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이야기

화엄경 정행품 - 법정스님 역

수선님 2020. 8. 2. 12:13

신역 화엄경(華 嚴 經)      법정 옮김  



  
2. 정행품(淨行品)


● 몸과 말과 뜻의 업

지수 보살이 문수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보살이 어떻게 허물없는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얻으며, 어떻게 해롭지 않은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얻으며, 어떻게 깨뜨릴 수 없는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얻으며, 어떻게 불퇴전(不退轉)의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얻으며, 어떻게 청정한 몸과 말과 뜻의 업을 얻습니까."

문수사리보살이 지수보살에게 말하였다.
"보살이 마음을 잘 쓰면 온갖 뛰어나고 묘한 공덕을 얻어 모든 부처님의 법에 마음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과거, 미래, 현재의 여러 부처님 도에 머물며, 중생을 따라 머물러 항상 버리지 않을 것이며, 모든 법의 모양과 같이 다 통달하며, 모든 악을 끊고 선을 두루 갖추며, 보현보살처럼 색상(色相)이 제일이고, 모든 행원을 다 갖추게 되며, 모든 법에 자재하여 중생의 제2 스승이 될 것이다.

어떻게 마음을 써야 모든 뛰어나고 묘한 공덕을 얻을 수 있는가.

보살이 집에 있을 때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집의 성질이 공함을 알아
그 핍박을 면하여지이다.

부모를 효성으로 섬길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부처님을 잘 섬기어
모든 것을 호양(護養)하여지이다

처자가 모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원친에 평등해서
탐착을 아주 떠나게 하여지이다.

오욕을 얻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욕망의 화살을 뽑아버리고
끝까지 안온하여지이다.

즐거운 놀이에 모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법으로써 즐기고
놀이는 참이 아님을 알아지이다.

패물을 찰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이 거짓 꾸밈을 버리고
진실한 곳에 이르러지이다

누각에 오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바른 법의 누각에 올라
모든 것을 꿰뚫어 보아지이다.

보시하는 일이 있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마음에 애착이 없어지이다.

군중이 집회를 가질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모이는 법을 버리고
온갖 지혜를 이루어지이다

액난을 만날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마음대로 자유로와
어디를 가나 장애가 없어지이다

살던 집을 버릴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증가하여 장애가 없어지고
마음에 해탈을 얻어지이다

절에 들어갈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어기거나 다툼이 없는
갖가지 법을 말하여지이다

크고 작은 스승을 뵐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스승을 잘 섬기어
선한 법을 익히고 행하여지이다

출가하기를 청할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불퇴전의 법을 얻어
마음에 장애가 없어지이다

세속의 옷을 벗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선근을 부지런히 닦아
모든 죄의 멍에를 벗어지이다

머리털과 수염을 깎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번뇌를 아주 버리고
마침내 적멸하여지이다.

가사를 입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마음에 물듦이 없어
큰 성인의 도를 갖추어지이다.

바로 출가할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부처님같이 출가하여
일체 중생을 구제하여지이다

스스로 부처님께 귀의할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경장(經藏)에 깊이 들어가
지혜가 바다와 같게 하여지이다

스스로 스님들께 귀의할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대중을 통솔하고 다스리되
모든 것에 장애가 없어지이다.

 

계를 받아 배울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계행을 잘 배워
나쁜 일을 짓지 말아지이다

교수(敎授)의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위의를 갖추어
하는 일이 진실하여지이다

화상(和尙)의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생멸없는 지혜에 들어가
의지할 데 없는 곳에 이르러지이다

구족계(具足戒)를 받을 떼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모든 방편을 갖추어
가장 뛰어난 법을 얻어지이다

승당(僧堂)에 들어갈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위 없는 집에 올라가
편히 머물러 동요하지 말아지이다.

평상을 펴고 앉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선한 법을 널리 펴서
진실한 모양을 보아지이다

몸을 바로 하고 단정히 앉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보리좌에 앉아
마음에 집착이 없어지이다

결가부좌를 하고 앉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의 선근이 견고하여
부동지(不動地)를 얻어지이다

선정을 닦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선정의 힘으로 마음을 조복하여
구경(究竟)까지 남음이 없어지이다.

관법을 닦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실제의 이치를 보고
이기거나 다툼이 없어지이다

내의를 입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모든 선근을 입고
부끄러움을 갖추어지이다

옷을 입고 띠를 맬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선근을 살피고 단속하여
흩어지거나 잃지 않게 하여지이다

손으로 칫솔을 잡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다 묘법을 얻어
끝까지 청정하여지이다

대소변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탐진치를 버리고
모든 죄를 덜어지이다

몸의 때를 씻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깨끗하고 부드러워
마침내 때가 없어지이다.

물로 손을 씻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청정한 손을 얻어
부처님 법을 받아 지니게 하여지이다

물로 얼굴을 씻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청정한 법문을 얻어
영원히 때가 없어지이다

손에 석장(錫杖)을 쥘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크게 보시하는 모임을 열어
참다운 도를 보여지이다

바리(鉢盂)를 들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법기(法器)를 성취하여
하늘과 사람의 공양을 받아지이다

길을 걸어갈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부처님의 행하시던 대로 나아가
의지없는 곳에 들어가지이다

올라가는 길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삼계에서 아주 뛰쳐나와
마음에 겁약(怯弱)이 없어지이다

내려가는 길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의 마음이 겸손하여
부처님의 선근이 자라게 하여지이다

굽은 길을 볼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바르지 못한 길을버리고
나쁜 소견을 아주 버려지이다.

곧은 길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의 마음이 정직해서
아첨하거나 속이지 말아지이다

높은 산을 대할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의 선근이 뛰어나
그 위에 이를 이가 없어지이다

가시가 달린 나무를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삼독의 가시를
속히 끊어지이다.

나뭇잎이 무성함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선정과 해탈로써
그늘지고 가리워지이다

꽃이 피는 것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의 신통과 모든 법이
꽃 피듯 하여지이다

큰 강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법의 흐름에 함께 하여
부처님의 지혜 바다에 들어가지이다

다리 놓인 길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일체 중생 제도하기를
다리와 같게 하여지이다

밭매는 것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이 오욕의 밭에서
애욕의 잡초를 뽑아지이다

괴로워하는 사람을 볼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육신의 공적함을 알고
어기거나 다투는 법을 떠나지이다

경전을 읽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모두 기억하고 잊지 말아지이다

부처님을 친견하게 될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장애 없는 눈을 얻어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여지이다

발을 씻을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신족통을 갖추어
다니는 데에 걸림이 없어지이다.

두려워 잘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신체가 안락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말아지이다

잠에서 처음 깰 때에는
이와 같이 원하라
중생들이 온갖 지혜 깨닫고서
시방세계를 두루 살펴지이다

불자여, 보살이 이와 같이 마음을 쓰면 온갖 뛰어나고, 묘한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모든 세간의 하늘과 악마와 범천(梵天), 사문, 바라문, 건달바, 아수라와 모든 성문, 연각들이 흔들지 못할 것이다.

[출처] 화엄경 정행품 - 법정스님 역|작성자 까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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