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묵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4. 초기불교의 주요 술어-족쇄를 푼 성자들

수선님 2019. 11. 17. 13:13

각묵 스님


초기불교 이해 요약


초기불교 이해 강의


4. 초기불교의 주요 술어


5. 족쇄를 푼 성자들


(1) 10가지 족쇄

해체해서봐야 깨닫고 성자가 된다. 유신견이 극복된다. 초기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실현한 예류자,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의 성자(ariya)들을 10가지 족쇄(saṁyojana)를 얼마나 많이 풀어내었는가와 연결 지어서 설명한다.

먼저 열 가지 족쇄를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유신견(有身見, sakkāya-diṭṭhi):

자아가 있다는 견해. 중생을 중생이게끔 기만하고 오도하는 가장 근본적인 삿된 견해로, 고정 불변하는 자아 혹은 실체가 있다고 국집하는 견해이다. 경에서는 오온의 각각에 대해서 4가지로 자아 등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② 계율과 의식(혹은 誓戒)에 대한 집착[戒禁取, sīlabbata-parāmāsa]:

형식적 계율과 의식을 지킴으로써 해탈할 수 있다고 집착하는 것.

③ 의심[疑, vicikicchā]:

불·법·승, 계율, 연기법 등을 회의하여 의심하는 것.

④ 감각적 욕망(kāma-rāga):

감각적 쾌락에 대한 욕망.

⑤ 적의(paṭigha):

반감, 증오, 분개, 적대감 등을 뜻하며 성내는 마음[嗔心]과 동의어이다.

⑥ 색계에 대한 탐욕(rūpa-rāga):

색계 禪(초선부터 제4선까지)으로 실현되는 경지에 대한 집착.

⑦ 무색계에 대한 탐욕(arūpa-rāga):

무색계 禪(공무변처부터 비상비비상처까지)으로 실현되는 경지에 대한 집착.

⑧ 자만[慢, māna]:

내가 남보다 뛰어나다, 동등하다, 못하다 하는 마음.

⑨ 들뜸(掉擧, uddhacca):

들뜨고 불안한 마음.

⑩ 무명(無明, avijjā):

사성제를 모르는 것.

이 가운데서 유신견, 계율과 의식에 대한 집착, 의심, 감각적 욕망, 적의, 이 다섯은 아래의 [욕계에서] 생긴 무더기 등을 결박하기 때문에 낮은 단계의 족쇄[下分結]라 부른다.(『청정도론』XXII.48) 그리고 색계에 대한 탐욕, 무색계에 대한 탐욕, 자만, 들뜸, 무명, 이 다섯은 위의 [색계와 무색계]에서 생긴 무더기 등을 결박하기 때문에 높은 단계의 족쇄[上分結]라 부른다.(Ibid)

특히 아비담마 문헌의 여러 곳에서는 열 가지 족쇄 가운데 처음의 보아서(見) 버려야 할 법들이라고 정리하고 있으며, 나머지 일곱 가지는 닦아서(修) 버려야 할 법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Dhs.183) 이러한 봄(見)과 닦음(修)은 다시 견도(見道, dassana magga)와 수도(修道, bhavana magga)라는 술어로 주석서 문헌들의 도처에 나타나고 있으며(MA.i.75 등), 견도에 의해서 예류자가 되고 수도의 성취정도에 따라서 차례대로 일래자, 불환자, 아라한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Ps.ii.82)

(2) 족쇄와 성자

예류자(sotāpatti)는 유신견, 계율과 의식에 대한 집착, 의심의 세 가지 족쇄가 완전히 풀린 사람이고,

일래자(sakadāgami)는 이 세 가지가 완전히 다 풀렸을 뿐만 아니라 감각적 욕망과 적의의 두 가지 족쇄가 아주 엷어진 사람이다.

불환자(anāgami)다섯 가지 낮은 단계의 족쇄가 완전히 다 풀려나간 사람이고,

아라한(arahan)열 가지 모든 족쇄를 다 풀어버린 사람이다.

유신견(有身見, sakkāyadiṭṭhi)은 오온을 나라고 내 것이라고 국집하는 견해이다. 초기경전의 도처에서 부처님께서는 존재를 온·처·계·근·제·연으로 분석하고 해체해서 설하셨다. 이렇게 해체하신 한 하나의 이유는 이러한 존재에서 자아니 대아니 참 마음이니 우주니 실상이니 하는 따위의 실체가 있다는 관견을 척파하시기 위한 것이다. 실체가 있다고 국집하는 견해를 통 털어 유신견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유신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제 아무리 날고 기어도 깨달음의 초보 단계인 예류과에도 미치지 못함을 우리는 위에서 보았다.

참 나를 찾기 위해서, 진여불성을 찾기 위해서, 참마음을 관하기 위해서, 이러한 것들을 실체시하여 그것을 들여다보는 것쯤으로, 아니면 그것과 하나 되기 위해서 힘으로 밀어 붙이는 것으로 수행을 이해한다면 그것은 불교 수행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저 외도의 우빠니샤드식의 행법일 뿐이다.

초기불교교학은 존재를 온·처·계·근·제·연으로 해체해서 보아서 이들에 대해서 염오-이욕-소멸, 혹은 염오-이욕-해탈-해탈지견, 혹은 염오-이욕-소멸-고요-최상의 지혜-깨달음-열반을 실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해체해서 보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부처님께서는 37보리분법을 말씀하셨고 그것은 팔정도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