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심입명(安心立命)
마음속의 모든 번뇌(煩惱), 망상(妄想)을 잠재우며 편안하게 하고, 천명(天命)에 맡기는 것으로 유일·절대의 최고신을 내세우지 않는 불교나 유교, 또는 그리스·로마의 사상가들이 궁극의 경지를 추구한 결과, 아무것에 의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완전히 평정(平定)한 편안함에 달한 마음의 상태이다. 안심입명은 안신입명(安身立命)이라고도 한다.
안심은 선종에서는 깨달음을 터득하는 중요한 수행법으로서 벽관(壁觀)을, 천태종에서는 지관법(止觀法)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입명은 맹자(孟子) 진심장에 나오는 유가의 말을 차용한 것이다. 그리스어로는 아파테이아(apatheia)라 하고, 불교에서는 니르바나涅槃라고 한다.
선종에서 안심은 분별과 집착의 모든 번뇌가 소멸되고 깨달음을 터득한 경지이고, 입명은 깨달음이 성취된 상태에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으로 살아가는 모습으로 선 수행의 궁극적인 모습을 가리킨다.
달마의 제자로서 달마어록(達磨語錄)의 기록자인 담림(曇林)에 의하면, 안심입명은 달마의 가르침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법하게 안심하라는 여시안심(如是安心), 여법하게 사행(四行)을 실천하라는 여시발행(如是發行), 여법하게 중생을 상대하라는 여시순물(如是順物), 여법하게 공부하라는 여시방편(如是方便) 등 네 가지 여시(如是) 가운데서 그 첫째에 해당하는 것으로 달리 안심법문(安心法門)이라고도 한다.
달마의 안심 법문의 출현은 다음의 내용에서 유래되었다.
신광이 말했다. 제 마음이 편안하지 않습니다. 바라건대 대사께서는 안심시켜주십시오.
달마대사가 말했다. 그 마음을 가져오면 그대를 안심시켜주겠다.
신광이 말했다. 그 마음을 찾아보았지만 없습니다.
달마대사가 말했다. 나는 그대한테 안심시켜주었다(경덕전등록).
안심(安心)은 안온(安穩, khema)에서 온 말이고, 입명(立命)은 귀명(歸命) 삼보(三寶)케 하는 것. 부처님은 먼저 보시, 지계, 생천론(生天論) 등을 설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그 성숙된 정도를 보아 차례로 네 가지 진리인 사성제(四聖諦)와 여덟 갈래로 이루어진 바른 수행의 길인 팔정도(八正道)를 설하였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교화방식을 안심입명((安心立命)이라는 말로 간략히 지칭하게 되었다. 따라서 안심입명 하였다는 것은 안온하고 편안한 경지에 도달하여 스스로 뿐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바른 법을 전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하였다는 뜻이 된다.
[출처] 안심입명(安心立命)|작성자 kyoung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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