인, 사성제, 무집착, 무소유, 무소득, 무분별, 제법실상,
범소유상 개시허망, 조견오온개공, 일체유심조...
이 모든 가르침이 똑같은 말의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단순하고 쉬운 공부를 너무 어렵게 하려 하지 말고
가장 단순하고 쉽게 하면 됩니다.
너무 복잡하게 하려 하지 않으면
그래서 복잡하게 알려는 마음도 다 놓아버리고
어렵다는 마음도 다 놓아버리고 그냥 내 마음이 텅 비어
가장 순수해질 때 일체가 다 통하는 것입니다.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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