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가 깨달음을 얻었던 수행법
붓다의 수행과정 상세하지만
수행법은 잘 알려지지 않아
‘멸희론소’등 경전 주석서에
붓다의 수행은 호흡명상 진술
“정각을 성취하기 전 사문 고따마가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을 할 때, 그때 수행했었던 명상법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아시나요?”
붓다의 생애에서 6년 고행을 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졌지만, 정작 어떤 수행법으로 선정과 깨달음을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붓다는 어떤 수행법을 하셨을까? 그 구체적인 명상법이 무엇이었지? 그 방법을 알아야 우리도 수행하여 깨달음을 기약할 것이 아닌가? 운문사 강원시절부터 초기불교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인간으로서의 붓다를 알고 싶어서였다. 붓다가 인간이어야 인간인 나 자신도 괴로움으로부터의 완전한 해탈, 깨달음에 대한 희망과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스리랑카에서는 율장이나 논장보다 5부 니까야 경전들을 많이 보았다. 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팔리어에 능통하셨던 아누룻따 스님께 수년간 지속적으로 개별지도를 받았다. 명상과 관련된 경전들을 선별해 팔리어 문장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붓다의 가르침을 익히는 시간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인간 붓다가 깨달음을 얻기 전, 어떤 명상법을 수행했었는지에 대해 경전과 주석서들을 통해 정확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맛지마 니까야’의 ‘삿짜까 긴경(M36)’과 ‘성구경(M26)’ ‘상가라와경(M100)’은 붓다 자신이 깨닫기 전부터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수행과정을 매우 상세하게 진술한다. 출가 후 사문이 된 고따마는 첫 번째 스승 알라라 깔라마와 두 번째 스승 웃따카 라마뿟따를 만나 7선정과 8선정을 성취했다. 그러나 선정수행만으로는 깨달음으로 이르지 못함을 알고 숨을 멈추는 지식호흡법과 단식을 통해 극단적인 고행을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깨달음에 이르지 못하자 ‘깨달음을 얻을 다른 길이 없을까?’라고 고뇌한다. 그러다가 어린 시절 농경제 때 초선정에 도달했던 기억을 회상해내고 ‘혹시 그 길이 깨달음을 위한 길이 되지 않을까?’라고 사유하다가 ‘이 길이 깨달음을 위한 길이구나’라는 확신을 가진다.
필자가 궁금했던 점은 이 부분이다. ‘어린 시절 농경제 때, 태자가 초선정에 들었다는 그 명상법이 무엇이었을까? 당시 어린 태자가 어떤 수행을 해서 초선정을 얻었다는 말이지? 그리고 왜 그 길이 깨달음으로 인도할 것이라고 확신을 했을까?’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경전들의 문맥에서는 정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다만 ‘삿짜까 긴경’의 주석서 ‘멸희론소’에서 어린 시절 초선에 들었다는 수행법은 바로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 호흡명상’이고, 깨달음에 이르는 길이라고 확신했던 ‘그 길’은 바로 ‘호흡명상으로 도달한 초선정'을 의미한다고 분명하게 주석했다.
때문에 사문 고따마가 깨달음을 얻기 직전,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했던 방법도 당연히 호흡명상일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전에는 그런 문맥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 맛지마 니까야의 ‘두려움과 공포경(M4)’의 주석서에서 이 추론을 뒷받침해줄 내용을 발견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기 전 선정을 성취했을 때 그때 수행했던 방법이 무엇이었나? 사마타 수행주제였다. 그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호흡명상 수행주제였다”고 주석서는 설명한다.
그러니까 붓다가 깨달음을 얻기 직전 보리수 아래에서 수행했었던 방법은 바로 호흡명상이라는 점이 주석 문헌을 통해 분명하게 드러났다. 즉 호흡명상을 수행하여 4선정을 성취하고 그 4선정을 기반으로 숙명통, 천안통을 얻었으며, 위빠사나 지혜를 얻어 누진지를 성취하면서 깨달음을 성취한 자, 정등각자가 된 것이다. 그런데 호흡명상을 통해 마음이 완전히 해탈했다고 진술하는 경전이 하나 더 있다. 입출식상응(入出息相應,ĀAnāpāna-Saṃyutta)의 ‘등불비유경’이다. 여기서 붓다는 자신이 ‘호흡 삼매를 많이 닦을 때, 그 어느 것에도 집착함이 없이 마음이 해탈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마음이 해탈하였다는 뜻은 아라한과의 성취나 완전한 깨달음을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붓다 자신이 직접 수행했었던 명상법, 붓다를 깨달음에 이르게 했던 구체적인 수행법은 바로 호흡명상이었다.
일중 스님 동국대 강사 satiupekkha@hanmail.net
[1642호 / 2022년 7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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