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명(信心銘)-승찬대사

 신심명(信心銘)-승찬대사

 

1.至道無難(지도무난) 도에 이르는 길은 어렵지 않으니

  唯嫌揀擇(유혐간택) 오직 간택(구별)하는 마음을 내지 마라.

2 但莫憎愛(단막증애) 미워하네 사랑하네 구별심을 내지 않으면    

   洞然明白(통연명백) 모든 것이 막힘없이 뚫려 훤 하게 된다.

3 毫釐有差(호리유차) 털끝만큼이라도 차이가 있으면

   天地懸隔(천지현격) 하늘과 땅 사이로 벌어지나니

4 欲得現前(욕득현전) 도가 앞에 나타나길 바라거든

   莫存順逆(막존순여) 따름과 거슬림을 두지 말라.

5 違順相爭(위순상쟁) 어긋남과 따름이 서로 다툼은

   是爲心病(시위심병) 이는 마음의 병이 됨이니

6 不識玄旨(불식현지) 현묘한 뜻은 알지 못하고

   徒勞念靜(도로염정) 공연히 생각만 고요히 하려 하도다.

7 圓同太虛(원동태허) 둥글기가 큰 허공과 같아서

   無欠無餘(무흠무여)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거늘

8 良由取捨(양유취사) 취하고 버림으로 말미암아

   所以不如(소이불여) 그 까닭에 여여하지 못하도다.

9 莫逐有緣(막축유연) 세간의 인연도 따라가지 말고

   勿住空忍(물주공인)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

10 一種平懷(일종평회) 한 가지를 바로 지니면

     泯然自盡(민연자진) 사라져 저절로 다하리라.

11 止動歸止(지동귀지) 움직임을 그쳐 그침으로 돌아가면

     止更彌動(지갱미동) 그침이 다시 큰 움직임이 되나니

12 唯滯兩邊(유체양변) 오직 양변에 머물러 있거니

     寧知一種(영지일종) 어찌 한가지임을 알건가.

13 一種 不通(일종불통) 한 가지에 통하지 못하면

     兩處失功 (양처실공) 양쪽 다 공덕을 잃으리니

14 遺有沒有(견여몰유) 있음을 버리면 있음에 빠지고

     從空背空(종공배공) 공함을 따르면 공함을 등지느니라.

15 多言多慮(다언다려)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轉不相應(전불상응) 더욱 더 상응치 못함이요

16 絶言絶慮(절언저려)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無處不通(무처불통) 통하지 않는 곳 없느니라.

17 歸根得旨(귀근득지) 근본으로 돌아가면 뜻을 얻고

     隨照失宗(수조실종) 비춤을 따르면 종취를 잃나니

18 須臾返照(수유반조) 잠깐 사이에 돌이켜 비춰보면

     勝脚前空(승각전공) 앞의 공함보다 뛰어남이라

19 前空轉變(전공전변) 앞의 공함이 轉變(전변)함은

     皆由妄見(개유망견) 모두 妄見(망견) 때문이니

20 不用求眞(부용구진) 참됨을 구하려 하지 말고

     唯須息見(우수식견) 오직 망녕된 견해만 쉴지니라.

21 二見不住(이견부주) 두 견해에 머물지 말고

     愼莫追尋(신막추심) 삼가 쫓아가 찾지 말라.

22 纔有是非(재유시비) 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紛然失心(분연실심) 어지러워 본마음을 잃으리라.

23 二由一有(이유일유) 둘은 하나로 말미암아 있음이니

     一亦莫守(일역막수) 하나마저도 지키지 말라.

24 一心不生(일심불생) 한 마음이 나지 않으면

     萬法無咎(만법무구) 만 법이 허물이 없느니라.

25 無咎無法(무구부법) 허물이 없으면 법이 없고

     不生不心(불생불심) 나지 않으면 마음이랄 것도 없음이라

26 能隨境滅(능수경멸) 주관은 객관을 따라 소멸하고

     境逐能沈(경축능심) 객관은 주관을 따라 잠겨서

27 境由能境(경유능경) 객관은 주관으로 말미암아 객관이요

     能由境能(능유경능) 주관은 객관으로 말미암아 주관이니

28 欲知兩段(욕지양단) 양단을 알고자 할진대

    元是一空(원시일공) 원래 하나의 공(空)이니라.

29 一空同兩(일공동양) 하나의 공은 양단과 같아서

     齊含萬象(제함만상) 삼라만상을 함께 다 포함하여

30 不見精추(불견정추) 세밀하고 거칠음을 보지 못하거니

     寧有偏黨(영유편당) 어찌 치우침이 있겠는가.

31 大道體寬(대도체관) 대도는 본체가 넓어서

     無易無難(무이무난) 쉬움도 없고 어려움도 없거늘

32 小見狐疑(소견호의) 좁은 견해로 여우같은 의심을 내어

     轉急轉遲(전급전지) 서둘수록 더디어지도다.

33 執之失度(집지실도) 집착하면 법도를 잃음이라

     必入邪路(필입사로) 반드시 삿된 길로 들어가고

34 放之自然(방지자연) 놓아 버리면 자연히 본래로 되어

     體無去住(체무거주) 본체는 가거나 머무름이 없도다.

35 任性合道(임성함도) 자성에 맡기면 도에 합하여

     逍遙絶惱(소요절뇌) 소요하여 번뇌가 끊기고

36 繫念乖眞(계염괴진) 생각에 얽매이면 참됨에 어긋나서

   昏沈不好(혼침불호) 혼침함이 좋지 않느니라.

37 不好勞神(불호노신) 좋지 않으면 신기를 괴롭히거늘

     何用疎親(하용소친) 어찌 성기고 친함을 쓸건가.

38 欲趣一乘(욕취일승) 일승으로 나아가고자 하거든

     勿惡六塵(물오육진) 육진을 미워하지 말라.

39 六塵不惡(육진불오) 육진을 미워하지 않으면

     還同正覺(환동정각) 도리어 정각(正覺)과 동일함이라.

40 智者無爲(지자무위) 지혜로운 이는 함이 없거늘

     愚人自縛(우인자박)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얽매이도다.

41 法無異法(법무이법) 법은 다른 법이 없거늘

     妄自愛着(망자애착) 망령되이 스스로 애착하여

42 將心用心(장심용심)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쓰니

     豈非大錯(개비대착) 어찌 크게 그릇됨이 아니랴.

43 迷生寂亂(미생적란) 미혹하면 고요함과 어지러움이 생기고

     悟無好惡(오무호오) 깨치면 좋음과 미움이 없거니

44 一切二邊(일체이변) 모든 상대적인 두 견해는

    良由斟酌 (양유짐작) 자못 짐작하기 때문이로다.

45 夢幻空華(몽환공화) 꿈속의 허깨비와 헛꽃을

     何勞把捉(하로파착) 어찌 애써 잡으려 하는가.

46 得失是非(득실시비) 얻고 잃음과 옳고 그름을

     一時放却(일시방거) 일시에 놓아 버려라.

47 眼若不睡(안약불수) 눈에 만약 졸음이 없으면

     諸夢自除(제몽자제) 모든 꿈 저절로 없어지고

48 心若不異(심약불이) 마음이 다르지 않으면

     萬法一如(만법일여) 만법이 한결 같느니라.

49 一如體玄(일여체현) 한결 같음은 본체가 현묘하여

     兀爾忘緣(올이망연) 올연히 인연을 잊어서

50 萬法齊觀(만법제관) 만법이 다 현전함에

     歸復自然(귀복자연)돌아감이 자연스럽도다.

51 泯其所以(민기소이) 그 까닭을 없이하면

     不可方比(불가방비) 견주어 비할 바가 없음이라

52 止動無動(지동무동) 그치면서 움직이니 움직임이 없고

     動止無止(동지무지) 움직이면서 그치니 그침이 없나니

53 兩旣不成(량기가성) 둘이 이미 이루어지지 못하거니

     一何有爾(일하유이) 하나인들 어찌 있을까

54 究竟窮極(구경궁극) 구경하고 궁극하여

     不存軌則(부존궤칙) 일정한 법칙이 있지 않음이요

55 契心平等(계심평등) 마음에 계합하여 평등케 되어

     所作俱息(소작구식) 짓고 짓는 바가 함께 쉬도다.

56 狐疑淨盡(호의진정) 여우 같은 의심이 다하여 맑아지면

     正信調直(정신조직) 바른 믿음이 고루 발라지며

57 一切不留(일절불류) 일체가 머물지 아니하여

     無可記憶(무가기억) 기억할 아무것도 없도다.

58 虛明自照(허명자조) 허허로이 밝아 스스로 비추나니

     不勞心力(불로심역) 애써 마음 쓸 일 아니로다.

59 非思量處(비사량처) 생각으로 헤아릴 곳 아님이라

     情難測(식정난측) 의식과 망정으론 측량키 어렵도다.

60 眞如法界(진여법계) 바로 깨친 진여의 법계에는

     無他無自(무타무자) 남도 없고 나도 없음이라  

61 要急相應(요급상응) 재빨리 상응코저 하거든

     唯言不二(유언불이) 둘 아님을 말할 뿐이로다.

62 不二皆同(불이개동) 둘 아님은 모두가 같아서

     無不砲容(무불필요) 포용하지 않음이 없나니

63 十方智者(시방지자) 시방의 지혜로운 이들은

     皆入此宗(개입차종) 모두 이 종취로 들어옴이라.

64 宗非促廷(종비촉연) 종취란 짧거나 긴 것이 아니니

     一念萬年 (일념만연) 한 생각이 만년이요

65 無在不在(무재부재) 있거나 있지 않음이 없어서

     十方目前(시방목전) 시방이 바로 눈앞이로다.

66 極小同大(극소동대) 지극히 작은 것이 큰 것과 같아서

     忘絶境界(망절경계) 상대적인 경계 모두 끊어지고

67 極大同小(극대동소) 지극히 큰 것이 작은 것과 같아서

     不見邊表(불견변표) 그 끝과 겉을 볼 수 없음이라.

68 有卽是無(유즉시무) 있음이 곧 없음이요

     無卽是有(무즉시유) 없음이 곧 있음이니

69 若不如此(약부여차) 만약 이 같지 않다면

     不心須守(불심수수) 반드시 지켜서는 안 되느니라

70 一卽一切 (일즉일체) 하나가 곧 일체요

   一切卽一(일체즉일) 일체가 곧 하나이니

71 但能如是(단능여시) 다만 능히 이렇게만 된다면

     何慮不畢(하려불필) 마치지 못할까 뭘 걱정하랴

72 信心不二(신심불이) 믿는 마음은 둘이 아니요

     何慮不畢(하려불필) 둘 아님이 믿는 마음이요

73 言語道斷(언어도단) 언어의 길이 끊어지면

     非去來今(배거래금) 과거 현재 미래가 아니로다

 

삼조(三祖) 승찬(僧璨) 대사(?~606)는 불조(佛祖) 삼십조(三十祖)이자 중국 선종(禪宗)의 삼조로서, 이조(二祖) 혜가(慧可)로부터 법을 이어 받았다.

 

신심명은 사언절구로서 총 146구 584자의 운문체로 되어 있으며, 신심을 중요한 수행의 관건으로 보고 일체의 편견에 집착하지 않는 수행을 강조했다.

 

6세기 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신심명은 중국과 한국은 물론 일본 등에 널리 알려져 있으며, 1천 5백여 년이 지난 지금도 불법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독송하고 있는 수행의 지침서이다.

 

신심명은 중국에 불법이 전해진 이후에 최고의 글로 학자들이 격찬하고 있고, 중국불교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신심명의 일관된 가르침은 도에 이르기 위해서는 양변(兩邊)에 치우치는 그릇된 생각을 버리라는 것이다.

 

 

 

 

 

 

 

 

 

신심명(信心銘)-승찬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