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과 수행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수선님 2022. 1. 9. 13:24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질문】 직장에 같이 일하는 사람 중에 아주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는데요. 처음에는 이해해 보려고 노력도 하고, 충돌하지 않으려고 피해도 보고 했는데, 결국 충돌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일을 해도 계속 부정적인 답변만 돌아오고, 그래서 미워하는 마음이 끝도 없이 커져요. 먹는 것도 보기 싫고, 생긴 것도 마음에 안 들고 정말 다 싫어요. 그런데 저를 돌아보니까. 그동안 제가 사람을 싫어하게 될 때는 이와 비슷한 경로로 싫어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을 싫어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나 싫어하더라도 티를 안 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좀 알고 싶어요.

 

【법륜 스님】

그렇게 누구를 미워하면 그 사람이 괴롭습니까? 자기가 괴롭습니까? (제가 괴롭죠.)

그런데 왜 자기가 자기를 괴롭혀요? 답답한 일이잖아.

(그래서 저도 '그러면 나만 손해다.' 하고 안 하려고 하는데 안 할 수가 없어요.)

안 할 수가 없으면 이게 내 문제예요? 그 사람 문제예요? (제 문제지요.)

자기 문제인데 왜 그 사람 얘기만 하고 있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사람이 꼴 보기 싫은 짓을 한다고 했잖아요? (네)

'꼴 보기 싫은 짓'이라는 게 있을까? 아니면 그 사람은 그냥 그 짓을 하는데, 내가 꼴 보기 싫어하는 걸까? (그 사람이 ‘꼴 보기 싫은 짓을 합니다.’)

그래요?

어떤 시인이 이렇게 말했어요. '오늘밤은 달마저도 나를 슬프게 하는구나.' 그러면 달이 나를 슬프게 해요? 아니면 내가 달을 보고 슬퍼해요? (내가 달을 보고 슬프죠.) 그럼 다시 생각해 봐요. 그 인간이 하는 짓을 보고 내가 꼴 보기 싫어하느냐? 아니면, 그 인간이 '꼴 보기 싫은 짓'을 하느냐? 달한테 가면 되는데, 사람한테만 오면 안 되네. (대중들 웃음.)

 

만약 내가 열심히 강의를 하고 있는데 누가 누워 있거나, 문자만 열심히 보내고 있으면 내가 보기에 참 꼴 보기 싫겠지? 그러면 그 사람들이 누워 있고, 문자 보내는 게 그게 꼴 보기 싫은 행동인가? 아니면 그저 누워 있고, 문자를 보낼 뿐인데 내가 꼴 보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 사람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그럼 그 사람이 책임을 회피했는가? 아니면 그 사람은 그냥 싫어서 안 하는 건데 내가 보기에 책임을 회피하는 것처럼 보이는가? (제가 보기에 그렇게 보이는 거죠?) 그래요. 그 사람은 다만 그 사람일 뿐이에요. 그걸 내가 보고 싫어하는 거예요. 그건 내 문제이지 그 사람 문제가 아니에요.

 

자기 문제 해결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어요. 꼴 보기 싫은 인간이 있으니까 회사 안 가면 돼요. 그런데 다른 회사 가도 그런 사람 또 있을까? 없을까? 있겠죠? 왜? 그 사람 때문이 아니고 내 마음 때문이니까. 이건 어디를 가도 끝이 안 나요.

두 번째 방법은 참고 견디는 거예요. 그만두고 싶지만 다른 직장 구하기도 어렵고 하니까. 그런데 참고 견디면 누가 괴로울까? 내가 괴롭겠지? 그러니까 깨달음이라는 건 그 사람은 그냥 그 사람일 뿐이에요. 그 사람 나름대로 그런 습관이 있고, 그런 사고방식이 있고, 말투가 그렇고, 자기도 무슨 문제가 있어서 자기 습관 고치려고 하면 잘 고쳐져요? 안 고쳐져요? (잘 안 돼요) 그런데 어떻게 남을 고치려고 그래요? 그러니까 그냥 그 인간은 그 인간대로 두면 돼요.

 

어떤 사람들은 어제 까진 슬프지 않았는데 오늘 달을 보니 슬프다. 그래서 달이 나를 슬프게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은 달 보고 기쁜 사람도 있을 거 아냐? 그럼 달이 누구는 기쁘게 하고, 누구는 슬프게 할리는 없잖아? 그러니까 달은 달일 뿐인데, 슬픈 기억이 있는 사람은 달을 보고 슬퍼하고 기쁜 기억이 있는 사람은 달을 보고 기뻐할 뿐이다. 자기가 싫다는 그 사람이 사사건건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고 하지만 자기도 지금 그 사람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잖아? 자기도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이야. 그러니까 '아, 저럴 수도 있네. 저런 사람도 있네.' '저 사람 입장에선 저럴 수도 있겠구나.' 이걸 연습을 한 번 해보세요.

 

결혼했어요? (아니요) 안 했길 잘 했지. (대중들 폭소) 좋아서 결혼해도 그런 인간처럼 보이면 미워서 못 살아요. 회사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볼 수 있는 나와 다른 그 사람을 인정하고 저 사람 입장에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왜? 자란 환경이 다르니까. 그렇게 다른 걸 받아들일 수 있으면, 그때 결혼하세요. 그 사람이 결혼 상대자라고 생각하고, 그 사람이 예뻐 보이면 연애를 하고 그 사람이 예뻐 보이기 전에는 연애는 꿈도 꾸지 말고 이렇게 그 사람을 대상으로 오늘부터 수행을 하세요.

 

 

 

 

 

 

 

 

 

 

 

 

 

꼴 보기 싫은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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