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 이야기

중국 화엄종 계보 – 초조 두순스님/ 2조 지엄스님/ 3조 현수법장 & 의상스님

수선님 2022. 5. 22. 11:45

중국 화엄종 계보 – 초조 두순스님/ 2조 지엄스님/ 3조 현수법장 & 의상스님

규기스님은 17세 원측스님은 15세에 출가했다. 당시는 머리 좋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엄청 출가하던 시절이었다. 寺寺星張 塔塔雁行 절이 별처럼 총총하고 기러기처럼 늘어서 있었다. 송나라 때까지 화엄종보다 현수종이란 말을 주로 사용했다. 그런데 의상스님을 현수 법장스님보다 더 위에 두는 이유는 지엄스님이 입적하실 때까지 출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의상스님은 신라로 돌아가버렸다.

 

순경那落迦설 순경스님이 지옥에 떨어졌다는 이 설은 화엄종이 도선율사의 남산종을 이겼다는 뜻이다. 스님은 화엄경의 初發心是便正覺 구절을 보고 비방하며 믿지 않아서 지옥에 갔다는 것이다. 사람은 죽으면 명부의 시왕 중 두 번째 왕인 初江大王에게 가기 위해서 이승과 저승을 나누는 경계선인 三途川이란 강을 건너는데 선행한 사람은 다리로 건너고 선행을 못한 사람은 뱃삯을 내고 건너고 뱃삯이 없으면 수영해서 건너야 한다.

 

현상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에겐 차등이 있다. 나이도 직업 종교도 다 다르다. 그러나 본질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다 평등하다. 중국불교에서 心을 자꾸 말하는 이유는 본질적 차원을 말하기 때문이다. 五性各別說은 유식에서 제시하는 성문종자 연각종자 보살종자 결정되지 않은 부정종자 아예 안 되는 무정종자 5가지 인간 유형을 말한 설이다. 현장스님의 제자 지엄스님이나 순경스님은 初發心是便正覺 소리를 듣고 그렇다면 나는 안 하겠다고 반기를 든 것이다.

즉 중국의 보편성과 인도의 차별성이 부딪친 사건이다. 인도는 카스트 제도 때문에 인간은 평등하다는 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인도는 흑인과 백인이 섞여 있는 문화다. 지금 보면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생각은 맞지만 분명히 차등은 존재한다. 그러니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가의 문제다.

 

화엄경은 인간의 본질적인 면에 무게 중심을 둔 것이다. 규기스님에 의하면 순경스님은 FM으로 사신 분이다. 순경스님이 지옥에 떨어질 정도면 규기스님은 지옥에서 수영하고 있어야 한다. 유가법상종을 화엄종이 이긴다는 큰 사건이다. 화엄종이 도선율사의 남산종을 이긴다는 핵심 키워드는 華嚴聖衆이었고 유가법상종을 이긴다는 핵심 키워드는 初發心是便正覺이다.

본질적 입장에서 보면 처음 發心했을 때나 깨달음을 완성했을 때나 같다는 것이다. 마치 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면 위치는 똑같다는 입장이다. 올라가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나는 같은 인간이다? 맞다. 그러나 같은 인간이냐? 이 말도 말이 된다. 만수르와 나는 같은 인간이다? 맞다. 그러나 그가 SNS에 한 마디 하면 조회수가 떡상한다. 같은 인간도 맞는 말이고 다른 인간도 맞는 말이다. 그래서 순경스님은 신라로 돌아왔지만 존재감이 없다.        

 

순경스님이 규기스님에게 현장스님 말씀이 좀 이상하다고 책을 보낸 것이 決定相違다. 일설에는 순경스님 저술이 아니고 원효스님이 썼다는 설도 있다. 원효는 인도의 유명한 불교 이론가 진나의 후신이라고 흔히 말을 한다. 이 책에는 현장스님이 잘못해서 모든 공이 헛되이 돌아갔다고 비판한 내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라의 유식학 수준이 당나라 본토를 넘어서는 수준에 금방 도달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유식학은 얼마 못 가고 절단이 난다.

 

현장스님은 돌아가실 때<664>까지 74부 1338권의 경전을 번역하셨다. 인도에서 가져온 경전은 번역해서 대안탑에 넣어두었다. 도선율사는 그렇게 열심히 번역했지만 가져온 경의 반도 번역하지 못했다고 한탄하셨다. 현장스님은 62~63세 정도까지 사셨다. 당시로 보면 오래 사신 것이다. 사람은 오래 살아야 업적도 이룬다. 도선율사 업적이 많은 것도 오래 사셨기 때문이다.

현장스님은 660년 마지막 원력으로 600권 대반야경 번역을 결심한다. 그런데 스님 생전에 끝내지 못할 것 같으니 중복된 부분은 제거하고 축약하기로 제자들과 합의했다. 그런데 악몽을 계속 꾸자 아마 대반야경을 다 번역하기 전엔 보살님이 보우하사 절대 안 죽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고 번역을 시작했다. 그러자 다음 꿈에 불보살이 방광을 하였다고 한다. 스님은 663년 10월 23일 번역을 완성하고 3개월 뒤 664년 2월 5일 입적하셨다.

 

이에 唐고종은 唐고조 이연 唐태종 이세민 唐고종 이치가 피서행 궁으로 사용하던 华宮을 하사했다.여름이 되면 황제들은 비단 옷을 많이 입어 더위를 더 탔다. 玉华宮은 만리장성 밖에 위치해서 다소 위험했기 때문에 무력시위도 할 겸 군대를 데리고 다녔다. 1780년대 이 피서산장에 간 사람이 조선후기 실학자이자 소설가였던 熱河日記의 저자 연암 박지원이다. 열하는 중국 하북에 위치한 청 황제의 황궁 및 그 일대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뜨거운 물이 나오는 온천이다. 지금은 안 나온다. 외팔묘라는 8개의 규모가 큰 불교사찰도 있는데 약 5만 개의 불상이 모셔져 있다.

外八庙 – 허베이성 청더시. 피서산장을 둘러싸고 있는 절과 사당과 함께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康乾盛世는 청나라 최전성기로 제4대 황제 강희제가 3번의 난을 평정한 1681년부터 시작하여 제5대 황제 옹정제를 거치고 제6대 황제 건륭제 치세의 중반부까지 시기를 말한다. 그후 청나라는 아편전쟁에서 뚜드려 맞고 골로 간다. 1780년 조선은 건륭제 70세 만수절을 축하하기 위해 북경으로 사절을 보냈는데 황제가 없다? 조선은 황제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熱河에서 열기로 했는데 사신들은 북경으로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신들은 나흘 동안 밤낮으로 말을 타고 달려가 생신일에 이르니 황제는 사신들에게 큰 자비를 베풀어 대우를 해줬다.

 

청은 티베트 불교가 강하다. 티베트 지도자 서열 1위는 관세음보살의 화신인 달라이 라마이고 2위는 아미타불의 화신 판첸 라마다. 건륭제는 판첸 라마를 너무 좋아해서 티베트에서 모셔와 이곳에서 살도록 포탈라 궁 같은 대규모 사찰을 지어 주었다. 그리고 조선 사신들이 판첸 라마를 친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었다. 그러나 조선 선비들 입장에선 돌아가면 스님에게 절을 했다고 욕을 처먹기 때문에 절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이었다. 대충 넘어가자 판첸 라마는 조선 사신에게 기념으로 금불상을 주었는데 갖고 가야 할지 아니면 버려야 할지 고민을 했다.

 

피서산장인 玉华宮은 나중에 玉华寺 로 바뀐다. 루부르 박물관은 원래 1793년 궁전 일부가 중앙 미술관으로 사용되면서 궁전의 틀을 벗고 박물관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다. 영국 박물관은 후지다. 현장스님은 넘어져 다친 후 상처가 덧이 나 며칠 만에 돌아가셨다. 제자들이 스님은 도리천에 태어나십니까? 묻자 나는 반드시 도리천에 태어난다고 말씀하셨다.

현장스님은 664년 입적 후 왕궁이 보이는 백록원에 매장했다. 돌아가실 때 인파만 100만이 넘었다. 5년 후 669년 서명사로 이장해 탑을 모셨다. 당시는 화장보다 매장을 했다. 그래서 고려시대 큰 스님들 부도 밑을 파보면 뼈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원측스님은 낙양 佛受記寺에서 입적하신 후 낙양 용문석굴 맞은 편 백거이 묘가 있는 향산사에서 화장한 뒤 동남산 풍덕사에 사리를 모셨다 서명사 사리탑으로 이장했다. 지금은 현장스님 사리탑을 가운데 두고 좌우에 2제자 규기스님과 원측스님의 사리탑에 모셔져 있다. 동남산엔 유명한 사찰이 많다.  

 

현수 법장스님의 제자 혜원스님 쓴 죽었다 살아난 임사체험인 왕명간에 보면 왕씨가 죽고 나니 한 스님이 나타나서 내가 지장보살인데 너에게 지옥을 면할 수 있는 속성법을 가르쳐주니 게송 하나만 외우라고 했다. 이 게송이 바로 화엄경의 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라는 破地獄偈頌이다. 제 지낼 때 들어보면 이 게송이 계속 나온다. 그래서 왕씨는 염라대왕을 만나 이 게송을 외우고 지옥을 면했다는 이야기다.

 

범종 법고 운판 목어는 예불 전에 치는 불전 4物이다. 목어는 수중생물 운판은 조류 법고는 축생 범종은 지옥중생을 제도한다. 종성 전엔 화엄경 게송을 먼저 한다. 화엄경의 한 게송만으로도 본인은 물론 게송을 들은 지옥의 모든 중생이 구제된다. 그러니까 破地獄偈頌은 지장보살보다 화엄경이 더 뛰어나다는 뜻이다. 왕명간 마지막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한 게송을 외워도 지옥을 면하는데 전체를 공부하면 얼마나 공덕이 크겠느냐?

 

곽신량이란 사람은 죽어서 도솔천으로 가서 미륵불을 만난다. 옆에 있던 보살이 물었다. 밑에 요즘 화엄경 잘 설하는 사람이 있다는데 들어는 보았나? 그런 사람 없던 데요? 현수 법장이라고 있네. 그는 법장스님의 화엄경이 대단하니 도솔천까지 알려졌구나 생각했다. 이 말은 화엄뿐 아니라 법장도 인정한 말이다. 기존에 있던 종파들을 화엄이 어떻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장스님은 독일제 오리지날 부품을 들여다 자동차를 만드니 권위가 있었지만 화엄은 새로 종파를 만들려니 힘든 상황인 것이다.

그래서 華嚴聖衆 初發心是便正覺 破地獄偈頌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이런 말은 당나라 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말이다. 화엄에서 주장하는 이런 말들이 먹혔다는 것은 중국불교가 화엄으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것을 뜻한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들어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싹 다 갈아엎고 독식하는 형국이다.   

114회. 자현스님. 화엄종 중에서

 

 

 

 

 

 

[출처] 985.화엄종|작성자 Inkf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