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강좌 법화 화엄 경전
37. 법화경
38. 대반열반경
39. 십지경론
40. 화엄경
37. 법 화 경
<사상적 배경>
법화경은 대승불교의 경전이다. 잘 알려진대로 부파불교가 난해하고 번쇄한 교리를 수립하고 어려운 실천에 전념하던때 민중들과 그 지도자들 사이에 하나의 새로운 종교개혁운동이 일어났는데 그것이 대승불교이다.
이 대승불교는 한때 한곳에서 급속히 흥기한 것이 아니고 오랜 동안 여기 저기에서 운동이 일어나면서 여러 가지가 한데 어울려 대승불교를 형성해 갔다.
이들의 주장은 부파불교에서 잊고 있었던 석가모니. 붓다의 기본입장으로 복귀하려는 면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부파불교의 일부 엘리트 중심의 불교나 전문가 중심의 불교가 아닌 모든 인간, 생명있는 모든 존재에게 널리 개방할 것을 주장했다.
스스로의 실천에 의해 깨달음을 증득하는 것은 자기자신이지 타인이 아니다. 자기만의 깨달음을 목표로 하는 곳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란 어려운 일이다. 일반 민중이 구하는 일은, 어려운 교리나 엄격한 실천이 아니다. 여기에 국한하다 보면 일상생활이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승불교운동은 이렇게 하여 자기만을 위한 독선에서 벗어나 민중에게 불교를 개방하고, 보다 자유롭게 사상을 해석하면서, 서서히 일반 민중의 구제, 즉 이타행을 강조하게 된다. 대승불교의 개방성은 불교의 궁극목적인 해탈. 열반. 붓다관에 극명하게 표출된다.
초기불교시대에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의 열반의 개현은, 대승불교로 계승되어 모든 중생의 성불을 주장하게 된다. 이런 주장의 주체는 출가. 재가를 가리지 않는 佛敎를 숭배하는 그룹과 보살단들이었다. 법화경 결집을 한 것은 주로 보살단 즉 보디삿드바.가아나(Bo-dhigattva-ga-na)였다.
이들은 붓다란 현재 석가모니불만이 아니라 과거 미래에도 부처님이 계시고 공간적으로도 사방. 팔방. 시방에도 계시다고 보았다. 이제 부처님은 시간공간을 초월하게 되고, 그리고 성불은 특정계층 인종이 아닌 모든 성별을 초월한 중생에게 개방되었다. 법화경은 이런 경향의 대표적인 경전이라 할수 있다.
<번역과 구성>
법화경의 번역은 한문으로 3세기 중엽이후 6회 하였는데 현재 세본 만이 남아 전한다. 竺法護가 太康7년(286)에 長安에서 번역한 것이 正法華經 10권이고, 羅什이 弘始 8년 (406)에 長安에서 한것이 유명한 妙法蓮華經 이다. 그후 隨나라 仁壽元年(601)에 闡那 館多. 灸多가 공역한 것이 添品妙法蓮華經이다.
이중에서 羅什역이 가장 널리 읽혀졌는데 이 세 본은 모두 原典이 다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티벱역, 위글어역, 西夏어역, 몽고어역, 만주어역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한글역(간경도감)이 있다. 이 번역이 다수 있다는 것은 이 경이 많은 지역에서 여러 민족이 애호하였음을 입증한다. 19세기 이후 산스크리트 원전의 사본이 네팔과 카슈갈에서 발견되면서 로마자화하여 출판되었는데 그후 불란서의 뷰르누후(1852)가 불어로 번역하고, 케른이(1884) 영어로 번역하면서 日本어역도 20세기에 번역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元曉의 <法華宗要> 이후 이에 대한 연구와 신앙이 고려 天杻宗 개종이후,상당히 유포되었다. 이에 선행하여 중국에서는 라집이후 연구가 상당히 활발하였는데 天杻智凱(538-597)의 三大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三大部란 [法華玄義] [法華文句] [摩可言止觀]을 말하는데 天杻사상을 응축시킨 저술들이다. 특히 이 경은 日本에 준 영향이 세계 어느나라보다 커서 그 연구만이 아니라 신앙공동체도 日本佛敎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경의 제목인 妙法蓮華經(나집역)은 [白蓮華에 비유되는 훌륭한敎法]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도의 世親은 이 경은 小乘을 떠나 여래의 깊고 깊은 비밀을 갈무린 법을 증험한다고 말했다. 즉 연화가 오탁한 물속에 피면서도 더럽혀지지 않고 꽃을 피우는 것은, 바로 모든 법이 그대로 실상이라는 대승의 법을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다.
天杻대사는 이 경의 분류를 전 28품중에 앞에 14품은 迹門이라하고 뒤에 14품은 本門이라하여 두 문으로 나누어 해석하였다. 앞의 迹門에서는 佛法에 대하여 말해주고 本門에서는 佛身즉 부처님의 영원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현대 법화경연구학자들에 의하면,이와는 다른 각도에서 법화경의 구성을 제1류, 제2류, 제3류로 나누고 있다. 현대학자의 연구와 天杻해석을 대응시켜 본다면, 현대적 분류인 제1류에 해당하는 부분을 소위 원시8품(2品-9品)이라 하는데 이는 천태해석의 述門의 正宗分에 해당된다.
이 정종분은 方便品이 중심이 되는것으로 천태철학의 핵심을 이루는 품이다. 이 방편품은 諸法이 곧 實相이라고 하는 법화경의 사상적 요체가 되는 품이고 8품중에서 방편품 그다음품은 이 法說을 되풀이하여 낮은 근기를 위해 설한것으로 본다.
현대학자의 연구에 의한 제1류의 청중(對傑衆)은 대개 聲聞과 緣覺들이고, 제2류와 제3류는 보살중이다. 이 청중들의 근기에 따라 이 내용을 분류한 것은 상당이 우리의 이해를 심화시켜준다.
그리고 현대불교학의 분류인 제2류에 해당하는 부분(10品-21品)이 天杻해석의 本門의 正宗分이 된다. 여기에 如來壽量品이 핵심을 이루는데 천태해석에 의하면 <가까움을 열어 먼것을 나타낸다>고 한다. 가까움은 석가모니부처님, 먼 것은 영원한 근원의 부처님이다. 이 본문에서 우리는 대승불교의 佛陀觀을 읽을수 있다.
<개략적 내용>
一乘과 三乘인도에서 대승불교가 흥기한 초기에는, 대승과 소승이 대립하는 뜻에서 대승이었다. 초기의 대승이란 말은 가치적으로 우월하다는 의미가 강했다. 그러므로 초기대승불교는 대.소승 대립의 대승이다. 그런데 법화경의 근본정신은, 대승에서 다시 一乘을 주장한다. 一乘이란 一佛乘을 뜻하는데 이 一乘이 진실이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초기 반야경에는 小乘대신에 아라한법, 벽지불법이라 쓰고 보살법도 병용하고 있다. 따라서 小乘이란 말은 후대에 쓰여진 것을 알수 있다.
법화경에서 一乘을 진실이라고 주장한 이유는, 당시의 불교교단내에는 잘못된 사고때문에 一乘을 알지 못하고 三乘 즉 성문. 연각. 보살승이 진실이라고 믿는 부류가 상당이 결정적 세력을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방편품에서는 [여러 부처님이 중득하신바 법에는 무량한 방편력으로 중생을 위해 설한다]라고하고, [시방불국토 가운데,오직 一乘法만이 있을뿐 三乘도 三來도 없다. 있다면 方便說이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一佛乘이란 법화경의 가르침이 二乘이나 三乘이 아닌 오직 成佛의 한가지 길만을 가르친다는 의미이다. 天杻불교에서는 이것을 敎一乘이라한다.
이 가르침은 여러부처님(諸佛), 과거불, 미래불, 현재불, 석가불 등 五佛 모두가 一乘인 成佛의 같은 도를 가르친다고 天杻불교에서는 말한다. 따라서 혹 다른 성문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방편이라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三乘이란 방편이기 때문에 三乘을 열어 진실의 一乘을 나타낸다는 것은 법화경의 일관된 사상이다.
경에는 [모든 부처님이 방편력으로 一佛乘에서 三乘을 分別하신다]라고 되어있다. 이 三乘觀은 有部派교설의 三乘觀을 법화경에서 비판한 것이 된다.
三乘의 뜻을 설명해 보기로 한다. 성문승, 연각승(혹은 벽지불승), 보살승을 三乘이라하는데, 우선 성문이란 부처님(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듣고 스스로 깨달음을구하며 수행하는 사람으로, 구체적으로는 불제자들을 일컫는다. 성문이 이상으로 하는 것은, 四聖諦의 교설을 듣고 자기의 번뇌를 모두 단제해 버리고 아라한(성인)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신만을 위하는 수행이 중요하지 타인을 구제한다는 조건은 없는 것이다.
연각. 벽지불은 다른 사람의 가르침은 받지 않고서 홀로 진리인 법을 체득한 사람을 말한다. 역사적 석가모니를 이에 해당시키고 있다. 구체적으로 인도사상계에서는 홀로 가며, 홀로 머무르는 수행자들이 많이 있었다. 이들은 자기의 깨달음에 안주한 사람들이었다. 보살이란 원래는 서원에 의해 성불한 석가모니의 전세의 명칭이다. 그 석가모니의 길을 본받아 자신의 성불을 자각하는 대승수행자들이다. 이 가르침을 보살승이라고 한다. 이들은 석가모니의 전세와 같은 보살행을 닦아서 한사람도 남기지 않고 성불할 것을 이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성문. 연각 등은 부처님의 본의에 어긋난다고 하고, 성문.연각승은 열등한 가르침이라고 小乘이라고 폄하하고 비판한 것이다. 즉 [성문의 성불 못한다는 사상]을 小乘이라하여 大乘과 준별한 보살들이다. 유마경에서 보여주는 대.소승의 가치적 구별을 말한다.
<二乘의 구제>
상술한대로 성문. 연각이 지향하는 궁극의 목적은 전통적으로 아라한이라고 한다. 흔히 四向四果에서 예류.일래.불환.아라한을 말하는데, 네번째 단계인 아라한과란 더이상 배울것이 없고, 영원히 열반에 머물러 생.사유전의 삶이 없는 자리를 이른다.
그러므로 이 二乘은 보살행을 실천하여 부처님의 과를 증득하려 하지 않는다. 스스로 성불이 不可能하다고 주장하는 부류이므로 소승인 것이다. 그러나 보살은 佛果를 얻어 成佛하려고 노력함으로 大乘이다.
법화경에서는 불교사에서 보는 이 두 체계 小乘. 大乘 모두를 긍정하고 있다.
다른 대승불교 특히 유마경 같은 경에서는 보살승. 불승만을 강조하고 성문. 연각을 폄하하는 것이 특색인데 비해 법화경은 성문. 연각의 二乘들이 모두 구제의 대상이 된다. 二乘을 구제하는 일 즉 授記作佛이라고 하는데 성불의 기별을 주어 궁극에는 二乘이 모두 성불하도록 하는 것을 과제로 하는 것이 이 경이다.
다른 경전과는 달리 부파(소승)불교를 捨棄하는 것이 아니라 부파의 교리도 포용하고 있는 것이 二乘의 수기작불사상이다. 그러므로 법화경은 佛法의 普遍性과 平等性을 一佛乘, 一乘妙法이라고 하였다. 一乘이란 超大乘이라고 함이 옳을 것이다.
<方便과 眞實>
불교에서 方便이란 사상은 아주 중요하다. 방편의 의미는, 중생이 부처 즉 깨달음을 향해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처님이 중생으로 하여금 깨달음의 경지로 끌어들이는 길도 방편이다. 후자는 대승불교의 입장이고 전자는 초기불교의 의미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않았을 때 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므로 가르침도 방편이다. 가르침은 그대로 깨달음은 아니지만 깨달음에도 인도해 준다. 깨달음은 궁극적으로 하나 즉 一乘이지만, 배워야 할 사람의 능력, 소질, 성격은 허다하다. 그 많은 근기에 상응하여 가르치는 방법도 하나일 수 없다.
그래서 경에서 "내가 성불한 이래 가지가지 인연. 가지가지 비유로 널리 가르치니 방편이 수없이 많다"고 하였다. 그 목적은 "중생을 인도하여 여러곳의 집착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함이다"고 한다. 그러므로 방편이란 수단으로서 진실인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것임을 알수 있다. 따라서 불교는 모두 방편이 된다. 따라서 三乘의 불교는 모두 부처님의 방편력에 의해 설해진 법이다. 그런데 이세가지 다른 果에서 각각 안주한다면 부처님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법화경은 그 궁극목적을 밝히고 三乘의 과득은 궁극적인 목적이 아님을 천명한 것이다. 三乘의 과득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닌 이상 아라한 벽지불도 모두 佛道를 구하려고 정진해야 하는 것이다. 불도를 구하는 이는 누구나 보살임을 자각하여 전진해 가야 한다. 혹시 불제자 성문의 입장에서 그것이 궁극목적이라 생각하였더라도 부처님의 마음에서 보면, 그 아라한이란 성불로 가는 과도단계이므로 거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면 처음부터 진실인 佛乘를 설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그 이유는 중생의 근기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로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비심에서 부처님이 수단으로 이끈다는 것이 方便사상이다. 이 方便은 법사품에서는 [방편문을 여는것이 진실상을 시현한다]고 하였다.
방편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그것이 방편임을 알지 못하는 동안에는 아직 진실이 숨겨져 있다고 본다. 따라서 방편이 방편임을 알았을 때 비로소 진실이 나타나 밝혀진다. 이 방편과 진실의 양자사이에는 앞뒤가 있지 않다. 三乘이 方便이라고 감득했을때 一乘이 진실임을 터득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영원한 생명>
전술한대로 법화경의 후반 14품을 본문이라하고 그 본론에 해당하는 품이 여래수량품이라고 하였다. 여래수량품은 久遠의 석가모니부처님을 명확히 밝히는 경전으로 유명하다. 석가모니불은 영원한 과거에 성불하고 몇번이나 이 세상에 출현하여 이 법화경을 말씀한다는것이 이품의 주제다.
그 성불의 시간은 5백천만억 나유타아승지겁에 비유되는 무한한 과거에 성불하였는데, 시간적으로 무량함을 그렇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여래가 성불한 수명은 숫자로 비유할 때 무한, 즉 久遠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법화경을 설하시는 지금의 석가모니는 80년의 생애를 우리에게 보였지만 그것은 방편으로 열반을 나타낸 것이며 실제로는 영원한 本佛 즉 근원불이라는 것이다.
이세상에 육신을 보인것은 모든 중생에게 佛知見을 열어 보이고 깨달아 들어가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경에서 말한다. 결국 이 세상에 육신을 나타내신 것이 방편이라면 적멸을 보인 것도 방편이라고 하겠다. 부처님이 영원이 이 세상에 머무르실때 그 모습을 보고서 집착심 많은 범부중생들은 박덕한 생각으로 五欲에 탐착하고 정진할 뜻을 내지 않게 됨을 우려하여 스스로 부처님은 입멸을 선택하였다고 해석되는 것이다.
이 품에서 의사 父子의 비유는 이를 설명해 준다. 부처님 自我게라고 하는 게문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방편으로 열반을 보일지 언정 실제로는 멸도한것이 아니며, 항상 머물러 이 법을 설하노라" 그런데 중생이 전도된 생각 때문에 가까이 있는데도 나를 보지 못한다고 계속하고 있다.
법화경의 부처님은, 역사적으로 존재하였던, 8相 성도의 모습의 그 석가모니불을 통하여, 생멸을 넘어선 영원한 부처님, 다시 말하면 모든 부처님을 통합하는 원리로서의 근원불을 현출시킨 것이다.
<종교적 신행>
법화경의 영원한 부처님은, 사리를 봉안한 불탑인 스투파신앙과 법신사리로 법화경을 봉안하는 차이티아 칠보탑신앙의 일상적 신행으로 구체화된다. 부처님 탑에서 경전을 지니는 신앙으로 변천된 것이다. 그래서 법화경을 받아지니고 환희하며 다른 이에게 가르쳐주고,육바라밀을 실천하며 믿음을 심화시키는것이 법화경의 신행생활이라 하겠다.
38. 대반열반경 (大般涅槃經)
40권. K-105(9-1). T-374(12-365). 북량(北?) 시대(A.D. 414∼421) 번역. [역] 담무참(曇無讖). [범] Mah parinirv a-s tra. [장] phags-pa yo s-su-mya- an-las- das-pa chen-po i mdo. [약] 열반경(涅槃經). [별] 대본열반경(大本涅槃經), 북본열반경(北本涅槃經). [이]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K-1403).
부처님의 열반에 대해서 기록하고 여래의 법신은 상주 불변하는 것이며, 일체 모든 중생이 다 불성(佛性)을 가지고 있다는 대승 사상의 정수가 들어 있는 경으로서 가장 널리 읽히는 경전 중의 하나이다. 특히 대승 5대 부문로 꼽히는 화엄부, 방등부, 반야부, 법화부, 열반부 중에서 열반부를 대표하는 경전이 바로 북본열반경이다.
전체 구성은 13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 수명품(壽命品)에서는 먼저 경이 설해지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2월 15일 부처님이 구시나국(拘尸那國)의 아리라발제하(阿利羅跋提河) 가까이에 있는 사라 쌍수 사이에서 반열반에 들던 때였다. 부처님은 수많은 대중들에게 마지막 설법을 하였다. 즉 순다(純陀)가 바치는 마지막 공양을 받으면서 보시의 과보를 설명하고, 해탈(解脫)과 법신(法身), 반야(般若) 등의 3법(法)을 비롯하여 상(常) 낙(樂) 아(我) 정(淨)의 4법, 여래의 상주(常住), 불성(佛性) 등에 대해서 설법한다.
제2 금강신품(金剛身品)에서는 여래의 몸은 금강처럼 견고하다는 것을 비롯하여 여래의 법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여래의 법신은 결코 파괴되지 않는 불가괴신(不可壞身)이며, 금강신(金剛身)이다. 부처님이 이러한 법신을 가지게 된 것은 무한한 공덕을 쌓은 결과라는 것을 전생 인연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제3 명자공덕품(名字功德品)에서는 경 제목의 뜻을 밝히고 이 경을 읽는 공덕이 어떠한지 말한다. 즉 대반열반경이라 한 까닭은 마치 모든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온갖 번뇌를 다 떨치고 마침내 자신의 몸마저도 버린 뒤에야 큰 바다와도 같은 열반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 한다. 이 경을 믿고 배운다면 8미(味) 즉 여덟 가지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즉 상(常), 항(恒), 안(安), 청량(淸?), 불로(不老), 불사(不死), 무구(無垢), 쾌락(快樂) 등이 그 여덟이다.
제4 여래성품(如來性品)에서는 여래성, 즉 불성(佛性)에 대해서 말하고, 열반과 4성제(聖諦) 및 4전도(顚倒)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5 일체대중소문품(一切大衆所問品)에서는 부처님이 대중을 위해서 설법한 내용들은 특정한 경우에 방편으로 말했던 예가 있었다는 것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서 설명한다. 예컨대 누구든지 제 목숨을 사랑한다고 했던 것은 부처님이 왕사성에 머물 때 사슴 고기를 권하던 사냥꾼들에게 생명을 함부로 해치는 것을 경계하라는 뜻으로 말했던 것이라 한다. 따라서 남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바치는 보살들에게 이 말은 합당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호법(護法)의 과보가 얼마나 큰 것인지 말하고 이 경의 공덕이 크다는 것을 언급한다.
제6 현병품(現病品)에서는 부처님이 병에 걸려 앓게 된 것은 단지 방편일 뿐이라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나서 신통력으로 온몸에서 연꽃이 나오게 한 뒤 그 빛으로 지옥까지 밝혀서 모든 중생의 고통을 없애 주었다. 이처럼 여래란 본래 어떠한 병에도 걸리지 않는 법신임을 설명하고 있다.
제7 성행품(聖行品)에서는 불도를 닦는 보살의 행위가 얼마나 성스러운 것인지 설명하며, 부처님의 전법륜(轉法輪)의 의의를 밝히고 과거세(過去世)의 수행에 대해서도 말한다.
제8 범행품(梵行品)에서는 보살이 닦아야 할 수행에 대해 설명한다. 즉 12부 경전을 읽어야 하며, 불교 교리를 잘 익히고, 때에 따라 적절한 언행을 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를 거론한다. 그 밖에도 4무량(無量), 4무애(無 ), 6염처(念處)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9 영아행품(孀兒行品)에서는 5종 행(行) 중에서 영아행에 대해서 설명한다. 보살이란 마치 어린 아이가 자기 부모와 다른 사람을 구별하지 못하듯이, 모든 사람을 가리지 않고 평등히 대해야 한다는 것 등, 어린 아이를 비유하여 보살의 수행을 말하고 있다.
제10 광명변조고귀덕왕보살품(光明遍照高貴德王菩薩品)에서는 부처님이 고귀덕왕 보살을 상대로 대열반경을 배워 익히면 얻게 되는 열 가지 공덕을 말한다.
제11 사자후보살품(師子吼菩薩品)에서는 부처님이 사자후 보살을 상대로 불성(佛性), 중도(中道), 계박(繫縛), 수도(修道) 등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12 가섭보살품(迦葉菩薩品)에서는 부처님이 가섭 보살을 상대로 열반 불성의 뜻을 비롯하여 자비와 지혜, 구제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서 문답함으로써 가르치고 있다.
제13 교진여품( 陳如品)에서는 부처님이 무상(無常), 고(苦), 무아(無我) 등을 비롯하여 열반 적정에 대한 설법을 함으로써 수많은 외도들이 불법에 귀의하게 되었으며, 아라한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로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대승이든 소승이든 현존하는 여러 열반경류 중에서 분량이 가장 많고 내용상으로도 가장 완비된 것으로 평가받는 열반경이 바로 본 경, 40권 본 대반열반경이다.
39. 십지경론 (十地經論)
12권. K-550(15-1). T-1522(26-123). 원위(元魏) 시대(A.D. 508∼511) 번역. [역] 보리류지(菩提流支). [저] 천친(天親). [범] Da abh mi-vy khy na. [장] phags-pa sa bcu-pa i rnam-par b ad-pa. [약] 십지론(十地論), 지론(地論).
대방광불화엄경 가운데 십지품(十地品)만을 따로 번역한 십주경(十住經, K-98)을 해석한 것이다. 십주경의 이역본으로는 점비일체지덕경(漸備一切智德經, K-89)과 불설십지경(佛說十地經, K-1388) 등이 있다. 보살의 수행 단계에 따라 구분하는 10지(地)를 흔히 10주(住)라고도 한다. 본 논서에서는 10지의 각 단계를 중심으로 하여 보살이 닦아야 할 갖가지 수행 방편들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제1 환희지(歡喜地)에서는 보살이 처음으로 불법의 이치를 깨달아 기쁨을 느끼는 제1 단계를 여덟 가지로 나누어 해석한다. 즉 서분(序分), 삼매분(三昧分), 가분(加分), 기분(起分), 본분(本分), 청분(請分), 설분(說分), 교량승분(校量勝分) 등이다. 보살이 환희지에서 느끼는 기쁨이란 곧 부처님을 믿고 공경할 때 생겨나는 마음이며, 모든 번뇌를 떨치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한다.
제2 이구지(離垢地)에서는 더러운 때와 같은 번뇌를 떨치고 깨끗하게 되는 제2 단계를 발기정(發起淨)과 자체정(自體淨),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무엇보다도 보살은 계율을 지키고 10선행(善行)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제3 명지(明地)에서는 불도를 수행하는 효과가 밝게 드러나는 제3 단계를 넷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즉 기염행분(起厭行分), 염행분(厭行分), 염분(厭分), 염과분(厭果分) 등이다.
제4 염지(焰地)에서는 모든 번뇌를 불길로 태워 버리는 제4 단계를 넷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즉 청정대치수행증장인분(淸淨對治修行增長因分), 청정분(淸淨分), 대치수행증장분(對治修行增長分), 피과분(彼果分) 등이다.
제5 난승지(難勝地)에서는 어려운 고비를 이겨 내는 경지, 즉 제5 단계를 셋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첫째 보살의 교만을 없애는 것, 둘째 끊임없이 불도를 닦는 것, 셋째 불도를 닦아서 얻는 결과에 대한 것 등이다.
제6 현전지(現前地)에서는 지혜가 드러나는 경지인 제6 단계에 대해서 논한다. 보살은 세상의 모든 사물이 공하다는 것을 깨닫고 모든 번뇌를 없애는 것이 곧 부처의 지혜를 얻는 길이라 한다.
제7 원행지(遠行地)에서는 인간 세상을 멀리 떠나 부처의 세계로 들어서는 제 7단계를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제8 부동지(不動地)에서는 마음의 동요가 없는 제8 단계를 일곱 가지로 분석한다.
제9 선혜지(善慧地)에서는 부처의 지혜와 거의 같은 경지의 지혜를 얻는 제9 단계를 넷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제10 법운지(法雲地)에서는 부처님의 법은 마치 만물을 소생시키는 비의 원천인 구름과도 같다는 제10 단계를 여덟 가지로 나누어 분석한다.
위와 같은 10지의 각 단계는 보살이 부처의 경지에 이르는 과정을 방편적으로 나누어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 누구든지 최상의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되고자 한다면, 불법을 믿고 따라야 하며 흔들림 없이 수행에 전념해야 한다. 이 점은 본 경전 곳곳에서 강조하는 것으로서 모든 단계에 필수적이며 보살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점이다.
40. 화 엄 경
서력기원을 전후로 해서 利他의 이상을 드높여 일어나기 시작한 대승불교는 그 운동을 추진하면서 여러 경전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화엄경>이라고 하는 방대한 경전의 성립을 보게 되었으며 그와 관계있는 여러경전들이 한 그룹을 형성하게 된다. 이 그룹에 속하는 여러 경전을 총칭하여 [華嚴經類]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화엄경]과 [화엄경류]를 일괄해서 [華嚴經典]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면 화엄경전은 어떻게 성립되었으며 어떠한 성격을 가지는가? 화엄경전에 관심을 갖는것은 그것이 바로 화엄사상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동양문화의 精華라고도 하는 <화엄경>은 대승불교의 경전 가운데서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화엄경은 대승불교의 경전이면서도 여러 부분이 폭넓게 많은 지역에서 회자되고 있는 경전이다. 특히 문학과 예술분야에까지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상세히 말하자면 <大方光佛華嚴經>이라고 불리우고, 산스크리트어로는 Buddha-avatamsak-nama-man-avaipulya-su-tra, 붓다의 장엄이라고 말하는 광대한 경전이라 한다. 현재 전하는 <화엄경>으로는 다음의 네 가지가 있다.
1, 東晋의 붇다바트라(Budd-habhadra, 佛大馬跋陀羅, 359-429)가 번역한 60권본, (번역 당시는 50권이었으나 교정을 다시 해서 60권본이 되었다.)
2, 唐의 식차난다(Siksan-anda, 實叉難陀, 625-710)가 번역한 80권본. 전자를 60화엄, 진역경, 구역화엄경이라 하고 후자는 80화엄, 당화엄경, 신역화엄경이라 칭한다.
3. 푸라주우나(Prajna,般若)가 번역한 40권본, 40화엄, 정원경, 행원품이라 불리우고 신구역 60권본, 80권본의 제일 마지막 부분인 [입법계품]에 해당되는 내용의 번역이다.
4. 지나미트라(Jinaitra)등역 Sans-rgyas phal-po che shes-bya-basin-tu rgyas-pa chen-pohi mdo(불화엄이라 이름하는 대방광경45품, 9세기말경 번역, 약칭 장역화엄경)이 중에서 제3의 정원경은 다른 3종의 화엄경의 제일 마지막 부분, 즉 제1,제2,[입법계품], 제 4, "華莊嚴品"이 현저하게 증정되었다. 전체가 "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이라는 하나의 품으로 성립되었기에 성격이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이른바 화엄경으로서는 제1, 제2의 60권본과 80권본과 티베트 역이 전해온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화엄경>의 산스크리트어본은 완전하게 전해오지 않는다. 산스크리트본이 완전하게 전해오지는 않으나 위에서 살펴본 바, 제1,제2,제4의 각 <화엄경>의 [십지품]과 [입법계품](혹은 [경장엄품])에 해당되는 부분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산스크리트본 <화엄경>이 존재했다는 것은 당나라 초기의 지엄이 <대자은사화엄범본>을 확인하고 그 범본을 조사했던 사실로 알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그러면 대본<화엄경>은 대략 어떤 내용인가? 그 전체의 골격을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현존하는 위의 세 본과 위에서 말한 바 지엄이 보았다는 <대자은사화엄범본>등을 비교해 보기로 하자. 여러 본을 대략 대조해 보면 다음과 같은 점을 볼 수 있다.
첫째로 전체의 구성이 이 네 개의 본 사이에도 확실히 서로 다르다. 이 서로 다르다는 의미는 다음의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품의 내용이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여래화엄품], [보현소설품]의 두 품은 [티베트화엄]에만 있으면
[십정품]은 [80화엄]과 [티베트화엄]에는 있으나 다른 본에는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품들이 일대일의 대응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60화엄]을 중심으로 말하면 그 [노사나불품]은 [80화엄]에서는 [여래현상품]에서 [비로자나품]까지의 다섯 품으로, [티베트화엄]과 [자은화엄]에서는 [여래품]에서 [비로자나품]까지의 아홉 품으로 분절. 증정되고 있다.
그리고 [80화엄]의 경우[화장세계품]은[티베트화엄]과 [자은화엄]에서는 [연화장장엄세계해청정공력해조명품]에서 [세계성안주설품]까지의 다섯 품에 해당한다. 또 [60화엄],[80화엄],[티베트화엄]의 제일 마지막 부분인 [입법계품]([계장엄품])이 [자은화엄]에서는 [선재이탑장품],[미륵이탑명선재소문품], [설여래공덕부사의경계상경계입품]등의 세 품으로 분절되고 있다.
이상 몇 가지를 살펴 보았으나 여러 본의 구성과 성립연대, 내용의 증광 발전과정을 비교검토하기에는 신문원고라는 제약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80화엄]과 [티베트화엄]만을 골라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하자.
[80화엄]의 [화장세계품]과 [티베트화엄]중 그에 대응하는 다섯 품을 비교해보면 후자는 다섯 품으로 분류하고 있으나 증보의 흔적이 전혀없고 오히려 說相에 있어서는 [80화엄]보다도 고형을 갖추고 있다. 이런 경우를 살펴보면 [80화엄]계통의 <화엄경>과 [티베트화엄] 계통의 <화엄경>은 서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전자는 원본의 내용적 개정에 중점을 두고 있고 후자는 여러 품들을 새롭게 설정. 도입함에 따라 원본의 전체적인 구상을 확대하려고 한 듯하다. 그러나 [십정품]을 공통으로했다는 점으로 미루어 이 두 계통은 개변의 과정에 있어서 한 때 교섭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화엄경>에 있어서 교주인 비로자나불은 직접 설법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설의 무대에는 언제나 등장해서 그 중심에 자리한다. 그러나 무대가, 즉 회좌가 지상에서 천상으로 그리고 다시 지상으로 잇달아 바뀌어진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80화엄]은 7천9회이고 타화천궁을 회좌로 한 것은 [십지품]뿐이다. [신정품]에서 [여래출현품]까지는 중회보광법당, [이세간품]은 삼중회보 법당의 설법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도 [60화엄]과 [자은화엄]이 발전사적으로 가까운 관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대한 [화엄경]은 처음부터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서력 기원전후부터 1.2세기에 걸쳐 조금씩 정리되어 종합된 것이 <화엄경>이다. 화엄경의 내용은 붓다의 깨치신 경지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리불이나 목건련 같이 훌륭한 제자들까지도 벙어리와 귀머거리처럼 붓다의 설법내용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이 경전의 내용은 복잡하고 광대해서 쉽사리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그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하더라도 정독하는 동안에 무변대해와도 같은 붓다의 경지에 다가서게 될 것이다.
[화엄경]의 근본적인 특징은 사사무애와 법계연기사상에 기인한 것이다. 즉 궁극의 진리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일체사상이 상호연관성을 지니고 성립되었으면서도 서로 걸림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보살도의 실천을 설하고 있다. 보살도의 실천에는 자리와 이타의 두 길이 있다고 하나 보살도에 있어서는 타인을 구제하는 것이 자리이기 때문에 自利卽利他인 것이다.
우리와 인연이 깊은 [60화엄]은 7처 8회 34품 ([80화엄]은 7처 9회 39품)으로 성립되어 있다. 7처 9회란 설법의 장소와 그 회좌의 수이다. 34품이란 34장이란 뜻이다. 제1의 적멸도량회와 제2보광회는 지상의 회좌이고, 제3도리천궁회와 제4야마천궁회, 제5도솔천궁회, 제6타화자제천궁회는 모두 천상의회자이다. 설법이 진행됨에 따라서 회좌의 장소도 점차 천상으로 올라간다. 제7은 다시 지상의 보광법당회이며 마지막의 제8도 지상의 서다림회, 즉 기원정사에 있어서의 회좌이고 여기에서 [입법계품]을 설하게 된다. <화엄경>의 여러가지 특징을 모두 열거할 수는 없으나 지명이나 등장인물의 지위나 직업, 언어적 특징 등을 통해서 경전의 성립과정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입법계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떤 지위, 직업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었는가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입법계품]을 읽은 경험이 있다면 잘 알 수 있는바와 같이 [화엄경]은 전체를 통해서 비로자나불 자신의 설법은 아니다. 주로 보살들에 의해서 설해진다. 더욱이 [입법계품]은 사리불 등 聲聞의 대제자들의 경지를 훨씬 넘어선 내용이다. 그러므로 귀가있으나 귀머거리 같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화엄경은 매우 엘리트적인 경전으로 볼. 보살 만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음직하다. 그러나 화엄경은 그와 같은 부처의 세계가 일체 중생에게 개방되었음을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
특히 [40화엄]의 선지식(Kalyanamitra)들의 묘사는 주목된다. 주인공 선재동자가 차례로 방문하게 되는 상대방 선지식들의 지위나 신분, 또는 직업을 보면 보살. 비구. 장자. 여성 재속신자. 선인. 바라문. 처녀. 소년. 자산가. 국왕. 편력행자. 어부. 비구니. 경건한 여성. 보살. 神의 아들. 밤의여신. 룸비니원의 여신. 석가족의 딸. 여신. 신의 딸. 소년 선생. 장자의 소년. 소년소녀 등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우선 선지식들 전체는 모든 지위. 계층. 신분. 직업이 다양하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성차별이 없다. 단순히 대승적 평등의 이상을 주장할 뿐만 아니라 사상표현에 있어서 [40화엄]에 있어서의 종교운동 자체가 사회의 계급과 신분과 직업을 뛰어넘어 널리 지원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러한 개괄 이상의 또 다른 문제도 내포되어 있다. 즉 53인의 선지식 가운데에는 장자와 자산가가 7명이고 여성이 8명(신까지 포함하면20명)에 이른다. 그리고 보살이 4명, 비구가 5명 등장하지만 비교적 가볍게 취급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본다. 당시 대승운동의 주역의 지지기반이 장자. 자산가. 여성등이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빼놓을 수 없는 특색의 하나는 트라비타(dramida) 사람인 매가(Megha)와 漁師 비이라(Vaira)가 각각 다섯번째와 스물 두번째의 선지식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트라비타는 아리아민족에 의해서 그 태반이 정복된 인도 선주민들로서, 일반적으로 보면 隸民으로 늘사회의 최하층에 속한다.
어사도 타사(da~sa)에 속해서 아리아 민족에 대한 선주민의 적대자, 피정복민을 의미한다고 알려진 바와 같이 예민 계층의 사람들이 종사하는 직업이라고 한다. 위의 두 계층은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의미내용을 가진 최하층의 사회적 존재일 것이다.
그렇다면 [40화엄]의 편집자들이 그들을 선지식으로서 등장시킨 것은 왜일까? 아마도 그 이유의 하나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사상적으로 집약되어 가는 종교운동이 그들 예민계층에서도 무엇인가 지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적어도 저항이나 반대는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인도사회가 가진 전통의 카스트적인 인식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이타의 이상을 높이 들고 대승운동을 전개하던 사람들에게는 보다 적극적으로 카스트사회의 인식의 벽을 헐고 예민계층을 종교적 . 정신적으로 해방시키려는 목적도 없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언어학적으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학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즉 [40화엄]과 그에 대응하는 [화엄경] [입법계품]의 시루파-비쥬니야(Silpabhijna, 善知衆藝童子)가 설하는 42字門 가운데 ysa(門.也娑)가 있다는 것이다. 일설에 따르면 이 字音은 인도고유의 것이 아니고 코-단(于門)에서 기원한 것으로, 인도에서는 기원전후에 서북인도의 서역기원의 왕조에 속하는 여러 나라의 비문이나 화폐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 점도 다시 [입법계품], 나아가서 [화엄경] 전체의 성립을 생각하는데에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음직하다.
그러나 화엄경전의 성립과 유포에 관한 여러 문제들은 현재의 단계로서는 명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러면 이러한 화엄경전이 우리 나라에 받아들여져서 어떻게 이해되고 소화되었던가를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자장을 보면 그의 행장은 아직 확실하지 않으나 신라 선덕여왕 때(623-646)활약한 것으로 보아서 원효나 의상보다는 선배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자장관계의 근소한 전기를 보면 知識樹의 고사가 나온다. 즉 자장은 자기 자신이 출생했던 里第를 개조해서 元寧寺라 했고 그절의 낙성식 때 화엄만계를 講하여 화엄의 교의를 천명했다고 한다. 자장이 특히 지식수를 심어 화엄만계를 강한 뜻은[40화엄], 즉 [입법계품]의 초점이라고 볼 수 있는 소년 구도자 선재가 53선지식을 차례로 찾아뵙는 동안 인간인 박지범부이면서도 능히 불과를 성취해서 일만팔천대중의 대표자로 미륵누각에 친히 물어 자신의 삼세인과와 제불의 삼세인과를 동시에 깨쳤다는 내용을 교시한 것으로서 매우 흥미롭다고 하겠다. 이로 미루어 보면 자장의 사상, 그리고 산라인의 사유의 심층에 화엄사상이 깊이 침투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신라인들은 불교를 받아들여 수용할 때 타국으로부터 받아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신라국이 과거로부터 불교와 매우 깊은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사유하고 그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신라국을 과거불의 주처였다고 하며 [가섭의 연좌석]이 있었다고 하여 그를 주체적으로 제시한 예도 있다. 우리는 이것을 그저 황당무계한 전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무시해버리기에 앞서, 전하여 온 엄연한 신앙의 사실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유방법은 신라이후에도 간헐적으로 한국인의 의식구조의 저변에 잠재되어 전해오기 때문이다.
신라가 과거불의 연고지 였다고 믿어오던 사람들에게는 불교가 외래종교였다고 하는 이미지는 긍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화엄경>과 금강산관계도 화엄사상의 수용과 깊은 관계가 있다 하겠다. 금강산을 화엄도량으로 보아온 것은 사실이다. 금강산의 최고봉을 비로봉으로 애칭하고 [80화엄경] 보살처품의 내용을 옮겨 法起보살의 주처로 상정하고 불교의 의식가운데 향수해례에서는 [나무금산 법기회회 제불제보살]로 예불을 드리고 있음을 보게된다. 끝으로 화엄교학을 받아들인 의상. 원효. 설잠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하자.
의상이 당나라 지엄문하에서 30구2백10자의 법성게를 탄생시킨 것은 실로 三觀의 깊은 뜻을 포괄하고 十玄의 蝕美를 망라한 화엄의 宗要요 [화엄30송]이고 사사로운 작품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의상이 스스로 이것을 [圓敎의 宗要]라고 부를 것은 이 때문이다.
화엄제2조인 지엄이 의상으로 하여금"화엄30송"을 만들게 하고, 이를 해설하게 한 것은 일종의 사상적 지주로서의 후계자로 지정한 것을 의미한다.
원효가 소를 짓고 서를 붙인 <화엄경>은 다름아닌 60권본이다. 이른바 [晋譯 華嚴經疏序]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화엄경>은 성문 연각의 이승은 自利만을 추구하는데 비해 보살은 利他를 근본으로 하는 이엽형이다. 그러기 때문에 보살과 三世여러 부처님만이 화엄의 진리의 동참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마치 봉황이 푸른 구름을 타고 올라 산악의 낮음을 바라봄과 같고 河伯이 한바다에 이르러 시냇물이 좁았음을 겸연쩍어함과 같으니 불도를 배우는자는 이 경전의 너른문에 들어서야 비로소 지금까지 배운것이 트인 공부가 아니었음을 알리라. 말하면서도 원효는 다시 말한다.
그렇지만 날개짧은 작은 새는 山林에서 크고 있고, 송사리 같은 작은 물고기는 여울에 살면서도 본성이 편안한 법이니 현근한 방편의 가르침도 버릴 수 없다"라고 한다.
다음 설잠(매월당)은 [80화엄]을 연했다. 설잠이 말하기를 "세존의 7村에 나는 여기 단지 1村뿐이요, 세존의 9회에 나는 단지 1회뿐이요, 세존의 경을 설한 것이 80권임에 나는 단지 1구뿐이라" 설잠이 말한 禪的인 내용은 법계 또는 법성의 장이 바로 중생의 신심본채요, 자기 열착이라고하는 확언은 性起 즉, 불경계에서 오는 것이고, 연기차원의 궁리에 의하여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는 當體全彰의 소식이라고 보아진다.
제 8 강좌 밀교 경전
41. 대일경
42. 금강정경
43. 유희야경
44. 천수경
41. 대 일 경
「대일경」은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의 별칭으로서 7세기 중엽에 성립한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7권 36품의 진언삼부경 중 하나입니다.
대일여래(비로자나불)가 체험한 성불의 경지와 비로자나불이 나타내 보여 주는 신변가지(身變加持)를 설하는 방광(方廣)대승경 중의 가장 으뜸이 되며, 밀교의 근본경전 중의 하나로서 제1「입진언문주심품」부터 제31「촉루품」이상 6권까지가 『대일경』의 원본으로서 당나라 학승인 무행(無行)이 인도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그리고 '제32진언행학처품' 이하 제36진 언사업품 이상 7품까지는 공양절차법으로서 선무외삼장(637~735)이 가져온 것으로, 이것을 원본과 함께 묶어 번역한 것 입니다.
◆ 대일경의 구성 「대일경」은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니다.
첫 부분은 초품인 ‘입진언주심품’으로서 진언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총괄적인 교설이며, 두 번째 부분은 제2품부터 제31품까지로서 구체적인 진언과 밀인(密印) 그리고 그 구체적인 수행을 통한 진언구세(眞言救世)의 세계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학자들은 맨 앞의 ‘주심품’ 이야말로 반야사상에서 출발하여 화엄에 이르는 대승불교 사상의 발전과정이 마지막으로 대단원을 내리는 결과물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주심품’ 말미에 가서 진언문으로 들어갈 때, 후기 불교는 돌이킬 수 없는 밀교의 세계로 전개되어 가는 것입니다.
◆ 「대일경」, ‘주심품’ 「대일경」은 「화엄경」이 장엄하게 펼쳐놓은 보살도의 보현행(普賢行)을 충실하게 받아들이면서, 화엄세계의 중심에 자리한 비로자나 부처님과 우리 중생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시작합니다.
그 중「대일경」 ‘주심품’은 우리가 어떻게 이 영원보편한 진실의 세계를 이 보잘것 없는 현존재로 수용하면서 현재의 찰나적인 행을 영위해야 하는 가 하는 실천적인 물음에 직면하여 독특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여실히 두루 알아야 할’ 자기의 마음(自心)을 160가지 세간심(世間心)으로 규정하고, 그 마음이 일어남을 삼구에 따라 극복함으로써 법신 비로자나의 장엄이 가득한 만다라로서의 세계를 현현시키는 일입니다. 160가지 마음은 탐욕심으로부터 수생심(受生心)에 이르는 60가지만 나열되어 있고 나머지 100가지는 생략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마음은 보통의 의미와 매우 다릅니다.
즉, 주체적으로 활동하는 것으로서의 마음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의 마음은 찰나간에도 160가지의 형식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보살도를 수행하는 대승불자로서 비로자나의 진실 세계를 적극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중생에 대한 자비 실천으로서의 160가지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는 것을 ‘주심품’은 지적합니다. 이렇듯 「대일경」 ‘주심품’은 대승불교적인 사상체계를 명료히 극대화시키고 있어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것은 밀교로 건너가는 빛나는 황혼의 수사학 같은 것으로서, 같은 ‘주심품’에 포함되어 있는 ‘십연생구(十緣生句)’같은 밀교적인 논리로 가는 진언문(眞言門)이었던 것입니다. 이후 31품까지 「대일경」은 깨달음의 즉자적인 경지로서의 심상(心像)을 시각화, 청각화시키는 만다라적인 내용으로 전개되고 맙니다.
대비로자나성불신변가지경(大毘盧遮那成佛神變加持經)
7권. K-427(13-863). T-848(18-1). 당(唐) 시대(A.D. 725) 번역. [역] 선무외(善無畏) 외. [범] Mah vairocan bhisa bodhi-vikurvitadhisthanavaipulyasutreindraraja-nama-dharmaparyaya-s tra. [장] Rnam-par-sna -mdsad chen-po m on-par-rdsogs-par bya -chub-pa rnam-par-sprul-pa byin-gyis-rlob-pa in-tu rgyas-pa mdo-sde i dba -po i rgyal-po shes-bya-ba i chos-kyi-rnam-gra s. [약] 대비로자나경(大毘盧遮那經), 비로자나성불경(毘盧遮那成佛經). [별] 대일경(大日經).
흔히 대일경이라고 하는 이 경은 금강정경(金剛頂經), 소실지경(蘇悉地經)과 함께 밀교의 3부 경전의 하나로 분류된다.
금강정경이 금강계 진언의 본경(本經)이 된다면, 이 경은 태장계 진언의 본경이 된다. 이 경에서는 보리심에 의해 진언 수행을 하고자 하는 자가 직접 수행을 통해 교리를 체득하고 성불을 이루기 위한 방법들을 설한다.
7권이 36개의 품으로 나누어지며, 7권 중 처음 6권의 31개 품들은 경의 본체를 이루고 나머지 제7권의 5개 품들은 역자인 선무외가 공양의 절차에 대해 부가 설명을 더한 것이다.
첫번째 품인 입진언문주심품(入眞言門住心品)은, 만다라법이나 단법(壇法) 등을 설하는 사상(事相)을 설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교리의 이치를 설명하는 교상(敎相)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품들과 다소 차이가 있다. 집금강 보살이 비로자나불에게 일체지를 얻을 수 있는 방도를 묻자, 부처님은 본래의 청정한 마음자리를 찾아갈 것을 설한다. 그 방법은 대일경의 중심 사상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데, 즉 보리를 원인으로 하고, 대비(大悲)를 근원으로 삼아서 방편을 구경(究竟)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입만다라구연진언품(入漫茶羅具緣眞言品)에서는 진언행을 수행하기 위해서 건립할 대비(大悲) 태장(胎藏) 대만다라(大漫茶羅)의 건립법과 그 의미를 설한다. 이 만다라의 모양은, 가운데의 비로자나불을 중심으로 8엽(葉)의 연꽃 모습이며, 그 꽃잎은 각각 편지원( 知院), 관음원(觀音院), 금강수원(金剛手院), 지명원(持明院), 석가원(釋迦院), 문수원(文殊院), 허공장원(虛空藏院), 소실지원(蘇悉地院), 제개장원(除蓋障院), 지장원(地藏院) 등을 의미한다. 이 각각의 8보살들의 원(院)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식장품(息藏品)에서는 이 품은 앞에서 만다라를 건립할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서 수행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설한다. 또한 어떻게 다라니를 수지할 수 있는지, 어떻게 세속적인 성취를 이룰 수 있는가를 설한다. 앞의 품에 대해서 보조적인 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진언장품(普通眞言藏品)에서는 여러 불보살들의 진언 119가지를 열거한 다음 그것들이 종자(種子) 진언인 아(阿) 자와 같은 의미를 설명한다. 세간성취품(世間成就品)은 식장품의 질문인 세속적인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설한다. 실지출현품(悉地出現品)과 성취실지품(成就悉地品), 그리고 전자륜만다라행품(轉字輪漫茶羅行品) 등에서는 종자 진언 아(阿) 자를 사용한 성취법을 설한다.
밀인품(密印品)에서는 인계(印契)로서 불법을 표현하는 방법 약 40가지를 소개한다. 구세지대인(救世之大印), 길상법륜인(吉祥法輪印), 길상법라인(吉祥法螺印), 불상만원인(佛常滿願印) 등을 소개한다. 자륜품(字輪品)을 비롯한 비밀만다라품(秘密漫茶羅品), 입비밀만다라법품(入秘密漫茶羅法品), 입비밀만다라위품(入秘密漫茶羅位品), 비밀입인품(秘密入印品), 지명금계품(持明禁戒品), 아사리진실지품(阿 梨眞實智品), 포자품(布字品) 등에서는 주로 종자 진언과 자륜관, 여러 가지의 범어의 뜻에 대해 설명한다.
수방편학처품(受方便學處品)을 비롯한 설백자생품(說百字生品), 백자과상응품(百字果相應品), 백자위성품(百字位成品), 백자성취지송품(百字成就持誦品), 백자진언법품(百字眞言法品), 설보리성품(說菩提性品), 삼삼매야품(三三昧耶品), 설여래품(說如來品), 세출세호마법품(世出世護摩法品), 설본존삼매품(說本尊三昧品), 설무상삼매품(說無相三昧品), 세출세지송품(世出世持誦品), 촉루품(囑累品) 등은 100자 진언과 자관법(字觀法), 삼매법, 또는 호마법을 설명하고 있다.
그 밖에 선무외가 체득하고 있었던 공양법을 정리한 것으로 각각, 공양차법중진언행학처품(供養次法中眞言行學處品), 증익수호청정행품(增益守護淸淨行品), 공양의식품(供養儀式品), 지송법칙품(持誦法則品), 진언사업품(眞言事業品) 등이 나누어 설명되어 있다.
밀교의 소의 경전인 이 경의 주석서로는 경전의 문의(文意)를 해석한 대일경소(大日經疏)와 그것을 다듬은 대일경의석(大日經義釋)이 있다. 전자는 주로 일본의 진언종에서 사용하며, 태밀(台密)에서는 후자를 이용한다.
42. 금 강 정 경
<경의 유래>
금강정경의 유래에 대해서는 金剛智三藏의 구술을 不空三藏이 받아 적은 金剛頂經琮伽秘密心地法門義訣에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이 경에 百千頌의 廣本이 있는데 이것은 諸佛大菩薩등의 깊고 깊은 비밀의 세계로써 일찌기 성문이나 연각, 人天등이 聞持한 바 없다.
金剛智三藏에 의하면 이 경의 크기는 침상과 같고, 두께가 사십오척으로 그 속에는 無量한 게頌이 들어 있으며, 佛滅後 수백년간 南天竺界鐵塔안에 보관, 철문을 닫고, 열쇄로 탑안을 봉인했었는데 천축국의 佛法이 점점 쇠퇴해졌을 때 勇猛菩薩이 나타나서 처음으로 비로자나불의 진언을 지송 했다고 한다.
그 때 비로자나불은 자신의 몸을 나타내서 많은 변화신을 현현, 허공중에서 법문및 문자로 게송의 章句를 교설했고, 그것을 옮겨 적자마자 비로자나불은 사라졌다. 이것이 지금의 昆盧遮那念誦法要一卷이다. 그때 그 大德은 지송성취, 그 탑을 열기를 원했고, 7일간 탑을 돌면서 염송, 白草子 七粒을 가지고 그 탑문을 두드리자 곧 바로 열렸다고 한다.
탑안의 神들이 일시에 성내며 들어가지 못하게 했는데 탑안을 들여다보니 香燈光明이 一장二장, 華寶蓋가 안에 가득차 있었다. 그 대덕은 지심으로 참회하고, 대서원을 발하여 후에 그 탑속에 들어갈 수 있었으며, 거기에 들어가자 그 탑은 닫혔다고 한다. 몇일 지나서 그경의 광본을 한 번 송하고, 잠시 지나서 제불보살의 指授를 받은 다음, 기록해서 잊어버리지 않도록 했으며, 다음에 탑을 나와서 탑문을 다시 닫았는데 그 때 書寫해서 기록한 법이 百千頌이라고 한다.
이 백천송은 남천철탑내의 무량송중의 약본이고, 십만송의 광본은 이 경을 가르키는 것이다. 앞의 내용은 어느 면에서 황당무개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나 후기대승불교, 특히 밀교계 경전의 특성상, 이와 같은 신비성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현재에는 남천축철탑에 대해서 아마라바티대탑이라는 설도 제기되고 있어 금강정경의 남인도 성립설및 그 전설은 신빙성을 더해가고 있다.
<경의 전개>
금강정경은 발전형태의 것과 완성형태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 기본이 되는 것은 眞實攝經인데 금강정경계통의 경전은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금강정경이라고 하면 금강정경계통의 경전 전체를 포함한다. 금강정경이 언제 어디서 성립되었는가에 대해서 규명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진실섭경의 예로 보아 가장 오래된 것이 8세기초의 금강지역으로부터 7세기까지는 성립되었다고 생각된다.
금강정경은 산스크리트 원문을 비롯하여 티베트본, 한역본등 5종류가 현존하고 있다. 먼저 산스크리트본의 경우, 인연분, 근본탄트라, 속탄트라, 유통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여기서 현존 근본탄트라는 1백50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후기 굽타문자로 보이는 문자체의 貝葉에 기록되어 있고, 9세기경 쓰여진 것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구성은 금강계품, 항삼세품, 편조복품, 일체의성취품으로 나뉘어 그 속에는 22장을 가지고 있다. 각 품은 공통적으로 6종류의 만다라와 거기에 제자를 인도, 관정하는 의궤및 四印등에 대해서 설한다. 또한 그외에 금강계품 제1장에서는 오상성신관, 항삼세품 제1장에서는 금강수에 의한 제천의 항복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또한 이 품에서는 六曼茶羅외에 4종류의 敎勅曼茶羅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속탄트라는 3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차례로 대만다라, 삼매야만 다라, 법만다라, 갈마만다라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또한 이 탄트라는 修習보다 외적인 所作을 좋아하는 유정을 위해서 설한 것이다. 이것은 1장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티베트역은 슈라다카라바르마와 린첸상포가 번역했다고 전해지는 판본이 티베트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적으로는 현존하고 있는 산스크리트본과 일치한다. 3종류의 한역중 송나라때 시호가 번역한 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三昧大敎王經은 산스크리트, 티베트본과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리고 당나라때 불공이 번역한 金剛頂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大敎王經은 금강계품 제1장에 해당하는 부분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른 종류와도 대응하는 부분에서 거의 일치하고 있다. 그러나 불공역, 혹은 그의 撰述로 일컬어지는 금강정경유가 십팔회지귀에서 4대품에 대한 설명이 상세히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가 청래한 산스크리트본도 1장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근본탄트라 전체에 해당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된다.
나아가서 당나라때 금강지가 번역한 金剛頂琮伽中略出念誦經은 금강정경에 따른 ■伽觀法이나 灌頂등을 실수할 때 쓰기 위한 지침서로써 정리된 경전이다. 이것은 경전이라기 보다도 의궤에 가깝다. 내용적으로는 금강계품에 해당하지만 여기서 다루는 만다라가 6종류가 아니라 3종류인 반면, 관정에 대해서 설하는 부분과 같이 다른 종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것들이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는 곳도 있다.
또한 그 명칭이 나타내는 바와 같이 단순이 금강정경의 略出本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앞 부분을 보면 이것이 百千頌金剛頂大琮伽敎中에서 약출된 것이라는 뜻을 밝히고, 18회지귀에 18회 십만송으로 이루어진 금강정경이 존재했으며, 진실섭경은 그것의 初會에 해당한다고 설한다. 그러나 현재로써는 不空시대에 18회의 독립된 경전이 완성형태로 존재했고, 그와 같은 구성을 가지고 있다는데 대해서 가능성만으로 남아있을 뿐, 10만송 광본의 존재도 전설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의 說主>
불교는 開祖인 석존의 깨달음으로 부터 출발, 그의 가르침을 근간으로 하여 이루어진 종교이다. 그런데 중기밀교 이후의 경전들에서는 석존의 가르침를 근간으로 하지 않고 대일여래를 說主로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과연 대일여래와 석존은 같은 존격으로 보아야 하는지 아닌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만약 대일여래와 석존이 同體라면 대일여래라는 새로운 존재를 등장시킬 필요가 없다. 이 점에 대해서는 금강정경에서 그 답을 제시하고 있다. 眞實攝經의 본론 부분에서는 일체여래와 일체의성취보살의 대론이 전개된다. 이때 일체여래는 대일여래의 전체적인 명칭으로 현실세계에 편재해 있는 佛이다.
여기서 일체의성취보살은 석존을 지칭한다. 그 보살명은 산스크리트로 사르바타시디, 즉 일체의 의미나 목적을 달성한 존재를 의미한다. 이것은 석존의 어렸을 때 이름인 싯다르타, 즉 성취한자나 목적을 가진 자라는 의미와 내용상으로 동일하다. 이것은 일체의 성취보살이란 이름에 석존의 어렸을 때 이름인 싯다르타라는 명칭을 부가함으로써 석존을 彷彿케 하려는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대일여래의 분신인 일체여래는 일체의 성취보살이 보리수나무 아래서 수행하고 있는 모습을 나타냈다. 일체여래는 일체의 성취보살에게 어째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하며, 일체여래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 어째서 고행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질문한다. 그때까지 일체의 성취보살은 阿婆頗娜伽三摩地에 들어 호홉을 멈추고, 無心상태에서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대일여래로부터 진실을 모르고, 어째서 그런 쓸모 없는 고행을 하느냐는 말을 들었다. 거기서 정신을 차리고 일체의 성취보살은 일체여래를 향해서 일체여래의 진실이란 과연 무엇이며, 그것을 얻기 위해서 어떻게 수행하면 좋은가에 대해서 질문한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오상성신관을 설하고, 그 진실의 현실적인 표현으로써 금강계만다라를 출현시킨다. 그것이 금강정경의 가장 중심적인 경전인 진실섭경의 주제이다. 진실섭이란 경전명도 진실을 추구한다는 주제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대일여래가 석존의 수행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지 않고, 밀교적 수행을 권유했고, 거기서석존은 無上의 깨달음을 얻었다. 이와 같은 구성은 매우 시사적이다. 대일여래와 석존은 별체로써 등장하고 있다. 보리수아래에서 얻은 깨달음은 진정한 것이 아니고, 석존은 五相成身觀에 의해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것이다. 즉 석존이 대일여래의 깨달음 자체를 자기의 것으로 했을 때 비로소 대일여래와 동체가 된 것이다.
일체의 성취보살은 色究竟天 즉 현실세계에 있는 최정상의 세계에서 깨달음을 얻은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대해서 주석가들은 여러 가지 해석을 하고 있다. 해석상 차이는 있다고 할지라도 표면적으로 석존과 대일여래를 별체로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석존의 깨달음은 대일여래의 깨달음과 같다는데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진실섭경의 본론에서는 이 점을 분명히 하려고 했다. 즉 여기서는 대일여래와 석존이 동체라는 것을 주장하려고 했던 것이다.
<경의 내용>
현존하고 있는 금강정경중에서 가장 많은 내용이 담겨 있는 一切如來眞實攝大乘現證三昧大敎王經은 흔히 30권본 초회금강정경이라고 한다.
이경은 크게 나누어 의궤분과 교리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에서 의궤분은 금강계만다라의 세계를 체득하기 위한 觀想法과 實修法을 나타낸 것으로 이경전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의궤분은 다시 금강계품, 항삼세품, 편조복품, 일체의성취품의 4품으로 나뉜다.
각 품의 전체적인 구성을 보면 전체를 종합한 大曼茶羅, 여래의 진수인 大悲를 발현시키는데 있다고 하여 그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三昧耶曼茶羅, 여래의 세계는 大智에 의해서 열린다고 하여 그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微細智曼茶羅, 이것은 흔히 法曼茶羅라고 한다. 그리고 여래의 세계는 大悲와 大智로 감추어진 공양에 있다고 하여 그것을 나타낸 事業, 즉 褐磨曼茶羅의 4종 만다라를 중심으로 하여 그 네종류의 만다라를 종합한 四印曼茶羅, 나아가서 이것을 하나의 존격으로 종합한 一印曼茶羅의 6종만다라를 하나의 체계로 설하고 있다.
다음에 降三世品에서는 네 종류의 교칙만다라에 대해서 설하고 있기 때문에 의궤분중에서는 28종류의 만다라가 각도를 달리하여 설해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것은 金剛界品중의 金剛界大曼茶羅이다. 여기서 금강계품중의 금강계대만다라장의 구성을 개괄해 보기로 한다. 먼저 금강계만다라37존을 觀想, 그 중심이 되는 昆盧遮那, 阿閃, 寶生, 無量壽, 不空成就의 다섯존은 五部, 五智를 나타낸다. 이 세계를 체득하는 것은 오상성신관이라고 하는 관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나아가서 구체적인 관상법이 37존의 유가법에 의해서 나타난다. 다음에 만다라의 화법이 설해지고, 入壇灌頂의 작법을 설한다. 그리고 만다라의 세계를 체득한 자는 실지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하여 5종류의 印智를 나타내고 있다.
다음에 만다라의 세계를 여실하게 체득하기 위한 四種印의 실천법을 설한다. 그것은 먼저 尊像의 전체상을 파악해 가는 大印, 제존의 내적인 본성은 보리심에 있고, 두 손을 金剛縛으로 하고, 月輪을 근간으로 하여 여러가지 인을 결하는 삼매야인, 제존의 眞實語를 지송해서 진실세계를 증득하는 法印, 제존의 활동을 자신의 것으로 하기 위하여 두 손을 金剛拳으로 해서 여러가지 인을 결하고, 제존의 행동에 접근해 가는 褐磨印이다. 이것이 大三法褐의 4종인이다.
그리고 다음에 解印등의 작법을 나타내서 제1장을 끝낸다. 이상의 구성 내용은 금강계품의 만다라장 이하, 일체의 성취품의 각장에 이르기까지 같은 내용으로 전개된다. 단지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각품에 통칭, 대삼법갈의 4종만다라가 있다는 것과, 실수법으로써의 대삼법갈의 4종인이 있다는 것이다. 전자는 만다라의 성격을 전체, 대비, 대지,공양실천의 입장에서 나타낸데 대하여 후자는 全體像의 파악과 더불어 신구의의 실수를 통하여 각각의 만다라세계를 증득해가는 실천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면 降三世品의 기본정신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항삼세품은 세존의 가르침에 상반되는 자아심을 항복시키는데 금강분노의 활동을 나타내서 금강계의 세계를 증득시키는 것을 설한다. 여기서 大自在天을 비롯하여 五類諸天을 가지고, 근본번뇌와 거기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번뇌의 활동을 나타내 대자재천및 오류제천을 항복, 만다라에 편입시키는데 대해서 설한다.
그것은 근본번뇌의 주체인 인간존재가 一轉해서 法身大日의 세계에 재생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 항삼세품도 앞의 금강계품과 마찬가지로 분노의 대만다라, 분노속에 감추어진 大悲의 만다라, 忿怒微細智의 만다라, 분노공양의 만다라와 그것을 통합하는 四印, 一印의 6종만다라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에 4종류의 교칙만다라가 나타나 있는데 그것은 항복된 대자재천 및 오류제천이 만다라의 주요존에 편입되어, 각존은 대일여래를 중심으로해서 전개되는 금강계 만다라이다. 遍調伏品은 세계의 본성인 모든 청정한 것을 체득시키기 위해서 蓮華部의 調伏활동을 나타낸다. 또한 일체번뇌를 조절, 인간생활의 근본인 번뇌를 위대한 종교적 생명으로 고양시켜 가는 것을 다양한 각도에서 나타낸다.
一切義成就品은 항삼세품의 근본번뇌의 항복과 만다라의 재생, 편조복품의 번뇌조절과 청정세계의 개시, 그리고 대생명의 소생은 당연히 인간본성을 시현시켜 가는 것이라고 설한다. 여기서 풍부한 인간본성의 입장에서 금강계만다라를 보려고 하고, 앞의 품과 마찬가지로 대삼법갈과 육종만다라에 대해서 설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금강계품은 금강계의 전체적, 보편적인 특성을 나타낸데 대하여 항삼세품은 번뇌항복과 재생부활의 입장, 편조복품은 일체의 정화와 대생명의 부여, 일체의 성취품은 하나의 보주가 현시되어 가는 입장을 설한 것이다.
그러므로 각 품은 각각 연관성이 있음과 동시에 대삼법갈과 육종만다라의 관계도 각각 관련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각품에 나타난 曼茶羅觀想의 眞言門이나 각 만다라의 세계를 증득해서 얻은 실지성취의 觀想印言등은 모두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허 일 범(진각종 진각대교수)
43. 유 희 야 경
<成立과 번역>
유희야經은 만다라의 건립을 비롯한 밀교의 의식작법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에 관한 연구가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성립시기를 확정적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단 경전의 구성으로 볼 때 시기적으로 大日經보다 약간 빠른 7세기 초반경에 성립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 이유는
첫째 이 경의 摩詞曼茶羅品에 설해져 있는 만다라의 구조가 大日經과 같은 三重構造를 하고 있으면서도 中尊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티베트에 전해지고 있는 金剛手灌頂經에서도 나타난다.
두번째 본존을 중심으로 하여 사방에 불이나 보살을 안치하지 않고, 네권의 경전으로 대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예는 초기 밀교경전에 의거하여 도화된 티베트傳初善三尊曼茶羅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즉 대일경의 경우를 보면 大悲胎藏生曼茶羅의 중앙에 대일여래를 안치하고, 四方四隅에는 四佛과 四菩薩을 배당하고 있는데 이 경전에서는 아직 中尊및 그 주위에 위치하는 불보살의 성격에 대해서 확실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초기밀교경전에서 중기밀교경전으로 넘어 가는 과도기적 현상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이 경전은 대일경의 先驅經典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이 경은 언제 중국에 전래되었는지 확실한 시기를 알 수 없으나 중국밀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不空三藏에 의해서 한역되었다. 한역당시 중국에서는 통상적으로 구혜경이나 희야경이라고도 불렀다. 그것은 산스크리트 경명인 구히야를 한문으로 번역할 때 나타난 현상이다.
현재 산스크리트 원본은 현존하고 있지 않지만 티베트본이 남아 있고, 경전의 맨 앞부분에는 산스크리트로된 경명이 실려 있다. 그 뜻을 우리말로 옮기면 一切曼茶羅通儀軌秘密經이다. 즉 이 경전은 경명이 나타내는 바와 같이 만다라를 건립하고 관정을 베푸는 내용을 설하고 있다. 그리고 大日經疏에서는 이 경전을 중시하여 경문의 주석에 이 경전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다. 이 경전에 설해져 있는 관정법을 비롯한 다수의 작법은 大日經을 비롯하여 初會金剛頂經, 略出念誦經, 蘇悉地經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品別內容
이 경은 전체 열 한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서품에서는 만다라를 크게 분류하면 佛部曼茶羅, 蓮華部曼茶羅, 金剛部曼茶羅의 三部曼茶羅가 그 근간을 이루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들 만다라는 삼천오백 종류가 있는데 이 수 많은 만다라는 이 경의 曼茶羅通則에 의거하여 건립된다는 것이다.
두번째 阿門梨相品에서는 만다라를 건립, 제자에게 관정을 베푸는 아사리의 자격에 대해서 설한다. 즉 아사리는 戒를 잘 지켜야 하며, 기예에 능통, 굳건한 보리심을 갖추고, 모든 작법에 숙달되어 있어야 한다는등, 아사리의 설흔 네가지 덕목에 대해서 설하고 있다.
세번째 諫擇品에서는 만다라를 건립할 적절한 장소, 건립날짜 선택, 식재, 증익, 항복법을 결정하는데 대해서 설한다.
네번째 淨地品에서는 만다라를 건립하고 제자에서 법을 전하는 壇의 건립을 칠일간으로 나누어 행하는 만다라작단법에 대해서 설한다. 이 품에서는 그 중에서 첫째날에서 여섯째날까지 행하는 작법을 설한다.
다섯번째 召請品에서는 召請, 齒木, 護摩法에 대해서 설한다. 여기서 소청이란 본존의 소청을 말하며, 치목법은 관정, 호마법은 수행자의 서원에 따라서 행하는 것이다.
여섯번째 諫擇弟子品에서는 만다라건립을 위한 여섯째날의 작법에 대해서 설한다. 즉 入壇해야할 제자의 相, 入壇求法의 동기, 받아 들여야 할 제자의 數, 제자의 護身을 위한 작법, 壇의 五甁加持등이다.
일곱번째 摩詞曼茶羅品에서는 일곱번째날 만다라를 건립하고, 관정을 베푸는 작법에 대해서 설한다. 즉 五色線, 三重曼茶羅, 供物, 彩色, 만다라에 위치한 제존의 三昧耶形, 제불보살의 위치, 護摩爐등이다.
여덟번째 奉請供養品에서는 제존을 건립된 만다라위에 봉청해서 공양하는 법에 대해서 설한다. 즉 奉請作法, 供養物, 甁法, 八色幡, 香藥花食菓등을 바치는 차제등이다.
아홉번째 分別印相品에서는 諸尊의 印 와 제자를 만다라에 입단시켜 投華得佛하는 작법에 대해서 설한다. 여기서 투화득불은 모든 수법을 마치고 관정을 받는 제자에게 매우 중요한 의식이다. 이 때 결정된 尊은 언제나 자신의 본존이자 수호존으로 받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열번째 分別護摩品에서는 식재, 증익, 항복법에 쓰이는 護摩爐, 坐法, 色, 薪, 衣, 壇作法, 灌頂護摩등에 대해서 설한다.
열한번째 補闕品에서는 앞의 품에서 설한 내용들의 관계및 그 내용들에 관한 보충설명을 하고 있다.
<師弟의 資格>
이 경전중에는 아사리의 자격및 제자의 선택법에 대한 상세한 기술이 있는데 그 내용은 이 후에 전개되는 대일경에서 완전히 고정화되었다. 그리고 만다라작법의 경우도 이 경의 만다라는 기본골격이 대일경의 대비태장생만다라와 일치하기 때문에 그 작법에서도 상통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대일경의 내용을 참고로 이 경의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원래 만다라는 우리들이 흔히 접하는 것과 같은 그림이 아니고, 토단을 쌓아 거기에 색가루로 선을 긋고, 상을 도화하는 것이다. 또한 도화에 앞서 수행자는 자신의 실지를 획득하는데 필요한 만다라를 儀則에 따라서 마음속으로 관상한다. 그리고 그것을 토단위에 나타낸다. 따라서 만다라를 그린다는 표현을쓰지 않고, 건립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다.
이 경이나 대일경을 비롯한 대부분의 밀교적 성격을 띤 경전류에서는 만다라의 건립에 앞서 아사리가 될 사람은 어떤 사람이 적절하며, 제자가 되는데 적절한 인물을 어떻게 선택해야하는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대일경에서는 아사리(阿 梨)의 조건에 대해서 예로부터 아사리의 열세가지 德 내지 열네가지 德을 설한다. 여기서는 그 내용을 근간으로 이 경의 내용을 정리해 보기로 한다.
첫째 보리심을 가져야 한다.(應發菩提心)
두번째 지혜가 견고하고, 悲를 갖추어야 한다.(妙慧慈悲)
세번째 각종 技藝에 뛰어나야 한다.(兼綜衆藝)
네번째 반야바라밀의 도에 통달해야 한다. (善巧修行般若波羅蜜)다섯번째 三乘의 차별을 알아야 한다.(通達三乘)
여섯번째 진언의 眞實義에 통달해야 한다.(善解眞言實義)
일곱번째 사람들이 바라는 바를 잘 알아야 한다.(知衆生心)
여덟번째 제불제보살을 믿어야 한다.(信諸佛菩薩)
아홉번째 만다라를 도화하기 위한 허가를 얻고, 관정을 받아야 한다.(得佛敎灌頂,妙解曼茶羅畵) 열번째 존경받는 가정출신이어야 한다. (其性調柔, 離於我執)
열한번째 진언행에 전념할 마음을 가져야한다. (於眞言行善得決定)
열두번째 유가관법에 통달하고, 다라니 즉 정신접중을 몸에 익히고 있어야 한다. (空習兪王伽)
열세번째 진리를 얻고 있어야 한다.(住勇健菩提心)
열네번째 덕의 경우는 아홉번째 항목을 둘로 나눈데에서 파생한 것이다. 그리고 제자의 선택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기술되어 있다. 먼저 제자는 종교적 능력에 뛰어나고, 죄나 과실을 범하지 않고, 신앙심이 두텁고, 이해력도 뛰어나며, 다른 사람을 위해서 기꺼히 노력하는 자가 가장 적절하다고 한다. 만약 이와 같은 뛰어난 소질을 가진 제자를 만난다면 아사리가 적극적으로 힘쓰며, 자비에 넘친 마음을 가지고 제자의 소질을 칭찬하고, 그 사람이 견고한 보리심을 가지고 있는가를 확인한 다음 법의 전수에 들어 가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은 산스크리트원전에 비교적 충실한 티베트역에 설해져 있다. 단 한역에서는 [有大信解, 勤勇, 深信] 이라고만 설해져 있다.
<曼茶羅作壇法>
이 경에서는 제자를 맞아들이기 앞서 자신에 대한 加持부터 시작한다. 즉 아사리는 자신을 가지해서 청정히 하고 다음에 그 加持力을 가지고 제자의 몸을 보호해주는 작법을 행하는 것이다. 다음에 만다라를 건립하기 위한 토지를 선택, 그 토지의 神들을 위무하는 작법을 행한다. 만다라를 건립할 가장 적절한 토지로는 꽃과 과실이 있는 산, 청정하고 맑은 물이 있는 곳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그 외에 적절한 곳으로써 여러종류가 열거되고 있지만 공통된 점은 물이 맑고 정숙한 곳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토지를 정화하는 정지(淨地)작업이다. 돌이나 기와 털이나 뼈, 나무조각, 독충등을 제거하고, 나아가서 日, 宿, 曜, 時등을 선택, 좋은 일시에 天地에 대해서 만다라의 건립을 선언하고, 공양, 治地를 끝낸다. 그리고 땅을 단단하게 다지고, 고르지 못한 곳은 牛尿를 뿌려 적신 다음 牛糞을 발라 평탄하게 한다. 이때 東北隅에서 부터 바르기 시작하는 것이 통상적인 예이다. 이어서 만다라의 건립, 즉 작단에 들어간다.
대일경에서는 이 작법에 대해서 구연품 앞부분에 약간의 기술이 있을뿐 상세한 내용은 설해져 있지 않다. 단 이 부분에 대해서는 大日經疏에 설해져 있는데 그 내용의 근거는 陀羅尼集經第十二, 유희야經上, 建立護摩軌, 一髮尊陀羅尼經등에 있다. 특히 유희야經은 만다라작법에 관한 결정적인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대비태장생만다라의 작법에서도 역시 이 경전의 내용을 채용하지 않고서는 만다라의 건립이 불가능한 것이다. 앞에서도 짤막하게 언급하였으나 만다라건립차제에 관한 내용을 타 경전및 주석류와 비교종합하여 구체적으로 언급해보기로 한다.
첫째날에는먼저 행자가 스스로 여래라는 자각을 얻기 위해서 入佛三昧耶, 法界生, 金剛自性등 세 종류의 印明을 가지고 자신을 가지한다. 이어서 驚發地神인데 제불에게 경례하고, 지신을 경발시켜서 수호와 成滿을 청하고, 地神에게 공양을 올린다. 다음에 토지의 不動을 加持, 땅을 파고 견고히 다지며 첫째날의 작법을 끝낸다.
둘째날에는 먼저 땅을 견고히 修治하고, 아직 땅에 떨어지지않은 牛糞과 牛尿를 혼합해서 단에 칠한다. 우분과 뇨는 인도에서 예로부터 신성시되어 왔고, 단을 건립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되는 성스런 재료이다.
셋째날에는 단을 건립하는 작법에 들어간다. 먼저 五寶을 금이나 은병에 넣는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도록 규정에 의한 크기로 단을 건립, 그 중앙에 寶甁을 뭍고, 땅을 정지한다.
넷째날에는 향수를 加持해서 단위에 향수를 뿌린다.
다섯째날에는 前方便과 受持地의 작법이 있다. 전방편은 입불삼매야등 세종류의 印明을 가지고 스스로 몸을 莊嚴, 八曼茶羅를 관하고, 제존의 강림을 청하며, 단의 결계를 행한다. 수지지는 먼저 자신을 본존으로 관하고, 佛部 蓮華部, 金剛部의 三部眞言을 독송, 만다라단의 4방에 선을 긋고, 크기를 정하여 만다라상에 위치하는 제존을 도화한다.
여섯째날에는 태양이 질때쯤 수행도량에 들어가 師弟가 다같이 목욕하고, 새롭게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는다. 이어서 아사리는 단으로 가서 자신과 도량과 제자를 가지한다. 공양하고 지송한 다음 관정에 들어간다. 그 차제는 첫번째 제자를 攝受하고, 두번째 三歸戒를 내린다. 세번째 제자로 하여금 참회하도록 한다. 네 번째 제존을 공양하도록 한다.
다섯번째 三世無障碍戒를 내린다. 여섯번째 齒木을 물린다. 일곱번째 臂線 즉 金剛線을 맨다.
여덟번째 慰喩하고, 아홉번째 꿈에 나타난 것이 好相인가 凶相인가를 점친다. 열번째 勸發시킨다. 이런 작법의 세부적인 내용은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일곱번째날에는 병에 든 誓水를제자에게 마시도록 하고, 만다라의 제존에게 공양하며, 삼매야계로 제자를 인도한다. 다음에 호마를 행하고, 投華得佛이라고 하여 단에 들어가 눈을 가린채로 만다라에 꽃을 던져 연이 닿는 불보살과 결연을 맺는 의식이 있다.
관정은 이어서 이루어 지는데 이 경이나 대일경에서는 직접 그 방법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 설하지 않는다. 단 대일경의 경우, 관정을 위한 여러 종류의 진언만을 설하고, 작법, 의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설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티베트나 일본의 관정의식을 참고하는 수 밖에 없다. 아마도 밀교경전의 성립사에서 관정에 대한 상세하고도 구체적인 내용은 중기밀교 이후의 경전이나 의궤류에서 완전히 정립된 것으로 여겨진다.
금강정경계통의 略出念誦經에도 灌頂儀式次第에 관한 기술이 있으나 의식을 집행하는데에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점이 많다. 그것은師子相承을 중시하는 밀교경전의 특성상, 經句에서는 밝히고 있지 않은 부분이 다수 있기 때문이다. 즉 밀교경전은 문자만을 가지고 해득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하여튼 이상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耶經은 대일경의 선구경전으로 대일경의 만다라작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허 일 범<진각대 교수>
44. 천 수 경
<천수경>을 말할 때는 두가지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현재 "<천수경>을 읽자!"라고 할 때는, 도량석. 불공. 재 등에서 읽고 외우는것을 말한다. 흔히 사찰이나 신행단체 등에서 편집해서 쓰는 <법요집>이나 <불자독송집>류에서 볼 수 있는 <천수경>이다. 필자는 이를 "현행 독송용 <천수경>"이라 부른다. 그런데 이는 그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의식과 독송의 편리를 위해서 새롭게 편집된 경전일 뿐이다.
현재 불교학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대정신수대장경 속에서는 "현행 독송용 <천수경>"이 그대로 발견되지 않는다. "현행 독송용<천수경>"의 핵심인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중심으로 설하는 또다른 <천수경>이 발견될 뿐이다. 이 대장경속의 <천수경>을 필자는 "본래의 <천수경>"으로 부르고자 한다. 구분의 편의를 위해서다. 이 두가지 <천수경>의 관계는 후자의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비롯해서 다른 다라니와 현교의 교설들을 편집한 것이 전자의 <천수경>이 될 것이다.
이 글은 후자 즉 "본래의 <천수경>"을 탐구하고자 한다. 그 이유는 두가지다. 첫째, "본래의 <천수경>"에 대한 적확한 이해 위에서만 "현행 독송용 <천수경> "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분야는 선행되어야 할 연구의 분야이다. 둘째, "현행 독송용 <천수경>"에 대해서는 이미 필자 나름으로 연구의 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김호성, 1992.1994)
<천수경>류의 의궤와 경전들 대정신수대장경의 분류에 의하면, "본래의 <천수경>"은 밀교부에 소속되어 있다. <천수경>의 핵심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정신수대장경 밀교부 3(제20권)을 살펴보면,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설하면서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신앙을 고취하는 경전과 儀軌는 19종에 이른다. 이 중 구체적이고도 실제적인 수행법을 설하고 있는 의궤는 다음과 같은 7종이다.
1, <금강정유가천수천안관자재보살수행의궤경>(T.1056, 不空 역)
2, <천수천안관세음보살치병약합경>(T.1059, 伽梵達摩 역)
3, <천광안관자재보살비밀법경>(T.1065, 三昧蘇바羅 역)
4, <대비심다라니수행염송약의>(T.1066, 不空 역)
5,<섭무애대비심대다라니경계일법중출무량의남방만원보타락해회오부제존등홍서원력방위급위의형색집지삼마야표치만다라의궤(T.1067, 불공 역)
6, <천수관음조차제법의궤>(T.1068, 善無畏 역)7, <금강정유가청경대비왕관자재염송의궤>(T.1112, 金剛智 역) 이들 의궤에서 설하고 있는 수행법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신묘장구대다라니"의 지송방법이다. 둘째, "신묘장구대다라니"에 나오는 불 보살을 비롯한 많은 불 보살을 만다라의 圖像으로 그려 모시는 방법이다. 이들 두가지 수행 의궤는 모두 우리 불교사에는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염송의 수행은 의궤에서 설해진 바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용성스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그저 일심으로 염송하기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만다라의 도상을 조성하는 사례는 보고된 바가 없다. 일본의 경우, 밀교계 종단의 독자적 발달에 힘입은 것이겠지만 <千手만다라>의 조성사례가 많았음이 보고 되고 있다. "로케쉬 찬드라, 1988"다음,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설하면서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신앙을 고취하고 있는 경전들은 다음과 같은 12종이다.
1, <천안천비관세음보살다라니신주경>(T.1057, 智通 역)
2, <천안천비관세음보살다라니신주경 別本>(T.1057, 智通 역)
3, <천수천안관세음보살모다라니신경>(T.1058, 菩提流支 역)
4, <천수천안관세음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경>(T.1060, 伽梵達摩 역)
5, <천수천안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주본>(T.1061, 金剛智 역)
6, <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신주본>(T.1062A., 金剛智 역)
7, <세존성자천안천수천족천설천비관자재보리살달바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 (T.1062B.)
8, <번대비신주>(T.1063)
9, <천수천안관세음보살대비심다라니>(T.1064, 不空 역)
10,<청경관자재보살심다라니경>(T.1111, 不空 역)
11, <관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T.1113A. 指空 讐校)
12, <대자대비구고관세음자재왕보살광대원만무애자재청경대비심다라니>(T.1113B. 不空 역)
이 중에는 呪本만 있는 경우도 있으며, 주본과 함께 여러 가지 법문을 시설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1.4.9의 경우이다. 첫째, 지통 역의 경우는 627-649년 사이에 번역된 것으로 최초의 번역이다. "신묘장구대다라니"는 전체가 94구이며, 무드라 25印을 설하고 있다. 둘째, 가범달마 역은 650-655년 사이에 번역되었다(650-661년 사이에 번역되었다는 설도 있다). "신묘장구대다라니"는 82구인데, 이는 뒤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셋째, 불공역은 723년에 번역된 것으로 가장 늦다. "신묘장구대다라니"는 74구이다.
이들 중에서 "현행독송용 <천수경>" 성립에 母本이 되었던 것은 가범달마 역본이다. 우리 불교사에서 <천수경>의 수용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의상스님에게서 나타난다. <백화도량발원문>(의상스님의 작이 아니라는 설도 있다)과 <투사례>에 <천수경>의 수용자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묘장구대다라니"와 十願六向부분(나무대비관세음 원아속지일체법 아약향축생 자득대지혜)인데, 의상스님의 입당연대(661-671)와 생몰연대(625-702)를 감안하면, 부합하는 것은 가범달마의 번역이다<김호성, 1993>.
다만, 불공의 번역 역시 영향을 주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것은 계청 부분(계수관음대비주 소원종심실원만)이 불공의 번역에서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의상 이후의 일이다. 가범달마 번역의 <천수경>"현행 독송용 <천수경>"에, "천수천안관 자재보살광대원만무애대비심대다라니"라고 한 뒤, "계청"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우리는"본래의 <천수경>"의 제목을 확인할 수 있으며, 가범달마 번역이 미친 또 하나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가범달마 역본의 전체적인 내용을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서분 : 會衆의 등장
2,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緣起
3, 관세음보살의 발원 : 십원육향
4, 대비주 지송의 공덕 : 不受十五種惡死, 得十五種善生등
5, 대비주:82句
6, 대비주의 본질 : 열가지 마음 "十心"
7, 대비주 지송의 공덕 : 十二藏
8, 대비주 이름들
9, 대비주 지송의 공덕
10, 四十手眞言
11,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의 다라니
12, 유통분
이 같은 내용의 범주적 이해를 통해서, 우리는 이 <천수경>이 매우 풍부한 내용을 잘 정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대비주(-신묘장구대다라니)"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의 다라니이다. 그러므로 먼저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되었는지 알아보자. 관세음보살 스스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세존이시여, 제가 과거 무량억겁 이전을 생각해 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으니 千光王靜住如來이신데,그 부처님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또한 일체중생을 위해서 이 "광대원만무애대비심다라니"를 설하였습니다.
금색의 손으로 저의 정수리를 만지시며 "선남자여, 그대는 마땅히 이 心呪를 지녀서 널리 미래의 악세에 일체중생을 위해서 큰 이익을 짓도록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저는 겨우 初地에 머물고 있었을 뿐인데, 이 다라니를 한번 듣고서는 第八地로 초월했습니다. 저는 그때 마음으로 환희하였기 때문에, 곧 서원을 발하였습니다. " 만약 제가 미래에 능히 일체중생을 안락케 하고 이익케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저로 하여금 즉시 몸에 千手千眼이 생겨서 구족케 하소서"라고 원을발하자,곧 몸에 천수천안이 모두 구족되었습니다." 이와같이 해서 천수천안을 갖춘 관세음보살은 십원육향을 발원하게 된다.
이는 우리의 "현행독송용 <천수경>"을 통해서 익히 아는 바다. 그런 뒤에 다라니의 지송 공덕이 설해지고 있다. 열다섯 가지의 악한 죽음을 당하지 않으며 열다섯가지의 좋은 삶을 살게 된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필자가 한글로 옮겨서 정리한 바 있으므로<김호성, 1992>, 여기서 다시 부연하지 않는다. 공덕을 설하는 부분은 뒤에서 두번 더 나오게 된다. 이는 경전 일반의 양식적 특성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좀 거칠게 말하면, 모든 경전의 정종분은 그 경전에서 설하고자 하는 법문의 시설과 그 경전을 수지 독송함으로써 얻어지는 공덕의 찬탄을 번갈아 설한다 말할 수 있다. 이는 擧果勸修이니, 공덕을 들어줌으로써 믿음을 이르키게 하고 수행하게 하는 뜻에서이다.
대비주의 성립사와 번역<천수경>의 핵심은 대비주에 있다. 가범달마 번역에는 82구, 우리나라 전래의 유통본은 84구이니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된다. "본래의 <천수경>"을 찾아보면, 대개 이 다라니의 표기는 두가지로 행해져 있다. 첫째, 싯담 문자로 적는 방법이다. 둘째, 싯담 문자를 중국어로 음사하는 방법이다. 이들 둘 중의 한 방법을 택하거나, 아니면 둘 다를 취하거나 하였던 것이다. 그 밖에 뜻을 해의한 경우는 없다. 그 이유에 대해서 현장은 뜻으로 옮기지 말고 음사해야 할 다섯가지 경우에서 "비밀이기 때문에"라고 했거니와, 우리의 경우에도 이러한 원칙은 잘 지키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 까닭에 중국의 음사를 다시 우리의 음운으로 읽어서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라고 읽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발음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구비로 전승되는 과정에서 겪은 우리말의 음운현상이 한 몫 하였을 것이고, 구절의 뛰어 읽기는 우리 시가를 읽거나 외울 때 일어나는 율격적 토막에 의한 습관이 은연 중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하고 있다. 근래 일부 학자들 중에서 다라니의 해의를 시도한 경우가 없지 않다. 겸하여 뜻으로 옮겨서 읽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필자도 학문적 입장에서의 해의는 필요하리라 본다. 그를 통하여 <천수경>의 성립사적 입장이 밝혀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연구 역시 이미 이루어진 바 있다. 인도 출신의 세계적 불교학자 로케쉬 찬드라는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철저히 해부하고 있다. 그의 방대하고도 정치한 연구에 따르면, "신묘장구 대다라니" 속에 담겨있는 관음신앙은 靑頸관음(니라간타,Nilaka ha)에 대한 신앙이다.
여기까지는 새삼스럽지 않다. 이미 不空이 <청경관자재보살심다라니경>이라 옮기고 있는 것이기에. 그런데, 찬드라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인도의 힌두교 신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토대로 하여, 다라니에 쓰인 말의 어원을 분석하고 있다. 니라간타는 힌두교의 신인 시바와 비시누(하리-하라)의 신격화라고 한다.<찬드라, 1988> 그와같은 힌두교신에 대한 신앙이 관세음보살 신앙의 모태가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긍이 가는 논리이다. 대승불교는 초기불교에서 극복하였던 바라문교의 개혁된 형태인 힌두교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습합하여 형성되는 것이니, 그 가장 현저한 예가 바로 밀교이다. "신묘장구대다라니"의 내용을 분석해 보면, 이와같은 힌두교적 신앙의 영향 아래 성립된 청경관음에 대한 기도문이라 할 수 있다."
하례"는 "하라"의 호격이니 곧 시바-비쉬누의 혼합된 형태가 기도의 대상이라는 이야기도 성립되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학문적으로는 의의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신앙적 입장에 서있는 불자들에게는 별다른 의미를 줄 수 없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보수적 태도를 취하는 바, 의식을 위한 의식문이나 독송을 위한 독송문으로서의 "현행 <천수경>"에 서는 해의하지 않은 채 우리말로 음사된 다라니를 독송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대비주의 본질이제 "본래의 <천수경>" 속에서는 이 다라니를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대범천왕이 관세음보살에게 다라니의 본질을 묻자, 관세음보살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는 크게 자비로운 마음이며, 평등한 마음이고, 함이 없는 마음이며, 염착이 없는 마음이고, 공이라 관찰하는 마음이며, 공경하는 마음이고, 낮추는 마음이며, 어지럽지 않는 마음이고, 집착하지 않는 마음이며, 위없는 보리의 마음이니, 이를 마땅히 알지니라. 이와같은 마음들이 곧 다라니의 본질이니라." 다라니의 문자적 해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직 다라니를 열심히 수지독송함으로써 이러한 마음들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말씀이다.
[출처] 불교경전 제 7 강좌 법화 화엄 경전 ,제 8 강좌 밀교 경전 |작성자 A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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