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강좌 계율 경전
45. 우바새계경
46. 범망경
47. 보살영락본업경
48. 보살지지경
45. 우바새계경
<서 설>
우바새 계경은 善生經이라고도 불리워지고 있으며 선생장자를 위하여 보살계를 설한것이다. 그러나 戒라고 하여도 단순히 준봉해야할 律條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널리 대승보살의 願行을 설하고 그것이 혼연하게 보살계의 내용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특히 戒相에 관해서는 출가의 보살에게는 8중, 재가의 보살에게는 6중이라고 하고, 8중은 생략하고, 6중만을 상세히 설하고, 또 6중법에 이어서 28失意罪가 설해지고, 불살, 불도, 불사음,불망어,불음주의 5계의 죄과와 그 악보에 대해서도 설해지고, 1일 1야 동안 수지되는 8齊戒도 설해지고, 또 나아가서 10선에 관해서도 설해져 있다.
<경전의 개요>
集會品 제 1에는 선생장자가 외도에게는 6방경례의 행법이 있어命과 財를 증장한다고 설하는데, 佛法에도 이런 일이 있습니까 라고 물음에 대하여 부처님은 있다고 답하고 6방은 즉 6바라밀이고, 요컨대 중생의 마음에 모두가 내재되어 있음을 설하고, 나아가서 보살이라는 말의 뜻을 술하고, 중생에게 보살성이 겸함된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잘못이 시정되어 있다. 또 출가는 8중을, 재가는 6중을 봉지해야 할것이 설해 되고 있다.
發菩提心品 제2에는 보리를 구하는 마음을 발하는 의의, 그 마음의 내용, 방법, 동기등이 설해져 있다.
悲品 제3에는 보리심은 悲心을 生因으로 한다고 하고,비심은 일체중생의 生死界에 침몰하여 고통을 주는 상태를 보는데서 생김을 설한다. 그 속에 인생에 있어서의 가지가지의 고뇌의 양상이 관찰되고 있다. 그리고 이 고뇌에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자, 즉 悲心을 修하지 않은자는 드디어 우바세계를 얻을수 없다고 기술하고 있다.
解脫品 제4는 비심을 수하는곳에 해탈의 分이 있다고 말하고, 해탈분은 행의 다소에 관하지 않고, 생사의 과실과 반야의 안락을 봄으로서 얻어 지는 것이라고 말하고,解脫分法을 얻은 자가 참持戒라고 말하고 나아가서 보리를 얻는 行과 그 얻기 어려움을 밝힌다.
三種菩提品 제5는 성문보리, 연각보리, 불보리의 구별이 있음을 설하고, 특히 부처님의 의의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하고 그 덕을 찬탄한다. 그속에서 짐승(토끼, 말, 코끼리)의 渡河의 비유가 있다.
토끼는 항하를 건너는데 바닥에 닿기도 전에 위에 떠서 건너고, 말은 혹은 바닥에 이르고 혹은 바닥에 이르지 못한다. 코끼리만이 바닥을 끝까지 건는다. 항하의 물은 12인연이고 성문은 토끼와 같고, 연각은 말과 같고 부처님은 코끼리와 같다. 그래서 여래를 부처라 하느니라하였다.
修三十二相品 제6은 보살이 부처가 구족하는 32상을 얻기 위한 수행을 할 것을 밝힌다. 특히 32상중 어떤 것을 먼저얻고 차례로 어떤 것, 어떤 것을 얻어야 하는가에 대하여 많은 異說을 듣고 있다.
發願品 제7은 보살은 무상대원을 발할 것임을 밝히고, 입원의 내용을 들고 있다. 그 요점은 무량세에 대고뇌를 받더라도 보리를 향하여 정진하고 身心勇健하고 자리이타를 성취하고자 함에 있다.이러한 원을 세우는 자를 法財長者라고 이름지운다고 말하고, 나아가서 그 이름에 상응하는 심행의 相이 설해져 있다.
마음이 외도의 책을 즐기지 않고, 마음이 생사의 즐거움을 탐착하지 않고, 마음이 항상 불법승 삼보를 공양하고, 사람을 위해 고통을 받아도 마음에 후회하지 않고, 미묘무상의 지혜를 구족하고, 선법을 구족할 때 교만하지 말고, 제중생을 위하여 지옥의 고통을 받아도 오히려 즐거워하고, 타인이 이익을 얻는 것을 보아도 탐내지 말고...(내지)... 보살의 고행을 들어도 두려워하지 않고, 구하는 자에게 없다고 말하지 말고, 내가 일체보다 낫다는 생각을 갖지 말라 등의 내용이다.
名義菩薩品 제8은 실적을 수반하지 않는 사이비 가명보살과 진실로 그 칭호에 부끄럽지 않은 實義의 보살을 들어 전자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
善菩薩堅固品 제9는 어떠한 극고를 받더라도行道를 퇴전하지 않는 것이 實義의 보살이라고 말하고, 보살은 번뇌, 악우를두려워하지 않고 이들을 도의 길동무로하여 혐오할만한 악취에 생하여 그곳의 중생을 구한다.
그리고 이것을 보살의 불가사의라고 이름한다라고 설한다.
자리이타품 제10은 보리도의 學과 學果를 설하고, 보살은 자리와 이타를 구함을 如法住로 할것을 설한다. 八智, 所說과 淸法과의 十六事, 출가와 재가의 관계 등을 설한다.보리의 도를 행하여 아직도 불퇴전심을 얻지 못하면 이름하여 學이라 하고, 이미 불퇴를 얻으면 이를 學果라고 한다.
보살이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를 수행할때 이를 학이라 이름하고, 피안에 이르면 학과라고 이름한다. 자타를 이롭게하기 위하여 제업을 조직함은 학이라 이름하고, 이미 타를 이롭게하는 일이 끝나면 학과라 부른다.
타를 이익함은 즉 자리이다. 이익에는 현세의 이익과 후세의 이익이 있다. 후세의 이익을 행하면 자타의 이익이 있다. 여법하게 주하는 자는 능히 자타를 이익되게 한다. 그외에도 八智를 구족하는 자와 구족하지 않는 자가 있다.
팔지는 法智, 義智, 時智, 知足智, 自他智, 根智, 衆智, 上下智이다. 팔지를 구족하면 十六事의 소설을 구족하게 된다. 그것은 時說, 至心說, 次第說, 和合說 내지 世報를 구하지 않음등이다. 보살에는 출가, 재가의 두가지가 있는데 출가의 보살은 자리이타를 어렵다 하지 않고, 재가의 보살은 어렵다 한다.自他壯嚴品 제11은 자타장엄을 가능케하는 八法을 수행하는 법을 설한다.
팔법이란
1, 긴수명.
2, 얼굴의 색상이 좋음.
3, 몸에 큰 힘이 있음.
4, 좋은 근성(根性)을 가짐.
5, 재보가 많음.
6, 남자의 몸을 가짐.
7, 달변.
8, 대중을 두려워하지 않음이라고 설한다.
二壯嚴品 제12는 6바라밀에 의하여 얻는 복덕과 지혜와의 장엄, 이 두 장엄을 구족하는 자의 7상을 설한다.
7상은
1, 스스로 죄과를 안다.
2, 타인의 과실을 말하지 않는다.
3, 병자를 간호함을 즐긴다.
4, 빈자에 시혜함을 즐긴다.
5, 보리심을 얻는다.
6, 마음이 방일하지 않는다.
7, 언제나 지심으로 6바라밀을 닦는다 라고 설한다.
攝取品 제13은 출가와 재가의 무리, 제자를 양육하는 법을 설한다. 출가의 보살이 제자를 가르침에 있어서 십이부경을 가르치고, 벌하는 죄에 따라서 설교하여 참회시키고, 八智를 배울 것을 가르친다.
8지는
1, 法智
2, 義智
3, 時智
4, 智足智
5, 自智
6, 衆智
7, 根智
8, 分別智이다라고 설했다.
출가의 보살이 재가의 제자에게 우선 가르쳐야 할 것은 방일하지 말 것이라고 설한다.
受戒品 제14는 6방(부모, 사장, 처자, 선지식, 노비, 바라문)공양의 권장과 아울러 그 인과응보, 우바세계를 받는 방법, 戒師의 심문(이 속에 5계, 각종의 불응작행의 설시가 있다). 수계의 行儀, 分滿의 수계, 6중법 28失意罪, 21계의 찬탄을 설한다.
淨戒品 제16은 지계를 淨하게 만드는 행의 가지가지 相을 설한다. 지계를 정하게 하는데는 3법이 있다.
1, 불법승을 믿는다,
2, 깊이 인과를 받는다
3, 마음을 푼다.
이밖에 또 4법이 있다.
1, 자심,
2, 비심
3, 무탐심,
4, 아직 恩이 없는 곳에 우선 은을 베푼다 등이 설해지고 있다.
息惡品 제16은 내외의 諸惡不淨을 떼어 놓은 법으로서 염불을 닦을 것을 밝힌다. 지심으로 염불을 닦는데는 항상 여래에게는 七勝事가 있음을 관하라고 설한다. 1에는 身勝 2에는 如法住勝 3에는 智勝 4에는 具足勝 5에는 行處勝 6에는 불가사의승 7에는 解脫勝이라고 설한다.
供養三寶品 제17은 북전의 종별을들고 삼보를 공양하는 의의와 양식을 설한다. 복전에는 대개 세가지가 있고 1에 報恩田 2에 功德田 3에 貧窮田이 있다. 보은전은 소위 부모, 사장, 화상이다. 공덕전이란 난법을 얻는 것으로 부터 내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까지이다.빈궁전이란 일체의 궁고 곤액의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
여래세존은 두가지 종류의 복전이다. 1, 보은전 2, 공덕전이다. 중승은 세가지 종류가 있다. 1에 보은전 2에는 공덕전 3에는 빈궁전이다. 보은전 이란 소위 부모, 사장, 화상이고 공덕전이란 난법을 얻는 등 내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기까지이다. 빈궁전이란 일체의 궁고곤액의 사람을 구하는 일이다.六婆羅密品 제18은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의 6도의 행과 그 공능, 즉 계를 떠나서 인욕없고 지혜를 떠나서 정진없다는 4바라밀설의 거부, 6바라밀의 순서, 바라밀의 의의를 밝힌다.
잡품 제 19는 보시의 종별, 공덕, 과를 설하고 보시를 하는자와 보시를 받는자에 대하여 평론한다. 또 타인이 결핍되는 물건을 급여하고 곤란을 받는자를 開導하고, 내지 고통을 편리하게하는 願意를 포함하는 醫方의 글을 실었다.
淨三歸品 제20은 3보의 解와 그것의 귀의, 공덕을 술하고, 일체세간은 自在天의 소작이라고하는 外道의 설을 들어 이를 배척하고 있다.
八戒齊品 제21은世戒와 제1의 계의 구별, 性罪遮罪, 5개의 덕, 3재의 유래, 우바새의 10종 비여법주, 여법의 수행을 설한다.
尸婆羅密品 제23은 보리도의 근본으로서 의계, 계의 다른 이름, 汚戒, 淨戒를 설하고, 수계하면 自와 世와 法과를 위하여 악을 행하지 않음을 밝힌다. 또 계와 바라밀과의 四句分法 시바라밀의 불구와 구족의 相을 설한다.
業品 제24는 부처님이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때의 계를 10善으로 하고, 10선과 10악을 상세하게 설한다.
찬제바라밀품 제25는 세인, 출세인의 구분, 인을 수하는 상, 공덕을 밝힌다.
비리야바라밀품제26은 정진의 의의, 正邪의 구별, 공덕을 밝힌다.
禪婆羅密品 제27은 선정의의의, 善法의 근본 자비를 밝힌다.
船若婆羅密品 제28은 지혜의 의의, 문, 사, 수의 별, 그 修相과 공덕을 밝히고 廳法의 得益을 적고 경을 끝마친다.
<경전사적 위치>
우바세계경은 재가의 청신사를 중심으로 대승계를 설한 것인데, 그 구성은 먼저 나온 제경전을 이어받은 것으로서 후세의 경전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 경 속에 경의 이름으로서는 비품에 [법화], [大城], [智印]이 있고, 오계품에 [鹿子經]이 있고, 정상귀품에 "내가 먼저 提謂長者에게 가르친 바와 같은" 이라고 있는것으로 보아 [제위경]에도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현존한 법화경에는 이 경에서 말하는 七因의 설은 보이지 않고, 대성경은 인도에서 건너오지 않았고, <지인>이라는 것도 <대승지인경> 5권이나 <여래지인경> 1권(번역본 없음)이나 <慧印三昧經> 1권(吳支謙譯)에는 이경에서 말하는 11印은 설해져 있지 않은 것같다.
또 <녹자경>은 무엇을 가리킨 것인지 분명치 않고 鹿子母를 상대로한 제경에는 이경의 소설과 같은 글을 볼 수 없다.그러나 경명은 들고 있지 않지만 生因子因(비품)은 <열반경>에서 온것이고,출가의 8중계(집회품)는 <선계경>의 설을 가르킨것이고, 육방공양(수계품)은 <중아함경> 제33의 <선생경>(제153경)의 계승확대이다.
이 <선생경>은 <시가라월육방례경>, <선생자경>, <장아함경> 제11의 <선생경>(제16경)과 똑같은 것이나 지금의 수계품은 전체로서 그 경의 놀랄만한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6중법 28 실의죄는 이 경 특유의 것으로서 불경전파사에 있어서 항상 주목되는 바인데, 이것은 1권 <선생경>의 출가의 8중법 42犯에 대립하는 것이다.
고증에 의하면 <선생경>과 <선계경>은 동시대의것이지만 <선생경>이 <유가론>의 초출개조한 것이 확실하므로 <선생경>의 8중과 이 경의 6중과는 불살, 불도, 불사음, 불망어가 공통인 것처럼 저42犯과 이 28실의 죄에는 공통된 것이 상당히 많다.이 경의 전파에 대해서는 <인왕반야경>권 하의 수지품에 <반드시 5역6중28경을 범하지 말것>이라고 있음을 볼때 그것은 즉 이 경의 소설을 가리킨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특히 <법망경>의 10중금계는 이경의 6중과 <선계경>의 8중과를 합친 것이다.
또 법망경의 <48경>은 <선계경> <유가경>에는 나오지 않고, 이 경의 28실의 죄 속에 있는 것이 취입되어 있고, 특히 <열반경>성행품, 四相品, 금강신품 및 기타의 경으로부터로 취입되어 있는 것으로 주목 할만하다.
46. 범 망 경
<범망경의 2종>
<梵網經>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고 있는 경전은 2종이 있다. 하나는 초기경전에 속하는 것으로서, 팔리어로 씌어진 남방 상좌부의 經藏인 長部의 제1경으로서의 梵網經(Brahmaja-lasutta)이다. 漢譯으로는 장아함 제21경인 <梵網經>(大正藏 1-88) 및 <梵網六十二見經>(大正藏 1-264)이 이에 해당한다.
범망경의 다른 하나는 구마라즙(344-413)의 번역으로 되어있는 <범망경>(大正藏24-997)이다.이경은 보통 <梵網菩薩戒經>혹은 <菩薩戒本>으로 불리지만, 정확한 題名은 <梵網經盧舍那佛說菩薩心地戒品第十>이다.
이러한題名이 붙은 이유는 "<범망경>의 廣本에서 보살의 階位와 戒律에 관한 제10菩薩心地의 1품만을 誦出한 것이 이 경이다"라는 라집역 <범망경>의 서문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다.
이 경전의 이름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經錄인 僧祐의 <出三藏記集> 권11에 수록된 작자 未詳의 [菩薩波羅提木叉後記]에서 발견되는데, 거기에는 천축의 구마라집법사가 이 戒本을 誦出한 점, 그리고 이것이 <범망경>중에 수록되어 있음을 라즙 자신이 말한 점, 또 이것은 라집이 번역한 大小乘經 50여部중의 하나로서 최후의 誦出이라는 점 등이 기록 되어있다.
여하튼 나집역<범망경>은 대승보살계를 설한 경전으로서 대장경중에서는 大乘律部에 속하며, 上下 2권으로 되어 있다. 상권에서는 10發趣,10長養, 10金剛, 10地 등 菩薩修道의 40位가 설해지며, 하권에서는 10重48經戒가 설해지고 있다.
이상 2종의 <범망경>중에서 후자가 전자에 비해 우리에게는 보다 친숙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한국불교에서 중시되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이 경은 劉宋代(5세기)에 중국에서 만들어진 僞經임이 거의 定說로 되어 있으며, 또한 廣本의 권수에 관해서도 異說이 많다.
예컨대 梵網의 序에는 1백12권 61품으로 되어 있고, 僧肇의 序에서는 1백20권 61품으로 되어 있으며, 明曠의 會疏에는 1백52권 61품으로, 그리고 法藏의 本疏에는 10만송 61품으로서, 권수로 따지자면 족히 3백권은 된다고 적혀 있다.
<범망경의 구성과 내용>
먼저 아함에 속하는 <범망경>은 外道 62見을 서술하고 그것을 논파함으로써 불교의 우수성을 천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것은 <沙門果經>과 마찬가지로 석가세존 당시의 思潮들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梵網은 見網의 法門이라고도 말해지는데, 마치어부가 그물로 물고기를 포획하듯이 모든 견해를 건져 올린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 경은 내용상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世人들은 여래를 찬탄할 때에 번쇄하고 비근한 戒에만 의거하는데, 그러한 것은 당시의사문 바라문들이 행하던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것을 小戒, 中戒, 大戒로 나누어 설한다.
제2부에서는 여래가 스스로 깨달아 體現하여 설하는 매우 어렵고 미묘한 諸法이 있는데, 이를 통해서만 사람들은 진실로 여래를 찬탄할 수 있다고 설한다. 이 법을 설명하여 우선 62見의 제1론, 즉 常住論의 4見을 소개한 다음, 여래를 여실하게 참된 의미로, 찬탄할 수 있는 길을 설한다.62見은 정통 바라문철학의 諸說 및 일반 사상계의 諸說 등 당시 유포되던 견해들을 망라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은 2類8論으로 분류된다.
1, 과거에 관한 설: 1)常住論 4見 2)一分常住論 4見 3)邊無邊論 4見 4)危酉辯論 4見 5)無因論 2見
2, 미래에 관한 설: 1)死後에 관한 論(有想論 16見, 無想論 8見, 非有想非無想論 8見) 2)斷滅論 7見 3)現在急槃論 5見.
다음으로 구마라집의 번역으로 되어 있는 <범망경>은 상권에 노사나불에 대한 설명과 十發趣心, 十長養心, 十金剛心, 十地 등에 대한 설명이 있고, 하권에서는 10重輕戒의 戒相을 상세히 설한다. 敎判上 이 경의 지위에 관해서는 옛부터 여리가지 議論이 있어 왔지만, 전체적으로 <화엄경>의 說相과 상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華嚴의 結經으로 단정하는 天杻大師의 설이 定說이되고 있다.
<범망경>은 하권에서 10중48경계라는 大乘戒의 戒相을 밝힘과 아울러 受戒의 作法과 대승보살의 集會作法 등을 설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특히 중요시되는 것은 10중48경계이다. 法藏이나 天杻大師 등이 모두 이 하권만을 인용하고 註疏를 지은 것도 本經의 주된 취지가 바로 여기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10중은 波羅夷罪 10條를 말한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것은 바라이란 율장에서는 교단추방의 죄를 의미하지만 <범망경>에서는 [10重戒를 범한 사실이 있으면 가르쳐서 참회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해지며, 바라이는 지옥에 떨어지는 죄로 의미가 바뀐다.
10중이란 살생하지 말 것, 남의 것을빼앗거나 훔치지 말 것, 음행하지 말 것, 거짓말을 하지 말 것, 술을 팔지 말 것, 남의 허물을 떠벌리지 말 것, 자기를 높이고 남을 헐뜯지 말 것, 인색하게 굴면서 도움을 청하는 자를 헐뜯고 욕하지 말 것, 성을 내면서 남의사과를 받아 들이지 않는 과오를 범하지 말 것, 삼보를 헐뜯지 말 것 등의 10條로서 <보살선계중>의 8중계, <우바새계경>의 6중계 등으로부터 채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48輕戒는 스승이나 어른을 공경할 것, 술을 마시지 말 것, 고기를 먹지 말것, 5신채를 먹지 말 것, 파계한 자를 참회시킬 것, 법사에게 공양을 드리고 법을 청할 것, 법문하는 데가 있으면 가서 들을 것...등이며, 食肉, 食五辛의 금지, 방생의 권장, 명리사욕의 금지, 追善供養, 日常行儀의 규정 등은 후세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이들 <범망경>의 戒는 梵網戒로 불리는데, 그 특성은 재가와 출가를 불문하고 수용되고 있다는 점에 있으며, 자기의 불성을 개발함을 목적으로 하는 佛性戒이다.
즉 父母, 師僧, 三寶등에 대한 孝順을 권장하는 孝順, 慈悲를 강조하여 "중생이 佛戒를 받으면 곧 諸佛의 位에 돌입한다"고 설하고, 佛子의 자각에 입각하여菩薩道를 실천하는 것을 기초로 하는 戒인 것이다.
하권에서 설해지는 10重禁戒와 48輕戒 중에서 특이한 점은 別請을 세번이나 반복하여 훈계하는 것, 人身賣買에 대한 戒(제20조:팔려가 죽을 목숨을 사서 놓아주고, 죽는 것을 구제하라), 在家戒로서 특히 孝順心의 강조, 受戒者의 破法 및 승려의 統官을 규제하는 것(제11조:나라의 便臣이 되지 말라)등으로서, 제33조의 유희등에대한 훈계와 더불어 이 조항들은 본 계법이 가정및 사회에서 발생하는 인간의 현실적인 제문제와 결코 유리되어 있지 않음을 암시한다.
범강계梵는 단지 防非止惡으로서의 一面만을 볼 때는 소극적인 自利行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범망계 하나 하나는 大乘戒의 진면목인 攝律儀戒, 攝善法戒, 饒益衆生戒 등 三聚淨戒의 本義를 구비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作善을 강조하고 타인을 교화, 인도하는 大方便의 眞意를 합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로 佛陀의 慈悲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孝를 이름하여 戒라고 한다]고 설하는 등 중국적인 색채를 너무 강하게 띠고 있다는 점이다.<보살지지경>의 喩伽戒가 소승의 계율을 내포한 大乘戒(通三乘)임에 비해, 이것은 대승의 독자적인 계이기 때문에 중국과 한국 및 일본불교에서 중시되어 많은 註疏를 남겼다.
일찍이 천태대사 지의(538-597)는 <범망경>을 라즙이 번역한 것으로 간주하고 <보살계의소>2권을 지어서 자신의 교학 속에 도입했다. 또한 法藏은 <梵網經菩薩戒本疏>6권을 찬술했으며 新羅의 태현은 <梵網經古迹記>3권을 저술했는데 특히 이 3주석서가 후세에 끼친 영향은 대단하여 주석에 대한 재주석서들이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다.그 중에서도 明曠의 <天杻菩薩戒疏>3권은 특히 유명하다.
<梵網戒와 보살정신>
보살계의 특색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三聚戒의 사상이다. 이것은 <지지경>등 몇몇 경전에 설해져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攝律儀戒는 惡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서, 정해진 규율을 준수하는 자기본위의 계이고, 攝善法戒는 한걸음 더 나아가 善을 행하는 데 있어서 자기와 더불어 타자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계이며, 攝衆生戒는 타자를 완전히 자기의 중심으로 끌어들여 그들을 교화하고 구제함을 목표로 하는 계이다.
그런데 <범망경>에는 이러한 三聚戒 자체가 설해져 있지는 않다. 즉 이것을 설하는 것은 다른 경전으로서, <보살지지경>이나 <영락본업경>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후자는 <범망경>과 그 10重의 戒相이 일치하며, 受戒의 방식이나 戒의 이해 등 상응하는 점이 있다. 요컨대 梵網戒에 이들 사상을 도입하여 범망계를 三聚의 보살계로 발전시키게 된 것이며, 환언하면 그것은 범망계의 戒相에 있어서의 三聚的 성격이 확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梵網戒는 도처에서 慈悲心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자비심에 의해 世人을 구제할 것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攝衆生戒의 성격은 극히 두드러진다.
따라서 그러한 慈悲救濟의 적극적인 他者에로의 작용을 基調로 하는 한, 설해지는 갖가지 금지사항은 단지 攝律儀戒的인 성격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즉 그러한 금지는 동시에 선행과 표리의 관계를 이어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攝善法戒에로의 이행이 수반되게 된다.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攝律儀戒가 중심이 되고 그것이 동시에다른 것을 포섭한다고 하는 能所의 관계이다.
그러한 한에서는 10重은 어디까지나 攝律儀를 주체로 하고, 다른 二戒를 부차적으로 동반하는 데 불과하다. 그런데 48輕戒를 보면, 상황이 전혀 다르다.
이에 대하여 義寂은 설해지는 내용을 놓고 볼 때, 10重은 攝律儀에, 그리고 48經은 攝善과 攝生에 비중을 두는것이라고 하면서<영락본업경>을 원용한다.
또한 세분하면 48輕戒 중의 前30계가 攝善, 그리고 後의 11계가 攝生에 해당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즉 여기서는 攝善, 攝生이 주체이고, 攝律儀는 포섭되는 것이라는 관계가 설정되게 된다.여하튼 10重48輕戒는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모두가 三聚戒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결국 梵網戒는 三聚戒의 성격을 매개로 하여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三聚와 三身의 因果關係가 그것이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중국 南山律宗의 시조인 道宣(596~667)에게서 시작되어 元曉, 法藏, 太賢 등에게 도입되고, 攝律儀를 法身의 因, 攝善法을 報身의 因, 攝衆生을 化身의 因에 배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明曠은 이 관계를 다시 四弘誓願으로 전개시키고, 攝律儀는 번뇌를 끊는 것으로서 煩惱無盡願斷, 攝善法은 佛道를 완성하고 法門을 배우는 것으로서 佛道無上誓願成 내지 法門無量誓願學, 그리고 攝衆生은 중생을 구제하는 것으로서 重生無邊誓願度에 각각 해당된다고 본 것이다.
또한 攝律儀는 살생을 하지 않는 등 악을 짓지 않아 두루 梁汚를 떠나게 하기 때문에 法身의因이며, 攝善法은 선을 행하고 법문을 깊이 탐구하고 불도를 證하기 때문에報身의 因이며, 攝衆生은 止惡行善을 모토로 삼고 자비심에 입각하여 중생에게 이익을 주기 때문에 應身의 因이라고 설해진다.
이후 三聚戒는 다시 三因佛性, 삼덕 등에도 배당되게 되는데,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이들을 단지형식적 차원에서만 연관지으려고 하는 시도는 오히려 10重48輕戒의 진의를 왜곡하고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경전과의 관계>
<범망경>은 先行 경전을 참조하여 창작된 경전인 이상, 다른 여러경전과 연관성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우선 이 경이 10重48輕戒를 설하는데 있어서 그 프롤로그로서 설한 연화장세계의 노사나불이나 千葉의 釋迦, 그리고 千百億釋迦의 金剛千光王座를 비롯하여 마혜수라천왕궁에 이르는 說法會座의 조직은 <화엄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서 이미 周知하는 바이지만, 특히 <보살계경>등으로 지칭되어 別行되는 것은 담무참이 번역한 <보살계본>등의 형식을 계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10중48경계가 설해지기 이전의 이 계를 [佛性戒] 혹은 [佛戒]등으로 부르는 사상은 <열반경>의 영향인 듯하며, 10發趣 이하의 40心은 <仁王船若經>에 의거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戒를 [孝]라고 이름한 점은 유교사상을 도입한 것임이 분명하다. 더구나 이 [孝順心]이 불교의 [慈悲心]과 병용되고 갖가지 戒條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범망계의 기초를 이룬 것으로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戒條에있어서 10중계는 <菩薩地持經>이나 <菩薩善戒經>(1卷本)과 관련이 있으며 <우바새계경> <열반경>등과도 관련이 있다. 즉 <지지경>의 4중은 梵網의 10중의 제7이하의 4와 합치하고, <선계경>의 8중은 범망의 제5, 제6의 2계를 제외한것, <우바새경>의 6중계는 梵網의 최초의 6중, <열반경>의 性重戒는 梵網의 처음4중이다. 또한 小乘律의 4바라이죄도 梵網의 처음 4중에 상응한다.
다만 상위점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소극적인 금지사항에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作善이나 구제를 명확이 제시함으로써, 이른바 菩薩戒로서의 三聚戒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점은 48경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48輕戒도 戒條에 있어서는 先行 경전의 영향이 적지 않다.
예컨대 <열반경>의 식세혐기계,<보살지지경>의 42衆多犯,<우바새계경>의 28失意罪, <菩薩內戒經>의 47戒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범망경>은 이러한 戒條 뿐만 아니라, 개개인 경전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성과에 의해 <범망경>은 <金光明經>流水長者品, <寶梁經> 比丘品, <仁王船若經>, <比丘應供經> 등의 경전에 의거했음이 밝혀졌으며, 小乘의 律文과도 적지 않은 연관성을 갖고 있지만, 특히 <지지경>및 <우바새계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호 근 : 동국대 인도철학과 및 同대학원 졸업.
[상카라의 假現說 연구]로 철학박사학위 취득.(현재) 강릉대 철학과 교수, 한국불교연구원 연구위원.譯書로 <인도불교의 역사>(상,하), <티베트불교사>가 있고,[不二一元論과 中觀哲學의 실재관], [가우다파다의 不生說의 논리적 기반]등의 논문이 있다.
47. 보 살 영 락 본 업 경
<사상적 배경>
佛敎란 나의 완성 곧 자기인격의 完成을 위한 가르침, 다시 말해서 본래의 如實한 자기를 찾아서 정진하는 인격수행의 길이다. 大乘經典들은 깨달음의 길을 향해 끊임없이 분전하는 현실적 인간들의 모습을 잘 묘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대승경전은 평범한 우리 인간들을 무대의 주인공으로 세워놓고, 그들 인간이 어떠한 道程을 밟아 가면 부처님의 경계를 얻을 수 있는가 하는 修行論을 설한 경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대승경전은 일반적으로 罪惡甚重의 衆生이라고 말해지는 우리 인간들이, 그 죄악을 제하고 우치망상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공명 정대의 대인격자인 菩薩로 거듭나는 도정을 설시한 경전, 곧 자기인격의 완성을 향한 정진의 가르침인 것이다.
본고의 <보살영락본업경>도 경의 제목이 시사하듯이 우리인간들이 성취해야할 인격완성을 위한 수행도가 무엇인지를 밝혀 놓은 대승경전중 특히 律部에 속하는 경전으로서, 대승보살계의 대표적 성전인 <梵網經>과 더불어 大乘戒史 硏究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경전이다.
곧 "불법승 三寶의 바다에 들어가려는 자는 무엇보다 먼저 信과 戒를 근본업으로 삼지않으면 아니된다"는 본경의 大衆修學品의 말씀처럼, 본경의 주제는 대승보살이 지키고 행해야만하는 보살의 의무 내지는 본업(本業)을 밝히는 것으로서, 경은 이러한 주제에 대한 목적달성을 위해 <菩薩本業經>과 <梵網經>의 菩薩修行次第說과 대승보살이 지켜야 할 戒目인 三聚淨戒說을 계승 발전시켰던 것이다.
곧 경은 이들 경전들이 설해놓은 四十二 修行法門인 十住 十行 十回向 十地 等覺 妙覺說등을 수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華嚴經>의 五十三修行位次의 영향을 받아 十住 앞에 十信이란 덕목을 덧붙여 놓음으로서 "보살영락경의 五十二位는 菩薩修行位次의 名義를 整足시킨 것으로서, 대승방등경전들이 설해 놓은 나름대로의 수행위차설을 결론지어 놓았다"라고 설파한 天杻大師의 평가대로 十信 十住 十行 十回向 十地 等覺 妙覺이라는 대승보살의 수행위차 定型形成에 커다란 기여를 했던 것이다.
또한 본경은 보살이 지켜야 할 근본업의 또 하나의 덕목인 戒業說을 大乘戒學의 대표적 經으로 평가받고 있는 <梵網經>의 三聚淨戒說(攝律儀戒 攝善法戒 攝衆生戒)을 계승하여 大乘戒의 正係經典임을 과시한 다음, 한편으로는 이에 그치지않고 "섭율의계는 十波羅夷를 가리키는 것으로 五十二賢聖으로 구성되는 보살이라면 누구던지 반드시 지켜야 할 心戒"라고 새로운 해석을 함으로써 四波羅夷만이 섭율의계의 덕목이라고 해석되던 종래의 戒觀보다 한발 앞서는 사상을 제시하였던 것이다.
다시말해 <梵網經>에서 설하는 十重禁戒야말로 十波羅夷로서 그것은 대승율의 첫번째 戒인 攝律儀戒 바로 그것이며, "오십이현성의 戒는 心을 體로 하기때문에 心이다하면 戒도 다 하는 것인데, 心은 無盡한 것이기에 戒 또한 無盡한 것"이라고 단언 함으로써 <梵網經>보다 한발 앞선 사상을 주장하면서 그간 關係設定이 분명하지 못했던 보살과 持戒의 관계를 대승보살의 必然的 本業이라는 직접적이고 적극적관계로서 매듭지어 놓았다는 점에서 大乘戒史에 있어 커다란기여를 하였던 것으로 이 점이 대승보살의 修行道經이라 할 수 있는 본경을大乘律部에 속하게 한 계기가 된 결정적 요인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앞에서도 부분적으로 언급이 되었지만 본경의 사상적배경에 대해 조금 더 언급을 하면 <화엄경>및 <보살본업경>그리고 <법망경>과의 관계일 것이다.
다시말해 본경의 전체적 골격인 五十二位賢聖說(경은 四十二位賢聖說을 주장하는 것같이 보이지만 실지로는 오십이위설을 설하고 있음)이나 七處八會의 設處및 所說法의 구조는 <화엄경>(60권)에서 수용한 것이며, 사십이현성설을 비롯한 十方國士및 佛 菩薩의 名號는 <보살본업경>에서 十重禁戒說은 <범망경>에서, 그리고 六種性(習種性 性種性 道種性聖種性 等覺性 妙覺性)과 삼제설(유제 무제 중도제일의제)은 <仁王般苦經>으로 부터의 수용인 것임이 밝혀지게 된 것이다.
다시말해 본경은 본경의 제목이 시사 해 주듯이 대승보살이 행하고 지켜야 할 本業을 주장하기 위하여 대승보살 사상의 주요경전들인 <화엄경>과 <보살본업경> <인왕경>들을 수용함과 동시에, 자칫하면 무시되기 쉬운면이면서 실지로도 관계가 모호했던 점인 대승보살과 戒와의 관계를 대승계의 대표적 경전인 <범망경>에서 수용하여, 이 두개의 덕목들을 하나로 묶음으로서, 대승보살도의 근본업이 다름아닌 戒에 바탕을 둔 끊임없는自己淨化와 信行임을 강조하려는 思想的背景에서 만들어진 경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및 전파>
본경은 범본및 Tibet본이 알려지지않은, 다시말하면 언제 어디에서 또 누구에 의해서 만들어진 경인지 조차 알려지지 않은 경전이나, 앞에서 밝혔듯이 <화엄경>(60권) <보살본업경> <범망경>등의 대승경전들의 주요 사상인 보살사상을 戒중심으로 새롭게 정리해 놓은 경전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경이 중국에 전래되어 처음 번역된 것은 符秦桃秦의 역경가인 竺佛念(AD. 376~378)에 의해서 라고 <法經錄>은 밝히고 있다.
하지만 失譯이라고 주장하는 <出三藏記集>과 竺佛念 역출외에 宋나라 智嚴譯出의 별역이 있다고 밝히고 있는 <歷代三寶記>등의 설을 종합해 볼 때, 이 경은 경전성립은 물론 역경에 있어서까지 많은 의문점을 안고 있는 경전이라 하겠다.
이와같이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경전이기에 최근에는 中國選述 云云-하는 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본경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경문을 인용해서 자가의 설을 뒷받침 하려 했던 최초의 사상가는 天杻敎學의 大家인 天杻大師이다.
곧 그는 본경의 삼제설(從假入空觀 從空入假觀 中道第一義제관)과 五十二位說, 그리고 心無盡說(心無盡故 戒無盡)을 그의 대표적 저서 (天杻三大部)인 <法華玄義>와 <摩何止觀>등에 인용하면서 자기의 天杻思想形成의 커다란 기둥으로 삼았던 것이다. 다시말해 대승계의 특색으로서 본경이 새롭게 설하고 있는 사상들인 "보살계에는 受法은 있어도 捨法은 없으며, 비록 戒를 범했다 해도 그 수계공덕은 영원히 없어지지 아니한다"하여, 율조항만을 준수하려 하던 小乘季와 大乘戒와는 엄연한 큰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내 세운 점, 또는 "부부와 친척이 서로 스승이 되어 授戒할것"이라 하여 모든 인간에게 수계의 중요성을 갈파한 것 등의 사상은 천태대사뿐만 아니라, 저화엄의 현수대사에게 가지 영향을 미치게 하여 "보살영락본업경은 범망경의補足經"이라고 하는 평까지 받게되었으며, 이러한 평에 힘입어 드디어는 <開元釋敎錄>에 대승율장의 하나로서 인정받게 되었고 이후 <범망경>과 더불어 大乘戒史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던 것이다.
본경에 대한 주석서로는유일하게도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저 신라의 원효스님의 <보살영락본업경소>(3권)가 있을뿐이나 현재는 안타깝게도 上 中 下 三券 가운데 제3품인 賢聖學觀品의 뒷부분부터 마지막품인 集散品까지의 내용을 담은 하권 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구성과 내용>
상하 2권으로 나누어져 있는 본경은 총 8품(제1 集衆品,제2 賢聖名字品, 제3 賢聖學觀品, 제4 釋義品, 제5 佛母品, 제6 因果品, 제7 大衆受學品, 제8 集散品)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은 제일 먼저 석가모니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정각(깨달음)을 이루신 광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 옛날 과거의 부처님이 성도하셨을 때 光影은 매우 찬란했었는데 지금 또 四十二의 光影이 瑛珞으로 화해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엄호해서 법계에 가득하니라, 그때 그 자리에 운집해 있던 보살들이 청하여 묻기를,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어떻게 수행하여 성도하셨길래 身口 意 三業이 청정해 지셨고, 또 금강과 같아서 부서지지 않는지요?
부처님이시여! 당신과 같이 정각을 이루려면 어떻게 수행해야 하며 어떤 도정을 걸어야 되는 것인지요?"너희들은 나의 말을 잘 듣고 수행해야만 한다. 이 말씀은 과거의 부처님들이 말씀하신 결정료의 영락법문(반드시 성취되는 중요한 장엄법문)으로서 그들 부처님께서 걸으신 수행의 길이니라.
불자들이여! 이 길을 성취시키려면 먼저 신 구의 삼업을 깨끗이 하여야하며, 또 불법승 삼보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며, 인과 법문을 믿어 의심치 말아야 하며, 그런후에 내가 걸어 왔던 四十二賢聖의決定了義 修行道를 너희들도 수행도로 삼아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이 사십이현성의 법문은 일체의 공덕을 섭하는 행이기 때문에 과거의 모든 부처님을 비롯한 보살들도 이 길을 따라 수행했느니라. 불자들이여 원하는 바는너희들도 서원을 세워서 이 결정요의사십이 현성법문을 수지 독송해서 한결같이 나와같은 정각을 이룰지어다.
"또 본 경의 마지막 품인 집산품에는 "너희들은 사십이현성의 법문을 듣고 마땅히 보리심을 발해야 하느니라.이경은 과거 무량백천의 부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수지하고 독송해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부처님의 말씀을 듣는 자들을 위해서 먼저 보살이 받아야만 되는 계를 설해 지키게 하고, 그런후에 보살의 근본행인 이 결정요의 사십이법문과 四歸依 法門(귀의불 귀의법 귀의승 귀의계)을 설해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부처님의 법을 구하는 자들에게 보살이 지켜야만 되는 보살영락법문을 반드시 설해야 하느니라" 경은 이상과 같이 보살이 걸어야 하고 부처님이 걸으셨던 사십이현성의 법문을 설하고 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 이렇게 간곡하게 말씀하고 계시는 보살의 근본행, 즉 42현성 법문이란 일체 무엇인가?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들이 보살로서 거듭나기 위한 수행의 절차에 관한 것으로서, 우리들 중생이 무명의 구렁에서 벗어나 번뇌와 망상의 두터운 업장을 털어 버리고 常樂我淨의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저 <화엄경>의선재동자가 보리를 얻기 위해서 수많은 고행을 하며 53의 善知識을 찾아 산과 바다를 넘고 헤치며 걸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보살의 근본업인42단계의 수행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안된다고 하는 사실을 설하고 계신 것이다.
곧 경은 부처님께서 우리들 중생을 불쌍히 여기신 나머지 친절하시게도 당신이 걸으셨고 또 과거의 부처님들이 걸으셨던 보살수행의 길을 (십신)-십주-십행-십회향-십지-등각지-묘각지로 이어지는 42단계의 길고도 험한 수행의 행로를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시고 계신 것이라고 설하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설명은 피하나, 경전은 이 42수행의 각 단계에 있는 보살들을 각각 金銀 銅 琉理 麻尼 水精과 또는 習 性 道聖 等覺 妙覺으로 비유하면서 우리들의 정진을 거듭 부탁하고 있다.
이제 경의 말씀을 통해서 42보살도의 수행, 곧 우리들이 번뇌와 망상의 업장에서 벗어나 보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어떠한 수행을 해야 되는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경은 "믿음과 서원은 너희들을 깨달음의 길로 인도 해주는 관문의 길이기 때문에 너희가 三寶의 바다에 들어 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믿음을 근본으로 삼아야하며, 부처님과 함께 살기 위해서는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느니라, 그러므로 初發心住(42보살법문의 맨 처음의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十信(열가지 믿음)을 내야 하느니라,
십신이란 믿는 마음(心信), 부처님을 생각하는 마음(念心), 끊임없이 노력정진하는 마음(精進心),지혜로운 마음(慧心), 흔들리지 않는 마음(定心), 물러나지 않는 마음(不退心), 자비스러운 마음(回向心), 대승을 자랑할 줄 아는 마음(護心), 부처님의 법을 지키는 마음(戒心), 중생과 함께 해야 하겠다고 서원하는 마음(願心)으로서, 이것을 믿고 행하는 자는 한량없는 복덕을 받을 것이다"고 설하고있다.
경은 뒤이어 우리들이 보다 빨리 보살로 거듭나기 위한 일상생활의 생활관으로서, 三聚淨戒(보살위 세가지 일상태도)를 설정해 놓고 있다. 곧 부처님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서는 戒를 근본으로 삼아야 되느니라, 왜냐하면 계는 일체 공덕행의 근본으로서 부처님의 길에 이르는 가장 기본이 되는 행이며, 또 일체의 악과 일곱가지의 그릇된 견해(七見)와 여섯가지의 집착(六着)의 번뇌망상을 제거하여 바른 법을 지키게 해 주는 맑고 밝은 지혜의 거울(正法明鏡)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섭율의계와 섭선법계와 섭중세계라는 세가지 기본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않되느니라, 즉 열가지 금지계율(十重戒)을 지키는 것이 섭율의 계이며, 8만4천의 부처님 말씀을 수지 독송하는 것이 섭선법계이며, 자비희사로서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며 안락하게 하는 것이 섭중생계니라"하고, 삼취정계의 생활이야말로 부처님의 길로 향하는 근본행이란 것을 보여 주시고 계신다.
다시말해서 대승보살이 지켜야만 되는 계는 소승의 계와는 달리 단지 禁惡의 戒(나쁜 짓을 하지 말라고 하는 금지의 계)의 규정만을 지키는 것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섭율의계와 섭선법계라고 하는 보리심과 섭중생계라고 하는 자비심을 바탕에 둔 계, 다시말해대승의 계율이란 것은 우리들이 본래 소유하고 있는 불성으로부터 자연히 터져 나오는 자연 그대로의 계라고 역설하고 있다. 경은 또 "일체의 계는 우리들의 마음을 근본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마음과 마찬가지로 계도 다 하는 바가 없다"고 하면서, 계율의 생활은 다름아닌 우리들의 청정한 불성의 자연적발로의 생활이기 때문에 이러한 계율의 생활이 보살수행도의 기본이 되는 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고 설하고 있다.
다시말해 경은 "계 없이는 초발심주부터 묘각지에 이르는 42현성의 영락문에 들어갈 수 없으며, 보살계에는 授戒는 있어도 捨法(계를 버림)은 있을 수 없으며 따라서 계를 받고 범하는 일은 계를 받지않고 범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으며 보살계를 받지않은 사람은마치 축생과 다름없다"고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곧 계를 받아 지키는 것이 보살수행의 길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힘 주어 설하고 있는 것이다.
<결어>
이상 <보살영락본업경>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살펴 보았다. 그 결과 이경은 경의 제목에서 보듯이 우리들 번뇌 많은 중생들이 어떻게 하면 죄악을 제하고 우치망상에서 벗어나 공명정대한 대인격자인 보살내지는 부처님으로 거듭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설시한, 말하자면 보살의 수행도를 그 중심사상으로 한 대승경전임을 알 수 있었다.
곧 이경은 우리 인간들이 걸어야 될 인격완성의 수행도로서 42位의 긴 도정을 설정하여 <화엄경>의 선재동자와 같은 끊임없는 정진의 필요성을 설하고 있으며, 또한 그 정진을 원만히 성취시키기 위해서는 믿음과 서원 그리고 삼취정계를 기본으로하는 일상생활에 있어서의 보살도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한 경전임을 알 수 있었다.
종석 : 중앙승가대 교수
서강대 물리학과와 동국대학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 대정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이수한 후 [밀교사상연구]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앙승가대 불교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한국불교의 의례와 밀교] [밀교의 수용과 한국적 전개] [고려밀교와 라마교와의 관계]등 다수의 연구논문이 있다.
48. 보 살 지 지 경
<서론>
<菩薩地持經>은 <보살계경> <지지론> <보살지지론>이라고 한다. 원어로는<Bodhisattva-bhumi>이며 曇無讖이 북위의 狙거蒙遜(401-433년제위)을 위해 한역하였다. 諸錄 諸藏에는 그것을 제율에 편입시키고 있다.
이경은 彌勒의 설법을 無着이 섭수하여 기록한 <유가사지론>본지본의 보살지의 일 부분이다. 경전은 보살의 심행을 자세히 밝히고 있으며 스스로 그 전체를 보살계로 하는 장이 있다.이 보살지 보살장은 보살법율 들어내어 보여 많은 중생을수지 사유하게 한다.교법 전체를 제법의 영역에서 이해하는 불교본래의 정신을 간직하고 있는 경전임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보살지지경>은 경이라 불리고는 있지만 본래 경으로서 미륵의 설법을 무착이 기록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한역 <유가론>에서는 미륵보살이 지었다고 하고 티벱역에서는 무착의 저술로 되어 있다. 한역에서는 求那跋摩가 번역한 9권본과 1권본의 <菩薩善戒經>이 있으나 1권본은 9권본의 제4권과 5권 사이에 끼워 1권본으로 되어야 할것이라 한다.
이것은<보살지지경>과 同本異譯인데,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花原雲來에 의해 1930년과 1936년에 2책본으로 출판되었다. 한역<유가사지론>에서는 보살지가 그 일부분이 되어 있으나 티벱역에서는 독립되어 있고 범본에서도 보살지만이 단행본으로 되어 있다. 한역<보살지지경>도 독립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보살지는 <유가사지론>에 수록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독립하여 유포되었을 것이다.
또한 경전은 <금강반야경론>卷上이나 梁시대에 번역된<섭대승론석>등에서는 "지지론에 설해진 바와 같이"라고 인용되고 있어 인도에서는 이 경을 論이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승우록> 권2에 "또한 보살계경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라고 밝혀져 있듯이 예로 부터 계경이라하였을 뿐 아니라 <법경록>과 같은 것은 그것을 보살계경이라고만 밝히고 있어 지지라는 이름을 빠뜨리고 있으며 <彦琮> <靜泰> 2록도 그와 같이 되어 있어 당시에는 오히려 <보살계경>이라는 이름이 일반적이지 않았는가 생각된다.
<보살지지경>이라는 이름이 사용된것은 <개원록>이후이다. 그런데 대장경의 편재에 있어 宿뫼藏은 閱藏知律 권37에 의해 그것을 유가론보살지의 이역으로서 西土大乘宗論部에 집어 넣고 있으며 대장경 또한 마찬가지로 유가부에 편입시키고 있다.
<경의 구성과 한역>
이경은 모두 3처 27품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의 3처란불도를 차례로 닦아서 붓다가 되기 직전의 보살 지위에 오르는 세단계의 수행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첫째로 初方便處는 1권-8권 사이에 18개의 품으로 되어있으며 주로 사람들로 하여금 신앙의 마음을 일으켜 깨달음을 얻도록 하기 위한 준비로서 교화수단체득의 방법을 명시하고 있다.
둘째로 次法方便處는 8권-9권 사이에 4개의 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주로 깨끗한 마음과 자비심을 가지고 사람들의 서로 다른 성품과 수준에 맞게 불도를 이해시켜 그들을 불교로 끌어들이는 실천적인 교화능력을 얻는 체험단계의 실무적 방법을 밝히고 있다.
셋째로 필경방편처는 10권에 5개의 품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로 이미 닦은 불도의 내용을 자기의 것으로 확고히 하여 사람들을 실제적으로 구제하는 자유자재한 능력을 나타냄으로써 붓다에 가까운 자질을 갖추는 완성단계의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이 경전이 예로 부터 중시된 것은 이 가운데 대승계가 설하여져 있기 때문이다.
초방편처의 계품 제10(권4, 5)에서는 보살의 계바라밀을 自性戒一切戒등 8조의 모습으로 제시하며 보살의 일체계를재가계와 출가계로 나누고 또한 3聚淨戒로 설명하기 때문이다.
<보살지지경>은 說者 彌勒, 錄者, 無着의 <우가사지론>의 일부분이다.
<유가론>의 한역에는 각권의 제목아래 [미륵보살설]이라고 되어 있으며 또 慈氏(미륵의 역어)菩薩所製兪王伽師地論이라는 印度陣那의 말이 <서역기> 권10의 안달라국조에기록되어 있다.<지지경>의 한역은 北京玄始 7년(416)10월1일 담무참이 저거몽손을 위해 번역한 것이라고 <승우록>에 기록되어 있지만 그는 또한 실제로지지계의 전지자이며 그리고 당시 중국불교계는 계율에 열심이였기에 그에게수계하는 자가 많았으며 그 역출이 환영받았다는 것은 <천태계소>권상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지지경>이 역출된 이래 그것을 모체로 하여 4종의 계경 즉<보살선계경> <보살계본> <보살계요의경> <보살우바세계단문>이 나왔으며 다시 대승계경들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법망경>성립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지지경]의 계율사상>
<지지경>은 전체적으로 볼때 계학에 큰의의를 가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6도를 상세히 밝히고 있을뿐 아니라 계품에서는 새로운 사상이 나타나고 있어 후세까지 큰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계상에서는 중국한국의 대승계의 출발이라 할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본경은 많은 경전가운데 산설되어 있는 대승계학을 총집합 의도로 이루어졌으며 9절의 조직으로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1. 自性戒:계를 범한 경우에 다른사람에 대하여 부끄러워하는(從他正受)
자신을 살펴 부끄러워하는 (善淨心受) 범한 것을 알면 바로 참회하는 (犯已卽悔) 한마음으로 범하지 않는 것을 부지런히 하는(專精堅持不犯)의 4항을 들고 있다. 그것을 지계의 책려에 대하여 제4항은 나섬, 앞의 셋은 물러남인 것을 보이고 있다.
2. 一切戒:계의 분류, 수계법, 계조설정, 참회법, 自誓受法을 설한다.
계의 분류에는 재가계출가계 각기 3종의 계가 있다. 수계법은 계사로부터 보살계를 받는 해의 규정이며 계조의 설정은 4바라이 법과 42범사이며 중국 한국에서는 이를 4중 42경사라고 한다. 또한 失戒가 되는 두가지 경우로서 보리심의 잃어버리는것과 강렬한 번뇌로 중죄를 파계하는 것을 들고 있다.
3. 難戒:지계를 관철하기위한 고난으로 재력있고 세력있는 자가 출가하여 수계하는 것은 제 1난. 遭難危을 면하기 위한 지계를 희생이라 하지 않는 것은 제2난. 어떠한 경우에도 심란하지 않고 세사에도 속만하게 흐르지 않는 것은 제3난이라 한다.
4. 一切門戒:계가 발동하는 거점으로서 수계로부터 오는 것(正受戒)착한 性根으로 부터 오는 것(性戒) 습성에서 오는것(習戒) 교화정신에서 오는 것(方便成戒)의 4종을 든다.
제5善人戒:스스로 계를 지키며 다른 이에게 권하여 계를 칭찬하며 동행자 있는 것을 기뻐하며 만약 계를 어기면 참회하는 이를 선인이라 한다.
제 6一切行戒:계의 확충과 목표에 대하여 대보리로 회향하는 것. 온갖 생활상이 계이어야 하는 것. 향락에 빠지지 말며 고행에 빠지지 않는 것. 목숨 다하도록 계를 잃지 않는것. 계장엄을 갖추는 등 13종을 설한다.
제7 諸惱戒:자기가 원하지 않는 일을 다른 이에게도 하지 않도록 하며 다른 이들이 고뇌에 빠지지 않도록 마음 써야 할 것을 설한다. 생하는 것.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 위협을 가하는 것등 8종을 들고 있다.
제8 此世他世樂戒:계가 있는 곳은 현재에서 미래에 걸쳐서 모두 편안하다. 자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9 淸淨戒:계는 더러움 없는 청정 생활인 것을 설하여 지계는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대보리를 위한 것. 위축되지 않으며 교만을 부리지않는 것. 게으름없이 착한 일에 힘쓰는 것. 방일을 떠나는 것. 공과를 탐구하지 않는 것. 행동에 규범이 있는 것. 정상도를 잃어버리지 말며 편사에 빠지지 않는 것. 고락의 2락을 떠나는 것등을 들고 마지막까지 항상 제불을 호념하는 것등 지계의 5종 공덕을 들고 있다.
이상과 같이 <지지경>은 계경의 戒度를 9항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계의 근거에 대하여 "제1無上眞實心에서 일어난다"라고 한다. 이것은 인간본심의 환기에 調正道의 유래를 보는 것이며 보리 즉 무한생명으로 사는 의의를 보고자 하는 것이다.
<3취정계>
<지지경>의 계학에서 새로운 의의는 계도 9절의 제2에 3취정계와 4중 42범사라는 계조를 설정한것이다.3취정계는 <深密解脫經>권4에 6바라밀을 각기 3종으로 나누는 가운데 계에 대하여 離諸惡行戒 修諸善行戒 利益衆生戒의 이름이 보이는데 <지지경>은 그것에 의해
1. 律儀戒 (samvara-silam)
2. 攝善法戒(kusaladharmasamgrah-akam-s)
3. 攝衆生戒(satt-varhhakriya-s)를보이고 있다. 중국 한국에서는 그것을 3취정계라 약칭하고 있지만 <지지경>에는 정계 3종3종계장 또는 3종율의 등을 말한다.
3취정계의 형식은 그후 많은 경론에서 밝히고 있지만 역어는 일정하지 않다.<지지경>은 3취정계를 계상의 하나로서 창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 한층 친밀한 것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즉 제5의 처음에 受戒法을 설하는데 있어서 受戒自에게 수여하는 것으로서 그것을 들어 戒師는 그것을 지니는지 여부를 3번 묻고 그것에 대하여 수자는 수지를 3번 답하여 3취정계를 받는 의식을 설정한 것이다.
아마도 3취정계는 인생 본래 調正道의 3대강목인 自制 自勵 公益이 지표이며, 이는 생활의 모든 면의 바로 계인 것을 의미하며 처음부터 특정의 계조를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불교계학의 특색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3취정계는 과거 현재 미래 일체보살이 주지하는 계이며 과거의 제보살은 이미 그것을 지켰으며 미래의 보살도 그것을 지켜야 하며 현재의 제보살도 그것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정각을 목표로 나가는 이는 모두 이로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지지경>은 이러한 의미를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지지경>이후의 대승경록에는 3취정계를 받아들여 중국 한국에서는 대승계의 전형으로서그것을 용인하기에 이른 것이다.
4重42犯事4중 42사는 46종의 생활思象을 들어 조정의 궤범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미 3취정계인 대강은 이에 포함되는 것이며 전체는 3취정계와 일맥상통하는 제상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단지 들고 있는 것이 방지하여야 할 惡事를 열거한 점에서는 율의계이므로 <지지경>에는 보살율의계 계율의 학처 범처등이라 하며, 또 그 가운데는 知恩報恩과 같은 섭선법계에 속하여야 할선행도 있으며 병인간호와 같은 섭중생계에 속하여야 할 이타행이 명확한 것도 있지만 전체로서는 3취의 구현성이다.
4중계는 경에는 4바라이처법이라 하며 즉
1. 스스로 찬하며 다른 이를 비방하는 것
2. 재물과 법에 인색함
3. 타인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음
4. 보살장을 훼손하는 일이며, 그것을 범하면 보리의 자량을 증장하여 장엄할 수 없으며 청정한 뜻을 잃어 보살도를 행하는 자의 면복을 더럽히는 것으로 한다.
아마도 4중계는 바라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과 4개조인 것에서 율법의 4중금(살 도 음 망)과 거의 같다. 보살도의 중죄로서 나눈 것은 같지만 그 성격에서 개인적 독창적으로 자덕손상을 방해하는 것임에 비하여 이것은 사회적 자애에 서는 것이며 그 율법은 다시 범계자의 참회에 의한 부활의 계를 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데 반하여 이것은 다시 계를 받는 것을 인정하는 차이가 있다.
42犯事는 중국이래 4중계에반하여 42경계로 부르지만 그것을 <범망경>에 10중계 48경계가 설하여져 있어 유사한 호칭이 있으며 <지지경>이 그것을 들고 있는 것은 반드시 중계에 대한 경계가 아니다. 그것은 4중계에 들어가 있다.
즉 제29계는 自讚毁他 제6, 37계는 견석, 제16계는 陳謝不容, 제17계는 念限不捨, 제28계는 謗菩薩藏이다. 42범사는 3취정계를 받아서 보살의 조정도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조정위반의 죄가를 심득해야할 것이므로 그 사례로서 들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3계의 上座有德을 공경하지 않는 것은 범계이며 染汚犯이지만 만약 뇌수 懈怠 無記心 忘誤로 한 것은 염오범이 아니며 만약 발광 중병 난심하지 않으면 범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처럼 하나 하나에 대하여 죄과를 판정하는 점은 그 율장의 주석서에 여러가지 경우를 들고 그 죄명을 정하여 통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42범사는 반드시 경계에 한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42범사는 사례이며 결코 그것으로서 조도를 규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보살도를 행하는 자로서는 늘 일체의 여법인 응위를 행하며 불응위를 행하지 않으며 공덕행을 증광을 권하는 의념을 가져야 한다.
신 성 현(동국대 강사) : 동국대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동교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Mahavastu의 십지사상연구][십주니파소론의 계율사상 연구][대승불교성립에 대한제이론고]등 다수가 있다.
제 10 강좌 신앙찬탄 경전
49. 정토삼부경
50. 미륵삼부경
51. 지장보살본원경
52. 약사여래본원경
53. 비화경
54. 금광명경
55. 인왕반야경
49. 정토삼부경
아미타불은 깨끗한 땅에서 중생들을 거두어 주는 임이시고, 석가여래는 깨끗한 땅으로 지도하는 스승이시며,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은 부처님을 도와서 교화를 펴시는 분들이다. 그러므로 일대시교(一代時敎)의 여러 경전에서는 간절하게 중생들이 왕생하도록 권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아미타불은 무량수경에 의하면, 옛날에 법장(法藏)이라는 보살이 지금부터 10겁(劫) 전에 최상의 깨달음을 얻어서 중생들을 제도하려는 원력을 세우고, 오랫동안 수행을 거듭하여 마침내 그 원이 성취됨에 부처가 되어서 현재는 극락세계에 머물고 계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아미타불은 보살도를 완성하여 타방세계(他方世界)에 출현하신 부처님을 말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이러한 타방불신앙이 성행하여 국민이면 거의 누구나가 아미타불을 은연 중에 염불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데, 이는 일종의 왕생신앙(往生信仰)으로서 이 세상을 다 살고 난 뒤에 보다 좋은 세계에 태어나고 싶은 중생심리에서 나온 것이다. 한마디로 아미타불, 즉 서방정토신앙은 현세에 대한 강한 불만과 미련심(未練心)이 많은 사람이 사후(死後)에나 현세에서 마음의 정화를 통하여 안정을 얻기 위한 타력적인 방법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아미타(Amit : 阿彌陀)불을 한량이 없는 수명을 가진 부처, 즉 무량수불(無量壽佛)과 한량이 없는 광명을 가진 부처, 즉 무량광불(無量光佛)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수명은 자비를 상징하고 광명은 지혜를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들이 아미타불에게 귀의하는 것은 꼭 타력적이라기 보다는 진실로 본래부터 모든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는 자신의 지혜와 자비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아미타불은 항상 큰 원력의 배를 타고 생사의 바다에 떠서, 이 언덕이나 저 언덕에 머물지 않고, 한 가운데도 머물지 않으면서 중생들을 제도코자 하는데, 만약,
"아미타불의 이름을 듣고 하루나 7일 동안 명호를 외워 한결같이 마음이 산란하지 않으면, 그가 임종할 때에 아미타불이 보살들을 거느리고 그의 앞에 나타나신다. 이때 그 사람은 전도됨이 없이 곧 왕생케 되는니라."
"시방세계의 중생이 내 이름을 듣고 내 국토를 생각하면서 덕을 쌓거나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했으면서도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면, 나는 정각을 취하지 않으리라."
고 맹세하신 반면에, 이와 같은 경지에 태어날 사람은 반드시 열반에 도달하고자 하는 원력과 이생을 마치고 다음 생에서는 반드시 부처가 되겠다는 원력 및 부처님과 같이 32상을 갖추겠다는 것 등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또한 중생들이 보살도를 완성하여 부처가 된 결과로 극락정토에 태어나게 된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미타불을 주된 부처로 하는 경전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무량수경과 아미타경과 관무량수경이 그것이다. 이들을 또한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이라고도 부른다. 먼저 무량수경(無量壽經)은 아미타경에 비하여 그 분량이 많기 때문에 대경(大徑)이라고 하며, 대무량수경 또는 2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쌍권경(雙卷經)이라고도 한다. 그 내용은 상권에서는 아미타불이 극락정토를 건설하게 된 원인과 그 과보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다.
즉 아미타불은 일찍이 법장보살이었을 때에 48가지의 서원을 세우고 착한 사람과 악한 사람 등 그 누구라도 그의 원력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구제하여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한다는 것이다. 하권에서는 중생이 극락세계에 왕생케 되는 원인과 과보에 관하여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 세상의 누구든지 아미타불의 이름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신심을 내어서 짧은 순간이라도 지성으로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아미타불의 원력을 입어서 거기에 태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극락세계에 태어나게 되는 중생들은 욕심을 버리고 출가하여 오로지 선근 등을 닦아 극락에 왕생코자 하는 무리들이고, 중근기 중생들은 출가는 했지만 다소의 선업으로 계율을 지키며 불사를 하는 등 공덕심을 회향하여 왕생코자 하는 무리들이고, 하근기 중생들은 재가의 선남선녀들로서 열심히 거기에 태어나고자 원력을 세우고 염불을 하거나 법문 등을 듣는 사람들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아미타경은 무량수경에 비하여 그 분량이 적기 때문에 소무량수경 또는 소경이라고도 하며 사지경(四紙經)이라고도 부른다. 이는 부처님 스스로가 설하신 무문자설경(無問自說經)으로서, 내용은 아미타불과 서방정토의 장엄에 관하여 설명하고, 그러한 땅에 왕생하는 길은 아미타불을 부르거나 염불함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그것에 있어서 무량수경과 다음에 알아 볼 관무량수경의 내용을 요약한 것이라고 한다.
관무량수경은 관무량수불경 또는 무량수관경이라 하기도 하고 때로는 줄여서 관경이라고 약칭한다. 경전의 명칭에서와 같이 관불(觀佛)에 관하여 설한 경전 중의 하나로서, 아미타불과 그 화신불인 관음과 세지의 두 보살 및 극락정토에 관한 정엄을 구체적으로 모두 16관법으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설하는 까닭은 왕사성의 비극을 주제로 위제희(韋提希) 부인이 고뇌를 떨어버리고, 서방정토에 구원되어가는 경위를 관불과 관상의 설법으로 명백히 하고, 무량수경에서 설하는 타력구제(他力救濟)에 관한 진실성을 말법시대의 중생들에게 실제적으로 보여주는 데 있다고 한다.
이 정토삼부경에서 말하는 중요한 내용은 역시 선남자와 선여인들의 지극한 정성과 염불을 강조한 것으로써 그것은,
"사리불이여, 이 경전을 어째서 모든 부처님들이 한결같이 보호하는 법문이라고 하는 줄 아는가.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들이 이 법문을 듣고 받아서 지니거나 부처님의 이름을 부르면, 모든 부처님들의 보호를 받아서 올바른 깨달음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내 말과 여러 부처님의 말씀을 잘 따르라."
고 하신 것이다. 말하자면 자기 자신을 위하여 끝없이 정진하는 중생은 여러 부처님이 이를 호지해서 결국에 죽지 않는 왕생의 길로 들어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불설무량수경(佛說無量壽經)
2권. K-26(6-1039). T-360(12-265). 조위(曹魏) 시대(A.D. 252) 번역. [역] 강승개(康僧鎧). [범] Amit bhavy ha-s tra. [장] phags-pa od-dpag-med-kyi bkod-pa shes-bya-ba theg-pa chen-po i mdo. [별] 대경(大經), 대무량수경(大無量壽經), 쌍권경(雙卷經), 양권무량수경(兩卷無量壽經). [이] 대보적경(大寶積經)의 제5 무량수여래회(無量壽如來會), 불설대승무량수장엄경(佛說大乘無量壽莊嚴經), 불설무량청정평등각경(佛說無量淸淨平等覺經), 불설아미타삼야삼불살루불단과도인도경(佛說阿彌陀三耶三佛薩樓佛檀過度人道經).
이 경전의 성립은 원시 반야경이나 법화경에 이어지는 것으로서, 서기 200년 이전에 이미 존재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번역자는 강승개가 아니라 보운(寶雲)이라는 설도 있으며, 그 밖에도 축법호라는 설, 불타발다라와 보운의 공역이라는 설 등이 있다.
부처님이 아난과 미륵을 대화의 상대자로 삼아서 무량수불(無量壽佛)과 극락에 대해 이야기해 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상권은 법장 보살이 극락 세계를 장엄하고 무량수불이 된 인연과 극락 세계의 모습에 대하여 설하고 있다. 세자재왕(世自在王) 여래 당시 한 국왕이 있었는데, 세자재왕 여래의 설법을 듣고서 위없이 높고 바른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마음을 내었다. 그래서 국왕의 자리를 버리고 비구가 되었으니, 법장(法藏)이라 이름하였다. 세자재왕 여래는 법장에게 수행할 바 불국토 장엄을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210억의 모든 불국토의 광경들을 낱낱이 보여 주었다. 이 같은 불국토의 모습을 보고서, 법장은 48원(願)을 발하였던 것이다.
"첫째, 내가 부처를 이루었을 때 그 나라에 지옥, 아귀, 축생이 있다면 정각을 얻지 않겠다. … 열여덟째, 내가 부처를 이루었을 때 시방 세계의 중생들이 지극한 마음으로 믿고 내 국토에 태어나고자 10염(念)에 이르게 되었는데, 만약 태어나지 않는다면 정각을 얻지 않겠다. 오직 5역(逆)과 정법을 비방한 자는 제외한다. 열아홉째, 내가 부처를 이루었을 때 시방 세계의 중생들이 보리심을 발하여 모든 공덕을 닦고 지극한 마음으로 발원하여 내 국토에 태어나고자 했을 때, 임종 때에 대중과 더불어 그 사람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정각을 얻지 않겠다. 스무째, 내가 부처를 이루었을 때 시방 세계의 중생들이 내 이름을 듣고 내 국토를 염하여 모든 덕을 심고 지극한 마음으로 회향하면서 내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여 이룰 수 없다면 정각을 얻지 않겠다. … 마흔여덟째, 내가 부처를 이루었을 때 타방 국토의 모든 보살들이 내 이름을 듣고서 곧 첫째 둘째 셋째의 법인(法忍)에 이르는 것을 얻어서 모든 부처님의 법에 있어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지 못한다면 정각을 얻지 않겠다."
이 같은 48원을 세운 뒤에, 법장 비구는 한결같이 생각을 오롯이 하여 국토를 장엄하는 정토행(淨土行)을 실천하였으며, 그 결과 무량수불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량수불은 현재 서방에 있으며, 그 수명은 10겁이며, 극락은 이곳에서 10만억 불찰(佛刹)을 지나서 있는 곳인데 칠보로 장엄되어 있다고 한다.
하권은 무량수불의 극락 세계에 왕생하는 사람들과 그 방법을 설하고 있다. 48원 중 가장 중요한 제18원, 제19원, 제20원의 내용을 한 번 더 부연하면서 극락 세계에 왕생하기 위한 수행법을 설한다. 또 극락에는 관세음 보살과 대세지 보살, 두 보살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부처님은 지금까지의 대화 상대자 아난에서 미륵으로 교체한 뒤, 극락에서는 자연히 선을 짓게 되지만 이 세간에서는 그렇지 못하여 5악(惡), 5통(痛), 5소(燒) 가운데서 부처를 짓는 것이라 말한다. 세간에서 부처를 짓는 것은 5악을 항복시키고 5통을 제거하며 5소를 소멸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선으로써 악을 소멸하는 것이니, 곧 극락에 왕생하는 방법인 것이다.
무량수경의 정토 사상은 반야 사상의 연장선 위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원을 세우고 실천함으로써 정토를 장엄해 간다는 점과 정토 왕생에서도 보리심을 발하여 선행을 닦아가는 윤리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을 뿐, 후대의 정토 사상에서 보는 것과 같은 타력문(他力門)의 입장은 아직 명료하게 나타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무량수경은 관무량수경 및 아미타경과 함께 정토종의 소의 경전으로 널리 읽혀져 왔으므로 많은 주석서가 지어졌으나, 인도의 세친이 지은 정토론(淨土論)과 신라의 원효가 저술한 무량수경종요(無量壽經宗要)가 유명하다.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1권. K-192(11-185). T-366(12-346). 요진(姚秦) 시대 번역. [역] 구마라집(鳩摩羅什). [범] Sukh vat vyuha-s tra. [장] phags-pa bde-ba-can-gyi bkod-pa shes-bya-ba theg-pa chen-po i mdo. [약] 아미타경(阿彌陀經). [별] 소무량수경(小無量壽經), 소경(小經). [이] 칭찬정토불섭수경(稱讚淨土佛攝受經).
서방 극락 정토의 장엄과 아미타불에 대하여 설한다.
이 세상으로부터 서쪽으로 10만억의 불국토를 지나서 세계가 있으니, 극락이라 이름한다. 그곳에 있는 부처님을 무량수 또는 무량광 여래라고 한다. 그 세계는 땅과 나무, 연못과 못가의 누각, 난간, 층계 등은 모두 7보로 이루어져 있다. 연못에 활짝 핀 갖가지 꽃들은 그윽한 향기를 풍기고, 고운 새들이 날아들어 아름다운 목소리로 하루 여섯 번씩 부처님의 법을 연설한다. 이 같은 극락 세계에 왕생하는 것은 곧 불퇴전지(不退轉地)에 들어서는 것이 된다. 아미타불의 이름을 사유하고, 하루 내지 7일 동안 염(念)하여 어지럽지 않으면 임종할 때 아미타 부처님이 그 사람 앞에 나타나서 접인(接引)한다고 한다. 시방(十方)의 모든 부처님이 아미타불의 불가사의한 국토가 갖고 있는 공덕을 칭찬한다.
불설무량수경, 불설관무량수불경과 함께 정토 3부 경의 하나인데, 이 경전이 가장 널리 읽혔다. 원효의 아미타경소를 비롯하여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주석서가 쓰여졌다.
불설관무량수불경(佛說觀無量壽佛經)
1권. K-191(11-177). T-365(12-340). 유송(劉宋) 시대(A.D. 424∼442) 번역. [역] 강량야사(畺良耶舍). [약] 관경(觀經),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 무량수경(無量壽經), 불설관무량수경(佛說觀無量壽經). [별] 무량수관경(無量壽觀經).
무량수불이 머물고 있는 극락 세계로 가는 길을 보여 주고 있는 경으로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경전에 속한다. 특히 이 경은 불설무량수경과 불설아미타경과 함께 정토 3부 경으로 꼽힐 만큼 정토 사상을 대표하는 경전이다.
부처님이 왕사성의 기사굴산에서 여러 비구와 보살들과 함께 머물러 있을 때였다. 왕사성의 태자였던 아사세는 왕위를 빼앗기 위해서 아버지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을 옥에 가두었다. 위제희(韋提希) 왕비는 왕을 만날 때마다 몸에 꿀을 바르고 가서 왕이 먹을 수 있게 하였다. 그런데 아사세가 그 사실을 알고 위제희의 방문마저도 금하였다. 그러자 위제희는 부처님이 머무는 기사굴산을 향하여 예를 올리고 간절히 기원하였다.
부처님은 아난과 목건련을 데리고 왕궁으로 가서 위제희 부인의 애원을 들어 주었다. 아미타불의 극락 세계에 왕생하기를 소원하는 위제희에게 부처님은 극락 세계에 왕생할 수 있는 방법을 비롯하여 일상(日想), 수상(水想), 지상(地想) 관법 등 열여섯 가지의 관법(觀法)을 가르쳐 준다.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위제희는 무생인(無生忍)을 얻었으며 함께 있던 500명의 시녀들도 극락에 왕생할 것이라는 수기를 받았다. 그리고 누구든지 이 경에 따라서 계율을 잘 지키고 수행하여 공덕을 쌓는다면 모든 죄업을 소멸시켜서 청정하게 될 것이며, 죽을 때에는 관음 보살과 대세지 보살이 마중 나와서 극락 세계로 인도해 준다고 한다.
끝으로 부처님이 아난에게 가르쳐 준 이 경의 본래 이름은 관극락국토무량수불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경(觀極樂國土無量壽佛觀世音菩薩大勢至菩薩經)이며, 정제업장생제불전경(淨除業障生諸佛前經)이라고도 한다.
정토 신앙은 성립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대표적인 불교 종파 중 하나이다. 그러한 정토 신앙을 대표하는 경전이라는 사실은 이 경에 대한 수많은 주석서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당 나라 때 혜원(慧遠)이 쓴 관무량수경의소(觀無量壽經義疏)를 비롯하여, 지의(智 ), 길장(吉藏), 원조(元照), 지례(知禮) 등 탁월한 학승들 모두가 이 경에 대한 해설을 남겨 놓은 것만으로도 그 중요성과 가치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50. 미 륵 삼 부 경
경전의 소개
미륵삼부경이란 <불설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1권과 <불설관미륵보살하생도솔천경>1권 그리고 <불설미륵대성불경>1권을 말한다.
<불설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은 간력히 <미륵상생경>이라 하는데, 미륵삼부경 가운데 가장 늦게 성립된 경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송의 저거경성이 455년에 漢譯하였다. 이 경은 부처님의 특별한 설법이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일련의 상서로운 징조가 나타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이어서 우바리 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청법함으로써 부처님의 설법이 시작되는데, 도솔천궁의 모습과 미륵보살의 도솔천궁 화생 모습. 미륵보살에게 귀의 예배하는 공덕.도솔천에 나기 위해 닦는 도솔천觀등이 상세히 설해지고 있다..
<불설관미륵보살하생도솔천경>은 간략히 <미륵하생경>이라고 하는데, 이는 서진 월씨국의 축법호가 308년 한역하였다. 이경은 아난다 존자의 청법으로 시작하여, 미륵불 출세 당시의 사바세계 생활상과 미륵불의 탄생.성도.설법회 그리고 마하가섭존자가 미륵불에게 승가리를전함으로써 석가모니불의 법통을 전수하는 상황등을 설하고 있다.
그리고 이 <미륵하생경>은 <증일아함경>권 44의 [십불선품1)] <제3경>과 아주 흡사하다.<불설미륵대성불경>은 간략히 <미륵성불경>이라고 하며, 후진의 구마라습이 408년 한역하였다.
이 경은 사리불 존자와범천의 청법으로 시작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미륵하생경>과 거의 같으나 단지 좀 더 자세할 뿐이다. 즉 <미륵하생경>에는 자세히 언급되어 있지 않은, 미륵보살과 양거왕 그리고 수닷타의 출가.미륵불의 초전법륜.미륵불이 대중들 앞에서 신통력을 발휘해 보인 이야기.미륵불의 석가세존에 대한 찬탄.마하가섭 존자가 미륵불을 만났을 때 대중들 앞에서 신통을 보이고 설법한 이야기 등이 자세히 설해지고 있다.
<>미륵삼부경의 내용
미륵삼부경 가운데 특히 미륵하생경과 미륵성불경은 부처님께서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 예언하신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경이므로, 미래 시제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려둔다.
그리고 <미륵하생경>과 <미륵성불경>은 그 내용이 서로 비슷하고 단지 자세하고 자세하지 못한 차이만 지니고있을 뿐이므로, 이 두 경은 그 내용을 종합하여 정리하기로 한다.
<미륵상생경>
미륵보살은 부처님께서 이 경전을 설하신 시점으로부터 12년 후에사바세계에서 목숨을 마친후 곧 도솔천에 화생하게 된다.미륵보살이 도솔천에 화생할 무렵, 도솔천의 5백만억 천자들은 모두 미륵보살에게 공양한 보배궁전이 화현하기를 발원하게 되며, 그 발원대로 갖가지 기이하고 아름다운보배.나무.연꽃.광명 등으로 장엄된 보배궁전이 나타나게 된다.
또 [뇌도발제]라는 큰 하늘신은 이마에서 5백억 보배구슬을 내어 미묘한 보배궁전을 만드는데, 그 보배궁전의 난간 사이에서 화생한 하늘 아가씨들은 늘 10선행과 4홍서원을 노래한다.
그리고 온갖 보배와 8가지 맛.빛깔을 구족한 개울이 있는 모든 동산에는 네가지 묘한 꽃이 있는데, 그 꽃송이마다에서는 24명의 하늘아씨들이 늘 6바라밀을 찬탄하며 자신들이 시위할 이를 기다린다.
또 7보로 된 사자좌는 무수한 보배와 연꽃으로 장엄된 채 5백억 옥녀의 호위 아래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도솔천의 5大神은 늘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투고 있다.
미륵보살은 자기의고향인 바라나시 겁파리촌에서 선정에 들어 이 세상을 떠난 후, 도솔천 칠보대에 있는 마니전의 사자좌에 홀연히 화생하게 되는데, 그 몸은 염부단금과 같이 빛나고 키는 16유순이며 32相과 80鍾好를 갖추게 된다.
미륵보살은 그의 보배관과 白毫相에서 나오는 미묘한 광명 가운데 수많은 화신불과 화신보살을 모신 채 천자들과 더불어 꽃자리에 앉아, 56억만년 동안 밤낮 없이 법륜을 굴려,5백억 천자들로 하여금 보리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한다.
일심으로 미륵보살의 명호를 부르거나 八關齋戒와 六思念을 잘 닦으면 누구든지 목숨을 마친 후 도솔천에 날 수 있고, 또 미륵보살을 따라 사바세계에 태어나, 미륵불 회상에서 제일 먼저 법문을 듣게 된다.
그리고 또한 賢劫의 모든 부처님을 만나게 되고 미래인 星宿劫에서도 千佛을 만나게 되며, 그 부처님들로부터 성불의 수기를 받게 된다([8관재계]: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 음주. 높고 큰 자리에 앉는 것. 치장이나 가무. 午後食이나 무절제한 식사를 떠남, [6사념]: 불.법.승.계율.보시.하늘에 나기를 믿고 따르고 행함).
미륵보살의 명호를 듣고 기쁜 마음으로 공경.예배하면 목숨을 마치고 손가락을 튕기는 사이에 도솔천에 화생하고, 다만 그 명호만 들어도 3惡道와 삿된 소견 지닌무리를 떠나, 바른 소견 지닌 부모.형제를 만나 3보를 헐뜯지 않게 되며, 또계율을 범하고 많은 죄업을 지었더라도 이 보살의 이름을 듣고 땅에 엎드려 지성으로 참회하면 모든 악업이 사라진다.
미륵보살은 미래 세중생의 큰 귀의처로서, 미륵보살에게 귀의하면 보리도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고 미래에 성불할 수기를 받게 된다. 도솔천에 나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일념으로 도솔천을 관조하고 모든 계율을 지키며 7일 아니면 하루 동안만이라도 10善行을 생각하고 행하면서, 이 공덕으로 인하여 미륵보살 처소에 나기를 원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도솔천觀을 닦는 이는 필경 한 명의 하는 사람 혹은 한송이 연꽃이라도 보게 된다([10선행]: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 이간질하는 말. 욕하는 말. 아첨하는 말을 하지 않고, 탐욕하지 않고. 성내지 않으며. 잘못된 소견을 지니지 않는 것).
<미륵하생경. 미륵성불경>
미륵불이 출세할 당시의 사바세계는 마치 저 울단왈세상과 같아서, 사람들 마음에 3독이 적고 10선행이 상식으로 여겨지며, 천연의 멥쌀이 심지 않아도 저절로 날 뿐아니라 각종 보배가 땅위에 굴러다닐 것이다.
이 때 [양거]라는 전륜성왕은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리고 보시를 즐겨 행할 것이며, 인간의 수명은 8만4천세요, 여자는 5백세가 되어야 시집갈 것이다. 그 때 양거왕에게는 수범마라는 대신이 있을 것인데,그에게는 천제의 아내와 같이 묘한 [범마발제]라는 아내가 있을 것이다.
미륵보살은 도솔천에서 그 두 남녀를 관찰한 뒤 범마발제에게 識身을 내려보낼 것이며, 때가 되면 32상 80종호를 갖추고 오른쪽 옆구리로 날 것이다.
그러면 수범마는 그의 이름을 [미륵]이라 지을 것이며, 미륵은 장차 계두성(시두성)을 떠나 출가수행하여 용화수 아래에서 무상정등각을 이룰 것이다.
그 때 欲界天主인 [대장]이라는 마왕은 욕계의 수많은 천자들과 함께 미륵불에게 내려와서 4성제에대한 설법을 들을 것이다. 그리고 이 때 설법을 들은 [선재]라는 장자는 8만4천 무리를 이끌고 출가하여 모두 아라한이 될 것이요, 왕거왕도 8만4천 무리와 함께 출가하여 다 아라한이 될 것이며, 수범마도 8만4천 바라문과 함께출가하여 다 아라한이 될 것이나 수범마만은 수다원이 될 것이다.
또 범마발제도 8만4천 궁녀들을 이끌고 출가하여 다 아라한이 될 것이요, 범마발제만은 수다원이 될 것이며, 크샤트리아 부녀들 수천만도 출가수행하여 나름대로 과보를 증득할 것이다.
미륵불은 수천인에게 둘러싸여 마하가섭 존자가 좌선하고 있는 산중으로가서 그를 가리키며, "저 이는 석가모니불의 제자로서 지금까지도 반열반하지 않고 두타행을 행하고 있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매우 신기해하는 가운데 깨끗한 법눈을 얻게 될 것이며, 이 첫 모임에서 96억인이 모두 아라한이 될 것인데 이들은 모두 석가모니불의 제자로서 교화를 받던 이들이다. 또 마하가섭 존자는 미륵불의 청에 따라 갖가지 신통변화를 나투고 12부경을 설한 뒤, 미륵불에게 승가리를 전해주고는그 몸을 별처럼 흩으며 반열반할 것이요. <미륵성불경>에는 몸에서 저절로 불이 일어나 그 몸을 태운다고 되어 있음), 미륵불은 향과 꽃으로 마하가섭 존자에게 공양할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 모임에서는 석가모니불의 교화를 받았던 94억인의 아라한을 이룰 것이요, 세번째 모임에서는 역시 석가모니불의 교화를 받았던 92억인이 다 아라한을 이룰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비구들을 釋鍾사문이라 하듯, 그 때의 비구들을 일러 慈鍾사문이라 할 것이다.
그 때 미륵불은 석가모니불이 가르쳤듯 10想을 닦으라고 설할 것이요, 미륵불의 모든 제자들은 다 과거에 석가모니불의 제자였거나 그 교화를 받았던 이들이요, 혹은 석가모니불을 믿으며 불탑을 수리하고 공양하며 여러 가지 齊法을 받들어 행하였던 이들이라고 설할 것이다.([10想]: 번뇌를 제거하고 신통과 열반을 얻게 하는 부정관. 무상관법 수행으로,
白骨想.靑瘀想.膨脹想.食不消想.血想.啞想.有常無常想.貪食想.死想.一切
世間不可樂想을 말한다.)
미륵불의 수명은 8만4천세일 것이요,[몸.입.뜻으로 악행을 짓지 말것]을 제일 계율로삼을 것이다. 그 제자들은 천년 동안 계율을 어기지 않을 것이며, 만일 그 후에 계율을 범하는 이가 생기면 그 때 계율을 다시 정할 것이다.
그리고 미륵불이 멸도하면 그 법은 8만4천년 동안 보존될 것이니(미륵 성불경에는 정법시대 6만년, 상법시대 2만년이라고 되어 있음) 그 때 중생들의 근기가 날카롭기 때문이다.
<>경전의 의의
미륵삼부경은 흔히 미륵보살에 대한 신앙과 10선행 실천을 통하여 도솔천에 왕생하자는 도솔천왕생사상과, 지상불국토인 용화세계를 이땅에 구현하자는 용화세계구현 사상의 모태가 되고 있다.
그리고 도솔천 왕생사상은 미륵상생경에서 그 근거가 찾아지며, 용화세계 구현사상은 미륵하생경과 미륵성불경에서 그 근거가 찾아진다. 즉 도솔천에 왕생하려면 미륵보살의 명호를일심으로 생각하며 10선행과 6사념을 닦아야 한다는 교설은 도솔천 왕생사상을 낳았고, 미륵불이 출세할 당시 이 사바세계는 10선행이 상식으로 여겨지는 저 울단왈세상과 같을 것이라는 교설은, 인간의 인위적인 노력으로 용화세계의 건설을 앞당기려는 용화세계 구현사상을 낳았다.
그리고 이 두사상은 한국불교사의 저변에 면면히 이어져 내려왔으며, 태평세에는 도솔천 왕생사상이 난세에는 용화세계구현사상이 주축이 되어 왔다고 생각된다.
어찌되었거나 도솔천에 왕생하든 사바세계에 용화세계를 건설하든 그것이 적어도 10선행을 실천하고 인간의 마음이 깨끗하게 변화되어야 함을 요구한다는 점에선 두 사상이 결국 일치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간이 도솔천에 나려면 그 마음에 3독이 적어야 하고 10선행을 행해야 하기 때문이며, 또 이땅에 미륵불이 하강하는 용화세계를 구현하려면, 이 사바세계가 사람들의 마음에 3독이적고 10선행이 상식으로 여겨진다는 저 울단왈세상과 같이 변화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륵삼부경은 한마디로 이 사바세계 중생들의 보편적인 근기에 맞게 설해진 방편교에 해당되는 경이다.그러나 부처님의 모든경전이 그러하듯, 이 미륵삼부경에도 역시 三世를 관통하는 궁극적인 깨달음에의 희구 그리고 생사윤회를 벗어나 부처가 되는 것만이 모든 衆生苦에서 해방되는 길임을 가르치는 논리가 근저에 깔려 있다.
그리고 이는 마하가섭 존자가 오랜 세월 반연반하지 않고 두타행을 닦으며 미륵불을 기다리다가, 미륵불을 만나 승가리를 전해주고 반열반한다는 설법에서 읽을 수 있으며, 또 8관재계와 6사념을 닦으면 도솔천에 나가게 될 뿐 아니라, 현겁과 성수겁의 모든 부처님을 만나 성불의 수기를 받게 된다는 설법에서 알 수 있다.
특히 마하가섭 존자가 미륵불을 만나 승가리를 전해주고 반열반한다는 대목은 사실 미륵삼부경이라는 드라마 전체에서 가장 숨막히는 클라이막스라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三界를 초월한 구경열반을 이룩하는 것만이 결국 일체 제불의 가르침이라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三界의 이곳 저곳에 나고 죽으며 복과 죄를 받는 일들은 결국 덧없고 괴로운 일이요, 성불이라는 마지막 깨달음을 통해서만이 그 막이 내려질 수 있는 허무한 일이기 때문에 하늘에 나기를 구하지 말고 성불을 구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三界란 무엇인가? 생사윤회가 있는 중생세계인 欲界. 色界. 無色界를 말한다. 그러면 3계에는 몇 종류의 중생들이 살고 있는가?
욕계에는 지옥. 아귀. 축생의 3악도를 비롯하여 아수라. 인간(사바세계. 불우체. 구야니. 울단왈). 4왕천. 도리천. 도솔천. 염마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 마천중생등 12종의 중생들이 살고 있다. 또 색계에는 범신천으로부터 색구경천에 이르는 22개의 색계천에 22종류의 색계중생들이 살고 있다.
그리고 무색계에는 공처천.식처천.무소유처천.비상비비상처천의 4개 하늘 중생들이 살고 있는데, 부처님이 가르치시는 구경열반의 경계는, 이 3계의 38종 중생세계를 초월하여 있다.
그렇다면 3계를 초월하여 있다는 구경열반의 경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계인가? 그것은 곧 5온을 [나]라고 보는 망념 즉 무명이 뿌리째 멸하여, 3독이 영원히 다한 경계이다. 그러나 3계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3독이 잔존하고있다.
즉 무색계의 경계엔 무명의 뿌리가 남아 있고, 색계의 경계엔 무명. 탐욕. 성냄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욕계의 경계 가운데 욕계6천에는 3독이 적고 지옥. 아귀.축생의 경계에는 3독이 많다.위의 논의들을 근거로한다면, 비록 미륵삼부경의 외연에는 10선행을지어 도솔천에 왕생하는 일등이 흥미롭게 나타나고 있지만 사실 그 핵심 메시지는 10선행을 지어 도솔천에 왕생하거나 이 사바세계에 용화세계를 건설하는 일 그 자체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욕계6천 가운데 하나인 도솔천은 사실 사바세계와 마찬가지로 생사윤회의 고통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중생계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요, 또한열반을 얻지 못하고 이러한 중생계에 다시 나는 일은 부처님께서 궁극적으로 가르치시는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륵삼부경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은 무엇인가?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3계를 초월하여 생사윤회를 벗어난 구경열반을 얻자는 것이다.
그렇지만 10선행이나 6사념을 닦아 도솔천에 나거나 이 사바세계에 용화세계를 구현하자는 메시지가 없다거나 또는 그 메시지에 별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단 主(구경열반의 성취)와 客(도솔천왕생.용화세계 건설)이 전도된 채 이해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왜냐하면 미륵삼부경을 이해함에 있어 主客이 전도된 이해는 잘못된 미륵신앙의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체 5온은 덧없고괴로운 것이요 참다운 <나>가 아니라"는 부처님의 근본 가르침을 알고 있는이라면, 그리고 마하가섭 존자가 미륵불에게 승가리를 전해주고 몸을 별처럼흩으며 반열반하게 된다는 그 대목이 주는 전광석화와 같은 메시지를 이해하고 있는 이라면, 미륵삼부경 그리고 이에 근거한 미륵신앙이 지닌 참다운 의미는 곧 다름아닌 [성불을 구하라]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연 숙: 한국외국어대를 졸업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아함경 연구]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대한불교신문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며, 저서로는 <새 아함경>전 10권이 있다.
51. 지장보살본원경 (地藏菩薩本願經)
읽기만 해도 업장소멸·탐욕제거 ‘공덕’
자비와 기쁨에도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하나는 받는 입장에서의 자비와 기쁨이고, 다른 하나는 주는 쪽에서의 자비와 기쁨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받기만 하는 자비와 기쁨은 조금씩 조금씩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고, 또한 받을 것을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괴로움으로 변해버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베푸는 자비와 기쁨은 그 자체가 욕심의 소멸이기 때문에 그것은 마치 퍼낼수록 맑게 고여드는 샘물처럼 정신적인 넉넉함이 생겨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자비를 기꺼이 실천하고 계시는 분이 바로 지장보살이십니다. 대승불교에 출현하는 그 많은 불보살들 가운데 지장보살은 관세음보살과 함께 우리들에게 아주 친근한 보살이지요. 관세음보살처럼 화려한 모습은 아니시지만, 단정한 사문의 모습에다 한 손에는 석장(錫杖)을 들고 내임(來臨)하시는 그 모습이 우리들로 하여금 더욱 친밀감을 더해 주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지장보살님은 지옥문 앞에서 중생들이 생전에 지은 죄업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안쓰러워서 울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지옥에서 마지막 한 사람의 중생이 없게 되기까지 자신의 성불을 뒤로 미루어두고 오직 중생구제만을 위하여 헌신하시는 분입니다. 《지장경》은 바로 이러한 지장보살님의 서원을 적어놓은 경전이지요.
이 경전의 갖춘 경명(經名)은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인데, 경전 자체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른 이름은 세 가지, 즉 《지장본원(地藏本願)》과 《지장본행(地藏本行)》 그리고 《지장본서력경(地藏本誓力經)》이 그것입니다.
그리하여 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본원과, 백 천만 억의 위신력으로 중생들을 구원하고 있는 본행, 그리고 미륵불이 출현하실 때까지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겠다는 본서력 등의 의미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이 경전의 구성과 내용을 말씀드리지요.
전체는 2권으로 되어있고, 13품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서품(序品)에 해당하는 ‘도리천궁신통품(쩸利天宮神通品)’에서 문수보살이 상수가 되어 부처님께 지장보살은 어떠한 인연으로 그러한 서원을 세우게 되었는지를 묻는 과정으로 시작하여 지장보살의 본생담(本生譚)이 설해져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장보살의 서원을 비롯하여 내용이 설해지는 가운데 특히 지장보살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공양하고 예배하는 중생들은 모든 업장이 소멸되어 해탈을 얻게 될 것이라 하고, 또한 영가들이 어둠 속에서 갈 길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7·7일 즉 49일 동안 지장보살을 칭념(稱念)할 것을 설하기도 하며, 지장보살의 대비원력이 모든 보살들 중에서도 가장 수승하다고 찬탄하고도 있습니다. 그리고 지장보살님을 예배 공양하거나 찬탄하면 28가지 공덕과 이익이 있다는 설명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을 지닌 《지장경》은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탐욕을 부리느라 자신이 언젠가는 내려야 할 종착역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서 숱한 죄를 짓고 사는 우리들에게 지옥이라는 종착역을 알려줌과 동시에, 또한 거기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까지도 친절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지장신앙은 당나라시대 때부터 널리 보급되어 민간신앙으로 자리잡았음을 《속고승전》 등의 자료에 잘 나타나고 있으며, 뿐만 아니라 아미타불의 협시보살이 관음·세지보살인데도 불구하고 신라에서는 아미타불의 좌우에 관음·지장의 양대보살을 모셨다는 기록이 《삼국유사》에 보이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지장신앙이 성행하였음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수자(水子) 즉 빛을 못보고 죽음을 맞이한 태아영가를 돌보아주는 보살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산천초목을 무성하게 자랄 수 있게 해 주는 대지처럼 넉넉하게 베풀어주는 후덕한 보살이라는 뜻에서 지장보살이라고 이름하였듯이, 현세이익 뿐만이 아니라 저 세상(冥符)의 중생까지도 구제해 주시고자 원력을 세운 보살이 지장보살이라고 이해하시고, 《지장경》의 독송을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52.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 (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
어느 정신과 의사가 일반대중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어떠한 식으로든 한번이라도 시련과 위기를 경험했던 사람들의 85%는 이러한 위기를 겪음으로써 그 이전의 나쁜 상황, 예를 들면 위태롭던 부부관계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곤란과 위기를 잘 참아 넘겼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보다도 '병'이라는 고통은 보다 더 큰 시련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질병이란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도 본의는 아니지만 고통을 안겨다 주고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또 한편으로 이 병이라는 고통은 당사자로 하여금 신앙생활을 가지게 하거나, 또는 신심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어서 삶을 새롭고 생기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이든 가족이든 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면 약사여래 부처님께 귀의해보십시오. 중생들을 모든 질병에서 구해내고자 12대원을 세우신 부처님이 바로 약사여래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분의 12대원을 비롯해서 무명(無明)이라는 고질병의 치료방법도 알고 싶다면 오늘 설명드리고자 하는 《약사경》을 독송해보시기 바랍니다.
이 경전의 정식 명칭은 《약사유리광여래본원공덕경(藥師瑠璃光如來本願功德經)》인데 줄여서 《약사여래본원경》 또는 《약사경》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약사경》은 다른 대승경전과는 달리 범본(梵本)의 원전이 전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역본만도 네 가지나 현존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현장법사의 번역본이 가장 완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약사여래에 대한 신앙은 중생들의 만병을 치유한다는 현세 이익적인 입장에서 일찍부터 뿌리를 내려왔는데, 그것은 초기경전에 해당하는 《출요경(出曜經)》에서 이미 약왕보살의 명호가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약사경》에서는 동방정토와 서방정토를 함께 서술함으로서 현세의 안락과 내세의 왕생을 동시에 설하고 .있는데 이러한 신앙의 형태로 보아 《법화경》이나 《무량수경》 보다는 후대에 성립된 것으로 추정해볼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약사여래는 동방정유리(東方淨瑠璃)세계의 교주로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소멸해주시는 부처님입니다. 그리고 이 부처님의 모습은 큰 연화대 위에 앉아 왼 손에 약병을 들고, 오른 손으로는 시무외인(施無畏印)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약사경》의 내용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서분(序分)의 내용은 세존께서 광엄성(廣嚴城)의 낙음수(樂音樹) 아래서 설법하시는 광경의 서술로 시작됩니다. 그때 문수보살의 질문에 세존께서 답하시는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는데 바로 약사여래의 12대원도 이러한 대담 속에 설명되고 있습니다. 약사여래는 과거세에 약왕보살로 수행할 때에 중생들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하기 위해 12가지 대원을 세웠는데, 그 12대원 가운데 특히 제7대원은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나의 명호를 한번만이라도 들은 사람은 온갖 질병이 다 없어지고 신심이 안락하여지며 권속과 재물이 풍족하고 나아가서는 위없는 깨달음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원”인데 이러한 서원은 약사여래의 특징을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약사여래께서는 단순히 중생들을 병고에서 구제하는 데 그치지를 않고, 외도·파계자·범법자들에게도 구원의 손길을 펼치고 있는데 이처럼 구병(救病), 부귀, 복락, 고난으로부터 해탈함과 같이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대중심리에 부합하는 내용이 폭넓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그 다음 대의를 설명하는 정종분(正宗分)에서는 이 경전의 수지독송으로 인한 공덕과 위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온갖 재앙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중생, 외적의 침입과 내란으로 국가가 큰 재난에 처했을 때, 질병이 유행할 때, 약사여래의 본원력을 통하여 모든 중생들이 구제받을 수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론에 해당하는 유통분(流通分)에서는 이 경전을 수지 독송하는 이들은 반드시 옹호할 것을 서원한 약사여래의 권속들, 즉 12신장과 야차신 등이 삼보에 귀의하여 견성개오(見性開悟)하였음을 설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것 없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신적, 물질적 혹은 육체적인 수많은 질병에서 건져주고자 하는 약사여래의 서원은, 요즘과 같이 병명조차 알 수 없는 희귀(稀貴)한 질병들이 만연하고 있는 이 시대에 참된 신앙으로 연결되어야 할 절실한 서원이 아닌가 싶습니다.
53. 비화경 (悲華經)
<구성>
비화경의 범어이름은 Karuna-pundarika-nama-mahayana-sutra로서 慈悲白蓮華大乘經이다. 이밖에도 달리 大乘悲分陀利經 또는 悲蓮華經이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가리키는 자비백련화라는 말은 세존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른 부처님과는 달리 석가세존이 五濁惡世인 이 세계에 나와 그 오탁악세의 사바세계에서 성불하고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에서 붙인 말이다. 일체중생을 제도하는데 있어서 예토에서 중생제도를 하는 자비를 찬탄한 것이다.
따라서 석가세존이 이 세계에 와서 중생을 제도하는 연유를 밝히고 있다. 이 비화경은 팔만대장경속의 本緣部에 속해 있듯이 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本緣)를 정토에서 성불한 다른 부처님에 비교하면서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경에 있어서 아미타불과 같은 부처님도 예토에서 성불한 석가부처님의 넓고 큰자비를 설하고 세존의 위대한 자비를 빛내는 일을 돕는 위치에서 전개되고 있다. 또한 수많은 경전중에서 오직 이 경전만이 예토에서 성불한 석가여래부처님에 관하여 설하고 있으므로 예토에서의 정토사상을 펴고 있는 셈이다.
이 경전은 모두 10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내용으로는 6품이 있다. 北京시대의 담무참의 번역에 따르자면
1)轉法輪品 제1권 앞부분.
2)陀羅尼品 제1권 끝까지.
3)大施品 제2권~제3권 앞부분.
4)授記品 ~제8권 뒷부분.
5)布施波羅密品~제10권 앞부분.
6)入定三昧品 ~제10권 끝까지.
또한 비화경이 구성되는 소재가 된 것으로는 <衆經目錄> 제3권에 무려 20여 종류의 經明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모두는 전해지지 않고 있으므로 직접적인 소재가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내 용>
전체적인 내용은 이 예토에서 성불한 부처님의 本緣을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 내용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전법륜품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에서 대비구와 보살마하살과 여러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 寶日光明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연화존부처님이 계시는 곳은 거리가 얼마나 되며 성불하신지는 얼마이고 그국토의 이름과 장엄은 어떠하며 왜 연화존부처님은 갖가지 변화를 나타내 보입니까"를 묻는다.
부처님께서는 동남방으로 일억백천불국토를 지나서 蓮華라는 부처님 세계가 있으며 그곳은 갖가지 꽃. 나무. 향기. 보살들이 내는 묘한 법음. 음악 등등이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연화부처님이 갖가지 변화를 보이고 그 변화를 마치면 다시 보살들과 여러 대중을 위하여 정법을 강설하고 不退輪을 굴려 무량한 중생으로 하여금 쾌락을 얻게 하고 세간을 불쌍히 여겨 위없는 대승을 구족하게끔 한다.
<>다라니품
부처님세계의 낮과 밤 그리고 갖가지 음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그곳의 보살들은 32상을 갖추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며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갖가지 자비와 착한 마음과 수행의 마음을 갖추며 모든 힘과 삼매를 갖추고 수승한 환경을 구비하고 있다. 부처님세계의 구성과 연화존부처님의 수명은 30중겁이며 연화존부처님 멸도후의 정법이 머무는
기간은 10중겁이고 그곳에 사는 보살들은 수명이 40중겁이다.
그리고 연화존부처님의 본연(本緣)에 대하여 일러주신다. 즉 연화부처님은 처음 日月尊부처님으로 30중겁을 계셨으며 열반때에 虛空印보살에게 수기를 주어 30중겁후에 연화존여래가되리라고 하면서 解了一切陀羅尼門을 일러주신다.
그리고 석가모니부처님은 그 자리에 모인 모든 보살들에게 이 해료일체 다라니문을 수행하면 아뇩다라 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대시품
세존과 寂意 보살과의 대화내용이다. 여기에서 세존은 부처님세계에는 命濁.劫濁.衆生濁.見濁.煩惱濁등 오탁이 없는 까닭을 설명하신다. 즉 그 까닭은 "本源力으로 청정미묘한 국토를 취하기도 하지만 본원이기 때문에 청정하지 않는 국토를 취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大悲를 성취하므로 이러한 不淨土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도 본원력으로써 이처럼 不淨하고 사나운 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 것이다"라고 하여 그 본연을 설명한다.
즉 "선남자야, 내가 과거 항하사같은 아승지겁전에 이 불세계의 이름이 산제람이었는데 그때 大劫의 이름은 善持였고 기겁중에 전륜성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無諍念으로서 四천하를 주관하였다. 그리고 한 대신이 있었으니 이름은 寶海였으며 그는 바라문(梵志)종족으로서 점을 잘 쳤다.
그가 한 아들을 낳으니 32상을 갖추고 영락으로 몸을 꾸미고 80종호를 차례로 장엄하였으며 백가지의 복덕을 가질만한 相을 성취하여 항상한 광명이 널리 뻗치니 그 몸의 원만구족함이 마치 니구로나무와 같아서 항상 보더라도 싫증이 나지 않았다.
그가 탄생할 때에 백천 모든 하늘이 와서 함께 공양을 올렸으므로 이름을 寶藏이라 하였더니 그 뒤로 성장하매 머리와 수염을 깍고 법복을 입고 출가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이루고 호를 보장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라 하였다"고 하였다.
<>수기품
앞의 대시품에서 계속 이어지는 내용으로서 보장여래께서 그 한량없는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함이 없음을 알고 불국토를 보이고 수기를 주리라 생각한다. 이리하여 不失菩提心 삼매로서 큰 광명을 비추어 무량무변세계를 두루 비추고, 그 전륜성왕과 무량한 중생들로 하여금 한량없는 부처님세계를 보이자 각각 와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에게 수기하는 것을 듣고자 하였다.
세존께서 전륜성왕의
첫째 태자에게 관세음보살이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둘째 태자에게는 대세지보살이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셋째 왕자인 王衆에게는 문수사리보살이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넷째 왕자인 능가노에게는 금강지혜광명공덕이라는 보살,
다섯째 왕자인무소외에게는 허공인 보살,
여섯째 왕자에게는 법자재풍왕여래,
일곱째 왕자인선비에게는 광명무구향풍여래,
여덟째 왕자인 민도에게는 지강후자재상왕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그리고 그 모임에 있던 만명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신다. 다음 아홉째 왕자인 밀소에게는 아촉여래, 열번째왕자인 연심에게는 금화여래, 열한번째 왕자인 몽가노에게는 용자재존음왕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그리고 마사바왕자 등 5백왕자에게 허공인보살과 같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신다. 또한 4백왕자에게는 금강지혜광명보살과 같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주신다.또한 89왕자에게는 보현보살마하살과 같은 불국토의 수기를 주신다.
또한 팔만사천에게는 각각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시고, 92억 중생에게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신다. 보해바라문의 80아들 가운데 맏아들인 해지존에게는 보산여래, 둘째 아들은 삼바바에게는 일화여래, 셋째 아들에게는 화음여재, 넷째 아들에게는 수만나불, 다섯째 아들에게는 지계왕불, 여섯째 아들에게는 선지목불, 일곱째 아들에게는 범증익불, 여덟째 아들에게는 염부영불, 아홉째 아들에게는 부루나불, 열번째 아들에게는 승묘불- 일흔아홉째 아들에게는 화장불, 그리고 마지막 여든번째 아들인 이포뇌에게는 무구등출왕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보해바라문이 그의 3억제자들에게 보리는 곧 보살이 닦는 無盡福德藏, 無盡智藏, 無盡慧藏, 無盡佛法合藏 등 4무진장이라고 설하신다. 그리고 육바라밀등등 보리를 돕는 법을 말하며, 마하나바나라는 보해바라문의 제자에게 보갱광명 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그의 3억제자중에 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얻으리라는 수기를 주는데 그 마지막에 비바시. 시기. 비시사바가 나뇩다라삼먁상보리를 얻는다고 하신다.
위에서 제외된 천명중에서 가장 뛰어난 바유비추는 금산왕 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는다. 그리고 천명중의 또 다른 화만이라는 제자는 구류손 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받는다. 다시 허공이라는 제자는 가나가모니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 받는다. 다시 비사국다는 가섭여래, 비사야무구는 미륵여래, 그리고 보해바라문의 다섯제자에게는 여래십호를 갖추고 현겁에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다시 지력첩질에게는 누지여래가 되리라는 수기를 주신다.
보해바라문이 오탁악세에서 500가지 서원을 세우고 나서 그 서원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으면 보리심을 버리고 다른 불국토에서도 모두 선근을 심기를 원하지 않으리라고 부처님께 여쭙는다. 그러자 부처님은 대비보살이 오탁악세에서 중생구제에 힘쓸 것을 서원한 까닭에 부처님의 수기를 받았다는 본연을 설명하신다.
<>보시바라밀품
부처님께서 대비보살에게 대승보살마하살은 首男嚴三昧, 菩印三昧, 師子遊三昧 등 백아홉가지 삼매에 들어 수학한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또한 대승보살마하살은 마흔가지 보리를 돕는 마음으로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대비보살은 이를 수지하고 왕과왕자는 모든 대중과 함께 출가하여 수도에 전념한다. 보장여래 입멸후 대비비구는 80으로 환희국에 태어나 전다라의 집에 태어나고, 다음엔 염부제에 전륜왕이 되고, 일체중생에게 十善을 행하게 하여 乘의법에 안주하게 하며,법을 얻어듣기 위하여 尼乾子灰에게 몸의 가죽과 눈을 보시하는 등등 無上道의 수행을 닦는다. 대비보살은 차례로 온갖 생을 받아 보시바라밀을 원만히 성취하여 현재의 석가여래가 된 것이다.
<>입정삼매품
석가여래의 전신이었던 寂意 보살은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제불과 동서남북. 四維. 上下의 모든 부처님에게 무상의 보리심을 발하게 한다. 이에 동방의 善華世界의 無功德光明佛이 그 까닭을 묻자 보장여래는 사바세계 부처님의 본연을 설하신다. 또한 여래의 삼매에 함께 들어가는 十專心을 설명하자 모든 보살들이 法忍을 얻고 각자의 부처님세계로 돌아간다.
그리고, 무외 등지 보살에게 이 경전의 이름을 해료일체다라니문 또는 무량불, 대중, 수보살기, 사무소외출현어세, 일체제삼매문, 시현제불세계, 유여대해, 무량, 대비련화, 라고 하라고 하신다.
<사상적 특징>
비화경은 위의 내용에서처럼 淨土敎계통의 경전으로서 예토 성불하는 석가여래의 대자비를 드러낸 경전이다. 아촉불경, 대아미타경 등의 경전이 장엄정토를 설명하여 그 불타의 대자비를 찬탄함에 비하여 비화경은 석존의 예토성불을 찬탄하고 있다. 비화경 전 10권6품가운데 제2, 3권의 大施品과 제9, 10의 보시바라밀 그리고 나머지도 모두 보시를 바탕으로 수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은 오직 보시바라밀만이 사바를 정토로 만드는 힘으로 설해지고 있다. 또한 비화경에서는 석가모니부처님이 예토에 나서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원력으로 인하여 예토인 오탁악세에서 그대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고 수명이 짧은 不善根을 가득찬 중생사이에서 불사를 하고 성문이나 벽지불 그리고 죄많은 중생을 제도한다. 이렇게 예토에서의 구제활동을 하는 근본에는 보시에 의한 원력이 뒷받침되고 있다. 모든 보배, 일체보시라고 할만한 후궁, 부인, 채녀, 아이들, 염부제의 세계, 두발, 어금니, 귀, 男根, 피와 살, 두 손, 온몸 등을 보시한 본원력으로 현세의 32상과 80종호를 구비하게 되었다.
이리하여 염부제안의 일체중생으로 하여금 十善法을 닦고 三乘에 머물게 하고는 다시 서원하기를"만약 내가 반드시 아푸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서 소원을 성취하고 자기의 이익을 얻으면 다시 마땅히 이 四天下사람들에게 권하여 십선도를 행하게 하고 내지 이 세계의 모든 사천하 사람들까지도 이런 모양으로 모든 중생들에게 십선도를 행하게 하고 삼승의 마음을 발하도록 권화하여 이처럼 한 세계를 두루 채우고는 시방의 무량무변 아승지 오탁악세의 부처님없는 국토에서 다시 이처럼 하리라라고 하였다.
이러한 서원으로 인하여 세상에 아푸다라삼먁삼보리를 보이고 無佛 세계에서 그 예토를정화하는 행위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한 때에 만약 중생이 보살의 법에 들어오면 中戒를 범하고 邪見을 행하며 三寶를 경멸하며 重罪를 지었더라도 수기를 얻게 하고, 하늘. 용. 귀신등 사람 아닌 것 일지라도 삼승가운데 물러나지 않게 하며, 굶주리고 목만 중생이나 가난하고 미천한 무리들에게는 음식의 충족함을 얻게 하며, 서로 어기고 반대하여 투쟁하는 중생에게는 자비심을 내게 하고 군병이나 전란과 송사가 있을 때에도 보호받게 되는 것이다.
비화경은 이처럼 자비의 부처님의 구제가 필요한 세상에서 곧 정토를 이루어가는 卽淨土사상을 펴고, 그러한 복락을 누리는데에는 보시바라밀이 뒷받침하여 각기 원에 따라 수기를 받게끔 되어 있다. 이것이 대비보살로서의 석가모니부처님의 본연이며 중생구제의 이타행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다."
김 호 귀(동국대 선학과 박사과정) : 동국대 불교대학 선학과와 同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군승으로 근무한 후 현재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논문으로 [대혜선사의 묵조선 비판연구]등이 있다.
54. 금 광 명 경
경의 성립과 번역<금광명경>은 인도에서 대개 4C경 성립되었다고 추정된다.
대승경전의 하나의 특성인 경전의 書寫 聽聞 受持讀誦에 의하여 재난을 면하는 등의 공덕을 설하는 부분이 금광명경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내용은 초기 대승경전에 많이 들어 있는 공통점이다.
4C경의 북인도는 집권적인 굽타 왕조(320-500)가 통치하고 있었다. 아마 이러한 왕권의 영향을 받아 대승경전의 특징을 많이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광명경>의 산스크리트 원명은 [Suvar aprabh sa-stra]이다. 한역은 北양 元始(412~427)때에 曇無讖(385~433)에 의해 4권으로 번역된 것을 필두로 하여 陳의 眞諦 번역, 後周의 那 多 번역, 隋나라 大興善寺의 寶貴 彦琮 費長房 등이 597년에 번역한 <合部金光明經> 8권, 唐의 義淨이 번역한 <金光明最勝王經>의 다섯 본이 모두 현존한다.
이밖에 부분적인 異譯이 5종 있다. 이 중 담무참본이 원본에 가장 가까우며,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 초기까지 4권본이 많이 유통되었으나 8세기 이후, 고려 때에 와서는 의정의 8권본이 존중되었다. 의정본<금광명최승왕경>은 줄여서 <最勝王經>이라고도 하며, <금광명경> 5本 가운데 최후에 나온 것으로 내용이 가장 완벽하다.
우리나라 고려대장경에는 <합부금광명경> 8권과 <금광명최승왕경> 10권이 담무참역과 함께 편입되었다. 이 경전은 범어 원전이 남아있는 경전중의 하나로, 아시아 전역에 분포 번역되었는데, 위의 漢譯을 비롯하여 티베트어 카르무크어 몽고어 만주어와 근대에 와서 일본어 등으로 번역되었으며, 한글대장경에도 수록되어 있다.
경의 특징
이 경은 참회멸죄라는 내성적 종교적 인간으로서의 행동을 가르침과 동시에 호국안민 왕도 자기희생 利他 등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몇가지 중요한 특징을 들면 다음과 같다. 제일 먼저 밀교적인 요소가 짙은 점을 들 수 있다.
敎主 釋迦牟尼佛을 호위하고 있는 四佛 이 후에 밀교의 胎藏曼多羅의 四方四佛로 되는 점, 四天王呪를 설하고, 弁才天의 呪法供養, 堅宇地神과 散脂大將의 주법, 大吉祥川의 供養法, 三十二味의 香藥法 등을 설하는 등으로부터 이 경전을 밀교경전으로 취급하는 학자도 있었다.
그러나 금광명경은 본격적인 밀교경전이라고는 하기 어렵고 밀교적 요소를 점점 많이 포함해 나가는 시기에 속한 경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금광명경은밀교의 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어 밀교연구를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 또한 이 경에는 法身을 강조하고 있다.
경의 제목인 金光明, 金光明最勝王은 佛法身의 異名이라고 볼 수 있다.
법신은 영원하신 진리의 몸을 말한다. 생멸유전을 거듭하는 덧없는 육신이 아니라, 중생의 귀의처가 되며, 여래의 本源인 영원한 몸을 말한다.
그리고 금광명경이 갖고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護國의 경전이라고 하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경전의 여러 품에서 四天王에 의한 국가의 보호나 현세 이익적인 신앙이 설해진다.
사천왕이란 沙門天王, 提頭佶 天王, 田比留勒叉天王, 田比留博叉天王을 말하며, 이들은 모두 帝釋宮의 동서남북 사방을 수호하는 主王天들로서 각각 무량한 백천귀신과 선신들을 거느리고 불법을 수호하고 또 정법을 수지하는 무량한 국토를 지켜주고 있다.
그리하여 이 금광명경을 유포하고 소지, 독송하며 정법으로 다스려지는 나라나 국왕에게는 사천왕과 그 권속들이 국토를 보호하고, 외적의 침입이나 기근과 질병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보호해준다.
그러나 <금광명경>의 반야정법을 수지하지 않고 신앙하지 않는 나라나 국왕에게는 사천왕과 무량한 선신은 그 곁을 떠난다. 그러므로 국가를 안전하게 지키고 국민을 편안하게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천왕과 그 권속신을 수호해야 할 것이고 사천왕과 그 선신들을 수호하기 위해서는 반야정법을 수호해야 함이 강조된다.
경의 내용4권본을 중심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 [序品]에서는 諸經의 王인 본경의 깊은 뜻을 듣고 수지하고 독송하며 해설하는 자는東方阿, 西方無量壽, 南方寶相, 北方微妙聲인 四方四佛을 비롯하여 세간을 보호하는 諸天과 용왕 등이 이 사람을 수호한다고 설한다.
제2 [壽量品]은 왕사성의 信相菩薩이 부처님의 수명 80세에 대하여 깊은 의문을 일으킬 때에 사방사불이 홀연히 나타나 부처님의 수명은 육체적 한계를 넘어서 法身으로상주불변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부처님의 공덕이 이 세계 안에 두루 비치고 있으며 가득히 차고 있음을 역설한다. 그런 다음 열반의 깊은 뜻과 법신 응신 화신의 三身에 대해 설하고 있다.
제3 [懺悔品]은 그 밤에 신상보살의 꿈에 金鼓의 광명 혁혁함을 보고 또 그 鼓音이 스스로 참회의 공덕을 찬탄함을 듣고, 깨어난 뒤 부처님 앞에 이르러, 꿈속에서 보고 들은 사실을 말씀드린다. 곧 金鼓의 음성은 능히 중생의 모든 고통과 모든 악을 제거하고 또한 능히 모든 바라는 바를 만족케 할 뿐만 아니라 북소리의 설법에 귀를 기울여 자타의 악업을 참회하면, 악으로서 멸하지 않음이 없고, 복으로서 얻지 못함이 없다고 설한다.
제4 [讚歎品]은 신상보살이 過去世에 金龍尊인 국왕이었을 때 언제나 제불의 상호공덕을 찬탄하고 또 찬불의 공덕에 의하여 꿈에 金鼓를 보고, 그 참회의 가르침을 듣고 보살도 이루기를 서원한다. 그 인연에 의하여 지금 금고의 梵音을 만나게 된 것을 설한다.
이 참회품과 찬탄품은 금고광명의 가르침과 金光明懺法의 공덕을 역설하는 것이다. 또한 여기에 실린 참회를 통한 죄의 소멸법은 송나라에 이르러 知禮에 의해 [金光明最勝懺儀]라는 의식절차가 만들어진 근간이 되기도 하였다. 이는 천태대사 智 의 [法華三昧懺儀]와 더불어 오늘날까지 전래되는 예불의식의 기본이 되고 있다.
제5 [空品]에서는 이 몸은 허망하여 빈 마을 같고 六根에는 각각 번뇌가 있어 서로 모르니 四大가 참이 아니라 인과 연이 모여서 있는 것이며, 無明이란 그 자체가 없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하여 생과 멸이 본래 없건만 한 생각이 잘못되어 생긴 것이니 삿된 견해의 근본인 번뇌를 모두 끊겠다고 서원을 세운다. 법성진여의 大道에 도달하도록 空無相을 설하는 이 품은 금고광명의 가르침에 준하는 수행의 要諦를 설하고 있다.
제6 [四天王品]에서는 사천왕에 의한 정법수호를 역설하여, 국가의 보호와 국민들의 어려움을 사천왕이 물리쳐 준다고 설한다. 우리나라 및 중국에서 이 경을 鎭護國家經典으로 존숭하게 된 것은 바로 [四天王品]등의 품에서 사천왕과 大辯天등의 여러 신들이 이 경을 신봉하고 있기때문에, 이 경을 독송하고 강설하는 국왕과 백성을 수호하여 국난과 기아와 액병 등을 제거하고 국가안온과 풍년을 가져다줌을 강조하고 있는 데서 기인한다.
이것은 사천왕을 통하여 국가를 보호하고 조국을 수호하는 의지와 가호력이 있음을 말하므로, 이 경은 후세에 호국경으로 신라나 고려시대에 <인왕경>과 함께 성행하고 신앙의대상이 된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제7 [大辨天神品]은 대변천녀가 이 경의 선포자에게 지혜와 변재를 수여하는 것을 설한다.
제8 [功德天品]은 공덕천녀가 경의 호지자에게 資具와 보물을 주고, 경을 弘布할 것을 설한다.
제9 [堅基地神品]은 지신 堅基가 경을 듣는 공덕에 의하여 그 위력을 증가시키고, 이에의하여 持經者 및 국토를 수호함을 설한다.
제10 [散脂鬼神品]은 귀신의 主인산지귀신이 이 경의 유포되는 어떠한 시기나 장소에 따라서 그 설하는 자와듣는 자를 보호함을 설한다. 이상 5품은 제천 귀신이 지경자를 수호하는 것을 설하여 경의 유통을 권장한 것이다.
제11 [正論品]은 부처님이 견뇌지신에게 過去 力尊相인 국왕이 양위에 즈음하여 태자 信相에게 보여준 治國의 要道를 설한다. 즉 국왕은 스스로 정법을 지니고 모범을 만민에게 보이며, 권선징악을 엄정히 하고, 종신토록 악을 행하지 않는다.
언제나 정법을 수행하는 자에게 친근하여 악인을 멀리하면 제천이 애호하고 인민이 따르며 국토가 안온하여지지만, 이와 반대로 정법을 경시하고, 악을 없애고 선을 장려하지 않으면 민심이 離反하고 천신이 돌보지않는 까닭에 국가는 멸망한다고 설한다. 이것은 곧 국왕이 법을 호지하면 천신이 국가를 수호하는 것을 밝혀서 경의 유통을 권장하는 것이다.
제12 [善集品]은 부처님이 과거세에 善集王이었을 때 아촉불의 전신인 寶冥比丘를 따라서 이 경을 듣고, 경에 공양하기 위하여 갖가지 보배를 중생에게 보시한다. 이 선한 因에 의하여 많은 복덕을얻고, 따라서 정법을 성취함을 설한다. 앞 품에서 설한 바 국왕이 정법을 수지하여 善果를 받는 실례를 보인 것이다.
제13 "鬼神品"은 부처님께서 공덕천에 대하여 이 경을 듣고 지니는 공덕은 경 가운데에서 부처님을 보는 것을 얻을 뿐만 아니라, 많은 귀신과 용왕 등이 보호하게 됨을 설한다.
제14 [授記品]은 신상보살과 그 두 아들, 아울러 法座에 모인 1만의 천자에게 미래에 성불할 것이라는 기별을 준다. 경을 듣는 공덕이 허망하지 않음을 증명한 것이다.
제15 [除病品]은 보리수신에게 부처님의 전신인 流水長者의 아들이 그 아버지를 대신하여 天自在光王 치하의 수많은 백성들의 질병을 치료한 과거의 인연을 설한다.
제16 [流水長者子品]은 앞의 장자의 아들이 그의 두 아들과 함께 水路를 막고 장차 죽음에 직면한 수많은 물고기를 구하는 부처님의 본생담이다.
제17 [捨身品]은 부처님이 과거세에 배고픈 호랑이에게 자기 몸을 보시하고, 보살행을 행한 인연을 설한다. 正法을 위하여 한 몸을 아끼지않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제18 [讚佛品]에서는 무량의 모든 보살과 신상,보리수신 등이 게송으로써 부처님의 身相, 지혜, 공덕 등을 찬탄한다.
제19 [囑累品]은 세존께서 친히 설하신 법을 모든 보살과 제천, 용왕, 귀신 등에게 위촉하여 입멸하신 후에 선포하게 하고, 그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스스로 지니고, 남들에게도 지니게 하기를 서원하고, 모두 다 환희하고 만족케 하는 것으로써 문장을 끝맺는다.
이와 같이 이 경은 4권으로 되어 있으며 경의 구조적 특징은 다른 대승경과 큰 차이는 없으나 사천왕의 보호, 심지어 하늘신장이 이 경을 옹호하고 있음을 각 품마다 강조함은 후세에 불교인들이 하늘신장을 숭배하는 신앙으로까지 전개되는 근거가 되었다.
경의 유포와 그 주석서
<금광명경>은 대승불교의 교리를 드날리는 데 매우 중요한 가르침을 포함하고 있으면서도 국가수호와 재앙을 쫓고 복을 다스리는 현세이익적인 신앙이 강조된다.
예로부터 모든 불교국에서는 <인왕호국반야경>과 더불어 <금광명경>을 독송하면 사천왕이 국왕과 국토를 수호하고 여러가지 어려움을 퇴치하며, 이 경을 선포하는 자는 大辯才天이 지혜와 변재를 부여한다고 하여 국가적으로나 종교적 또는 개인적으로 불교국가에서 크게 신봉되었다.
신라와 고려에서도 매우 존숭된 호국경전의 하나이다. 특히 <법화경><인왕경>과 함께 호국삼부경이라 불리우며 사천왕 신앙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경전이다. 신라에서 당나라의 침략소식을 듣고 四天王寺를 세운 것이나 사찰입구에 사천왕을 모신 天王門을 세운 것 등도 다름 아닌 이 경의 [사천왕품]에서 근거한 것이었다.
그리고 고려때에는 이 경의 내용에 따라 불심을 깨우치는 도량을 열면 국왕과 나라가 보호받게 된다고 하여 호국의 목적에서 <금광명경>을 所依로 하는 金光明經道장이나 金光明法會가 행해졌다.
이 도량은 1041년(靖宗 7) 5월과 1047년(문종 1) 8월 등을 비롯하여 총 31회에 걸쳐서 개최되었음이 <高麗史>에 기록되어 있다. 또 4권본 8권본 10권본 등이 모두 [참회품]으로서 이 경의 근본주장을 표명하고 있는데, 이 참회품에 실린 참회멸죄의 淸規에 의거하여 우리나라 불교예불의식의 정형인 찬탄 참회勸請 隨喜 廻向의 五悔가 정립되었다.
[참회품]을 근거로 하여 만든 [金光明最勝懺儀]와 함께 현재 전래되는 불교의식의 기본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서역 여러 나라에서 사천왕이 숭배되었던 것이나 중국에서 金光明懺法이 유행한 것은 재앙을 쫓고 복을 이끈다고 하는 이 경전의 신앙에 근거한다.
이러한 사상적 내용에 의하여 각국에서는 호국사상을 고취시키기 위하여 <仁王般若經>과 더불어 이 경을 호국경전으로 많이 수지 독송하였다. 현재 네팔에서는 9대 법보(반야경 법화경 능가경 십지경 보현행원품 보요경 비화경 여래삼업비밀경 금광명경)의 하나로서 불교도들에게 매우 존숭되고 있기도 하다.
이 경에 대한 우리나라 승려의 주석서는 9종이 있다. 이들 중 유일한 현존본이라고 전해지는 <金光明最勝王經略贊>(5권)은 신라의 고승 憬興의 찬술로서 <대정신수대장경>에도 수록되지 않은 귀중한 본이다.
그리고 신라의 승려 勝莊의 <金光明最勝王經疏>(8권)는 원본은 현존하지 않으나, 특히 일본의 학승들에 의하여 존숭되었으며 그들의 저술속에 자주 언급된 바 있다. 1964년에 일본 승려들의 저술 속에 언급된 이 소의 내용으로부터 최근 복원되었다. 이외에 신라의 사상가들 가운데 이 <금광명경>에 대한 주석서를 남긴 예를 살펴보면 원효가 疏 8권, 경흥이 略意 1권, 太賢이 述記 4권, 料簡 1권 등이 있다.
국민의 정신적 지주로서 불교를 수용하려던 경향이 농후했던 신라불교로서는 이 경의 수지 독송 공덕을 깊이 찬양하였던 것이다. 중국과 일본에서도 다수의 주석서가 제작되었다.
대표적인 것에는 수나라 天杻大師의 <金光明經玄義> 1권, 吉藏의<金光明經疏> 1권, 그리고 일본 空海의<最勝王經開題> 1권 등이 있다.
55. 인 왕 경 (仁王經)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경전의 내용이 단순히 교훈적인 것만이 아니고 때로는 철학적인 것도 있고, 또한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한 수승한 것도 있지만,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인왕반야바라밀경(仁王般若波羅密經)은 그 제목에서 보듯이, 국가의 권력자들이 나라를 다스릴 때에는 반드시 인자함, 즉 반야[지혜]가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역설한 내용이라고 하겠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효를 행할 때에도 이를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은혜를 철저하게 알고난 뒤에 거기에 대해서 보답하는 이른바 지은보은(知恩報恩)사상이 주가 되는 것처럼, 여기에서도 통치자들이 외난을 대처할 때나 민심을 수습할 때에는 근본적으로 지혜를 바탕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취지의 인왕경이 중국에 소개된 것은 일찍이 진(晉)의 축법호가 인왕반야경을 역경한 것을 시작(267)으로, 그후 구마라집이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을, 진제가 인왕반야경을, 불공이 역시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을 번역하였으며, 천태 지의대사가 진(陳)이 멸망할 무렵에 당시의 궁내 대국전과 양택사에서 이에 대해소 강설한 것이 최초로 주석서가 있게 된 연유인 것이다.
우리 나라의 신라에서도 일찍이 이 경전을 도입하여 국난을 극복하려고 하였으며, 고려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난리를 당하여 이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백고좌법회 등이 성행했으며, 원측 스님 등이 이에 관하여 소(疏)를 지었던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좀 더 자세하게 이 경전을 설한 부처님의 근본 교의를 먼저 알아보면, 그 나라 모든 국민들의 참다운 호국방법과 정신자세 및 지도자들의 정치철학 등에 관해서 구도자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제시한 것으로서, 진정한 호국이란 외침이나 내환에 대한 방어만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반야바라밀에 근원을 둔 충실한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고 항상 분별하고 집착하여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면, 그것은 곧 호국을 방해하는 것이 되며, 이로 인하여 귀신 등이 출몰하여서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국토가 어지러워질 때에는 먼저 귀신이 난을 일으키고, 이로 말미암아 백성이 난을 일으키며, 백성이 난을 일으키므로 외적이 내침하고, 적이 침입하므로 말미암아 국가와 백송이 멸망하여 상(喪) 등을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근원은 다름아닌 각 개인들이 마음의 번뇌와 무상의 원리를 알지 못함에서 온다는 것으로서, 이는 전체적으로 반야바라밀을 닦지 않는 데서 기인하고, 이로 인하여 시비와 갈등 등을 초래하여 잠시도 편할 날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왕들은, “화난, 수난, 풍난 등 일체의 난을 당하면 마땅히 이 경전을 강설하라.”고 한 것인데, 이는 이 반야바라밀경이 심난을 그 뿌리채 뽑아내는 근본서인 사법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반야바라밀이야말로 삼매를 통한 대신주요, 대위시주이므로 저와 같은 심난을 극복하고, 자재하는 데는 더할 수 없는 마음의 경전임과 동시에 호국경이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경전은 그 구성에 있어서도 부처님의 높고 위신력 있는 말씀을 믿고 행하면, 그것이 곧 무한한 공덕을 쌓는다는 신앙심을 뒷받침하는 형식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각자의 삿된 알음알이와 나쁜 소견을 버리고서 참 지혜를 얻으려는 반야바라밀의 활동이 바로 국가와 국민과 국왕을 성숙시켜서 스스로 자기 자리에 서게 됨을 누누히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야경의 핵심재용인 3공관과 4제설 및 12인연 등의 반야3공사상을 그대로 서술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여기에서의 중심사상은 두 말할 것도 없이 이 경전이 호국경전으로 명칭되는 것처럼 호국신앙을 근본부터 강조한다. 그러나 그 호국이란 어떤 영토적인 차원의 방어나 보존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체 개인의 유·무형의 심신을 바르게 지키는 끝없는 수행을 말한다. 그러면 그 구체적인 반야바라밀은 무엇인가.
“무상이 제일의제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자기가 지은 것도 그렇다고 남이 지은 것도 아니다. 인연따라 스스로 있는 것이다. ― 법성까지 본래 무상하다. ― 모든 것은 거짓 존재, 세 가지의 거짓이 모인 존재, 이를 본래의 무로 돌리고 보면 참다운 무를 알게 된다. ― 세속의 도리는 환상 속에서 생기는 것, 마치 허공의 꽃과 같다. ― 환상이 환상을 본다. 어리석은 중생의 환상이다. 불·보살들은 환법을 보고서 모두가 다 무한 것임을 안다. 이것을 부처님의 관법이라고 한다. 보살의 관법도 또한 그러하다.”
라고 한 것으로 보아서도 알 수 있다시피, 입으로만 반야바라밀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무이함과 무상함을 간파해서 분별심과 선입감을 털어버리고 무엇보다도 수행하는데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라를 지키는 것이나 법을 준수하는 것 등도 그 나라의 지도자나 국민들이 성숙하여 이러한 공관을 실천함으로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특히 한 나라의 국왕은 마치 반야행자의 보살과 같이 행동하여야 하는데, 그 까닭은 정치 그 자체가 보살의 중생교화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국민을 떠나서는 지도자도 있을 수 없고, 국민을 위할 때만이 지도자로서 그 존재가치가 있다는 민주주의의 정치관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향은 증일아함경에서도 나타나는데, 거기에 보면 지도자의 참다운 덕목으로서 열 가지를 들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말하자면,
⑴ 국왕은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도 않고, 또한 작은 일로 남을 해치지도 않는다.
⑵ 신하의 간언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그 말에 거슬리지 않고,
⑶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여 즐겁게 국민들과 함께 지내는 등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에 그 나라의 지도자와 국민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이와 같은 호국경을 호지하고 독실하게 수행하면, 각자에게 반야바라밀이 성취되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뿐만이 아니라 살기 좋은 사회가 건설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일찍이 우리 조상들은 이 경전을 호지하고 백고좌법회 등을 열어 국난을 타개하는 원동력으로 삼았던 것이다.
불설인왕반야바라밀경(佛說仁王般若波羅蜜經)
2권. K-19(5-1021). T-245(8-825). 요진(姚秦) 시대(A.D. 402∼412) 번역. [역] 구마라집(鳩摩羅什). [약] 인왕경(仁王經), 인왕반야경(仁王般若經). [이] 인왕호국반야바라밀다경(仁王護國般若波羅蜜多經).
전체 8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 서품(序品), 제2 관공품(觀空品), 제3 보살교화품(菩薩敎化品), 제4 이제품(二諦品), 제5 호국품(護國品), 제6 산화품(散華品), 제7 수지품(受持品), 제8 촉루품(囑累品) 등이다. 제1 서품은 왕사성 독수리봉에서 이 경전이 설해짐을 말하고 있다. 석가모니불이 대공적(大空寂) 삼매에 들어가서 큰 광명을 놓으며 보배 꽃을 내는 등의 상서로운 일을 나타내자, 대중들은 "법신(法身)의 대각(大覺) 세존(世尊)은 이미 마하(摩訶), 금강(金剛), 천왕문(天王問), 광찬(光讚)의 반야바라밀경을 이미 설하셨다. 오늘 여래께서 큰 광명을 놓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인가?"라고 의심하였다. 그러자 사위국의 파사닉왕(波斯匿王)이 신력(神力)으로써 8만 가지의 음악을 연주하고 시방의 보살들도 와서 음악을 연주하자, 부처님이 선정으로부터 일어나서 금강산왕(金剛山王)과 같은 사자좌(師子座)에 앉으셨다. 여기서 마하반야바라밀경, 금강반야바라밀경, 승천왕반야바라밀경, 광찬반야바라밀경 등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이러한 경전들보다 더 늦게 성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제2 관공품은 16개 나라의 왕들을 상대로 하여 나라를 보호하는 법보다 먼저 부처가 될 수 있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하면서 공을 관찰하라고 설한다. 부처가 되려고 도를 닦는 자는 사람의 몸이나 마음 등은 그 본성이 허공과 같은 것으로 순간적으로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허공처럼 텅 빈 속에서 어떤 사물을 보려고 하거나 알아내려고 하거나,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사람이나 하는 짓이다. 이런 사람은 끝없는 탐욕의 포로가 되어서 윤회한다. 제3 보살교화품은 파사닉왕이 부처님께 "10지의 행을 보호하는 보살은 어떠한 행을 행하며, 어떠한 행으로써 중생을 교화하며, 어떠한 모습으로써 중생을 교화할 것인가?"를 묻는다. 이에 대하여 부처님은 5인(忍)을 제시한다. 복인(伏忍), 신인(信忍), 순인(順忍), 무생인(無生忍), 적멸인(寂滅忍) 등을 행하는 것이 모든 불보살의 반야 바라밀을 닦는 것이 된다. 또 부처님은 파사닉왕에게 "환화(幻化)의 몸으로써 환화의 중생을 보는 것과 같다면, 이는 보살이 진실로 중생을 교화하는 일이 된다."라고 설한다. 제4 이제품은 보살은 제일의제(第一義諦) 중에 있으면서 언제나 2제(諦)를 비추어서 중생을 교화한다고 설한다. 보살이 아직 성불하지 않았을 때는 보리로써 번뇌를 삼지만, 보살이 성불할 때는 번뇌로써 보리를 삼는다. 왜냐하면 제일의제에서는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인왕경을 읽고 외우면 부처가 될 수 있으며, 왕이 잘 믿고 받들면 성벽이나 방패로 둘러싸인 것처럼 나라가 굳건해질 것이라고 가르친다. 제5 호국품에서는 나라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국토가 어지럽게 파괴되고 도둑이 와서 나라를 깨뜨리고자 할 때 100구(軀)의 불상, 100구의 보살상, 100구의 나한상, 100명의 비구, 4부 대중, 7중(衆)을 청하여 함께 이 경전을 듣고 100명의 법사를 청하여 반야 바라밀을 외워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온갖 잡신들도 기꺼이 나라를 보호해 줄 것이다. 신라 시대에 성행한 백고좌법회(百高座法會)는 이 호국품에 근거한 것이다. 제6 산화품(散華品)에서는 16개 나라의 왕들이 부처님께서 설하는 반야 바라밀을 듣고서 환희하여 100만억의 꽃을 뿌린다. 그 꽃들이 허공에서 변하여 하나의 사자좌가 되자 시방의 모든 부처님은 함께 이 사자좌에 앉아서 반야 바라밀을 설한다. 그때 부처님이 왕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리고 부처님은 다섯 가지의 불가사의한 신변(神變)을 나타내고, 하나의 꽃을 무량한 꽃에 넣고 무량한 꽃을 하나의 꽃에 넣으며, 무량한 수미산과 무량한 대해(大海)를 개자(芥子) 중에 넣고, 하나의 불신(佛身)을 무량한 중생신(衆生身)에 넣는다. 불신도 중생신도 세계도 불가사의하다. 그때 시방의 모든 하늘이 불화(佛華) 삼매를 얻었으며, 모든 보살은 그 몸으로 부처를 이루었다. 제7 수지품은 부처님이 멸도(滅度)한 이후 법이 소멸하게 될 때를 당하여 모든 국왕이 반야 바라밀을 수지하여 크게 불사를 행하라고 설한다. 16개의 큰 나라, 500개의 중간 크기의 나라, 만 개의 작은 나라들 중에 일곱 가지 두려워해야 할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제거하기 위해서 반야 바라밀을 강독하면 일곱 가지 어려움이 곧 멸하고, 일곱 가지 복이 곧 생한다. 모든 나라의 왕들이 이러한 설법을 듣고서 반야 바라밀을 수지하였으며, 16개 나라의 왕들은 나라의 일을 동생에게 맡기고 출가하였다. 제8 촉루품은 부처님이 멸도한 이후에도 불교가 계속 흥성하도록 왕들에게 부탁한다. 부처님이 멸도한 이후 불교가 쇠퇴할 때는 왕들이 이를 부흥시켜야 한다. 왕이 권력으로 불교를 억압하거나 비구들을 억누르고 천대하면 나라에 질병이 만연하고 자연 재해가 들이닥칠 것이며 죽어서는 지옥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왕들과 하늘 사람들은 부처님의 입멸(入滅)을 슬퍼하면서 자기들은 비구들을 억누르지 않을 것이며 불교를 보호할 것이라 다짐한다. 법화경, 금강명경과 함께 호국 3부 경의 하나이다. 신라 원측의 인왕경소(仁王經疏) 6권이 현존하고 있다.
[출처] 불교경전 제9강좌 계율경전, 제 10 강좌 신앙찬탄 경전 |작성자 A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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