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경전(諸經典)에 보이는 해인삼매 소고(海印三昧 小考)
A Study on S garamud a Sam dhi in S tra
全 海 住(Chun, Hae-ju) 동국대 불교학과 박사과정 수료, 동국대 불교학과 부교수
목 차
머리말 (海印三昧;해인삼매)
Ⅰ. 海印三昧의 用例(용례) : (1~4) : (5) 허공장보살소문경 : (6~8) : (9) 화엄경 ~ (22)
Ⅱ. 海印三昧의 意味(의미)
Ⅲ. 海印三昧의 大用(대용)
Ⅳ. 海印三昧에 드는 因緣(인연)
맺는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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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釋尊(석존)의 悟道(오도)는 명상을 통하여 이루어졌으며, 그 명상은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되어 왔다. 그 가운데 三昧는 대승경전의 말씀이 교설되는 주요 방편문으로 부각되었다.
원시경전에서도 四禪 八定(사선 팔정)이나 三昧(삼매) 등으로 중시되지 않은 바 아니나 대승경전에서는 무량한 삼매가 수없이 나타나고, 특히 석존의 깨달음을 전하고 있는 모든 교설이 삼매에 들고 나서 설해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들면 般若經(반야경)은 等持王三昧(등지왕삼매), 法華經(법화경)은 無量依處三昧(무량의처삼매), 涅槃經(열반경)은 不動(부동)삼매 등을 의지한 것이다. 그 중 海印三昧(해인삼매)는 華嚴經(화엄경)의 總定(총정)으로까지 주시되고 있다. 入出定(입출정) 후에 설해지는 다른 경전과는 달리 [화엄경]은 해인삼매속에서 설해진 것으로 주지되고 있다.
三昧(삼매)는 samâdhi를 음사한 것으로 三摩地(삼마지)로 음역되고도 있다.
흔히 心一境性(심일경성)의 상태로서 定이라 번역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외에도 三摩提(삼마제) · 三摩鉢提(삼마발제) · 奢摩他(사마타) · 三摩희多(삼마희(口+四)다) · 태演那(태(馬+太)연나) · 持阿那(지아나) · 禪那(선나) 등으로 음사되며, 正思(정사) · 等持(등지) · 止(지) · 等引(등인) · 精慮(정려) · 思惟修(사유수) · 正定(정정) 등으로 번역되는 많은 용어가 定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그 경계에 있어서 심천이나 광략 등의 차이가 있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혼용되고 있음도 볼 수 있다. 그리하여 불교에서는 지혜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그 자체가 지혜까지도 포용된 의미를 지니기도 하면서 三學(삼학)의 하나로 매우 중시되어 왔던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일체 모든 삼매의 근본이며 그 삼매를 다 포섭한다는 해인삼매는 제경에서 海印三摩地(해인삼마지) · 海印定(해인정) · 大海印三昧(대해인삼매)라고도 불리고 있는데, 그 원어는 Sàgaramudr Samâdhi 또는 S gara Sam ddhi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면 이 해인삼매는 어떠한 삼매이며, 어떻게 모든 삼매 중 으뜸인 것으로 부각되어 갔는가. 그리고 해인삼매를 얻게 되면 어떤 德用(덕용)이 있으며, 그 삼매에 들어갈 수 있는 인연은 무엇인가. 제경전에 나타난 해인삼매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Ⅰ. 海印三昧의 用例(해인삼매의 용례)
諸經典(제경전)에서의 海印三昧(해인삼매)의 모습을 살피기 위해, 먼저 대소승 경전을 망라하여 해인삼매의 명칭이 나타나 있는 곳을 적출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大乘悲分陀利經(대승비분타리경) 卷7 (失譯)실역
해인삼매가 능히 모든 삼매를 포섭함이 마치 大海水와 같다.
(2) 大般若波羅蜜多經(대반야파라밀다경) 卷414 唐 玄장 譯(당 현장 역)
어찌하여 이름이 諸法等趣海印三摩持(제법등취해인삼마지)인가.
만약 이 삼마지에 住할 때 諸勝定(제승정) 등이 다 大海印(대해인)에 趣入(취입)하고 衆流(중류)를 섭숰 하므로 이름하여 '제법이 평등히 海印三昧(해인삼매)에 나아가는 것'이라 한다.
(3) 光讚經(광찬경) 卷6 竺法護 譯(축법호 역)
삼매가 있으니 이름이 等御諸法海印(등어제법해인)이다.
(4) 大方等大集經(대방등대집경)
<가> 大方等大集經(대방등대집경) 卷14·15, 第8 [虛空藏品(허공장품)]北 曇無讖 譯(담무참 역)
(허공장보살이 세존께 여쭙기를)
보살은 어떻게 해인삼매를 얻어 일체중생의 心行을 압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선남자야, 보살이 어떻게 해인삼매를 얻어 능히 일체중생의 심행을 아는가.
만약 보살이 많이 듣기를 바다와 같이 하면, 지혜를 성취하여 항상 부지런히 법을 구하리라. 보살이 법을 듣기 위하여 다 능히 보배창고를 시여하며, 법을 듣기 위하여 하인 급사 처자 권속을 다 능히 시여하며,
법을 듣기 위하여 집과 장신구를 버리며 법을 듣기 위하여 겸손히 일하며, 국토 영화 및 자기 신명까지도 버러니, 보살이 이와 같은 등 무수방편으로써 부지런히 법문을 구하되 행하는 바를 의지하지 아니한다.
보살이 법을 듣기 위하여 일유순 내지 백유순을 가며, 한 사구게를 듣고 수지 독송하여 널리 다른 이에게 설하기 위하여 정진함을 버리지 아니한다. 이 보살이 스스로 多聞(다문)을 성취하여 일체 중생에게 大悲心(대비심) · 無憂心(무우심) · 不望報心(불망보심)을 내며 내지
한 중생이라도 가벼이 하지 않고 설법하며, 하루 내지 칠일에 이르도록 음식 생각이 없고, 목숨이 마치기까지 설법함을 버리지 아니한다. 설법선근으로써 해인삼매에 회향하며, 들은 바 법을 따라 수지독송하여 다 이로우며, 잘 의취를 알아 문자에 의지하지 아니하며, 진실을 굳게 지켜 목숨이 다하도록 버리지 아니한다.
보살이 대욕정진을 일으켜 이 대욕정진력으로 오래지 않아 문득 해인삼매를 얻으며, 이 삼매를 얻어 마친 즉 자연히 무량아승지 백천만법문을 얻으며, 무량아승지 백천만억 수다라를 얻으며, 다른 이를 좇아 듣지 아니하고 자연히 능히 일체제불이 설하신 바를 설하고 다 능히 수지하며, 능히 일체중생심행을 요달하리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염부제 일체 중생신 및 나머지 외색, 이와 같은 등 색이 바다 가운데 다 인상이 있으니 이런 고로 이름이 大海印(대해인)인 것과 같이, 보살도 이와 같아서 대 해인삼매를 얻어 마치매 능히 일체중생심행을 분별해 보아, 일체법문에 다 혜명을 얻으니, 이것이 보살이 해인삼매를 얻어 일체중생심행의 나아가는 바를 보는 것이 된다.
<나> 大集經(대집경) 卷16, 第8 [虛空藏品]허공장품
生疑(생의)보살이 허공장보살에게 물어 말하기를, "오직 원컨대 대사는 제보살 삼매행업을 설하여 주소서. 어떤 것이 삼매며, 어떤 것이 삼매업을 행하는 것입니까." 허공장보살이 생의보살에게 답하기를 "선남자여, 팔만사천종 제삼매문이 있으니 이 제삼매문이 능히 일체 나머지 삼매를 포섭한다. 어떤 것이 팔만사천 삼매문인가. 선남자야, 보살에게 삼매가 있으니 ··· 이름이 해인이라, 능히 제불의 설하신 바를 총지한다."
(5) 大集大虛空藏菩薩所問經(대집대허공장보살소문경) 唐 不空 譯(당 불공 역)
<가> 虛空藏菩薩所問經(허공장보살소문경) 卷1, 卷3
(대허공장보살이 세존께 여쭈었다.)
보살이 어떻게 해인삼마지를 획득하여 일체 유정의 심행에 물들지 않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선남자여, 보살이 어떻게 해인삼마지를 획득하여 일체유정심행에 물들지 않는가. 선남자여, 무슨 인연으로 이름을 해인삼마지라 하는가. 마치 섬부주의 제유정 등 약간 색류가 다 바다 가운데 영상을 나투는 연고로 이름이 대해이며, 이같은 약간 유정의 일체 심색의 류와 음성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영상이 다 보리심해중에 나타나므로 이름을 해인삼마지라 한다.
비유컨대, 대해가 동일한 짠맛인 것과 같이 보살 일미법해탈지도 또한 이와 같다. 비유컨대 대해가 潮限(조한)을 넘지 못하는 것과 같이, 보살도 때와 때 아님을 관하는 연고로 보리 우리는 때를 넘지 아니하니 도량에 앉음도 또한 이와 같다.
비유컨대 대해가 죽은 시체를 담고 있지 아니하는 것과 같이, 보살도 일체 습기 번뇌 및 성문 연각심과 더불어 함께하지 아니한다. 비유컨대 대해가 모든 흐름을 용납하여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것 같이, 봘도 일체제법을 허용하고 받아들여 증감이 없다. 비유컨대 대해가 그 광대함이 끝이 없는 것 같이, 보살의 혜용이 무변함도 또한 이와 같다.
비유컨대 대해가 깊어서 그 바닥을 얻기 어려운 것 같이, 보살 지혜를 일체 성문 연각이 헤아리기 어려움도 또한 이와 같다. 비유컨대 대해가 능히 무량세계의 의지가 되는 것 같이 보살이 제유정의 의지가 됨도 또한 이와 같다. 선남자여, 이것이 보살이 잘 해인삼마지에 들어가 마치매 일체 유정심행에 물들지 아니함이 된다.
<나> 虛空藏菩薩所問經(허공장보살소문경) 卷5
三摩地(삼마지)가 있으니 이름이 海印(해인)이 됨이라, 능히 여러 가지 지은 바 업을 나타내는 연고다.
(6) 大哀經(대애경) 卷2, 第3 [無蓋法門品(무개법문품)]西晉 竺法護 譯(서진 축법호 역)-海印三昧
(7) 大寶積經(대보적경) 卷21·25, 第7 [被甲莊嚴會(피갑장엄회)]唐 菩提流志 譯(당 보제류지 역)
(무변해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 일체지가 일체견자는 어떠한 법으로 제보살마하살의 일체제법 해인삼매를 성취합니까.
무변혜야, 제보살마하살이 이 깊고 깊은 제법 이취 선교방편에 혹 현재에 수행하고 혹 당래에 수행하며, 혹 현재에 구하고 혹 당래에 구하는 자는 이 법문을 듣고 少加行(소가행)으로 대광명을 얻어 제법문에 들며, 이 법문을 좇아 다시 광명을 일으킨다.
이 광명으로써 어떤 법문을 따르며 어떤 소행을 따라 마땅히 들어가고 마땅히 행하는가.
그 이취에 삼매력으로써 제법문을 관하여 삼매문에 지혜를 출생한다. 능히 여실이취 삼매력을 요지하는 고로, 법문을 관하는 고로, 지혜를 출생하는 연고로, 삼매문으로써 법계를 요지하며 선방편에 머물러 능히 일체법문광명을 일으켜서 일체법해인삼매를 얻는다.<중략>
모든 법문을 잘 수행함으로써 일체법해인삼매를 얻는다. 이 삼매는 능히 제법을 포섭하는 선방편지에 여실히 상응한다. 이런 연고로 제보살마하살이 이 인무에 마땅히 잘 수습하여 일체법해인삼매에 머무르며, 일체법을 관하여 능히 무량무변 대법광명을 출생한다.
무변혜야, 비유하면 대해수가 무량하여 능히 그 양을 헤아릴 수 없는 것과 같이 일체 제법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마침내 그 양을 헤아릴 수가 없다. 또 대해에 일체중류가 그 가운데 다 들어가는 것같이 일체제법도 법인 중에 들어감이 또한 다시 이와 같으므로 해인이라 이름한다.
일체법을 인함이 다 제법해인에 들어가며 이 인중에 일체법을 봄이 법인과 같다. 또 대룡과 제용중의 제대신중이 능히 대해에 있으며 능히 대해에 들어가며 저 대해에 주처를 삼는 것 같이, 제보살마하살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무량백천 겁중에 잘 제업을 닦으며 이에 능히 삼매인문에 들어가며 저 인문에 주처를 삼는다.
제불법을 증득하고자 하는 연고며, 선교로 일체지를 원만히 하려는 연고로 이같은 제법인문을 성취한다. 제보살마하살이 이 법문을 부지런히 수학할 때에 곧 능히 일체법문을 수학하며, 제법문이 이 문에 있음을 보는 연고로 능히 제법광명을 발기하며 일에법해 가운데 들어간다.
이런 연고로 이 법명이 일체법해인삼매이다. 또 대해가 이 대진보의 직접처인 것같이 이 삼매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일체법 및 법선교 적집처이다.[중략]
전에(무변혜가) 부처님께 사뢰기를, "세존이시여, 하등법으로 보살마하살의 일체제법 해인삼매를 성취합니까?" 했으니, 때에 여래께서 이 구문으로 널리 위하여 선설하신 것이다.
이 법을 설하실 때에 십천 보살이 무생인을 얻었으며, 이 두 보살이 일체법해인삼매를 증득하고 및 보살일체삼매를 증득하였다. 제법해인삼매를 증득하고 아울러 보살제삼매를 증득한 까닭에 능히 일체불찰토 중에 대신변을 나투고 대광명을 놓으며 묘범음을 내어 제중생을 위하여 정법을 연설하고 능히 팔구지인을 성숙시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나아가게 하였다.
(8) 大方廣佛華嚴經(대방광불화엄경) 60卷 東晉 佛 跋陀羅 譯(동진 불 발타라 역)
<가> 60華嚴 卷6, 第8 [賢首菩薩品(현수보살품)]
혹은 어떤 국토에 부처없으면 거기에 시현하여 정각이루고
혹은 어떤 국토에 법이 없으면 거기에 나타나서 법장을 설한다.
보살은 모든 욕망 다 끊었으나 한 찰나에 시방세계 두루 다니며
시방에 시현함이 만월과 같이 무량한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한다.
그 시방세계중에서 염념에 시현하여 불도 이루며
정법륜을 굴리며 열반에 들고 사리를 나누어 중생위해 보인다.
혹은 성문 연각의 도를 나투고 성불하여 널리 장엄함도 보여서
무량겁동안 중생제도 나타내기를 삼승문으로써 널리 교화를 연다.
혹은 남녀들의 갖가지 모양과 천인 · 용신 · 아수라를 나타내기도 하며
모든 중생들의 갖가지 몸과 수많은 행업과 음성을 따라
일체를 시현하여 남김없으니 이는 해인삼매의 힘 때문이다.
<나> 60華嚴(화엄) 卷27, 第22 [十地品(십지품)] - 海印三昧(해인삼매)
<다> 60華嚴 卷34, 第32 [寶王如來性起品(보왕여래성기품)] - 海印三昧雷聲
<라> 60華嚴 卷35, 第32 [寶王如來性起品(보왕여래성기품)]
불자여, 비유컨대 대해가 일체중생의 색상의 인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인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여래 응공 등정각의 보리도 그와 같아서 일체중생의 생각과 모든 감관이 보리 가운데 나타나지만 나타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여래를 일체각이라 한다.
비유하면 모든 대해에 일체 중생들의 색상이 다 현현하므로 일체인이라 하는 것처럼 시방세계 가운데 일체 중생들이 무상보리해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다.
(9) 大方廣佛華嚴經(대방광불화엄경) 80卷 唐 實叉難陀 譯(당 실차난타 역)
<가> 80華嚴 卷14, 第12 [賢首品(현수품)]
혹 어떤 찰토에 부처없으면 거기서 시현하여 정각 이루고
혹 어떤 국토에 법을 알지 못하면 거기에서 묘법장을 설한다
분별 있음이 없고 공용도 없으며 일념경에 시방에 두루하여
달빛 그림자가 두루하지 않음이 없는 것 같이 무량방편으로 군생을 교화한다.
저 시방세계 가운데 염념이 시현하여 불도 이루며
정법륜을 굴려서 적멸에 들며 내지 사리를 널리 분포한다.
혹은 성문·독각도를 나투고 혹은 성불하여 널리 장엄함을 나투며
이와같이 삼승교를 열어서 널리 중생제도하기 무량겁이다.
혹은 동남 동녀형을 나투고 천룡 및 아수라와
내지 마후라가 등을 그 좋아함을 따라서 다 하여금 보게 한다.
중생의 형상이 각각 같지 아니하여 행업과 음성도 한량없으니
이와같이 일체를 다 능히 나투니 해인삼매의 위신력이다.
<나> 80華嚴(80화엄) 卷39, 第26 [十地品(십지품)] - 海印三昧(해인삼매)
<다> 80華嚴 卷51, 第37 [如來出現品(여래출현품)] - 海印三昧聲(해인삼매성)
<라> 80華嚴 卷52, 第37 [如來出現品(여래출현품)]
일체중생의 心念所行(심념소행)과 근성욕락과 번뇌염습을 아나니 要(요)를 들어 말하면, 일념중에 다 삼세 일체제법을 안다. 불자여, 비유컨대 대해가 널리 능히 사천하중에 일체중생의 색신형상을 印現할 새, 이런고로 한 가지 설하여 대해라 함과 같다.
제불보리도 또한 이 같아서 널리 일체중생의 심념과 근성과 욕락을 現(현)하되 現하는 바가 없을 새, 이런 연고로 제불보리라 이름한다.
海(해)가 중생신을 印現(인현)할 새
이로써 대해가 된다 설함과 같아서
苦提(고제)가 널리 모든 心行(심행)을 印(인)칠새
이런 고로 설해 정각이 된다고 이름한다.
(10) 漸備一切智德經(점비일절지덕경) 卷5, 第10 [金剛藏問菩薩住品(금강장문보살주품)](西晉 竺法護 譯)서진 축법호 역 - 海印(三昧)해인(삼매)
(11) 十住經(십주경) 卷4 (秦 鳩麻羅什 譯)진 구마라십 역 - 海印三昧(해인삼매)
(12) 佛說十地經(불설십지경) 卷8 (唐 尸羅達摩 譯)당 시라달마 역 - 海印三摩地(해인삼마지)
(13) 大方廣總持寶光明經(대방광총지보광명경) 卷4 宋 法天 譯(송 법천 역)
或男 或女 童男女(혹남 혹녀 동남녀)
천인 수라 용왕류
야차 내지 마후라를
해탈지로써 다 본다.
혹 제세간의 여러 형류를
뭇 語言을 따라 다 함께하며
일체 용맹을 다 보며
이와 같은 용맹을 다 관찰한다.
海印三昧(해인삼매)가 입으로 좇아 생하니
이 海印三昧가 얻음이로다.
(14) 度諸佛境界智光嚴經(도제불경계지광엄경) [失譯(실역)] - 海印三昧(해인삼매)
(15) 大方廣入如來智德不思議經(대방광입여래지덕불사의경) [唐 實叉難陀 譯(당 실차난타 역)]
항상 제불보살을 친근하여 해인삼매를 구족 성취한다.
이상과 같이 해인삼매와 해임삼마지의 용례를 적출해 보았다.
그런데 經에서는 해인다라니라는 명칭도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해인삼매와 같은 의미로 보아도 무방하게 쓰이고 있다.
이들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6) 大般若波羅蜜多經(대반야파라밀다경) 卷327 - 海印多羅尼(해인다라니)
(17) 大哀經(대애경) 卷7(西晉 竺法護 譯)서진 축법호 역
어떤 것이 海印意總持(해인의총지)인가. … 이와 같이 보살이 설법하여 약간문을 연설함에 일체 文字印(문자인)을 다 알아 설한다. 이것이 海印入總持門(해인입총지문)이 된다.
(18) 大寶積經(대보적경) 卷115, 第46 [文殊說般若會(문수설반야회)] [梁 曼陀羅仙 譯]양 만타라선 역
해인다라니를 버리고 여의지 아니함을 얻으면 …… 만약 보살이 이와 같은 제다라니를 성취하면 능히 시방일체찰토에 불신을 변현하여 중생을 교화하되, 그러나 법성에 거래가 없으며 또한 다시 중생을 교화함도 없다.
설한 바 법도 문자에 집착하지 않으며 평등하고 동함이 없다. 비록 몸을 생사에 나투나 기멸이 없으며 또한 소법도 거래가 없다. 제행이 본래 적정함을 요지하여 불법에 안주한다. 왜냐하면 저 일체제법에 분별이 없는 까닭이다.
(19) 度諸佛境界智光嚴經(도제불경계지광엄경) [失譯(실역)] - 海印陀羅尼(해인다라니)
(20) 佛華嚴入如來德智不思議境界經(불화엄입여래덕지불사의경계경) 卷下[隋 도那굴多 譯(수 도나굴다 )] - 海印陀羅尼(해인다라니)
(21) 大方廣入如來智德不思議經(대방광입여래지덕불사의경) [唐 實叉難陀 譯(당 실차난타 역)] - 海印陀羅尼(해인다라니)
(22) 大方廣入如來智德不思議經(대방광입여래지덕불사의경) [元 吉迦夜 譯(원 길가야 역)] - 海印陀羅尼(해인다라니)
Ⅱ. 海印三昧의 意味(해인삼매의 의미)
海印三昧(해인삼매)의 용례는 自經(자경)에서 차지하는 해인삼매의 비중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화엄부 경전과 화엄 이외의 여타 경전이 그것이다. 이에 위 자료의 제경전을 크게 이분하여 해인삼매의 의의를 찾아보기로 한다.
해인삼매란 어떠한 삼매를 일컫는 말인가. 經(경)에서는 해인삼매가 大海(대해)에 비유하여 붙여진 삼매의 이름임을 공통적으로 설하고 있다.
[반야경]에서는 해인삼매가 능히 모든 삼매를 포섭함이 마치 대해수와 같다<자료 1>고 하며, 모든 수승한 定이 다 대해인에 취입하고 섭수된다고 한다<자료 2>. 그래서 해인삼매가 제삼매 중 가장 근본적인 삼매임을 보이고 있다.
해인삼매가 해인다라니<자료 16·18·19·20·21·22> 또는 해인총지 <자료17>로 불리게 됨도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그러면 해인삼매를 대해에 비유하여 명명한 그 구체적 비유의 내용은 무엇인가.
먼저 화엄부 경전을 제외한 여타 경전에서 보이는 비유의 내용을 다시 몇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보기로 한다.
*첫째, 바다에 모든 영상이 다 나타나는 것처럼 일체 색상이 보리심해중에 나타나지 않음이 없으므로 해인삼매라 한다.
섬부주의 제유정 등 색류가 다 바다가운데 영상을 나투므로 이름이 대해인 것과 같이, 이같은 유정의 일체심색과 음성 등 모든 영상이 다 보리심해 중에 나타나므로 해인삼마지라 한다고 [대집대허공장보살소문경]<자료 5가>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 색상은 종종 所作業(소작업)까지 포함된 일체색임도 부연하고 있다<자료 5가>.
또 이와 이역본인 [대집경]의 [허공잧품]<자료 4가>에서도 염부제 일체중생신과 외색 등이 바다가운데 다 印상이 있기에 대해인 것에 비유하여 대해인삼매라 이름한다고 설해져 있다.
*둘째, 모든 水(수)의 흐름이 다 대해에 들어가는 것처럼, 한량없는 일체제법이 다 法印(법인)중에 들어가므로 해인이라 한다. 대해수가 무량하여 그 양을 헤아릴 수 없는 것과 같이 일체제법도 그 양을 헤아릴 수가 없으며, 또 일체중류가 대해 가운데 다 들어가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이처럼 일체법을 인함이 다 제법해인에 들어가며 이 해인중에 일체법을 보게 된다고 대보적경<자료 7>에서 설하고 있다.
*셋째, 대해에 모든 용왕 神衆(신중)이 머물며 大珍寶(대진보)가 숨겨져 있는 것 같이, 이 삼매도 일체법 및 법선교의 적집처이므로 해인삼매라 한다.
[대보적경]<자료 7>에서는 또 일체법해인삼매를 정의함에 있어서 모든 대룡의 제대신중이 대해에 있으며, 능히 대해에 들어가며, 대해로 주처를 삼는 것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보살이 무량겁중에 업을 잘 닦아 삼매인문에 들어가며 그 인문에 주처를 삼아서 일체법해 가운데 들어가므로 일체법해인삼매라고 이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해인삼매는 화엄교학에서 특히 더 중시되었으니 해인삼매를 화엄경의 총정으로까지 부각시키고 있다. 화엄경 전체가 바로 해인삼매 속에서 설해진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러면 화엄경 자체내에서는 해인삼매가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가.
화엄경에서도 역시 해인삼매라는 명칭이 비유에 의한 것임을 보이고 있음은 물론이다.
대해에 일체 중생들의 색상이 다 현현하는 것처럼 시방세계의 일체 중생들이 무상보리해에 나타나지 않으미 없으므로 해인이라고 한다<자료 8 라>.
제불보리에 일체중생의 생각과 모든 감관이 나타나며, 일념중에 일체중생의 심념소행과 근성욕락과 번뇌염습등 삼세 일체제법이 다 印現(인현)하되 現(현)하는 바가 없음을, 대해가 널리 능히 사천하중에 일체중생의 색신형상을 인현하는데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자료 8 라. 자료 9 라>.
이러한 화엄경의 大海喩(대해유)도 위에서 언급한 [대집경]에서의 비유와 상사함을 볼 수 있다. 그래서 法藏(법장)은 [探玄記(탐현기)]에서 화엄경 중 [현수품]에 보이는 淨水喩(정수유)에 주목하여 해인삼매를 설명하면서, '수라 사병이 허공중에 벌여있어 대해가운데 그 상을 인현하는 것 같이 보살정심도 機(기)에 응하여 달리 나툰다' 하고는 대집경설도 인용하고 있다.
澄觀(징관) 역시 他經(타경)까지도 인용하여 화엄경[현수품]의 해인삼매를 설명하고 있다. 淨水(정수) 중에 사병상 등이 다 현현하지 않음이 없으며, 바다가 모든 川流(천류)를 다 받아들여 거역하지 않으며,
또 바다에 희귀한 보물과 수특한 일체법을 다 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리가 모든 심행을 보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제경전에 보이는 해인삼매의 모든 비유를 종합하여 총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집경]과 화엄경에서의 해인의 비유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으니, 화엄경 [출현품]에서는 四天下像(사천하상)을 現(현)함에 비해 大集經(대집경)은 오직 염부제의 색상을 인현하며,
또 화엄경에서는 佛菩提(불보제)의 경계이거니와 大集經(대집경)은 오직 보살의 所得(소득) 경계이기 때문이라고 澄觀(징관)은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총수록]에 의하면 화엄경과 대집경의 해인삼매가 확연히 다름이 강조되고 있다.
[총수록]이 義湘(의상)의 [일승법계도]에 대한 주석서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의상은 법성게에서 해인삼매가 중생이익의 원천임을 보이면서 스스로 해인삼매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다.
印이라고 한 것은 비유에 의해 이름붙인 것이다. 왜냐하면 大海(대해)는 지극히 깊고 명정하여 밑바닥까지 다 드러나 보인다. 천제가 아수라와 싸울 때에 모든 병사들과 일체무기들이 그 가운데에 분명히 현현하는 것이, 마치 印(인)에 문자가 나타나는 것과 같으므로 해인이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能入三昧(능입삼매)라고 한 것도 또한 이와 같다. 法性(법성)을 궁극적으로 證悟(증오)하니 원저가 없어서 구경청정하고 담연명백하여 삼종세간이 그 속에 현현하므로 해인이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이에 대하여 [大記(대기)]에서는 "해인이 비유에 의한 이름임은 修羅(수라)가 제석과 서로 전투할 때 제병구 등이 明淨(명정)한 바다 가운데 現(현)하는 뜻이니, 그 三毒當相不動(삼독당상불동)이 곧 이 內證海印究竟法體(내증해인구경법체)임에 비유한 연고"라고 주석하고 있다.
또 다시 이에 대한 보충설명으로 총수록의 편자는 [古記(고기)]를 소개하고 있다. [古記(고기)]에서의 雲華尊者(운화존자)와 智積國統(지적국통)의 문답이 바로 일승화엄의 해인삼매를 삼승과 명확히 구분해 보여주는 것이다.
즉, 운화존자가 이르기를 오직 화엄경의 설한 바 법이 해인정을 의지하여 일어난 것이라 하였다고 한다. 그때에 지적국통이 大集經(대집경)의 해인설을 인용하면서 四敎法(사교법) 또한 해인정을 의지하여 일어난 것이거니, 어찌하여 그렇지 않다 하는가라고 힐난하였다.
그러자 운화존자가 해인에 다섯이 있다는 五海印(오해인)으로써 이에 답하였다는 것이다.
그 五海印(오해인) 가운데 "십불의 제석이 법성수미정에 올라 무주실상아수라와 서로 전투할 때 삼종세간상이 국토해에 현하는 해인이다"라는 제5해인의 내용이 바로 대집경 등 삼승과는 다른 일승화엄의 해인이라는 취지임을 읽을 수 있다.
이처럼 화엄경이 의지하고 있는 해인삼매는 十佛菩提(십불보제)의 해인이요, 釋迦佛(석가불)해인이며 正覺(정각)해인이고 제불여래응공등정각보리며 무상보리해이다.
그래서 해인은 眞如本覺(진여본각)이며 一切智(일체지)며, 大智(대지)며, 始成正覺佛心(시성정각불심)이며, 證分內證(증분내증)이며, 如來性起心(여래성기심)이다. 萬機(만기)에 應化(응화)함에 나투는 바가 없어 菩提(보제)의 無心頓現(무심돈현)이 해인삼매인 것이다.
그리하여 해인삼매가 제 삼매를 섭수하는 것처럼 화엄경의 해인삼매 또한 제경의 해인삼매를 섭수하게 된 것이라 하겠다.
Ⅲ. 海印三昧의 大用(해인삼매의 대용)
해인삼매를 體(체)로 하여 일어나는 해임삼매의 相用(상용)은, 해인삼매를 왜 해인삼매르 하는지를 가리키는 해인삼매의 의미와 별개인 것은 아니다. 해인삼매는 여래지로 일체색상을 인현할 뿐만 아니라 또한 여래지를 의지하여 만상을 頓現(돈현)하여 所化機(소화기)를 시설하고 그 諸類(제류)에 널리 응하는 應化(응화)의 業用(업용)이 있다.
그러한 작용이 있어서 그같은 의미를 부여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해인삼매의 수승한 용에 초점을 맞추어 살펴보기로 한다. 화엄부의 제 문헌에서는 해인삼매의 大用(대용)이라는 용어 대신에 業用(업용) · 德用(덕용) · 勝用(승용) 등의 말도 자주 보인다.
*경문 가운데 해인삼매의 용례 중 표면화되어 있는 해인삼매의 대용을 정리해 보면, 우선 해임삼매는 이미 살핀 바처럼 모든 삼매를 섭수한다는 것이다.
*둘째, 해인삼매를 얻으면 일체중생의 심행을 알며 일체유정의 심행에 물들지 않는다. 보살이 해인삼매를 얻어 마치면, 자연히 무량 법문을 얻으며, 무량 수다라를 얻으며, 일체제불이 설하신 바를 다 수지하고 설하여, 일체 중생심행을 분별해 보고, 그 일체중생심행을 요달한다는 것이다<자료 4 가>.
모든 유정의 심·색·음성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영상이 다 보리심해중에 나타나는 까닭에 해인삼매라 하므로, 유정의 심행을 요달하고 그 심행에 물들지 않는 것이다. 그러한 모습을 다시 대해에 비유하여 구체화하고 있으니, 대해가 죽은 시체를 담고 있지 아니하는 것과 같이 보살도 일체 습기 번뇌 및 성문 연각심과 더불어 함께하지 아니하며,
대해가 능히 무량세계의 의지가 되는 것 같이 보살이 제유정의 의지가 됨도 또한 이와 같다는 등이다<자료 5 가>. 그리하여 일체 유정심행에 물들지 아니함이 되는 것이다.
*셋째, 해인삼매는 제불의 설하신 바를 총지한다는 것이다<자료 4 나>.
보살이 일체제불의 설하신 바를 수지 연설함은 위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으나, 經(경)에서는 이 점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보살이 평등히 문자교를 연설하며, 시방제불이 金口(김구)로 선설하신 바 無極大法(무극대법)을 연설하니, 이 典(전)은 다 보살의 입을 좇아 나오며, 諸法印(제법인)과 일체 文字印(문자인)을 다 알아 설한다는 것이다<자료 4 나, 자료 17>
☞넷째, 해인삼매를 성취하면 시방 일체 찰토에 佛身(불신)으로 변형하여 중생을 교화하되 또한 다시 중생을 교화하는 바도 없다고 한다. 보살이 해인삼매를 여의지 아니하면 능히 種種所作業(종종소작업)을 나타내며 중생을 교화한다.
그러나 법성에 거래가 없으며 설한 바 법도 문자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중생을 교화함도 없다. 비록 몸을 생사에 나투나 기멸이 없으며 제행이 본래 적정함을 요지하여 불법에 안주하니, 저 일체제법에 분별이 없는 까닭이다<자료 5 나. 자료 18>.
위와 같이 해인삼매의 業用(업용)을 화엄부 이외의 제경에서 대강 찾아 보았는데, 이 大用(대용) 역시 [화엄경]에서 그 깊이를 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엄경에서는 보살행으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 제불보리의 경지에서 佛行(불행)으로 나투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엄경 [보왕여래성기품]<자료 8 라>에서는 시방세계 일체중생과 일체중생들의 생각이나 모든 감관이 해인삼매 가운데 다 나타난다고 하며, [여래출현품]<자료 9 라>에서도 일체중생의 심념 · 소행 · 근성 · 욕락 · 번뇌 · 염습 등, 다시 말해서 삼세 일체제법이 일념중에 다 나타나되 나타남이 없다고 설해져 있음을 본 바 있다.
그런데 [화엄경]에서의 해인삼매의 用은 이보다 [현수품]에서 자세히 설하고 있다. 또 [대방광총지보광명경](자료14)에도 이와 유사한 내용이 보인다.
[현수품]에서는 현수보살이 10종삼매의 業用(업용)을 게송으로 찬탄하고 있는 데 처음에 해인삼매의 大用(대용)을 偈讚(게찬)하고 있다.
해인삼매에 해당하는 게송이 5頌 半 60華嚴(화엄)<자료 8 가> 내지 6頌 80華嚴(화엄)<자료 9 가>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그 속에서 많은 업용을 드러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6頌(송) 중 末偈(말게)는 大用(대용)의 所依體(소의체)이며, 前5偈(게)가 大用(대용)의 모습이다.
따라서 해인삼매의 대용을 크게 다섯으로 구분해 보기로 한다.
(1) 부처로 시현하고 법장을 설한다. [화엄경]의 해인삼매는 佛菩提 正覺(불보제 정각)해인이다. 어디든 부처없는 무불국토에 시현하여 정각을 이루고, 법을 알지 못하는 국토에서는 묘법장을 설한다.
(2) 일념경에 시방에 두루하여 무량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한다. 因位(인위)가 盛滿(성만)하여 욕망이 없다. 분별도 없고 공용도 없어 체용이 자재하다. 무념인지라 한 찰나에 시방세계 두루 다녀, 무공용의 공용으로 모든 중생을 교화한다.
(3) 일체시 일체처에서 8상을 나툰다. 시방세계 가운데 염념이 시현하여서 성불하고 정법륜 굴리며 열반에 들고 내지 사리를 나누어 중생위해 보인다. 이러한 모든 불사가 곧 해인삼매의 대용인 것이다.
(4) 성문 연각 등 삼승교를 열어 삼승문으로써 무량겁 동안 널리 중생을 제도한다. 무량겁 동안 무량중생을 제도함에 있어 근기에 따라 성문 연각 등 삼승 방편문을 시설하기도 한다.
(5) 일체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 모든 모습으로 다 시현한다. 해인삼매는 십불보리이니, 因(인)과 果(과)가 둘이 아닌 佛果(불과)이다. 혹은 남자로 혹은 여자로 시현하고 천룡, 야차, 마후라가 등 갖가지 몸과 행업과 음성을 따라 일체를 남김없이 다 나툰다.
이처럼 찰나찰나마다 중중무진세계에 일체 모습으로 시현하여 끝없는 중생을 다 제도하는 것이 바로 해인삼매의 위신력에 의한 해인삼매의 수승한 덕용이라는 것이다. [화엄경]에서는 一世界(일세계)에 一佛(일불)로 시현하는 것이 아니라, 중중무진으로 응현하는 것이다. 所現萬法(소현만법)이 다 해인병연이요, 海印頓現(해인돈현)이 다 佛現(불현)이다.
시현해도 시현함이 없는 무심돈현이요, 응화해도 응화함이 없느 무공용행이다. 무량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함에 있어 법 설함을 시설한 것은 사바세계에서의 교화방편은 음성 설법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더욱이 "혹 제세간의 여러 형류를 뭇 語言(어언)을 따라 함께 한다"는 [대방광총지보광명경]<자료 13>설은 이 삼매의 특이한 면을 드러내는 말이라 하겠다. 부처님의 교설을 담고 있는 경의 유통면으로 볼 때는 오히려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Ⅳ. 海印三昧에 드는 因緣(해인삼매에 드는 인연)
해인삼매가 부사의한 無盡大用(무진대용)을 일으키는 만큼, 해인삼매에 들어갈 수 있는 인연 또한 헤아리기 어려우리란 것은 짐작이 가고도 남을 일이다. 그래서인지 經(경)에서 명확하게 해인삼매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두드러지게 제시한 곳은 극히 드문 것 같다.
먼저 大集經(대집경)<자료 4 가>에서 그 일면을 볼 수 있으니, 보살이 어떻게 해인삼매를 얻어 능히 일체중생의 심행을 알게 되는지를 설하고 있다.
거기서는 제일 먼저 多聞(다문)을 강조하고 있다. 만약 보살이 듣기를 바다와 같이 하면 지혜를 성취하여 항상 부지런히 법을 구하리라고 한다. 다문을 성취한 후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며 그 설법선근으로 해인삼매에 회향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욕정진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보살이 법을 듣기 위하여 보배창고 하인·급사·처자·권속 등 일체를 다능히 시여하며, 법을 듣기 위하여 집과 내지 자기 신명까지도 다 버리며, 법을 듣기 위하여 일체처에 두루 다니며, 이와 같은 무수한 방편으로써 부지런히 법문을 구한다.
그리하여 한 사구게라도 듣고 수지 독송하여 널리 다른이에게 설하기 위해 정진함을 버리지 아니한다. 보살이 이와같이 多聞(다문)을 성취하여 일체중생에게 大悲心(대비심) · 無優心(무우심) · 不望報心(불망보심)을 내며 내지
한 중생이라도 가벼이 하지 않기 위하여 설법하며, 목숨이 마치기까지 설법함을 버리지 아니하니, 이러한 설법의 선근으로써 해인삼매에 회향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보살이 해인삼매를 얻어 일체중생심행의 나아가는 바를 보는 것이 된다고 한다.
大寶積經(대보적경)<자료 7>에서도 모든 법문을 잘 수행함으로써 해인삼매를 얻는다고 함은 같다. 그런데 단 여기서는 제삼매문으로써 법계를 요지하며 선방편에 머물러 능히 일체법문광명을 일으켜서 일체법해인삼매를 얻는다고 한다.
제삼매가 해인삼매에 섭수되니 먼저 삼매력을 얻음으로써 해인삼매에 들 수 있음은 물론일 것이다. 이처럼 법문을 듣고 설법함이 해인삼매를 얻는 주된 방편으로 강조되어 있는데, 이는 화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방광총지보광명경<자료 13>에서는 해인삼매가 입으로 쫓아 나온다[海印三昧口中生(해인삼매구중생)]고까지 역설되고 있다. [화엄경]에서는 각회마다 설주 보살이 삼매에 들어 지혜를 얻고는 출정한 후에 설법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삼매력으로 설법한 모든 것이 해인삼매 속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므로 說主(설주) 보살들의 入定因緣(입정인연)도 간과할 수 없다고 하겠으니, 보현보살을 위시하여 설주되는 보살이 삼매에 들 수 있음은 3종인연에 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첫째는 시방 일체제불의 加持力(가지력)_[加被力(가피력)]
둘째는 비로자나여래의 本願力(본원력)_[威神力(위신력)]
셋째는 보살이 일체제불의 행원력을 닦은 善根功德力(선근공덕력)_[智慧力(지혜력)]에 의해서이다.
보살들이 닦은 行願(행원)[善根功德力(선근공덕력)]은 入定(입정)이며, 主佛(주불)과 諸佛(제불)의 본원력 가피력은 緣(연)이 된다고 할 것이다.
大方廣入如來智德不思議經(대방광입여래지덕불사의경)<자료 16>에서 '常得 親近諸佛菩薩 具足成就海印三昧(상득 친근제불보살 구족성취해인삼매)'라 함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인삼매에 드는 인연이 상설되고 있는 곳은 이 또한 [현수품]에서라 하겠다.
해인삼매 등 10삼매의 무방대용은 발심수행한 勝德(승덕)의 하나로서 설해진 것이기 때문이다. 보살이 보리심을 발기하여 불공덕을 근수하면 如來家(여래가)에 태어난다. 즉 공덕법성신을 얻어 변재가 무애하며 교방편의 10바라밀을 행하면 가장 수승한 삼매에 머물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발심은 신심에 의해서 가능하니 발심성불은 信滿成佛(신만성불)인 것이다.
그 신심은 [淨行品(정행품)]의 140願(원)을 성취한 淨信(정신)을 말한다. 따라서 入定(입정)은 行願(행원)의 광대공덕행인 보현행덕으로 가능하며, 그 보현행덕은 무방대용인 果(과)와 둘이 아닌 因行(인행)인 것이다.
맺는 말
이상과 같이 제 경전에 설해져 있는 海印三昧(해인삼매)에 대하여, 一乘三乘(일승삼승)의 특성에 따라 화엄부 경전과 여타경전으로 크게 나누어 살펴보았다. 이를 부연해 본다면, 해인삼매란 大海(대해)에 비유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대해는 모든 영상이 그 수면 위에 도장 찍히듯 전부 비치며, 모든 水(수)의 흐름을 다 받아들이며, 용왕과 대진보 등을 다 함장하고 있다. 그처럼 菩提心(보리심)도 일체 색상이 그 가운데에 다 나타나며, 일체제법을 담고 있으며, 그리하여 중생의 근기에 따라 무량하게 나툰다고 한다.
그래서 해인삼매가 일체 삼매를 섭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승 화엄의 해인삼매는 여타 삼승의 해인삼매보다도 더욱 수승함을 화엄교가들은 역설하고 있다. 화엄교설이 바로 해인삼매 속에서 나온 것이니, 화엄경의 총정이 바로 해인삼매라는 것이다.
삼승제경의 해인삼매는 菩薩 所得(보살 소득)임에 비해 華嚴經(화엄경)의 해인삼매는 佛菩提(불보리)의 경계이므로 양자는 확연히 다름을 보이고 있다. 이를 5海人說(해인설)로도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화엄경]이 의지하고 있는 해인삼매는 釋迦佛海印(석가불해인)이며, 十佛菩提(십불보리)의 해인이며, 정각해인이다. 또한 진여본각과 일체지와 여래성기심이 해인이다. 뭇 중생에 응화하되 現(현)함이 없어, 菩提(보리)의 無心頓現(무심돈현)이 화엄의 해인삼매라고 규정지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해인삼매의 大用(대용)은 일체유정의 心行(심행)을 요달하여 거기에 물들지 않고, 제불의 설하신 바를 총지하여, 시방찰토에 불신으로 나투어 중생을 교화함이다.
화엄경에서는 이러한 勝用(승용)이 그 깊이를 더하고 있으니, 해인삼매의 妙用(묘용)이
因地(인지)의 보살행이라기보다 제불보리의 경지에서 중생들의 좋아함을 따라 佛行(불행)으로 나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一世界(일세계)에 一佛(일불)로 시현하는 것이 아니라, 찰나찰나마다 중중무진 세계에 일체모습으로 시현하여 무변중생을 다 제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화엄경]의 해인삼매 위신력에 의한 해인삼매의 덕용이다. 무량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함에 있어 음성설법 또는 빠뜨릴 수 없는 해인삼매의 덕용으로 나타나 있다. 이와 같이 무진대용을 일으키는 해인삼매를 성취할 수 있는 인연 방법으로는 뜻밖에도 제일 먼저 多聞(다문)을 강조하고 있다.
다문을 성취한 후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며 그 설법선근으로 해인삼매에 회향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인삼매가 제삼매를 섭수하므로 여타 삼매에 먼저 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화엄에서도 '海印三昧口中生(해인삼매구중생)'이라고 할 만큼,
법문을 듣고 설법함이 해인삼매를 얻는 주 방편으로 강조되고 있다. 그리고 해인삼매에 드는 인연이 주로 설해지고 있는 화엄경[현수품]에서는 보살이 보리심을 발기하여 불공덕을 근수하면 여래가 태어난다고 한다.
그런데 발심은 원을 성취한 신심에 의해서 가능하니 화엄의 성불은 信滿成佛(신만성불)인 것이다. 따라서 入定(입정)은 行願(행원)의 광대공덕행인 보현행덕으로 가능하다.
그 보현행덕은 無方大用(무방대용)인 果(과)와 둘이 아닌 因行(인행)이며, 인과교철의 佛行(불행)이다. 이를 新羅義湘(신라의상)은 法性偈(법성게)에서 初發心時便正覺(초발심시변정각) 내지 舊來成佛(구래성불)로 설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상과 같은 해인삼매설에 의거한 中國 내지 韓國 화엄교가들의 해인삼매 사상에 대한 자세한 고찰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백련불교논집 제1집에 수록
임기영님의 블로그 http://blog.daum.net/dlpul1010/2332 에서 복사한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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