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止息經)
[원문]
(四七四) 如是我聞: 一時,佛住王舍城迦蘭陀竹園.
爾時, 尊者阿難獨一靜處禪思, 念言: 世尊說三受―樂受․ 苦受․ 不苦不樂受, 又復說諸所有受悉皆是苦, 此有何義? 作是念已, 從禪起, 詣世尊所, 稽首禮足, 退住一面, 白佛言:“世尊! 我獨一靜處禪思, 念言: 如世尊說三受―樂受․ 苦受․ 不苦不樂受, 又說一切諸受悉皆是苦, 此有何義?”
佛告阿難:“我以一切行無常故, 一切行變易法故, 說諸所有受悉皆是苦. 又復, 阿難! 我以諸行漸次寂滅故說, 以諸行漸次止息故說, 一切諸受悉皆是苦.”
阿難白佛言:“云何? 世尊! 以諸受[行] 漸次寂滅故說?”
佛告阿難:“初禪正受時, 言語寂滅; 第二禪正受時, 覺觀寂滅; 第三禪正受時, 喜心寂滅; 第四禪正受時, 出入息寂滅; 空入處正受時, 色想寂滅; 識入處正受時, 空入處想寂滅; 無所有入處正受時, 識入處想寂滅; 非想非非想入處正受時, 無所有入處想寂滅; 想受滅正受時, 想受寂滅, 是名漸次諸行寂滅.”
阿難白佛言:“世尊! 云何漸次諸行止息?”
佛告阿難:“初禪正受時, 言語止息, 二禪正受時, 覺觀止息, 三禪正受時, 喜心止息,四禪正受時, 出入息止息; 空入處正受時,色想止息, 識入處正受時, 空入處想止息, 無所有入處正受時, 識入處想止息, 非想非非想入處正受時, 無所有入處想止息, 想受滅正受時, 想受止息, 是名漸次諸行止息.”
阿難白佛:“世尊! 是名漸次諸行止息.”
佛告阿難:“復有勝止息•奇特止息•上止息•無上止息, 如是止息, 於餘止息, 無過上者.”
阿難白佛:“何等為勝止息․ 奇特止息•上止息•無上止息, 諸餘止息, 無過上者?”
佛告阿難:“於貪欲心不樂•解脫, 恚•癡心不樂•解脫, 是名勝止息•奇特止息•上止息•無上止息, 諸餘止息, 無過上者.”
佛說此經已, 尊者阿難聞佛所說, 歡喜奉行.
[역문]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은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사유하다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는 즐겁다는 느낌 •괴롭다는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 이 세 가지 느낌을 말씀하시고, 또 존재하는 모든 느낌은 다 괴로운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선정에서일어나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린 뒤에 한쪽에 물러나 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사유하다가 ‘세존께서는 즐겁다는 느낌 • 괴롭다는 느낌 •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다는 느낌, 이 세 가지 느낌을 말씀하시고선, 또 존재하는 모든 느낌은 다 괴로운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무슨 뜻일까?’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모든 행(行)이 무상한 것이기 때문에, 모든 행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모든 느낌은 다 괴로운 것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아난이여, 나는 모든 행이 점차로 고요히 소멸하고 마는 것이기 때문에 말하고, 모든 행은 점차로 그치고 쉬기 때문에 말하나니, 일체의 모든 느낌은 다 괴로운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모든 행이 점차로 고요히 소멸하기 때문에 그렇게말한다’고 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초선(初禪)의 삼매에 들 때는 언어(言語)가 고요히 소멸하고, 제2선의 삼매에 들 때는 각(覺)과 관(觀)이 고요히 소멸하며, 제3선의 삼매에 들 때는 기쁜 마음[喜心]이 고요히 소멸하고, 제4선의 삼매에 들 때는 드나드는 숨결[出入息]이 고요히 소멸하며, 공입처(空入處)의 삼매에 들 때는 빛깔에 대한 생각[色想]이 고요히 소멸하고, 식입처(識入處)의 삼매에 들 때는 공입처에 대한 생각[空入處想]이 고요히 소멸하며, 무소유입처(無所有入處)의 삼매에 들 때는 식입처에 대한 생각[識入處想]이 고요히 소멸하고, 비상비비상입처(非想非非想入處)의 삼매에 들 때는 무소유입처에 대한 생각[無所有入處想]이 고요히 소멸하며, 상수멸(想受滅)의 삼매에 들 때는 생각[想]과 느낌[受]이 고요히 소멸하나니, 이것이 점차로 모든 행이 고요히 소멸한다는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점차로 모든 행이 그치고 쉬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초선의 삼매에 들 때는 언어가 그치고 쉬며, 제2선의 삼매에 들 때는 각과 관이 그치고 쉬며, 제3선의 삼매에 들 때는 기쁜 마음이 그치고 쉬며, 제4선의 삼매에 들 때는 드나드는 숨결이 그치고 쉬며, 공입처의 삼매에 들 때는 빛깔에 대한 생각이 그치고 쉬며, 식입처(識入處)의 삼매에 들 때는 공입처에 대한 생각이 그치고 쉬며, 무소유입 처의 삼매에 들 때는 식입처에 대한 생각이 그치고 쉬며, 비상비비상입처의 삼매에 들때는 무소유입처에 대한 생각이 그치고 쉬며, 상수멸의 삼매에 들 때는 생각과 느낌이 그치고 쉬나니, 이것이 점차로 모든 행이 그치고 쉰다는 것이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점차로 모든 행이 그치고 쉰다는 것이었군요.”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또 훌륭한 그치고 쉼• 기이하고 특이한 그치고 쉼• 높은 그치고 쉼 • 위없는 그치고 쉼이 있나니, 이와 같은 그치고 쉼보다 더 뛰어난 어떤 그치고 쉼도 없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이 훌륭한 그치고 쉼 • 기이하고 특이한 그치고 쉼 • 높은 그치고 쉼 • 위없는 그치고 쉼으로서, 어떤 그치고 쉼도 그보다 뛰어난 것은 없다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탐욕의 마음을 좋아하지 않고 해탈하며, 성내고 어리석은 마음을 좋아하지 않고 해탈한다면, 이것이 훌륭한 그치고 쉼 • 기이하고 특이한 그치고 쉼 • 높은 그치고 쉼 • 위없는 그치고 쉼으로서, 어떤 그치고 쉼도 이보다 더 뛰어난 것은 없다는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해석]
이 경은 ≪잡아함경≫ 권17 제474경 <지식경(止息經)>(T2 p.121a-b)이다. 이 경과 대응하는 니까야는 SN36:15-16 Ānanda-sutta(SN Ⅳ, pp.219-221)이다.
아가마와 니까야의 내용은 거의 동일하다.
이 경의 이름은 ‘모든 행은 점차로 그치고 쉬기 때문이다[諸行漸次止息故].’라는 대목에서 따온 것 같다.
이 경은 아난다(Ānanda, 慶喜) 존자가 선정(禪定)에서 일어나 세존이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께서는 세 가지 느낌을 말씀하시고, 존재하는 느낌은 다 괴롭다고 하였는데, 그 뜻이 무엇이냐?”고 여쭈었다. 붓다는 모든 행은 무상하고, 모든 행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모든 느낌은 다 괴롭다. 그리고 모든 행이 점차로 고요히 소멸하고, 모든 행은 점차로 그치고 쉬기 때문에 일체의 모든 느낌은 다 괴롭다고 답했다.
아난다는 다시 붓다께 모든 행이 점차로 고요히 소멸[寂滅]한다는 뜻이 무엇인가 라고 여쭈었다. 그러자 붓다는 초선(初禪)에서 상수멸(想受滅)까지 모든 행이 고요히 소멸하는 과정에 대해 설했다. 경의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초선(初禪)의 삼매에서는 언어(言語)가 소멸하고, 제2선의 삼매에서는 각관(覺觀)이 소멸하며, 제3선의 삼매에서는 기쁜 마음[喜心]이 소멸하고, 제4선의 삼매에서는 들숨날숨[出入息]이 소멸하며, 공입처(空入處)의 삼매에서는 빛깔에 대한 생각[色想]이 소멸하고, 식입처(識入處)의 삼매에서는 공입처에 대한 생각[空入處想]이 소멸하며, 무소유입처(無所有入處)의 삼매에서는 식입처에 대한 생각[識入處想]이 소멸하고, 비상비비상입처(非想非非想入處)의 삼매에서는 무소유입처에 대한 생각[無所有入處想]이 소멸하며, 상수멸(想受滅)의 삼매에서는 생각[想]과 느낌[受]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점차로 모든 행이 고요히 소멸한다.”
위 경문(經文)은 색계사선(色界四禪)과 무색계사선(無色界四禪) 및 지각과 감각이 소멸된 경지, 즉 상수멸정(想受滅定, sññāvedayitanirodhasamāpatti) 또는 멸진정(滅盡定)에서 제행(諸行)이 소멸해 가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초선(初禪) 또는 제일선(第一禪)에 대해 빨리 니까야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공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감각적 욕망으로부터 벗어나서, 불건전한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첫 정려(황홀경)에 이른다. 이것은 해탈을 낳는 것이며, 추론(尋, vitakka)•성찰(伺, vicāra)•기쁨(喜, pīti)•행복(樂, sukha)을 얻는 것이다.
이 경에서는 추론과 성찰을 각(覺)과 관(觀)으로 번역했다. 각(覺, vitakka)은 개괄적으로 사유하는 마음 작용이고, 관(觀, vicāra)은 세밀하게 고찰하는 마음 작용이다. 추론과 성찰을 한문으로는 심사(尋伺)로 번역한다. 심(尋)은‘일으킨 생각’이라는 뜻이고, 사(伺)는‘지속적인 고찰’이라는 뜻이다.
제2선(第二禪)을 니까야에서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즉 추론과 성찰을 제거하여 두 번째 정려를 얻는다. 그것은 안으로 고요하다. 마음이 통일된다. 추론과 성찰 없이 집중에 생겨나서, 기쁨과 즐거움을 얻는다. 제2선은 추론과 성찰[尋伺], 즉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소멸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제2선의 구성요소에 대해서는 문헌에 따라 다르다.
<위방가(Vibhaṅga, 分別論)>에서는 네 가지 요소, 즉 고요함(sampasāda) • 기쁨(pīti) • 행복(sukha) •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문헌에서는 세 가지 요소, 즉 기쁨(pīti) • 행복(sukha) • 심일경성(cittassa ekaggatā)으로 구성되거나, 네 가지 요소, 즉 성찰(vicāra) • 기쁨(pīti) • 행복(sukha) • 심일경성(心一境性, cittassa ekaggatā)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제3선(第三禪)에 대해서는 니까야에서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즉 기쁨에도 초연하고, 평정에 머무르고, 깨어있고 알아차리면서, 몸소 행복함을 누린다. 그리고 제3선을 얻는다. 거룩한 이는 이를 ‘평정, 깨어있음, 행복에 머무는 것’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제3선의 구성요소는 제1선, 제2선의 정의보다 명확하지 않다. 빨리 니까야에서는 제3선은 다섯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해져 있다. 즉 평정(upekkha) • 깨어있음(sati) • 알아차림(sampajañña) • 행복(sukha) • 일경성(一境性, ekaggatā)이다.
제4선(第四禪)은 니까야에서 다음과 같이 설해져 있다. 즉 행복과 괴로움을 여의어서, 기쁨과 슬픔은 이미 사라져서, 제4선을 얻게 된다. 이것은 행복하지도 괴롭지도 않으며, 평정과 깨어있음의 순수이다. 제4선은 세 가지 요소, 즉 평정(upekkha) • 깨어있음(sati) • 심일경(cittekaggatā)으로 구성되었다. 아비달마에서는 두 요소, 즉 평정(upekkha) • 깨어있음(sati)으로 구성되었다.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이란 허공은 무한하다고 주시하는 선정이다. 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이란 마음의 작용은 무한하다고 주시하는 선정이다.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이란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주시하는 선정이다.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은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닌 경지의 선정이다.
한편 이 경과 대응하는 ≪상윳따 니까야≫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해져 있다.
“아난다여, 나는 더 나아가서 형성된 것들[行]이 차례로 소멸함에 대해서도 가르쳤다. 초선(初禪)을 증득한 자에게는 말이 소멸한다. 제2선을 증득한 자에게는 일으킨 생각과 지속적인 고찰이 소멸한다. 제3선을 증득한 자에게는 희열이 소멸한다.
제4선을 증득한 자에게는 들숨날숨이 소멸한다. 공무변처를 증득한 자에게는 물질의 인식이 소멸한다. 식무변처를 증득한 자에게는 공무변처의 인식이 소멸한다. 무소유처를 증득한 자에게는 식무변처의 인식이 소멸한다. 비상비비상처를 증득한 자에게 는 무소유처의 인식이 소멸한다. 상수멸(想受滅)을 증득한 자에게는 인식과 느낌이 소멸한다. 번뇌가 다한 비구에게는 탐욕[貪]이 소멸하고, 성냄[瞋]이 소멸하고, 어리석음[癡]이 소멸한다.”[SN. Ⅳ. 220]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법담법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 <30>- 염부차경(閻浮車經) (0) | 2021.08.15 |
---|---|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29>- 양의경(良醫經) (0) | 2021.08.01 |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27> - 전경(箭經) (0) | 2021.07.18 |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 <26> - 비구경(比丘經) (0) | 2021.07.18 |
마성스님의 아함경 강의<25>- 식경(食經) (0) | 2021.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