阿難縱强記 아난 비록 많이 외워 아는 지식 뛰어나도
不免落邪思 삿된 생각 떨어짐을 면할 길이 없었으니
豈非隨所淪 음욕 늪에 빠지는 일 벗어나질 못했으나
旋流獲無妄 소리 흐름 돌이키면 헛된 생각 없습니다.
阿難汝諦聽 아난이여 너는 이제 나의 말을 잘 들어라.
我承佛威力 나는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어서
宣說金剛王 금강처럼 견고하고 환술처럼 부사의한
如幻不思議 부처님의 근본이신 진실한 삼매를
佛母眞三昧 너를 위해 설하여 밝혀 주리라.
汝聞微塵佛 지금 너는 한량없는 부처님을 받들면서
一切袐密門 하고 많은 비밀법문 남김없이 들었으나
欲漏不先除 처음부터 음욕번뇌 제거하지 못하다가
畜聞成過誤 듣는 지식 쌓아올려 과오를 저질렀다.
將聞持佛佛 들음으로 부처님의 바른 법을 지니면서
何不自聞聞 어찌하여 듣는 성품 들으려고 안 했느냐.
聞非自然生 들음이란 자연으로 발생하지 아니하고
因聲有名字 소리 따라 이름이나 글자들만 있느니라
旋聞與聲脫 듣는 성품 돌이켜서 소리에서 해탈하면
能脫欲誰名 해탈한 자 네가 아닌 누구라고 하겠느냐.
一根旣返源 한 감관을 돌이켜서 근원으로 돌아가면
六根成解脫 여섯 가지 감관들도 남김없이 해탈한다.
見聞如幻翳 보고 듣는 작용들은 헛것 보는 눈병 같고
三界若空花 욕계 색계 무색계는 허공 꽃과 다름없다
聞復翳根除 듣는 본성 되돌려서 눈병 뿌리 제거하면
塵銷覺圓淨 티끌번뇌 스러져서 깨달음이 맑아지리.
淨極光通達 맑은 경계 끝 간 데서 본래 광명 통달하고
寂照含虛空 고요하게 밝게 비쳐 온 허공을 두루 삼켜
卻來觀世間 세상으로 돌아와서 온갖 것을 돌아보면
猶如夢中事 꿈속 일과 다름없이 허망하게 보이리니
摩登伽在夢 꿈속에서 즐겨 노는 그림자 마등가가
誰能留汝形 어떤 수로 네 형체를 붙들 수 있겠느냐.
如世巧幻師 세상에서 묘한 술법 자랑하는 환술사가
幻作諸男女 교묘하게 환술 부려 남녀들을 부릴 적에
雖見諸根動 눈과 입과 손과 발이 움직임을 볼지라도
要以一機抽 한 기틀의 발동으로 흔들리고 움직이니
息機歸寂然 한 기틀이 발동 멈춰 고요한 데 돌아가면
諸幻成無性 환술 따라 놀던 남녀 어디에서 찾겠느냐.
六根亦如是 여섯 가지 감관으로 흔들리는 그 작용도
元依一精明 원래부터 한 정기의 밝은 데를 의지하여
分成六和合 따로 각기 여섯으로 어우러져 나눴으니
一處成休復 한 감관만 멈춰 쉬어 밝은 본성 회복하면
六用皆不成 여섯 가지 감관들도 모든 작용 멈춰 쉬고
塵垢應念銷 티끌 번뇌 때 번뇌를 마음대로 소멸하여
成圓明淨妙 원만하게 밝고 맑은 묘한 경지 이루리라.
餘塵尙諸學 티끌번뇌 남은 동안 유학자리 머물다가
明極卽如來 밝은 경지 완연하면 그게 바로 여래니라.
衆及阿難 아난이여 대중이여
旋汝倒聞機 너희들은 뒤바뀌어 듣는 틀을 되돌려라.
聞聞自性 듣는 성품 돌이켜서 제 성품을 듣는다면
性成無上道 제 성품으로 더없이 높은 도를 이루리라.
通實如是 원만한 통달법도 진실로 이와 같을 뿐이다.
此是微塵佛 이것이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께서
一路涅槃門 한 길을 따라 행하신 열반의 문이다.
過去諸如來 지난 세상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斯門已成就 이 열반의 문을 이미 성취하셨고
現在諸菩薩 현재 세상의 여러 보살들도
今各入圓明 지금 원만한 밝음에 들어가고 있으며
未來修學人 미래에 닦고 배울 사람들도
當依如是法 마땅히 이러한 법을 의지하리라.
我亦從中證 나 또한 이 방법으로 증득했으니
非唯觀世音 어찌 관세음보살만 그렇겠느냐.
誠如佛世尊 참으로 부처님 세존께서
詢我諸方便 제게 방편의 선택을 명하신 뜻은
以救諸末劫 말겁 세상을 구제하시고
求出世間人 세상 사람들을 구출하시려는 것이오니
成就涅槃心 말겁에 열반의 마음을 성취시키려면
觀世音爲最 관세음의 방편이 가장 뛰어납니다.
自餘諸方便 그 외 나머지 모든 방편들은
皆是佛威神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卽事捨塵勞 당한 일에 따라 번뇌를 버리게 하신 법이니
非是長修學 오래 닦고 배우거나 얕고 깊은 근기에게
淺深同說法 한가지로 두루 설할 법이 못 됩니다.
禮如來藏 번뇌 없는 불가사의한
無漏不思議 여래장에 머리 숙여 예를 올리오니
加被未來 부디 미래중생에게 가피를 내리시어
於此門無惑 이 문에 의혹이 없게 하시고
便易成就 방편을 쉽게 성취케 하옵소서
堪以敎阿難 아난과 말겁의 고해 중생들을
及末劫沈淪 교화하기에 가장 알맞은 법이오니
但以此根修 단지 이 감관으로 닦기만 하면
圓通超餘者 원만한 통달이 다른 방편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眞實心如是 이것이 저의 진실한 마음입니다
여기에 아난과 대중들은 몸과 마음이 시원하게 훌륭한 가르침을 깨닫고, 부처님의 보리와 大涅槃을 바라보니, 마치 볼일 때문에 먼 곳에 갔던 사람이 아직 돌아오지는 못했으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확실하게 아는 것과 같았다.
법회에 모인 天龍八部와 배우는 단계의 이승[有學二乘]과 새로 발심한 보살들은, 그 수가 무려 열 항하의 모래처럼 많았으나, 모두들 본 마음을 깨닫고 번뇌를 멀리 벗어나서 청정한 법의 눈을 얻었다. 성비구니(性比丘尼)는 게송이 끝나자, 아라한을 성취하였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은 다 '비할 데 없이 평등하고 더없이 높고 바르고 두루 통달한 깨달음의 마음[無等等阿耨多羅三藐三菩提]'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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