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가장 핵심 교리는 연기법이다. 부처님은 인생과 우주의 진리를 깨치신 분이며, 그 진리의 내용은 바로 ‘연기’다. 부처님은 경에서 이 연기법을 아는 것이 바로 부처님을 보는 것이라고 하셨다.
5온(五蘊), 12처(十二處) 등 일체법의 분류, 삼법인(三法印)과 사성제(四聖諦)도 모두 연기법을 다양한 관점에서 정리한 가르침이다. 불교교리가 한없이 복잡한 듯하지만,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연기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서로는 서로에게 원인과 조건되기도
모든 사물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상호 의존관계 벗어날 수 없어
생성과 소멸은 항상 관계성 지녀
그렇다면 연기법의 기본원리는 무엇일까. 연기란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이 있어야 생겨나고 원인과 조건이 없어지면 소멸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하지 않고 상호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진리다. 존재의 상황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이것과 저것의 의존관계와 상관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연기법이란 존재의 ‘생성과 소멸의 관계성(關係性)’을 뜻한다. 생성과 소멸의 과정에서 항상 서로 의지해 관계를 맺고 있다하여 연기법을 ‘상의성(相依性)의 법칙’이라 말하기도 한다. 모든 존재는 그 존재를 성립시키는 여러 가지 원인이나 조건에 의해서 생겨나게 된다. 서로는 서로에게 원인이 되기도 하고 조건이 되기도 하면서 함께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즉 모든 존재는 전적으로 상대적이고 상호의존적이다.
예를 들어 지금 여기에 ‘나’라는 존재가 있다고 하자. 어떻게 내가 있는가. 부모로부터 몸을 받고 태어나 부모와 가족에 의존하여 성장했다. 또 교육과 사회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나’라는 존재가 형성됐다. 살아있는 동안 눈, 귀, 코, 혀, 몸, 뜻의 6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끊임없이 빛, 소리, 냄새, 맛, 촉감, 법과 같은 외부의 정보를 받아들여 분별한다.
이와 같이 6가지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된 것들은 크게 좋은 것과 싫은 것이라는 관념(想)으로 분별해 ‘나’라는 존재를 형성한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는 첫째, 시간적으로 가계(家系)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둘째, 공간적으로 주위환경과 연관되어 있다. 셋째, 여섯 감각기관을 통해서 형성된 주관과 상응하는 정보들로 형성된 객관과의 상호작용이 또한 ‘나’를 형성한다. 넷째,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 생겨난 상대적 개념이 ‘나’를 부자 혹은 가난한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혹은 비천한 사람, 선량한 사람 혹은 악독한 사람 등 자화상을 만들어 낸다. 다시 말해, ‘나’는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주관적으로, 그리고 상대적 개념의 상호연관과 상호의존 속에서 연기된 존재다.
부처님은 인간존재를 포함한 모든 연기된 존재를 5온이라 표현했고, 경우에 따라 12처 또는 18계라 설했다. 연기된 모든 존재현상을 나타낸다고 해 일체법(一切法)이라 하기도 하고, 3가지 과목으로 분류한다고 해 5온 12처 18계를 3과(三科)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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