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하소연
1994년 나는 여전히 외딴집 단독주택의 독채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 해 가을, 우리 집에는 화초가 여전히 무성하였다. 대문을 들어서면 좌측 첫 방이 나의 서재 겸 응접실이었고, 창 밖에 한 그루의 고무나무를 놓아두었으며, 창 안쪽에는 글씨를 새긴 대와 오른쪽 화분서가 위에는 청수(淸秀)한 문죽(文竹) 화분을 놓아두었다.
그 날 오후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수업이 없어 점심을 먹은 후 자기 방에 숙제하러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침실에서 경서를 보며 묘법 노스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네 시 무렵 초인종이 울려 마중을 나가서 스님과 시자를 서재로 모셨다. 16세 된 아들은 스님께 인사를 드린 후 계속 그의 숙제를 하였다. 자리에 앉으신 후 노스님께서는 “네 발에서 냄새가 많이 나지 않니?” 하고 아들에게 물었다.
아들은 얼굴을 붉히면서 “제 발은 12, 3세 때부터 냄새가 나기 시작하였는데 아무리 씻어도 소용이 없어요. 방금 아버지가 30여 분 전에 저에게 문을 열고 통풍을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도 스님께서는 냄새를 맡으셨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 방으로 가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스님은 웃으면서 제지하며 말하기를 “내가 무슨 냄새를 맡은 게 아니란다. 방금 네가 나에게 인사할 때 너희 집 모든 나무의 정령들이 나에게로 달려와 정례하더구나. 또 방안에 있는 이 문죽이 나에게 너의 잘못을 고자질하는데, 너는 오후 내내 작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숙제도 많이 하지 않고, 무엇보다 너의 발 냄새가 너무 심해서 문죽이 그 냄새에 질식해 죽을 것 같다고 말하더구나.”
스님의 말을 듣고 아들은 놀라 눈만 크게 뜬 채 말을 못했다. 얼굴이 붉어진 채 난처한 듯 나를 쳐다보았다. 내가 나무랄까봐 두려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는 웃으며 스님께 말씀드렸다.
“얘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그랬습니다. 학교에서 부모회의를 할 때 선생님이 말하기를, ‘그는 수업할 때 단정히 앉아 열심히 듣는 것 같으나 선생이 세 번 소리내어 불러도 듣지 못한다’고 해서, 제가 아무리 가르쳐도 고치질 못합니다. 그나마 그것은 성적이 좋아 넘어갑니다만 이 발 냄새는 맞바람이 불면 더욱 지독하니, 무슨 방법이 없겠습니까?”
내가 위와 같이 말할 때 스님은 줄곧 가늘게 두 눈을 감고 계시다가 잠시 후 말씀하셨다.
“당신 집의 고무나무가 방금 문죽을 위로하며 말하기를, 문죽을 도와줄 수 있다고 하네. 나보고 자네에게 일러주라고 하는데, 노랗게 물든 고무나무 잎 20근을 가공하여 아들에게 사용하게 하면 발 냄새가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군(고무나무의 피해를 없게 하기 위하여 상세한 제작방법은 생략하니 이해 바람).”
비록 『지장경』에서 수목(樹木), 화초(花草)도 모두 신(神)이 있다고 말하신 적이 있지만, 식물들이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듣고 호기심이 일어났다.
“스님이 보신 고무나무와 문죽은 어떤 모습을 하고 스님과 대화하였습니까?”
“고무나무는 녹색의 옛날 복장을 입은 성년의 형상이며, 문죽은 녹색 적삼을 입고 있은 청수(淸秀)한 모습으로 머리에 공자 띠를 두른 소년의 모습이었네. 자네 정원의 꽃들은 여자 애들의 모습이 많았으며, 입고 있는 의복이 화려하고 아름다웠네. 이 모든 것은 환각이며 단지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며, 이것이 대자연의 오묘함이라네. 『반야심경』에서 말하기를 ‘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 수상행식역부여시(受想行識亦復如是)’라고 하지 않나, 따라서 집착할 필요는 없네.”
나는 여전히 집착하듯 물었다.
“기왕 식물도 신식(神識)을 가지고 있다면 제가 만약 잎을 자른다면 그것도 아픔을 느낄 게 아닙니까?”
“그렇지. 방금 고무나무가 자네에게 일러주라고 말하기를, 잎을 자른 후 화분 속의 흙으로 상처에 발라주면 곧 통증이 멎는다고 하네. 그 나무는 이미 자네를 따라 경을 읽고 불법을 배우고 있으며, 그리고 잎을 닦을 때 물 속에 술을 타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도 계를 지키려고 한다네. 그 나무가 문죽을 돕기 위해서 잎을 주는 것은 보시의 정신을 따르는 것이며, 그들도 자네가 평소 잘 보살펴 주는 데 대하여 보답하는 것이니, 따라서 고통도 기꺼이 원한다고 하는군.”
나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난 후 매우 감동되어 이러한 정보가 정확하다는 것을 더욱 믿게 되었다. 이전에 친구가 나에게 일러주기를 고무나무는 술을 좋아한다고 해서 매주 고무나무 잎을 닦을 때 물 속에 백주(白酒)를 타서 닦아주니 더욱 왕성히 잘 자랐다. 스님의 이런 법문을 들으면서 갑자기 신문지상에 소개된 글이 생각났다. 꽃도 좋아하고 싫어함이 있으며, 무슨 꽃과 무슨 꽃을 같이 있게 하면 성장이 빠르고 어떤 나무들을 같이 놓아두면 성장이 좋지 않다고 하였다.
몇 년 전 신문지상에 보도된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떤 과학자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삼림이 큰 화재를 만났을 때 어떤 기기(機器)는 불에 타는 수목이 내지르는 비명소리를 느낄 수 있다고 하였다. 아울러 불이 난 소식을 신속하게 다른 나무들에게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화재가 없을 때 측정해 보면 기기는 매우 조용히 작동한다고 한다. 원래 나무들도 인류와 기타 동물들처럼 육욕칠정(六欲七情)을 가지고 있다.
그 날부터 나는 『능엄경』에서 이야기한 “양이 죽어 사람이 되고, 사람이 죽어 양이 되며, 초목이 죽어 사람이 되고 사람이 죽어 초목이 되는” 도리에 대하여 더욱 큰 믿음이 생겼다. 부처님께서 “청정비구와 여러 보살은 길을 걸어갈 때 살아있는 풀을 밟지 않는데, 어찌 손으로 뽑을 수 있으며, 중생의 고기와 피를 취하여 배를 채우는 것을 어찌 대비(大悲)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도리에 대하여 이해하게 되었다.
그 날 저녁 고무나무가 일러준 방법대로 약을 만든 후 아들의 발에 바르니 예상외로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것은 신화나 전설 같은 일로서 진실로 우리 집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에 따라 나는 이시진(李時珍), 손사막(孫思邈) 등 신의(神醫)가 그렇게 많은 약초의 약성을 이해하여 『본초강목』, 『천금방(千金方)』을 써서 세상을 구하고 사람을 구제하는 양방(良方)을 내놓게 된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분들이야말로 보살이 다시 인간세상을 구하기 위하여 오신 것이며, 높고 깊은 예측할 수 없는 지혜를 지니고 수많은 풀과 의사소통할 수 있어 인류에게 이로움을 준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가족은 고의로 식물을 해치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며, 심지어 길가의 작은 풀도 함부로 밟지 않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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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계(持戒)하며 염불해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집 아래층에 사는 동(董) 부인은 이사 온 지 1년밖에 안 된 새 이웃이다. 동 부인은 40세를 갓 넘긴 분으로 아주 명랑하고 소박한 사람이다. 그녀는 이미 십수 년 동안 설사병으로 고생하고 있었으며, 병원에서는 이질은 아니라고 한단다. 단지 배가 아프기만 하면 화장실에 가야 되는데, 매일 적게는 네댓 번, 많게는 열 번을 넘게 가야 한단다. 무슨 약을 먹어도 듣지 않으며 의사는 만성장염이라고만 할 뿐이었다.
한번은 그녀가 우리 집으로 와서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반농담조로 말하기를 “내가 당신에게 약방문을 내어 줄 테니 당신은 단지 그대로 따르기만 하면 병이 나을 것이며, 나라는 의사는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습니다.”라고 하였다.
동 부인은 정말 진지하게 말하였다. “당신이 약방문을 지어 주세요. 내가 당신을 믿으니 아무리 비싼 약이라도 살 것이며, 아무리 쓴 약이라도 먹겠습니다.”
내가 말하기를 “내가 처방하는 약방문은 돈이 들지 않습니다. 내 생각에 당신은 조속히 육식을 끊어야 합니다. 당신의 위장은 비린내가 나는 음식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매일 설사를 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 계란 외에는 일체의 비린내나는 음식을 금하세요. 모든 고기와 마늘, 파, 부추 등도 먹어서는 안 됩니다.
잠자기 전에 몸을 홀가분하게 하고 앉아 두 눈을 가볍게 감고 마음을 안정시키면서 ‘나무관세음보살’의 명호를 반시간 정도 염불하세요. 당신이 성심으로 염불하기만 하면 아마 매우 빨리 효과를 볼 것입니다. 만약 한 달 동안 염불해도 효과가 없으면 내가 거짓말한 셈치고 예전대로 하셔도 됩니다. 어쨌든 당신에게 한 푼의 돈도 쓰게 하지 않을 것이고, 도리어 돈도 절약되고 할 것이니 시험삼아 해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전에 제 동료 한 분이 매월 초하루, 보름날 절에 가서 경을 독송하였습니다. 평소 집에서 매일 향을 피우며 정말 성심 성의껏 염불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병은 주사를 맞고 약을 먹어도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그건 무엇 때문입니까?”
“그녀는 채식을 합니까, 안 합니까?” 하고 나는 반문하였다.
“그녀가 제게 말하기를 ‘부처님을 믿는 사람은 살생하면 안 되며 단지 삼정육은 먹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무슨 고기든 모두 먹습니다.”
나는 또 물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워 기관지병을 앓는다든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간이 안 좋을 경우 담배를 끊지 않고 술을 끊지 않으면, 주사 맞고 약을 먹는다고 해서 치료가 되겠습니까?”
“그건 불가능하죠.”
“그와 같은 이치입니다. 중생의 고기를 먹어 얻은 병은 반드시 먼저 고기 먹는 것을 멈추고 독경, 염불을 해야 비로소 효과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부모에게 불효하거나 혹은 기타 악행을 저질러 얻은 병도 반드시 먼저 악업을 끊고 참회심을 내어 부처님의 가피를 구해야 비로소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불보살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의사이며, 불법은 우주에서 가장 좋은 약방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환자가 약방문을 따르지 않는다면 병의 근원을 끊을 수 없으며, 아무리 좋은 의사와 약도 그를 구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내 말이 일리가 있습니까?”
“당신이 말한 도리를 이해합니다. 오늘부터 저는 당신이 말한 대로 해보겠습니다. 한 달 동안 육식을 금하고 염불하겠습니다. 만약 정말로 병이 좋아진다면 이후 다시는 고기를 먹지 않을 것이며, 당신 집에서 공부하고 매일 염불하겠습니다.”
그 다음날 저녁 동 부인은 만면에 웃음을 띠고 우리 집에 왔다.
“어제 집에 돌아온 뒤부터 배가 더 아프지 않았습니다. 저녁 먹을 때 고기를 한 점도 먹지 않았으며, 잠자기 전 눈을 감고 염불할 때 마음이 매우 안정되고 염불할 때 전신에 열이 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당시 이게 감응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마음속으로 염불할수록 더욱 기쁘고 다리가 조금 마비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벌써 한 시간이 지났더군요. 몸을 만져보니 약간의 땀이 났으며 뜨거운 물에 목욕한 것같이 몸이 가벼웠습니다.
염불하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설사가 나오지 않았으며, 이것은 십수 년 동안 여태까지 없었던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하루 종일 대변을 보지 않은 것은 좋지 않은 현상은 아닌지요?”
내가 그녀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대장은 원래 정상이 아니라서 음식을 저장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정상으로 돌아오려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니 내일 아마 다른 느낌이 있을 것입니다.”
그 다음날 과연 그녀는 정상으로 회복되었다. 지금 동 부인의 설사병은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여러 해 동안 지내오면서 일만 하면 허리와 어깨가 아팠던 병도 저절로 나아버렸다. 현재 그녀는 매일 염불하고 『지장보살본원경』 독송을 시작하였으며 「대비주」도 가르쳐달라고 요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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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된 느릅나무와 체면 없는 남편
하남성(河南省) 낙양시(洛陽市)에 한 가정이 있었는데 식구는 셋이었다. 남편은 본분에 충실하고 아내는 부지런하고 재주가 있었으며, 17세의 딸은 예쁘고 귀여웠다. 보통 이러하면 행복한 가정일 것이다. 그러나 “가정마다 한 가지 어려운 일은 있다.”는 옛말이 있듯이 우연한 기회에 그 집 부인이 나에게 여러 해 동안 벗어나기 어려운 고뇌를 털어놓았다.
그녀와 남편은 둘 다 농촌 출신으로서 결혼 전에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가 없었다. 맞선을 볼 때 그녀는 남자가 말이 적고 행동거지가 고지식하다고 느꼈으며 마음속으로 이러한 남자는 반드시 착실하고 믿을 만하다고 생각하고 결혼을 승낙하였다.
그러나 결혼 후 남편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나쁜 결점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예를 들면 밥을 먹을 때 입을 쩝쩝거린다거나, 국수를 먹을 때 아래, 윗층 이웃들이 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이며, 밥을 먹을 때 콧물이 강을 건너도 여전히 머리도 안 들고 계속 밥을 먹는다고 한다.
손님이 있든지 없든지 불구하고 방귀를 뀌고 싶으면 조금도 꺼리지 않고 크게 방귀를 뀌어 같이 있는 사람을 난처하게 하는데, 자기 자신은 오히려 조금도 난처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가 노파심에서 남몰래 충고를 해줘도 남편은 개의치 않고 고집불통같이 평소 자기 방식대로 한단다.
그녀는 남편이 다른 사람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일부러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조금도 염치가 없어 자기와 딸을 일부러 난처하게 하는 것 같아서 일찍이 몇 차례 이혼을 하려고 한 적이 있었으나 모두 친척, 친구들이 말려 그만두었는데, 그녀 자신은 남편만 보면 마음이 답답해진다고 하였다.
딸은 어릴 적부터 아버지 사랑의 결핍으로(아직까지 딸을 데리고 놀러간다거나 한번도 안아준 적이 없음) 아버지에 대하여 불만이 가득하며, 부친과 대화도 별로 없어 마치 길을 지나가는,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것 같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모녀 사이에는 대화를 잘 나누고 웃음소리가 나다가도 그가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즉시 조용해진다고 한다.
불문(佛門)에 귀의한 이후로 딸과 그녀는 비린내가 나는 음식을 끊었다. 그녀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예불하고 독경, 진언을 계속하고 있으며, 딸은 학교 수업 때문에 매일 오고 가는 길에서 「대비주」를 외우며 상당한 정진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일에 대해서는 다 이해하고 마음에서 놓을 수 있으나, 유독 남편에 대하여 생각이 미치면 화가 난단다.
본래 스스로 수행을 통하여 결혼생활의 고통을 줄이려고 하였으나, 채식(菜食) 이후 남편의 몸에서 나는 냄새조차도 맡기가 힘들어 아예 방을 따로 사용하며 서로 상관하지 않는다고 한다. 방을 따로 쓴 지 3년이 되었으며, 내년에 딸이 대학에 들어가면 이혼하려고 한단다. 매일 이렇듯 번뇌와 고통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현재 두통 등 여러 종류의 질병을 앓고 있다.
눈물을 흘리며 말하는 이 여자를 보면서 나이 사십 몇 살 밖에 안 되었는데, 불행한 결혼생활 때문에 고통받아 안색이 초췌한 것이 병이 든 것 같았다. 나는 이것이 숙세의 악연이 모여 그렇게 된 줄을 알지만, 나 같은 범부는 해결할 수 없어 묘법 노스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스님은 이 가족에 얽힌 전생인연을 이야기하셨다.
그 부인은 과거 생에 가난한 남자로서 깊은 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며 생계를 유지하였다. 어느 날 그는 읍내 약재상에 갔는데, 가게 점원이 그에게 말하기를 “듣건대 깊은 산 속에 천 년 된 느릅나무가 있다는데, 그 껍질이 매우 좋답니다. 만약 당신이 그 나무껍질을 채집해 오면 반드시 좋은 가격으로 사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약을 채집하는 그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이번에 돈을 많이 벌면 아내를 맞이할 작정을 했고, 매우 기분이 좋았다. 바위를 타고 계곡을 건너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니 정말로 세 사람이 안아도 못 안을 만큼 오래된 느릅나무를 찾았다. 그는 예상외의 성과에 기뻐하며 도끼를 들고 나무껍질을 벗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그는 산 속 깊이 찾아오느라고 매우 피곤하여 도끼질을 얼마 하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잠을 자면서 그는 꿈속에서 비취색 적삼을 입은 한 귀공자가 자기 앞에 꿇어앉아 울면서 말하기를 ‘저는 이 느릅나무 수신(樹神)으로 수련을 한 지 이미 천년이 다 되었습니다. 다시 3년만 더 수행하면 득도하여 신선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나무껍질을 다 벗기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니, 당신이 3년 후에 다시 와서 나무껍질을 벗겨가기를 빕니다. 제가 신선이 되면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마치고 연달아 머리를 조아렸다.
그는 꿈속에서 크게 소리치며 “안돼, 안돼! 나는 아내를 얻는 게 급해. 3년을 기다릴 수 없어.” 하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어보니 어디에도 그 공자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마침내 껍질을 다 벗긴 후 껍질을 짊어지고 약재상에 들어갔다. 점원은 희색이 만면하여 서둘러 물건을 저울에 다는데, 일자무식인 그가 말하기를 “내가 이렇게 고생하여 채집했는데 무게를 축나지 않게 해주게.”
점원이 답하기를 “안심하세요. 만약 제가 무게를 모자라게 달면 다음 생에 당신 아들이 될게요.”라고 하였다.
이 부인은 바로 과거생에 약을 채집하는 남자이며, 그의 남편은 바로 참담하게 껍질이 벗겨진 천년 된 느릅나무 수신이다. 속담에 이르기를 ‘사람은 체면이 있어야 하며, 나무는 껍질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부인이 항상 자기 남편을 보고 ‘느릅나무 옹이같이 고집불통’이며 ‘체면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녀의 말이 정말 맞다.
사람의 성격, 습성은 그 사람의 전생의 경력, 경험과 매우 관계가 깊다. 약재상의 점원은 그 남자가 채집해온 느릅나무 껍질을 두 근이나 줄였으니 아들이 안 되고 도리어 딸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 남자는 젊은 점원의 권유와 이익에 대한 유혹으로 인하여 천 년 된 느릅나무 수신의 도업(道業)을 망쳤으므로 점원은 바로 그 수신을 망치게 한 원흉인 셈이다.
따라서 금생에서 점원은 이 가정의 딸로 태어나 - 여자는 남자에 비하여 받는 고통이 더욱 크며 - 더더욱 그녀는 아빠의 사랑을 얻지 못한 딸이니 어찌 더욱 고통스럽지 않겠는가? 이것도 그들 부녀관계가 보통과 달리 냉담하게 된 원인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준 뒤 다음과 같이 당부하였다.
“전생과 금생의 인과를 이해하고 부인과 딸은 마땅히 진심으로 전생의 죄업을 참회해야 하며, 금생에 남편에 대한, 아버지에 대한 원한의 마음을 가지게 된 잘못에 대해서도 참회해야 할 것입니다(아버지가 금생에 그와 같이 인정머리 없게 된 까닭은 모두 그들 모녀가 전생에 저지른 결과이다).
그런 뒤에 모녀가 함께 경건히 그 수신을 위하여 『지장보살본원경』을 49번 독송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반드시 가정의 관계가 개선되어 인륜의 즐거움을 다시 누리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이것은 부인과 딸이 독경, 송주를 3년간 하고 채식하며 염불한 감응인지, 인연이 성숙되어서인지 내가 묘법 스님의 법문을 그대로 전달한 후 그들 모녀는 꿈에서 깬 듯 기쁘게 믿고 받아들였다. 더욱이 그녀의 딸은 더욱 기뻐하며 엄마에게 말하기를,
“엄마, 엄마는 십수 년이나 아빠에게 성을 내면서 체면이 없다고 말했는데, 알고 보니 엄마 스스로 우리 아빠 체면(얼굴)을 깨끗이 벗겨냈었군요!”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웃기 시작하였다.
보름 후 그 부인이 낙양에서 전화로 기쁜 소식을 알려왔다. 자기의 두통은 완전히 좋아졌으며, 그 밖의 병도 많이 가벼워졌다고 하였다. 지금은 『지장경』을 매일 두 시간 만에 한 번을 독송할 수 있으며, 남편도 약간의 변화가 있다고 하였다.
그녀는 『지장경』 49번을 독송한 후에도 매일 한 번씩 독송하여 법계중생에게 회향하기로 결심하였으며, 법계중생 모두 『지장경』을 듣고 이치를 깨달아 큰 이익을 얻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하였다. 나도 매우 기뻤으며, 그들이 하루빨리 화목한 가정이 되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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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상인과 여종
갈(葛) 여사는 연세가 60세 가까이 된 불자로 다년간 불교를 신봉하였다. 그녀는 묘법 노스님을 뵈었을 때 눈물을 머금고 자기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저는 스물 세 살 때 남편과 결혼하였는데 아직까지도 어떤 것이 가정의 행복인지, 무엇을 부부간의 사랑이라고 하는지를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우리들은 같이 지내면서도 두려움뿐입니다. 이젠 저도 이미 할머니가 다 되었는데도 남편에게 맞고 욕을 얻어먹을 때가 있어 더욱 고통스럽고 참기 힘듭니다. 저는 지금까지 근 몇 십 년 동안을 남편에게 훈계 받고 질책 받고 얻어맞으면서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무정한 남편이 밖에서는 도리어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를 믿은 뒤부터 전생에 그에게 많은 빚을 져서 이런 고통을 받는가 보다 생각하며 그럭저럭 살아왔습니다. 스님, 저는 도대체 남편에게 무슨 나쁜 빚을 졌으며 금생에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알고 싶습니다.”
묘법 노스님은 그녀의 원을 만족시켜 주었다. 이것은 아마 그녀가 여러 해 동안 염불한 감응일 것이다.
옛날에 부유한 상인이 있었다. 그에게는 처첩이 여러 명 있었는데, 그의 집에는 얼굴이 예쁜 여종이 하나 있었다. 그는 그녀에게 반하여 그녀를 강제로 차지하였으며, 온갖 말로 구워 삶으면서 기회가 되면 그녀를 첩으로 삼겠다고 언약하였다.
과거의 여인은 정절을 중시하여 한평생 한 남편만을 섬기고자 하였다. 기왕 그의 여인이 되었으니 줄곧 첩이 될 그 날만을 기다려왔다. 그러나 이 주인은 기쁠 때는 그녀를 찾아와 짐승 같은 욕망을 발산하고, 기분이 안 좋을 때는 때리지 않으면 욕하였다.
여종은 온갖 고통에 처하여도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고 가려고 해도 갈 수가 없었다. 그녀는 일평생 소원을 실현하지 못하여 마음속에는 이 부자 상인에 대하여 뼈에 사무친 원한을 간직하게 된 것이다.
이 생에서 원한에 사무친 그들은 부부가 되었다. 갈 여사는 바로 그 부자 상인이 바뀌어 태어난 것으로 그 여종이 받았던 고통을 그대로 받고 있는 것이며, 그녀의 남편은 바로 그 여종이 바뀌어 태어난 것으로 금생에 그녀를 향하여 전생의 누적된 원한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인연이 만날 때 과보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갈 여사는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뜨거운 눈물을 머금고 있었으며, 그녀는 이미 마음속으로 참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스님의 말씀을 진실로 믿었다. 평소 자기의 성격이 외향적이고 교제를 좋아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나며 남자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하였으며, 남편은 사람됨이 본분에 충실하고 실제적이며 깨끗이 씻고 닦는 것과 바느질하는 여성적인 일을 좋아하며, 자기에게 잘못 대하는 것 외에는 모든 사람에게 잘 대해주며, 여자 성격을 많이 닮았다고 하였다.
그녀는 현재 자기가 받고 있는 고통은 자작자수(自作自受)로 생각하며 이후 다시는 남편을 원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이생에서 반드시 수행하여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다시는 윤회에 빠지지 않겠다고 다짐하였다.
묘법 스님은 그녀에게 매일 묵묵히 참회하고 아울러 『지장경』을 독송하여 전생의 여종에게 회향하라고 하였다. 믿고 받아들이면 반드시 나쁜 원인은 소멸되고, 좋은 인연은 증장하여 부부관계는 점점 개선될 것이라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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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천지(情感天地)
임위(林偉), 금년 67세, 1964년 복단(復丹) 대학을 졸업한 재능이 뛰어난 분이다. 영어, 불어, 독일어, 일본어 4개 국어를 말할 줄 알고, 국가의 모 기관에서 일하였으며, 당시 그보다 네 살 적은 왕란(王蘭)과 결혼하여 1966년 ‘10년의 큰 재난(문화대혁명)’이 시작될 때 이미 일남일녀를 낳았다.
그 당시에는 1개의 외국어를 할 줄 알아도 ‘외국과 내통한다’고 의심 당할 정도였는데, 하물며 4개 외국어를 할 줄 아니 당연히 비판의 대상이 되어 사흘이 멀다 하고 무대에 올라가 혹독한 비판을 당하였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많은 외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는지 자백을 강요당하면서 온갖 악독한 시위군중들에게 끌려 다니게 되었다. 천성이 너그럽고 관대하며 내향적인 그는 말을 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더욱 ‘완강분자’로 몰렸으며, 그것은 당연히 죽음으로 가는 길이었다.
어느 비판회에서 줄곧 말을 하지 않던 그가 갑자기 울다가 웃다가 하였다. 바로 미친 것이었다. 며칠 수감된 후 검사결과 미친 것으로 판정되어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때의 그는 눈이 흐리멍텅하고 배고픈 줄도 모르고 대소변도 가릴 줄 몰랐으며, 조금 지나 다시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는 조용한 미친 사람(文諒子)이 되었다. ‘문(文)’이란 그가 사람을 때리지도 않고 욕하지도 않으며, 싸우지도 않고 시끄럽게 하지도 않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그 당시 왕란은 ‘외국과 내통한 분자’의 가족으로 찍혀 비록 많은 사람들이 피하고 멀리했지만 매월 몇 십 원의 월급으로 가까스로 네 식구의 생계를 유지해 나갔다. 남편의 병은 치료할 곳이 없었다. 설령 있다고 해도 아마 그를 치료해줄 의사가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그 당시의 시대가 조성한 비극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아내 왕란은 결코 약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나이 어린 두 아이를 돌보아야 했을 뿐 아니라 언제 침상과 옷이 소변에 젖을지 모르는 남편도 돌보아야 했으니, 그녀의 고난과 고생이 얼마나 심했을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한번도 남편을 배고프게 한 적이 없으며, 혹은 너무 많이 먹인 적도 없었다. 남편의 옷은 비록 기워 입은 것이었지만 항상 단정하고 깨끗하였으며, 집안은 언제나 밝고 깨끗하여 더러운 냄새가 없었으니, 실제로 그녀의 집에 들어가 본 친구와 이웃들은 감동하여 칭찬할 따름이었다.
남편의 동생은 형수의 어려움을 깊이 알고 그녀에게 형님과의 이혼을 권하면서 말하기를 “형님은 병이 좋아지지 않을 것입니다. 형님과 이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형이 다니던 기관에서는 형님을 정신병원으로 보낼 것입니다. 그러면 형수님은 두 아이를 데리고 잘 지낼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왕란이 말했다. “도련님의 좋은 마음은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당신 형님께 시집왔으니 평생의 반려입니다. 그가 부귀하든지 빈궁하든지, 건강하든지 병이 있든지를 막론하고 나는 그와 일생 영욕을 함께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부부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내가 이런 병을 얻었을 때 도련님은 형님께 나와 이혼하라고 권했겠군요?”라는 형수의 말에 시동생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나라가 안정된 후 각종 정책이 시행되고 국민경제는 생기를 회복하였다. 왕란은 다른 사람의 소개로 불교에 귀의하였으며, 그 후 항상 시간이 나면 불교서적을 탐독하면서 절에서 하는 일주일 정진에도 참가하고, 매일 염불하면서 자기의 괴로운 마음을 달랬다.
왕란 여사는 2001년에 묘법 노스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 때 그녀는 이미 63세의 할머니였다. 또한 그녀의 남편은 33년간 말을 하지 않은 셈이다. 노스님은 왕란 여사의 이야기를 들으신 후 그녀의 원을 만족시키기 위하여 남편 임위의 전생 인연을 관찰하였다.
일본인이 맨 처음 중국을 침략한 시기인 1931년 당시의 정부는 일본의 침략에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아 민중의 항의를 불러일으켰다. 당시의 학생들은 거리에서 시위하며 정부에 항일(抗日)을 호소하였다. 정부는 이러한 항일운동을 저지하고 와해시키기 위하여 경찰을 동원하여 시위 주동자들을 잡아들였다. 그 중 한 학생이 고문과 협박에 견디지 못하여 비밀을 발설하게 되었다. 시위를 주동한 것은 자기가 아니며, 두 명의 남학생과 한 명의 여학생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 세 학생이 붙잡혔다. 아울러 경찰은 세 학생에게 경찰이 소집한 학생회의에서 반성하고 시위 취소를 선포하라고 요구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집회를 이용하여 항의 구호를 외치며 일본의 침략에 저항하는 노래를 크게 부름으로써 경찰당국을 수치스럽고 난처하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그 세 학생이 미쳤다고 선포하고 정신수용소에 강제로 보냈다. 그들을 각각 독방에 감금하고 방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였으며, 사람도 만나지 못하게 하였다. 처음에는 그들에게 먹을 것, 마실 것을 보내주는 사람이 있었으나 전란이 격화되고 나라가 혼란스러워지자 먹을 것을 챙겨주는 사람이 없게 되었다. 이들 세 사람은 점점 핍박받아 진짜로 미치게 되었다. 배고프고 배부른 것도, 바지에 오줌싸는 것도 몰랐으며, 그들을 관리하는 직원이 없어짐에 따라 오래 지나지 않아 그들은 연이어 죽어갔다. 그리고 비밀을 누설하고 석방된 그 학생도 얼마 안 지나 전란 중에 죽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당신의 남편은 바로 비밀을 누설한 남학생이 다시 인간으로 온 것이며, 그 세 학생의 신식(영혼)은 비밀을 누설한 자에 대한 원한 때문에 줄곧 그를 따라다니면서 보복의 기회를 엿보았습니다. 당신 남편의 기(氣)가 왕성할 때는 그들이 침입할 틈이 없었으나, 그가 문화대혁명 때 비판의 대상이 되면서 기가 침체상태에 빠지자 3명의 영혼이 허함을 타고 그의 몸에 붙게 된 것이지요.
그 때부터 그들 세 사람이 정신병자수용소에서 겪은 모든 고통을 그로 하여금 맛보게 하였으며, 장래 목숨을 마칠 때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당신은 남편이 정신 이상이 된 이후에도 떠나지 않고 정성으로 돌보기를 수십 년을 하루같이 하였으니, 천지를 감동시켰습니다. 더욱 당신은 그 동안 염불한 공덕으로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며, 비로소 오늘의 기연(機緣)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다만 남편의 운명을 바꾸려면 당신은 세 가지의 일을 해야 합니다. 첫째, 비린내가 나는 음식을 끊어야 합니다. 고기를 먹는 것은 바로 살생을 하는 것이며, 삼정육을 먹는 것은 처음 불법을 배우는 자를 위한 방편법입니다. 행할 수 있겠습니까?”
“능히 행할 수 있습니다.”
“둘째, 남편을 대신하여 불상 앞에서 그 세 명의 학생을 향하여 성심으로 참회해야 합니다. 남편은 전생에 핍박받는 상황에서 비밀을 누설한 것이지, 고의로 밀고한 것은 아니며, 또한 이미 수십 년 동안 고통을 받았으니 남편을 너그러이 용서해 달라고 청하세요.
셋째, 남편을 대신하여 불전에서 그들 세 사람을 위하여 『지장보살본원경』을 독송해야 하며, 진심으로 그들이 좋은 세계로 왕생할 수 있도록 염하고 불법승(佛法僧) 삼보에 귀의하게 하십시오. 매일 최소한 한번은 독송해야 하며, 독송할 때 발음을 명료하게 하고 너무 빨리 독송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그러면 큰 공덕이 있을 것이며, 그들이 당신의 성심에 감동될 때까지 줄곧 염송하면 그들이 불법에 감화되어 당신 남편을 용서하게 될 것입니다. 행할 수 있겠습니까?”
“능히 할 수 있습니다. 스님! 오늘부터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내가 오대산에서 돌아오니 도반들이 나에게 알려주었다. 장 거사가 전화를 걸어와 왕란 거사의 남편이 입을 열어 말을 하게 되었으며, 아울러 대소변을 가릴 줄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아내와 외출할 때 그는 의외로 이웃사람에게 인사를 하여 이웃들을 아주 놀라고 흥분되게 하였단다. 독경(讀經)의 위력으로 33년간의 정신병자가 식별하고 말하는 능력을 회복하게 된 것은 정말로 불가사의한 것이다.
나는 이 소식을 듣고 매우 감동되었으며, 그분을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그의 집에 갈 때 번체자의 『지장보살본원경』 한 권을 가지고 갔다.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그 남편은 대학교육을 받은 지식인으로 만약 정말로 그의 정신병이 좋아졌다면 반드시 번체자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왕란 여사 집에 가서 그녀의 남편을 만나 보았다. 그의 키는 크지 않았으며 몸은 매우 야위고 이빨은 전부 빠졌으나, 두 눈은 오히려 생기가 있어 보여 큰 병을 앓고 난 후 처음으로 좋아진 모습이었다. 이웃들도 그를 보러 많이 왔었다. 그녀는 이웃들에게 자기 남편에게 (자기를) 아는지 모르는지 물어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남편은 “알아요. 자주 우리 집에 왔었다.”고 말하였다.
이웃 중 몇 사람은 기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왕 여사는 나를 가리키며 자신의 남편에게 아는지 물어보았다. 그는 나를 보더니 “온 적이 없어 알지 못한다”고 하였다. 모두들 박수를 쳤다. 그래서 나는 가지고 온 『지장경』을 꺼내 그에게 읽어보도록 하였다. 그는 생각대로 한 자도 틀리지 않고 읽어 내려갔다. 박수와 웃음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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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쥐와 어지럼증
이웃에 사는 장(張)노백은 기공(氣功) 연마를 좋아하며 또한 기공으로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러나 그는 3, 4년 전부터 자신을 괴롭히고 있는 어지럼증을 고치지 못하고 있었다.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해도 효과를 보지 못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어지럼증은 언제나 술 두 병을 마신 것과 같다고 하였다.
인연이 있어 그는 묘법 노스님을 만나 뵙고 기공으로 자신의 병을 치료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스님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나는 기공으로 병을 치료할 줄은 모릅니다. 다만 사람이 병을 얻는 것은 언제나 그 원인이 있으니, 당신의 어지럼증의 원인은 알려줄 수 있지요. 병을 고치고 못 고치는 것은 당신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운명은 자기 스스로 만든다’는 도리입니다.
예를 들면 당신이 이치에 밝지 못하여 어떤 잘못을 저질러서 자기와 타인에게 번뇌와 고통을 끼쳤을 경우, 만약 당신이 만난 선지식이 당신에게 그 원인을 알려주면 그런 이치를 알고 난 후 자기의 잘못을 알고 고친다면, 번뇌와 고통은 자연히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불교는 사람들에게 맹목적으로 불보살과 대덕 고승들을 믿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 모두 지혜를 계발하여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고쳐나가게 하는 것입니다.”
장씨 아저씨는 마음에 깨우침이 있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의 어지럼증은 당신이 3, 4년 전에 쥐를 해친 적이 있기 때문에 초래된 것입니다. 그런 일이 있습니까?”
“네. 그런 일이 있습니다. 스님은 정말 신통하십니다.”
그 분은 예상밖인 듯 놀라워하며 큰소리로 대답하였다.
“3년 전 어느 날 물건을 쌓아둔 작은 방에서 방금 태어난 듯한 한 무리의 아마 6, 7마리 정도 되는 어린 쥐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담이 작아 쥐들을 어떻게 죽여야 할지 몰라 고민하다가 신발상자에 넣어 힘껏 흔들었습니다. 한참 동안 흔든 후 쥐들이 죽은 줄 알고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습니다. 이게 저의 어지럼증과 관계가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쥐들은 그 당시 죽지 않았으며 단지 흔들려 매우 어지러웠을 따름입니다. 이와 같은 원인으로 당신이 어지럼증을 앓게 된 것입니다.”
장노백은 마치 중얼거리듯 말했다. “당신 말씀이 정말 맞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머리가 어지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때 죽지 않았었군요. 만약 죽었더라면 저에게 목숨을 갚으라고 찾아올 게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살생은 수명을 감소시키며 혹은 일생 중 횡화(橫禍)를 만날 수 있습니다. 동물이 피살되는 원인도 그들이 전생에 심은 살생의 원인 때문에 현생에서 그와 같은 과보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그들을 살해하면 또다시 목숨의 빚을 지게 되며, 이와 같은 인과가 돌고 돌아 서로 원한을 갖고 보복함이 끝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들 범부는 육도(六道) 속에서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벗어날 기약이 없는 것입니다. 다만 불법을 이해하여 인과를 깊이 믿고 악을 멈추고 선을 행하면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이후로도 살생하시겠습니까?”
장노백이 듣고는 정신이 나간 듯 급히 대답하였다. “앞으로 다시는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그는 한동안 멍하니 있다가 이어서 기쁘게 말하였다. “스님, 제 머리가 갑자기 맑아졌습니다. 조금도 어지럽지 않습니다.”
방안 가득 앉아있던 사람들이 모두 웃었다. 장노백은 이어서 또 말하였다. “하지만 쥐는 해로운 동물이며 사람의 재물에 손해를 끼치며 심지어 전염병을 옮기는 동물입니다. 만약 사람이 그것을 잡지 않으면 장래 큰 재화를 당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대자연은 본래 하나의 완전한 체계입니다. 큰 것으로는 우주, 작은 것으로는 미진, 각종 생명체를 포함하여 모두 자기 자신의 운행법칙과 존재의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으며 물질에는 성주괴공(成住壞空)이 있습니다. 산천, 바다, 꽃, 이슬 할 것 없이 단지 그것이 형성되면 일정 기간 머물다가 없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괴멸과 생사는 자기 자신의 법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자연의 법칙을 무시하고 임의로 파괴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악한 과보를 초래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눈앞의 이익을 위하여 맹목적으로 산을 폭파하여 돌을 취하면 산사태와 산림의 훼손을 초래하게 되며, 대량으로 지하수를 뽑아내면 지반의 침하를 불러오게 됩니다. 당신은 보지 못했습니까? 대규모의 삼림 남벌과 동물 포살은 이미 많은 동식물의 멸종 혹은 멸종 위기에 이른 것을.
한편으로 인류는 필사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을 보호하려고 하나 이미 취약해진 생태계를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한편으로 쥐, 뱀 등 인간들이 싫어하는 동물을 해충이라 하여 함부로 죽이면 그에 비례하여 그들은 생식능력이 극도로 강해져 불균형적인 현상을 가져오게 됩니다. 사실 쥐의 천적은 뱀, 올빼미, 황색 여우 등 매우 많습니다. 이런 천적들을 사람들이 잡아먹든지 껍질을 벗겨 각종 장식품을 만듭니다. 따라서 소위 천재(天災)는 때때로 인간이 화를 자초하는 것입니다.”
스님은 잠시 멈추었다가 또 말씀하셨다.
“내가 당신에게 쥐의 방비책을 일러줄 테니 한번 시험해 보세요. 우선 쥐도 새끼를 낳아 기르는 유정동물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들도 소, 말, 고양이, 개와 같이 인간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불살생(不殺生)의 도리를 이해한 후 매일 쥐가 항상 드나드는 곳에 그들을 위하여 남은 밥 등 음식물을 준비하세요.
아울러 다음과 같이 묵념하세요. ‘내가 이전에는 불법을 이해하지 못하여 많은 쥐를 죽였으나 지금은 불살생의 도리를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결코 다시는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죽인 모든 쥐들을 위하여 경을 읽고 그들을 천도해줄 테니 쥐 너희들도 다시는 집안의 물건을 못 쓰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하세요. 당신이 성심 성의껏 이렇게 하기만 해도 반드시 효과를 볼 것입니다. 심지어 쥐들이 이사를 가기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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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머리에 못질한 과보
사십여 세 된 키가 아주 큰 분이 묘법 스님께 여쭈었다.
“삼 년 전 자주 두통을 앓아 병원에 가서 검사한 결과 뇌 속에 종양이 하나 자라면서 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래서 머리에 구멍을 내어 종양을 수술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년이 못 되어 재발되어 다시 수술을 받았습니다. 최근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처음에 종양이 생겼던 자리에 다시 종양이 자라는 것이 발견되었으나 의사는 재수술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만약 다시 수술을 한다면 생명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운명이라고 단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이 병이 매우 이상하다고 느껴져서 반드시 그 원인을 알고 싶습니다. 스님, 제 병의 원인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묘법 스님이 물었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합니까?”
“저는 회사 보안(경비) 부서에서 일합니다.”
“이전에 당신은 바다에서 일한 적이 있지요? 일찍이 많은 물고기를 죽인 적이 있으며, 또한 매우 큰 살아있는 물고기를 나무판 위에 놓고 못질을 하고는 비늘을 벗기고 배를 갈라 잡아먹었군요.”
“네. 예전에 해군에서 복무했는데 3년 간 수병으로 근무할 때 자주 바다에 나가 임무를 수행하곤 했습니다. 고기는 우리들의 일상요리였지요. 바로 현장에서 잡아먹곤 했습니다. 어느 날 물고기를 잡았는데, 1m가 넘을 정도로 길었으며, 살아서 튀어오르기 시작하면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제가 큰못으로 고기 머리에 못질을 해 놓고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어떻게 제 이런 지나온 이력을 아십니까? 정말 대단하십니다.”
“당신이 이전에 살아있는 고기 머리에 못질을 하였기 때문에 지금 이런 병에 걸려 머리에 구멍을 내어 치료해야 하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물고기가 배 위에서 못질을 당할 때 잠시 동안은 죽지 않으며, 또 산 채로 비늘을 벗기고 배를 가르는 등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참혹한 것입니다. 보복하고 또 보복하고, 현재 아마도 당신 머리에 두, 세 개의 구멍을 낸 것이 바로 인과보응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죽는 것은 결코 두려워할 것이 못 됩니다. 실로 두려운 것은 병마에 사로잡혀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니, 살아 있어도 죽는 것만 같지 못하며, 좋은 임종을 맞이할 수 없습니다.”
묘법 스님의 몇 마디 법문은 비록 느리고 가늘었지만 우레와 같이 꿈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을 일깨웠다.
“스님은 신통이 광대하시니 반드시 저를 구해주셔야 합니다.”
“아미타불! 보살은 원인(原因)을 두려워하고 중생은 결과를 두려워합니다. 각각의 사람은 각자가 먹는 밥으로 배가 부르며, 각자의 생사는 각자가 마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 큰 잘못을 저질렀으니 방울을 풀기 위해서는 방울을 맨 사람이 풀어야 합니다. 당신은 진심으로 참회하고 불살생계를 지키고, 채식을 하면서 염불을 많이 하면 구제될 여지가 있을 것입니다.”
2년 후 나는 당시 이분을 모시고 왔던 거사를 만났는데, 그가 말하기를 키가 큰 그 사람은 돌아가는 즉시 예불을 시작하고 스님께서 일러주신 대로 『지장보살본원경』을 독송하였으며, 절에 가서 그가 잡아먹었던 물고기를 위하여 왕생 위패를 세우고 죽을 때까지 염불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큰 고통은 받지 않았으나 단지 오십도 못 되어 죽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였다고 하였다.
나도 매우 애석하게 느껴졌다. 염불이 비록 그분에게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었으나 살생의 업이 너무 중하여 단명을 한 것이다. 불력(佛力)이 아무리 크다고 하나 중생의 업력을 넘지 못한다. 성심으로 참회하면서 살생을 끊고 비린내가 나는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복을 쌓고 수명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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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함부로 버린 과보
모 신문사 여기자가 여러 차례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위한 묘법 노스님의 해탈법문을 듣고 병의 원인을 물어 왔다. 하루는 그녀가 스님께 자기는 위장병을 앓은 지 수년이 되었는데 치료를 받아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면서 이것도 전세(前世)에 무슨 나쁜 일을 저질러서인지 가르침을 청해왔다.
스님께서 여기자에게 물었다.
“만두를 먹으면서 매번 만두피를 뜯어버리지는 않는지?”
여기자는 놀라면서 말했다.
“오, 스님, 정말로 그렇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만두피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죄가 됩니까?”
스님은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만두피를 자기의 위 속에 버렸군요. 오래되면 발효가 되어 아프지 않겠습니까? 음식을 아낄 줄 모르고 함부로 버리면 그 죄가 막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식량과 채소의 사명은 인간에게 식용으로 먹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먹기 싫다고 그것을 버렸습니다. 오늘날 이 세계는 아직도 배불리 먹지 못하는 사람이 많이 있으며, 심지어는 굶어 죽기까지 합니다. 당신은 마땅히 부끄러움을 느껴야 합니다. 게다가 가난한 여러 나라에서는 지금도 쓰레기통에서 먹을 것을 주워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발전되어 풍요롭다는 국가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들 모두 전생에 양식을 낭비하고 음식물을 파괴했기 때문에 이런 과보를 받는 것입니다. 전생에 버린 것을 금생에 다시 주워 먹는 것이죠.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에 여기자는 부끄러워하면서 물었다.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스님!”
“참회하세요. 앞으로는 절대로 음식물을 낭비하지 마세요. 그러면 당신의 병은 점점 좋아질 것입니다.”
여기자가 또 물었다.
“저도 『양황보참(梁皇寶懺)』을 하면 좋습니까?”
“매우 좋습니다.” 스님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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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물건의 낭비
“아미타불! 스님, 우리들은 멀리 해외에서 중국에 관광 온 불교도입니다. 제 옆에 있는 아가씨는 중국어를 잘 못하니 제가 대신하여 여쭙겠습니다. 그녀는 위장병이 있는데 약으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다고 합니다. 그녀는 음식을 낭비한 적도 없다고 하는데, 무슨 까닭인지 스님께서 지도해 주십시오.”
묘법 노스님은 자상하게 그녀를 보면서 말씀하셨다.
“평소 음식을 낭비하지 않는 습관을 갖고 계시니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종이를 많이 낭비하는군요. 글을 쓸 때 단지 몇 마디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든지, 혹은 한 글자라도 비뚤게 써지면 바로 그 종이를 구겨서 휴지통에 처박아 넣는군요. 또한 식사할 때 보통사람보다 위생종이를 특별히 많이 사용하는군요. 한 끼의 식사에 한두 장이면 충분한데 입술도 닦고 혹은 손도 닦고 하면서 휴지를 많이 낭비하는 습관이 있지요? 물건은 저마다 제 가치를 충분히 다 해야 하지만, 낭비하면 안 됩니다. 만약 잘못을 알고 이런 나쁜 습관을 고치기만 하면 위장병은 회복될 것입니다.”
여신도는 거듭 머리를 끄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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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농증의 원인
1996년 여름 대만에서 온 부유한 부인은 축농증을 앓은 지 몇 십 년이나 되었으나 낫지 않아 특별히 오대산에 와서 묘법 노스님에게 병의 원인을 지적해 달라고 청하였다.
스님이 그녀에게 물었다.
“당신이 결혼할 당시 시댁의 가정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았군요.”
“그렇습니다.”
“결혼 후 자녀가 늘어남에 따라 당신 집의 형편은 더욱 나빠져 생활이 매우 고생스러웠군요. 가끔 몇 마리의 고기를 사오면 당신은 요리하여 자기도 먹기 아까워하면서 언제나 가장 좋은 살은 시어머니께 드리고, 고기의 머리, 꼬리 부분은 나누어 자녀에게 먹이고, 남은 고기 뼈는 버리기가 아까워 입으로 부셔 먹었군요. 나중에 집안 형편이 비록 나아졌어도 오래된 그 습관은 계속 되었지요. 지금도 고기를 먹을 때 당신은 여전히 고기 뼈와 골수는 씹어 먹는군요. 맞습니까?”
“맞습니다. 스님! 습관 때문에 그런지 저는 고기 뼈가 가장 맛이 좋습니다. 그러나 제가 먹는 것은 삼정육(三淨肉)인데, 먹어도 되지 않습니까?”
“삼정육 먹는 것을 허락하는 것은 불교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부득이하여 말하는 법입니다. 왜냐하면 고기 먹는 사람들에게 갑자기 육식을 금하게 하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살생을 금하면서 삼정육을 먹게 하는 것은 단지 방편법입니다. 부단히 염불, 독경, 참선 정진을 함에 따라 자연히 고기 먹을 마음이 없어지게 됩니다. 본질적으로 고기를 먹는 것은 바로 살생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기 먹는 것을 하루 빨리 끊어야 합니다.”
“스님, 고기 뼈를 먹는 것도 죄가 됩니까?”
“살과 뼈 모두 동물 신체의 일부분입니다. 우리들이 평소 ‘힘줄을 뽑아내고 껍질을 벗기다’ ‘고혈을 짜내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러한 말은 사람의 성난 마음을 형용할 때 쓰는 말 아닙니까? 모든 동물은 죽을 때 죽음에 대한 공포를 갖기 마련이고, 자신을 죽이고 먹는 사람에 대한 원한심이 가득합니다. 중생의 신식(神識)은 모두 자기의 육체에 집착하여 당신이 먹는 살코기를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는 자기의 육체를 줄곧 떠날 줄을 모릅니다. 그를 칼로 자르고, 기름에 튀기고, 지지고, 볶고, 씹고 함에 따라 동물의 신식은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고기 먹는 사람이 동물에 대하여 힘줄을 뽑고 껍질을 벗기거나, 골수를 짜내거나, 심지어 도살할 때 한 칼에 죽이지 못하면 동물의 고통은 증가되어 먹는 사람에 대한 원한심이 더욱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당신 스스로 앓고 있는 병이 설상가상으로 더욱 악화됩니다. 그래서 불교를 믿는 사람이 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이 동물의 내장 예를 들면 심장, 간, 창자, 폐, 뇌, 눈, 혀, 골수 등을 먹으면 안 됩니다. 이런 내장을 먹으면 그 당시에는 보양의 작용이 있겠지만 이런 보양품을 먹는 것이 많아짐에 따라 이들 동물과 맺게 되는 원결도 더욱 깊어지게 되며, 오래됨에 따라 신체의 어떤 부위에 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스님, 정말 두렵습니다. 육식을 하지 않으면 저의 축농증은 좋아질 수 있겠습니까?”
“진정으로 참회하고 비린내 나는 음식을 일체 끊고 방생 등 선한 업을 많이 지으세요. 만약 매일 『지장경(地藏經)』 한 부를 독송하여 법계중생에게 회향하면 반드시 감응이 있을 것입니다.
방생(放生)은 살아가기 쉬운 고기를 택하여 놓아주어야 하며, 물고기를 키우는 연못에 방생해서는 안 되고 강이나 호수, 바다에 방생해야 그들이 확실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참새, 비둘기 등 각종 조류를 방생해도 됩니다. 만약 집이 부유하다면 자라, 거북 등 각종 야생동물을 방생하면 더욱 큰 공덕이 있습니다. 그들 중 영성(靈性)이 큰 것은 심지어 금생에 당신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도 가끔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좋습니다. 육식을 끊을 자신이 있습니까?”
“자신 있습니다. 돌아가면 반드시 스님의 말씀대로 따르겠습니다.”
골수를 짜내는 것이 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런 법문은 처음 듣는 것으로 그 때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분의 축농증은 확실하게 좋아졌으며, 나중에 그녀는 특별히 오대산에 와서 감사의 예참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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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포창(수두)의 원인
1994년 초 강(江) 거사*가 전화를 걸어 왔다. 그녀의 과거 동료였던 이 여사의 남편이 ‘천포창’이라는 병에 걸려 온몸에 수포가 생기고 농이 흘러 아프고 가려워 참기 힘든데, 병원에 가서 치료하여도 효과가 없다고 말하였다.<역자주 : 중국에서는 여신도를 남자와 같이 ‘거사(居士)’라고 부른다. 혼돈을 고려하여 이 책에서는 여사 혹은 신도로 표기하였다.>
본래 잘 생긴 사람이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으니, 그녀는 이 여사가 안쓰러워 그들 부부를 모시고 묘법 스님을 뵙게 하고 싶은데, 이 여사 말이 남편의 이 병은 온몸이 곪아서 남의 집에 갈 수도 없으니 스님을 찾아 뵙는 것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한단다.
그 다음날 이 여사가 다시 전화를 걸어와 남편 몸의 부스럼이 하루 밤 사이에 아물어 딱지를 맺었는데, 이것은 병을 얻은 이래 지금까지 없었던 일이라고 하였다. 아마 하늘의 뜻인가, 그의 병이 좋아지려는 징조인가 하였다. 강 여사가 노스님이 계신지 물으면서 그들을 데리고 가도 좋으냐고 물었다. 그 다음날 저녁 그들이 왔다. 이 여사의 남편을 잠시 살펴보니 키가 180 이상이며 신체가 균형이 잡히고 용모가 괜찮았다. 만약 병만 안 걸렸으면 잘 생긴 사람이라 할 수 있었다. 그들 부부는 문을 들어서자 스님께 절하고 자비를 구하였다. 스님께서 물었다.
“당신은 절에 가서 관세음보살을 뵌 적이 있는지요?”
“있습니다. 반년 전에 제가 남편의 병이 낫지 않아 절에 가서 관세음보살님께 빌었습니다. 만약 남편의 병을 낫게 해주신다면 우리 전 가족은 불교를 믿고 매일 불보살님께 절을 하겠다고요.”
“당신 남편이 병을 얻은 것은 관세음보살이 병을 준 것이 아니며 그 스스로 일을 잘못하여 얻은 응보입니다. 단지 자기의 잘못을 알고 참회하여 다시는 범하지 않으면 병세가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가 이곳에 올 수 있었던 것은 확실히 당신이 관세음보살께 기도한 감응이고, 당신들의 선근이 깊으며 불법과 인연이 있다는 것을 일러 주는 것입니다. 게다가 여러 불보살은 결코 당신들의 예배를 탐하지 않으시니, 이후 정말로 병이 좋아지면 잘못을 고치는 것이 불보살의 바람입니다.”
스님은 화제를 바꾸어 그녀의 남편에게 물었다.
“당신은 내가 방금 이야기한 것을 맞다고 생각합니까?”
“맞습니다. 맞습니다. 스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아주 맞습니다.”
스님께서 말하였다.
“불법을 이해하기 전에는 모든 사람들이 잘못을 저지를 수 있으며 심지어 악한 짓도 저지릅니다. 당신이 만약 이전에 저지른 자기의 악한 일에 대하여 참회한다면 당신의 병은 좋아질 것입니다.”
“저이는 의로움을 가장 중요시하며 남을 해치는 일은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남과 싸움을 하면서 욕을 한 일은 있습니다.”
스님은 그와 단독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고 하여 강거사는 이 여사를 데리고 옆방으로 갔다. 스님은 다시 그에게 잘못이 없느냐고 물어도 여전히 태연스럽게 나쁜 짓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면서 스님께서 말씀해보시라고 하였다. 스님은 한탄하듯 말하였다.
“미혹에 집착하여 깨닫지 못하는구나. 당신 아내가 당신을 위하여 부처님께 빈 덕에 내가 한 가지 일을 묻겠습니다. 당신이 스무 살 정도 되었을 때 키가 당신보다 작으며, 오이형의 갸름한 얼굴로서 피부가 희고 깨끗한 두 갈래 긴 머리를 한 아가씨와 사귄 적이 없습니까? 그녀는 난초바탕에 흰 꽃무늬 상의를 입었는데, 그건 당신이 사준 것입니다. 이런 일이 없습니까?”
스님은 비록 느리고 가는 음성으로 말하였지만 위엄이 있었다. 그 분을 보니 두려운 듯 스님을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그녀는 저와 같이 인민공사의 생산대에 들어가 그 지방에 정착한 학생인데 스님이 어떻게 그녀를 아십니까?”
“당신은 그녀와 어떤 사이였습니까?”
“잠시 사귄 적이 있습니다.”
“내가 보니 틀렸습니다. 당신은 그녀를 기만하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제로 그녀의 순결을 빼앗았으며 최후에는 그녀를 버렸습니다. 맞습니까?”
스님이 엄하게 물었다.
그는 놀라 주춤하더니 스님 앞에 꿇어앉아 긴장된 목소리로 말하였다. “스님, 제 아내가 알지 못하도록 해주십시오. 저는 확실히 그 여자를 사랑한 적이 있습니다. 나중에….”
“그 후 당신에게 능욕을 당한 여자가 몇이 더 있으며 지금의 병을 얻기 전에 당신은 다른 남자의 부인과 사통하였습니다. 내 말이 맞습니까?”
노스님의 말투는 더욱 준엄해졌다.
이때 그 분은 두 다리에 힘을 잃고 방바닥에 엎드려 계속 머리를 조아리며 입으로 중얼거렸다. “제 잘못입니다. 제 잘못입니다.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나도 정말 놀랐다. 하늘의 그물망이 성긴 것 같아도 하나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비록 그가 행한 큰 악이 국법의 제재를 받지는 않았지만 눈앞의 그는 마치 사형판결을 받은 것처럼 살이 떨렸으며 혼이 나간 것 같았다. 스님은 준엄한 법관과 같이 명령하듯 말하였다.
“먼저 일어나 앉으세요. 당신은 순수한 여자와 남의 부인을 농락하고 또한 부모를 기만하고 처자를 배반하였으니, 이건 큰 죄악을 저지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잘못을 고치지 않으면 머지않아 당신은 온몸이 문드러져 죽을 것이며, 죽은 후에는 반드시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는 또다시 꿇어앉아 머리를 조아리며 눈물을 가득 머금고 이후로 다시는 나쁜 짓을 하지 않겠다고 언약하였다. 아울러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철저히 개과천선하는 불교신자가 될 테니 받아주시기를 간절히 청하였다. 스님은 가볍게 고개를 끄떡이며 그에게 일어나라고 말하면서 나에게 강 여사와 이 여사를 불러오도록 한 후 오계(五戒), 십선(十善)과 참회 및 업장 소멸의 도리에 대하여 법문하셨다. 그들 부부는 스님의 설법을 경청한 후 해가 저문 후에야 돌아갔다.
그 후 강 여사가 말하기를 그분의 병은 스님을 뵌 후로 하루하루가 좋아져 얼마 지나지 않아 병이 나았다고 한다. 그분은 재단기술이 좋아 복장회사에서 기술지도원으로 가게 되었으며, 최근 그들 부부는 매일 독경, 염불을 두 시간 이상씩 하고 있으며 기쁨이 충만한 불자가정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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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도적
어느 날 하루 저녁 무렵 미국에서 온 여신도가 묘법 노스님을 뵙고는 가르침을 청하였다.
“스님, 저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저희 사무실에서 근래 이상한 이혼사건을 접수하게 되었습니다. 단정하고 아름다우나 표정이 초췌한 중년부인이 남편과 이혼하려고 왔습니다. 이유인즉 남편이 자주 그녀를 폭행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안건을 접수한 다음날 남편에게 사무실로 와 달라고 했습니다.
그 남편은 문약한 모습이었습니다. 신체가 건장하지도 않고 힘이 강하지도 않아 도무지 아내를 폭행할 사람 같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사정을 설명하니, 그는 의외로 우리들이 자기 아내의 일에 협조해주기를 간청하면서 결코 그녀는 자신과 이혼하면 안 된다고 사정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처는 정신적으로 아주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만약 이혼을 하게 되면 그녀는 갈 곳이 없게 되며, 심지어 살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나중에 그가 자기 부인의 기구한 운명을 털어놓았습니다.
우리 사무실 직원들은 모두 놀랐지요. 불행한 그의 가정을 동정하게 되었고 그들을 돕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가련한 여인은 오히려 이혼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우기니 우리들도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습니다.
이번 휴가를 이용하여 특별히 스님께 가르침을 구하고자 찾아왔습니다. 이 아름다운 여인이 왜 이와 같은 비참한 운명을 겪게 되었으며, 그녀가 회복할 가능성은 없는지요? 스님께서 자비로 길을 열어주십시오.”
“당신이 말한 이 여인의 운명이 어떻게 불행한가?” 하고 스님이 물었다.
“그녀와 그의 남편의 원적(原籍)은 홍콩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반 학생으로 서로 매우 친했으며, 고등학교 졸업 후 어느 날 두 사람은 공원을 거닐며 남자가 여자에게 대학졸업 후 결혼하자고 청혼했습니다. 그런데 여자는 매우 슬프게 울면서 자기도 그를 매우 사랑하지만 그에게 시집갈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자가 무엇 때문이냐고 추궁하니 그녀는 부득이 그녀의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녀가 8세 때 부친이 돌아가셨고, 다음해 모친은 재혼을 하였습니다. 그녀가 14세 때 계부(繼父)는 짐승만도 못하게 그녀를 성폭행하였으며, 모친은 알면서도 울분만 삼키면서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 때부터 그녀의 악몽은 시작되었으며, 계부는 그 때까지 장기간 그녀를 성폭행했습니다. 남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난 후 매우 분개하고 동정하여 즉시 그녀를 악마의 손아귀에서 구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남자는 부친이 홍콩에서 신발공장을 경영하여서 집안이 매우 부유했습니다. 그는 여자의 굴욕적인 사정은 숨기고 단지 부모에게 두 사람의 견고한 사랑만을 이야기하고 함께 캐나다 대학에 유학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마침내 소원을 이루었습니다. 대학 졸업 후 그들은 결혼하여 신발점을 경영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귀여운 아들을 낳고 가족은 아무런 걱정 없이 행복한 생활을 지냈습니다.
그러나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구름과 바람이 일듯이 그들의 아들이 8세 때 납치를 당했는데, 그들은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수십만의 몸값을 보냈으나 아들은 결국 시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아들의 죽음은 그들 부부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습니다. 더욱이 그의 처는 오래 지나도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화(禍)는 홀로 오는 것이 아니라더니, 누가 알았겠습니까? 일년이 지난 후 그들의 구두를 가득 실은 큰 화물차가 부두에서 돌아올 때 강도에게 강탈당했으며, 이로 인하여 거래처와의 계약기일을 넘겨 큰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부를 뒤덮고 있던 액운은 결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3년 후 어느 날 저녁 구둣가게의 문을 닫으려고 하는데 문 앞에 갑자기 한 대의 큰 화물차가 서더니 차 위에서 6명의 복면을 한 강도가 뛰어내리면서 상점으로 들어와 그들 부부에게 재갈을 채우고 몸을 묶었습니다. 그리고는 상점 안의 모든 물건을 화물차에 싣고, 현금과 몸에 지닌 장식까지 깨끗이 쓸어가 버렸습니다.
가장 비참한 것은 그들은 남편이 보는 앞에서 그녀를 돌아가며 강간한 것입니다. 사태가 발생한 후 그녀의 정신은 철저히 붕괴되었습니다. 계속 남편이 자기를 성폭행한다는 환각이 생겨 이혼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도대체 전생에 무슨 악행을 저질렀기에 금생에 이러한 고난을 당하게 된 것입니까? 스님, 저희들은 정말로 그녀를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이런 비참한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했다. 연약한 한 여인이 계속하여 정신적·육체적으로 이와 같이 큰 충격을 받은 것을 동정하였으며, 하늘의 불공평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때 스님께서 가볍게 말씀을 토하셨다.
“이 여인의 전생은 남자로서 가난한 집에 태어나 부모를 일찍 잃고 사방으로 유랑하게 되었지요. 걸식하며 남의 집에 들어가 양을 방목하였으나 나중에는 사람답지 못한 학대를 견디지 못해 도망 나와 도둑질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결국에는 산 속으로 들어가 토적이 되었지요.
그 때부터 그는 민가를 습격하여 약탈하며 남자를 괴롭히고 여자를 강간하며, 사람을 죽이고 물건을 빼앗는 등 온갖 나쁜 짓은 다 저질렀습니다. 한번은 마을에 들어가 강도 짓을 하는데 어느 집 여인의 생김새가 예쁜 것을 보고 남편을 묶어두고 그 여인을 성폭행하였어. 그 후 수년간 그 여자를 괴롭혔지요. 그 부부는 그 사람의 흉폭함이 두려워서 단지 욕됨을 참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생에서 그 토적(土賊)은 생을 바꿔 운명이 가련한 여인으로 태어났으며, 잔악한 계부는 바로 전생에 장기간 토적에게 몸을 빼앗겼던 그 부인이 몸을 바꿔 금생에 보복하러 온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 살해되고 재물을 강탈당하고 강도를 만나 강간당한 모든 것은 그녀가 전생에 못된 짓을 한 것에 대한, 마땅히 받아야 할 과보입니다. 소위 ‘인연이 모일 때 과보를 받게 된다’는 것이지요.
누구도 전생의 은원(恩怨)을 금생의 국법에 의한 벌에 전가할 수는 없어요. 악을 저지르면 반드시 국법의 제재를 받게 되는 동시에 금후 무궁한 재앙을 묻어두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전생의 인(因)을 알려면 금생에서 받는 것이 그것이며, 후세의 과(果)를 알려면 금생에 짓는 것이 그것이다’라고 한 것입니다.
여전히 악을 저지르는 사람들에게 권하노니, 하루빨리 뉘우치고 악행을 멈추고 죄업을 참회해야 할 것입니다. 혹은 사법기관에 자수하여 널리 처분을 구하여야 합니다. 악보가 도래할 때는 후회해도 늦어요. 왜냐하면 설령 법률의 제재는 피할 수 있어도 자기가 지은 악업에서 도망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경서에서 이르기를 ‘인과응보는 그림자가 몸을 따르는 것과 같다. 비록 백천 겁이 지나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는다’라고 하였지요. 이 모두 우리들에게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받들어 행하라(諸惡莫作, 衆善奉行)’고 권하는 것이니 삼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묘법 스님의 법문은 우리 모두가 믿고 따르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인과응보의 철저함에 놀라고 감탄할 뿐이었다.
이 때 어떤 사람이 물었다.
“이 여인이 전생에 토적이 되었을 때 많은 악을 저질렀다고 할 수 있는데, 금생에 어떻게 그렇게 정이 깊고 의를 중시하는 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까?”
이 말에 우리 모두 주의력을 스님에게 집중하였다.
“어느 날 저녁 그 토적은 강도 짓을 하고 산으로 돌아가는 도중 의복이 남루하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인 어린 남자애를 만나게 되었는데, 상심하여 눈물을 흘렸어요. 그는 갑자기 자기의 비참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 측은지심이 싹트게 된 것이지요.
그는 어린애가 주인집 소를 잃고 모질게 맞았으며, 아울러 주인이 소를 못 찾아오면 관가에 고소하겠다고 위협하였다는 말을 듣고 매우 분개하였어요. 그리하여 주머니에서 얼마간의 돈을 꺼내어 어린애 손에 쥐어주면서 이 돈으로 주인집 소를 배상하고 다시 아버지와 함께 조그만 장사를 해서 살아가라고 하였지요. 그리고 다시는 그 주인집에서 일하지 말라고 하였지요. 남자애는 돈을 들고 토적에게 고맙다고 절하며 눈물어린 말을 하면서 다음 생에 소가 되고 말이 되어서라도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하였지요.
이 남자애가 바로 이 여인의 금생의 남편입니다. 따라서 그녀가 무슨 고난을 만나도 그는 줄곧 그녀를 떠나지 않고 버리지 않으며, 그녀에게 관심을 갖고 보호하는 것입니다.”
스님의 말씀에 마음속의 의심이 일시에 해소되었다.
“보통사람은 불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과응보의 도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일생 중에 육근(六根)이 부정하고 무명(無明)이 망동하여 마음이 경계를 따라가면서 짓는 행위가 선과 악이 교차합니다.
만약 이 여인이 불법을 받아들여 자기 과거의 모든 악업을 진정으로 참회하면 아무리 하늘 가득한 큰 죄라도 소멸될 것입니다. 마치 아무리 견고한 얼음덩어리라도 뜨거운 햇빛을 만나는 것과 같으며, 또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재난과 불행의 근원을 끊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그녀가 만약 오계(五戒)를 지키고 십선(十善)을 닦으면서 매일 『지장보살본원경』을 공경스럽게 한번 독송하면서, 전세에 그녀가 해친 중생에게 끈기를 가지고 회향을 지속하면, 숙세의 업이 반드시 소멸될 것이며, 미래의 운명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스님의 간곡한 가르침을 그 여변호사는 노트에 자세히 기록하였다. 우리들은 한시름 놓고 그 가련한 여인이 하루빨리 액운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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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사장과 이리의 악연
한번은 우리들 십여 명의 신도들이 오대산으로 묘법 노스님을 뵈러갔다. 그 날 우리들을 위하여 차를 운전한 김 사장은 어느 신도의 친구로서 모 인쇄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비록 불교를 믿지 않으나 필사적으로 친구를 도와주는 분이었다.
그는 자기가 새로 산 승용차를 운전하여 그렇게 먼 길을 달려온 것은 첫째 친구를 도와주기 위함이며, 둘째 일찍이 묘법 노스님의 신이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그분을 직접 만나 뵙고 싶어서이며, 셋째는 그가 아직 불교성지인 오대산에 가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애석한 것은 첫째 날 우리들이 스님께 법을 청할 때 그는 차를 장거리 운전하여 피로가 극심하여 잠을 자게 된 것이다. 둘째 날 몇 분의 거사가 스님께 병을 앓게 되는 까닭을 물었을 때 스님은 무슨 동물을 죽였으며, 어떻게 죽였으며, 어떻게 먹었으며, 나아가 과거에 누구는 무슨 물건을 훔쳐서 얼마를 쓴 것까지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자 김 사장은 놀라 두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둘러보곤 하였다. 보아하니 그는 매우 흥분되고 긴장되며 또한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어보였다.
그 날 오후 그는 나를 찾아와 상의하기를 저녁에 단독으로 스님을 찾아뵙고 몇 가지 물어보고 싶다고 하였다. 인정에 이끌려 먼저 스님의 동의를 얻은 후 저녁에 그를 데리고 객방으로 갔다.
김 사장은 스님의 면전에 꿇어앉아 공경히 합장하며 삼배를 하였다. 그는 이미 스님께 큰 믿음을 갖게 되었으며 불법을 믿게 되었다(어제 우리들이 스님을 뵙고 예를 드릴 때 그는 문 밖에 서있었다).
자리에 앉은 후 김 사장은 근심 어린 얼굴로 자기의 고충을 이야기하였다.
“저와 아내는 결혼한 지 12년이 되었으며, 열 살 먹은 아들이 하나 있습니다. 아내와 결혼하기 전 저는 줄곧 제 이웃이며 9년 학교 동창인 이양과 연애를 했습니다. 이양과 저는 죽마고우라고 할 수 있는데, 사이가 깊어져 결혼까지 생각하게 되었지요. 그 때 지금의 아내를 알게 되었는데, 아내의 외모, 업무 조건과 가정 환경은 모두 이양보다 나은 게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모든 게 열악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당시 무슨 귀신에 홀린 것처럼 지금의 아내를 한번 만나 정이 생겼고, 친척과 친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결혼을 했습니다. 신혼 3일째 때에야 친척, 친구들이 집에 오고 저의 부모도 보살펴주고 하였습니다.
이때 제 친구들이 저희 집에 들어오며 축하해주면서 제게 말하기를 ‘이 친구야! 정말 형편없군. 결혼하고도 형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네 경사스런 술을 마실까봐 겁이 났나!’고 농을 했지요.
저는 웃으면서 말하기를 ‘미안해, 갑작스레 결혼을 하는 바람에 인사가 빠졌네. 용서하게!’ 이때 신부가 뒤이어 담배와 사탕을 가져왔습니다.
‘어, 김군! 자네가 우리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를 알겠군. 알고 보니 신부가 이렇게 예뻐서 우리가 빼앗아 갈까 겁이 났군 그래.’
저도 웃으면서 ‘예쁘기는 무슨, 못생겼지. 나는 벌써 약간 후회된다네!’라고 대답했지요.
그런데 제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신부가 몸을 돌리더니 두 눈을 둥그렇게 뜨고 저의 따귀를 때렸습니다. 저도 일시에 두 눈에 불꽃이 일고 방안의 모든 사람들도 놀라 멍해졌습니다. 새 신부는 울고불고 야단을 쳤습니다. 저는 제가 따귀를 맞은 영문을 도저히 알 수 없었으며, 뒤이어 화가 불같이 일어 그녀를 매우 심하게 때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올렸던 두 손을 내려놓고 이성을 되찾아 생각하기를 일단 때리게 되면 이웃들이 비웃을 것이고 부모님도 화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두 친구의 사과와 여러 사람의 만류에 저는 노기를 억지로 가라앉히고 얼굴에 웃음을 띠면서 참았습니다.
그 뒤부터 지금까지 12년 동안 우리 부부는 수없이 싸웠으며 여섯 차례나 이혼할 뻔하였으며, 그 중 두 번은 의복과 가구를 그녀가 가져간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매번 이혼수속을 할 때마다 언제나 친척, 친구들이 만류하는 바람에 이혼하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내 마음속에 줄곧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저희들은 이혼하려 해도 언제나 이혼하지 못하니 정말 이상합니다. 스님께 가르침을 청하오니 깊이 살펴주십시오.”
김 사장이 말할 때 묘법 노스님은 두 눈을 가늘게 감고 들으면서 사색에 잠기는 듯하였다. 이때 스님은 눈을 들어 김 사장을 바라보면서 말씀하셨다.
“당신은 아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갈 때 흰색 공작을 좋아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저는 흰 공작이 꼬리를 펼칠 때 정말 우아하고 보기 좋다고 느낍니다.”
“삼생(三生) 전에 당신은 산 아래 어느 촌에서 남자아이로 태어났습니다. 당신은 산에 올라가 땔감을 구하면서 산에 서식하는 흰 공작을 알게 되었으며, 매번 흰 공작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흰 공작도 당신과 노는 것을 좋아했지요. 서로 사랑이 생기고 정도 생겼습니다. 그 다음 생에 당신은 여전히 남자 몸으로, 흰 공작은 여자 몸으로 태어나 전생의 정으로 부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자는 축생에서 바로 몸을 바꿔왔기 때문에 비록 사람의 몸이 되었으나 금수(禽獸)의 습성은 여전히 남아있어 부부는 자주 싸우게 되었지요. 당신은 화가 날 때 자주 그녀를 때렸으나 그녀는 여인으로서 당신을 때릴 수 없어 자연히 마음에 원한을 쌓게 되었습니다.
다시 생을 바꿔 당신은 다시 남자 몸으로 태어났는데, 입은 옷이 마치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 같군요. 어느 날 당신이 수레를 밀고 산길을 올라갈 때 갑자기 산 위에서 이리 한 마리가 달려오자 수레 위에서 쇠사슬로 이리와 싸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얼마 후 이리는 당신에게 맞아 땅에 넘어졌으며, 사슬로 이리의 목을 감고 힘껏 조이자 이리는 발버둥치다가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당신은 이리를 길가에 버려 두고 수레를 밀고 갔습니다. 잠시 후 이리는 죽지 않고 깨어났으나 신경을 다쳐 사지가 마비되었습니다. 이리의 울부짖는 소리는 다른 이리들을 불러모았으며, 그들이 이리를 이리 집으로 끌고 갔으나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묘법 스님은 김 사장이 그의 이야기에 반신반의하는 것을 보고 또 물었다.
“당신 아내의 목 위쪽에 흰색의 불규칙한 흔적이 없습니까?”
이 말을 듣고 그는 대경실색하듯 말하였다.
“있습니다. 있습니다.”
스님은 그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는 것을 보고 온화하게 말하였다.
“당신은 긴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개인의 신체 형태, 얼굴 모습, 나아가 태에서 띠고 나온 기호(흔적), 손금, 성격 심지어 아름답고 추함, 희고 까만 피부색 모두 전세에 지은 업과 관계가 있습니다. 부처님의 자비는 태산보다 높습니다. 당신이 평소 마음이 선량하고 남을 도와주기 좋아하여 비록 부처님을 믿지 않을지라도, 이번에 불교신자들을 도와 멀리 이곳까지 와 예불하고 법을 듣게 한 까닭으로 오늘 당신에게 인과에 관하여 설파하게 된 것입니다. 기왕 설하였으니 해결할 방법을 일러 주겠습니다.
당신은 당신 옆에 자는 사람을 이리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녀는 실제로 사람입니다. 우리 각 개인은 무시 이래로 육도에 윤회하면서 어떤 세계든지 갈 가능성이 있으며, 부처님과 조사(祖師)도 이전에 사슴 왕 등 축생이 되어 세간에 몸을 나타냈습니다. 내가 다시 한 가지 일을 묻겠습니다. 당신은 일찍이 몇 명의 여자에게 절의 입장표를 사준 적이 있습니까?”
김 사장은 또 한번 놀라워하며 “있습니다. 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몇 명의 여공들이 부처님께 예불하고 기도하고 싶었으나 표가 비싸 사지 못하는 것을 보고 표를 사서 그들에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소한 일을 당신이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남들이 모르기를 원하면 오직 자기가 안 하는 것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선악을 막론하고 모두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
“그러면 제가 지은 나쁜 일도 모두 아시겠네요?”
“제불 보살, 천지귀신은 모두 알고 모두 봅니다. 따라서 부처님은 우리들에게 모든 악은 짓지 말고 선은 받들어 행하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러면 제 아내는 이후 저에게 목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당신이 사십 몇 살이 될 때를 기다려 어느 날 저녁 당신이 집에 돌아온 후 사소한 일 때문에 또 아내와 싸우게 되고 아울러 돈으로 그녀를 몇 차례 때린 후 당신은 잠을 잘 것입니다. 아내는 한바탕 울고 난 후 독한 마음을 품고 전깃줄을 찾아 한쪽 침대에 당신 발을 묶고 전깃줄로 당신 목을 감고 힘껏 잡아당길 것입니다. 당신이 움직이지 않으면 그녀는 손을 놓은 후 잠시 안정을 취한 뒤 자기의 잘못을 알고 깜짝 놀랄 것입니다. 당신 몸을 밀고 당기고 하면서 고함치게 될 것인데, 생각지도 않게 당신은 죽지 않고 두 눈을 뜰 것이나 목 아래는 감각을 잃어 마비될 것입니다.”
여기까지 듣고 김 사장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다. 그는 갑자기 스님 앞에 꿇어앉아 두려운 듯 말하였다.
“스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5, 6년 전 어느 날 백화점을 구경하고 문을 나올 때 일인데, 어떤 사람이 휠체어를 밀면서 들어올 때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째 저 휠체어에 앉아있는 사람이 나인가.’ 그러나 연령이 저보다는 많고 보아하니 사십 몇 살쯤 되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제가 아니고 다시 보니 여전히 저 자신이었습니다.
이 일 때문에 저는 며칠 동안 마음이 우울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건 내가 사십 몇 살 때 이러한 마비환자가 될 것을 예언하는 것은 아닌가?’ 정말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오늘 스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니 맞을 것 같습니다. 정말로 이러한 어려움이 닥칠 것 같습니다. 스님 저를 구해주십시오. 그리고 저를 거두어 제자로 삼아주십시오. 지금부터 불문에 귀의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돈을 벌어본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스님은 웃으며 말하였다. “일어나세요. 불교에 귀의하는 일은 절에서 당신에게 연락할 것입니다. 당신에게 이 액난을 없앨 수 있는 관건은 당신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먼저 진심으로 전생에 싸우고 사람을 때린 일과 이리를 살해한 과실에 대하여 참회해야 합니다. 당신은 지금 대웅전에 가서 예불하고 참회하십시오. 집에 돌아간 후 집에 불당(佛堂)을 모셔놓으면 더욱 좋습니다. 만약 집에 모시기가 불편하면 안 하셔도 됩니다. 부처님은 마음속에 있습니다.
다만 매일 시간이 있을 때 지난 생에 당신에게 상해를 입고 마비되어 죽은 이리를 위하여 「관세음보살보문품」을 염송하십시오. 한번 염송하는 데 10여 분이 소요되니 시간에 따라 하루 몇 번을 염송해도 좋습니다. 염송할 때 반드시 고요한 마음으로 집중하여 성심으로 이리에게 회향해야 할 것입니다. 이리를 도와 복보(福報)가 증가하고 부처님과 인연을 맺어 이리가 당신에 대한 원한심을 소멸하게 되면, 아내는 당신에 대하여 사랑의 마음이 더해질 것이며, 가정도 점점 화목하게 바뀌게 되어 본래 발생될 것으로 정해져 있던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경계는 마음을 따라 바뀐다’는 이치입니다.
당신의 마음이 바뀌면 당신 집의 분위기, 환경도 바뀔 것이며, 나쁜 기운이 화하여 상서로운 기운으로, 번뇌는 보리(菩提)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만법은 오직 마음이 만드는 것입니다(萬法唯心造).
당신은 이곳을 떠난 후 많은 선지식을 가까이 해야 하며, 과거의 형과 친구들에게 현신설법(現身說法)으로 그들이 바른 길을 가도록 할 수 있습니다. 한가할 때는 경전을 많이 읽고 자기의 지혜를 증장시켜야 합니다. 평소 밖으로 나갈 때 산책을 하거나 차를 운전할 때 쓸데없는 말은 적게 하고, ‘나무관세음보살’의 성호를 항상 마음속에서 올라오도록 하여 이근(耳根)을 충만시켜야 할 것입니다.
지금 경쟁이 치열한 사회 속에서 폭리를 취해서도 안 되며, 의롭지 않은 재물은 얻어서도 안 되며, 모름지기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이 자기를 해치는 것과 같음을 알아야 합니다. 이후로 다시는 자기의 양심에 거리끼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하며, 세금도 제대로 납부하여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면 당신의 공장은 무너지지 않는 위치에 서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나를 스승으로 모시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내가 전수하는 불법에 따라 실천하면, 비로소 당신은 진정한 불제자가 될 것이며, 천룡이 보호하고 제불보살이 가피를 내릴 것입니다. 만약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비록 당신이 불교에 귀의하였더라도 불문제자가 아니며, 부처님의 가호를 받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미래에는 악도에 떨어질 것입니다. 알겠습니까?”
김 사장은 줄곧 공경스럽게 스님의 가르침을 들었으며, 스님의 물음에 서둘러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스님. 저는 본래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차도 마시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닭, 오리, 생선 등 모든 육식을 끊겠습니다.”
뒷이야기는 다시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현재의 김 사장은 가정이 화목하며 공장은 일감도 많아서 명실상부한 김 사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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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惡緣)의 재생
진(秦) 여사는 어릴 적부터 영리하고 손재주가 있었으며 생긴 것도 예뻤다. 젊어서부터 자기가 사는 시에서 비교적 이름이 알려진 미용사가 되었다. 개혁 개방 이후 그녀는 미용실을 열어 지금은 규모가 꽤 큰 미용원으로 발전하였다.
진 여사는 모친에 대하여 특별히 효순하였으며, 모친이 임종할 때 그녀는 줄곧 침상 앞 시멘트 바닥에 꿇어앉아 여덟 시간이나 염불을 멈추지 않았다. 이에 감동되어 온 가족 열 몇 명이 함께 염불하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모두들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일제히 소리치며 “오, 나는 관세음보살을 보았다!”고 하였다. 그와 동시에 병실에는 이상한 향기가 가득하여 사람의 폐부로 스며들었다. 그들은 동시에 관세음보살이 모친 병상의 우측 상방에 강림하시는 것을 보았으나, 단지 진 여사만 모친이 미소를 머금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으며, 아울러 부처님 세계의 음악소리를 들었다. 그리하여 일시에 전 가족은 흥분하였으며 다시 모친을 보니 얼굴에 웃음을 띠면서 이미 왕생하신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 온 가족은 불교를 믿게 되었다.
이와 같이 선량하며 경건한 진 여사는 일찍이 몇 번이나 나에게 그녀가 출가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하였다. 대화를 나누던 중 내가 알게 된 그녀의 출가 사유는 남편과 아무런 감정이 없으며, 자주 싸우고 어떤 때는 자기를 때린다고 하였다. 나는 매번 그녀에게 현실 도피를 위해서는 출가할 수 없다고 이해시켰다. 더욱 그녀에게는 보살핌과 양육이 필요한 미성년의 딸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어느 날 저녁 그녀는 울면서 전화를 걸어와 지금 나를 만나고 싶으며, 그렇지 않으면 살고 싶지 않다고 하였다.
만나 보니, 그녀는 울면서 자기의 고통을 하소연하였다.
“우리는 방 세 개, 거실 한 개인 집에서 살고 있는데, 반년 전에 이 집을 샀습니다. 집 값 40만원은 전부 내가 번 돈입니다. 나와 남편이 함께 좋은 집을 선택한 후 내가 일이 너무 바빠서 저금통장을 그에게 건네주고 집 매매수속을 하게 했습니다. 얼마 되지 않아 우리들은 새 집의 열쇠를 받았지요. 나는 반평생 고생한 덕분에 마침내 마음에 드는 집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좋아하였는데, 도저히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사흘 전 남편이 한밤중에 돌아와 말하기를 ‘내일 20만원의 현금을 준비해. 늦어도 모레까지는 가지고 와야 해. 그렇지 않으면 이사 갈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멍해서 그에게 물었죠. ‘우리는 집 값 40만원을 다 지불하고 샀는데 어째서 20만원이 더 필요한 거죠?’라고 하자, 남편이 큰소리로 고함쳤습니다. ‘20만원만 지불하고 은행에서 20만원을 10년 만기로 대출을 받았어. 돈을 벌어보려고 남는 돈으로 주식에 투자하였는데 전부 날렸어. 본전을 건질 생각으로 새집을 저당잡히고 주식하는 친구에게 20만원을 빌려 다시 투자했는데 누가 알았겠냐, 또 전부 날렸어. 지금 그 친구가 돈을 요구하는데 갚지 못하면 집을 내주어야 해.’라고 하더군요.
정말 청천벽력,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습니다. 그에게 왜 상의도 하지 않고 주식투자를 하였느냐고 질책하자, 그는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도리어 손찌검까지 했습니다(그녀는 나에게 시퍼렇게 멍든 팔을 내보였다).
이제는 정말 살아갈 힘이 없어요. 비록 내가 전생에 그에게 빚을 졌다 할지라도 그럭저럭 양보하며 근 20여 년을 살아왔습니다. 집안의 먹을 것, 쓸 것, 사는 집까지 모두 내가 번 것인데, 설마 아직까지도 그에게 빚을 다 갚지 못한 것입니까? 지금 남편의 빚을 다 갚으려면 미용실의 문을 닫아야 합니다. 만약 채무를 저당된 것으로 갚으려면 새집을 내주어야 합니다. 나는 사실상 납득할 수 없습니다. 묘법 노스님에게 전화를 해서라도 인과를 물어보고 알고 난 후 죽어도 죽고 싶습니다. 엉- 엉-.”
마음이 좀 가라앉고 나서 진 여사는 나에게 남편과의 결혼 전후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내 동생이 문화대혁명시절 농촌으로 갔는데 나중에 많은 사람들이 온갖 수단을 써서 동생을 도시로 되돌아오게 하려고 했습니다. 우리 어머니도 나를 데리고 어느 국장 집에 오고가면서 인연을 맺어왔지요. 국장의 부인이 나를 보더니 관심을 보이며 이것저것 묻고 하였으며, 아울러 그녀의 남편을 설득하여 우리 집을 돕게 하였습니다. 그 후 모친이 국장 집에 홀로 가서 부탁하였고, 결국에는 동생을 도시로 돌아오게 하였습니다.
이때 모친은 나와 국장 집 아들을 만나게 할 계획을 꾸민 것입니다. 나는 흔쾌하지는 않았지만 동생 일도 있고 해서 한번 만나보겠다고 승낙했지요. 만나서도 우리 둘은 공통의 대화를 찾지 못했습니다. 별 감정이 안 일어났었지요. 다만 생긴 게 점잖고, 또 대학을 졸업한 기관의 간부이니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모친의 반복된 설득에 마침내 결혼을 허락하였으며 동생도 뒤이어 만족한 직장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첫날 밤 신랑이 옷을 벗고 잠을 잘 때 몸에서 많은 흰색의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고 하마터면 구토를 할 뻔했습니다. 이미 내 남편이 된 사람인데 얼굴, 목, 손을 제외한 전신에 고기비늘 같은 피부병이 퍼져 있었습니다. 나는 놀라서 멍해졌으며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생각하니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요즘 같았으면 집을 도망쳐 나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친의 눈물과 동생의 앞날, 나아가 사회의 비난을 생각하니 감히 그렇게 하질 못했고 운명이라고 단념했지요. 그 때서야 나는 우리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국장 집에서 그렇게 열성적으로 우리 집을 도와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자기 아들을 위하여 내 일생을 망쳐놓은 것입니다.
나중에 나는 그에게 병을 치료하라고 권했죠. 그는 이전에 치료해 보았으나 효과가 없었으며 창피스러워 가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에게 많은 약을 사 주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다시 병원에 가서 치료하자고 권하자 나를 욕하고 때렸습니다. 더욱 비참한 것은 그와 한 침대에서 잘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가 나에게 접근하면 구역질이 나오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게 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 나에게 폭력을 쓰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나는 상심이 되었고, 결혼 후 며칠 지나지 않아 우리들은 방을 따로 쓰게 되었습니다. 후에 임신을 하고 딸을 하나 낳았지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대학교육을 받고 고급간부 집안에서 성장한 사람이 의외로 최소한의 위생관념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용한 그릇, 젓가락, 밥 먹고 남은 음식, 입었던 옷 등을 아무 데나 내던져 놓곤 하였습니다. 양말도 벗어서 아무렇게나 던져버렸습니다.
십수 년 동안 하나도 바뀐 게 없습니다. 만약 그를 채근하지 않으면 목욕조차도 하지 않습니다. 그의 이런 나쁜 습관에 대하여 조그만 불만이라도 표시하면 당장 주먹이 날아왔습니다. 세상사람들에게는 유능한 신랑에다가 아름다운 신부, 잘 어울리는 한 쌍의 부부였으며 행복한 가정이라 비쳤지요. 그러나 나는 얼굴에는 웃음을 띠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울고 지냈습니다.
한번은 내가 청도(靑島)에 출장 가서 해변가 여관에 묵게 되었습니다. 그 날 저녁 쾌적한 방에 누워 파도소리를 들으며 낭만에 빠져들면서 나도 모르게 내 운명을 한탄하면서 눈물로 베개를 다 적시고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하늘은 왜 이렇게도 불공평한지, 이런 악한 남자에게 시집가게 된 것을 원망하였습니다. 설마 이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운명이라는 것입니까?
갑자기 전설 속의 남해 관세음보살이 생각났고, 그 분은 대자대비하시니 나의 고난을 구제해 주실 것이며,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 운명은 왜 이렇게 고생스럽습니까? 창 밖의 파도소리는 마치 나에게 희망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침대에서 일어나 외투를 걸치고 해변 가로 갔습니다. 밤이 깊어 모래사장은 적막하며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별빛이 반짝이는 밤하늘을 응시하며 울고 싶었지만 눈물이 안 났습니다.
갑자기 어렴풋하게 관세음보살이 한 마리 고기를 타고 하늘과 바다가 접하는 곳에 서 계신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억울함, 원한, 희망 등이 마음으로 몰려들었지요. 나는 모래사장에 꿇어앉아 멀리 관세음보살을 바라보며 대성통곡을 하면서 나를 고해에서 구제해 주실 것을 한없이 빌었습니다.
그 후 나는 당신을 알고 나서 불교에 귀의하였는데 이것은 아마도 그 날 내가 관세음보살께 기도한 감응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송경 예불을 해도 우리의 부부생활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니, 도대체 내가 그에게 전생에 무슨 빚을 얼마나 졌는지, 어떻게 하면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듣자하니 김 사장의 가정문제를 묘법 노스님에게 의지하여 해결하였다고 하는데 저 대신 스님께 한번 여쭤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저는 정말 살고 싶지 않습니다.”
진 여사의 가슴 아픈 사연을 듣고 그녀의 절망적인 심정을 보면서 나는 액운이 어떻게 이렇게 선량하고 효순하며 유능한 여인의 몸에 내려앉았는지 믿을 수가 없었다. 더욱이 무슨 말로 그녀를 위로해야 할지를 몰랐다. 나는 급히 전화를 걸어 스님께 구조를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스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그들 부부에 얽힌 인연을 이야기 하셨다.
대략 일백 년 전 작은 읍에 한 남자가 어린 딸 하나를 데리고 작은 식당을 열어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여자아이의 모친은 이미 병으로 돌아갔으며 부친은 딸이 괴로움을 당할까 두려워 후처를 맞이하지 않았다. 어느 날 식당 주인(즉 아버지)은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5, 6세 가량 된 버려진 남자아이를 발견하였다. 그의 마음은 매일 식당 손님이 남기는 밥만으로도 이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를 집으로 데려왔다. 크면 월급을 주지 않아도 되는 머슴으로 삼아도 되니 정말 일거양득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 집 외양간 안에 나무판으로 오두막을 지어 남자애를 그곳에 살게 하였다. 이 아이는 매일 그릇을 씻고 바닥을 청소하면서 남은 밥을 먹으며 살게 되었다. 주인과 딸의 눈에는 이 아이는 단지 말을 할 줄 아는 짐승으로 보게 되었으며, 두통과 열이 나고 모기가 물고 해도 내버려두면 저절로 괜찮았다. 어쨌든 이 아이의 목숨은 질겨서 잘 자랐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그를 사람으로 보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에게 가장 더럽고 힘든 일을 시켰으며, 그와 말하는 사람도 매우 적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일이 있으면 그에게 화를 풀면서 때리지 않으면 욕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자연히 말이 적고 멍청하게 되어 남들도 그를 모자라는 사람으로 대하게 되었다. 나중에 딸이 시집갈 나이가 되자 주인은 데릴사위를 맞이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자기가 죽고 난 후 사위가 재산을 가로챌까 두려워하여 혼담이 들어오면 계속 미루면서 딸을 시집보내려고 하지 않았다.
어느 날 그는 갑자기 기발한 생각이 떠올라 머슴의 마음을 떠보았다. 만약 딸이 머슴에게 시집가게 되면, 실제상 그는 단지 딸이 부리는 노예나 마찬가지이니 재산이 그의 손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총명한’ 주인은 딸에게 틀림이 없을 혼인을 정하게 되었다. 딸은 비록 아버지의 명을 따를지라도 자연 멍청하고 더러운 남편과 같이 자려고 하지 않았으며, 일평생 다른 남자와 사통(私通)하며 사는 황당한 생활을 살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의 남편(머슴)은 일생 굴욕과 힘든 노역, 더러움 속에서 살게 되었다.
이 이야기 가운데의 딸은 바로 지금의 진 여사이며, 머슴은 바로 진 여사의 남편이다. 그의 불량한 생활 습관은 전생에 가축 축사에서 살면서 형성된 것이며, 몸의 피부병은 전생에 모기에 물리며 장기간 더러운 환경 속에서 조성된 것이다. 속담에 이르기를 “원한에는 상대가 있고, 빚에는 빚쟁이가 있다(潽有斗, 債有主).”라고 하였다.
보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진 거사가 금생에 고통스런 결혼의 전생인연이다. 전생의 머슴은 주인집에 일평생 일을 해주고도 한 푼의 노임도 받지 못하였으니, 금생에 빚을 받으러 온 것이다. 진 거사가 맞고 욕을 얻어먹는 것도 그녀가 전생에 머슴을 때리고 욕한 과보이며, 금생의 부부생활도 전생의 재현인 것이다.
“전생의 인을 알고자 하면 금생에 받는 것이 그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소위 말하는 ‘운명’은 정해진 것이며, 전생에 심은 인(因)으로 현생이 정해져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이며, 운(運)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진 여사가 전생에 악을 행하게 된 것은 거의 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금생에 그녀가 부모에게 효도하며 심지가 선량하고 불법 듣기를 좋아하였으며, 또 불문에 귀의하여 채식하고 염불하였으니, 불법은 그녀를 도와 숙세의 빚을 없앨 수 있게 인도한 것이다. 따라서 진 여사는 자기 전생의 인연을 명백히 이해한 후 다시는 현재의 남편에 대하여 원한과 혐오의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 금생에 성심으로 전세의 죄업을 참회하면서 자기의 허물을 크게 뉘우치고 남의 잘못을 논하지 않으면, 반드시 흉함이 길함으로 변할 것이며, 어려움은 상서로움으로 변할 것이다.
그리고 『지장경』과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많이 독송하여 전생의 머슴에게 회향하면, 진 여사의 남편에게 반드시 변화가 있을 것이다.
스피커를 누른 후 고개를 들어 진 여사가 조용히 앉아있는 것을 보니, 그녀의 마음속에는 이미 비는 지나가고 하늘이 맑게 개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년이 흐른 후 진 여사가 두 번 전화를 걸어왔다. 한번은 불교서적을 구하기 위해서, 한번은 그녀의 업무가 특별히 바빠서 시간을 내어 한번 찾아오겠다고 말하였다. 음성을 들으니 매우 밝았다. 나는 긴 숨을 내쉬고 그들 부부가 하루빨리 숙세의 원한을 제거하여 가정이 화목하고 함께 난관을 돌파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였다.
~~~ 이상은 오대산 노스님과 인과 이야기 일부 글입니다
전문은 아래에 소개된 출판사에서 간행된 도서를 구입하여 보시기를 ~~
[오대산 노스님과 인과 이야기]에서
저자 과경.각산/ 번역 정원규 / 불광출판사 간행
구입처 불광출판사☎ (02-420-3200)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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