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호흡법: 들숨날숨에 마음챙김(Anapanasati)
“비구들이여 삼매를 계발하라. 삼매를 증득한 비구는 있는 법을 있는 그대로 본다.”
수행에는 사마타(선정수행)와 위빠사나(지혜수행) 두 가지가 있습니다. 사마타는 삼매를 계발하고 위빠사나는 지혜를 계발합니다.
삼매를 계발하게 되면 감각적 욕망, 악의, 해태와 혼침, 들뜸, 의심과 같은 번뇌들이 일시적으로 완전히 극복되기에 마음이 밝고, 깨끗하고, 부드럽고, 가벼워집니다. 이렇게 선한 마음의 요소들이 하나로 모인 마음으로 법을 관찰하면 법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보고 알 수 있는 지혜를 계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마타는 위빠사나를 하기 위한 중요한 토대가 됩니다.
만약 일상에서 번뇌가 일어나면 사마타 수행은 번뇌를 일어나게 하는 대상을 떠나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번뇌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위빠사나 수행은 번뇌가 일어난 마음을 보게 하여 즉시 그 번뇌가 사라지게 합니다. 나아가 번뇌의 원인까지 파악하게 하여 번뇌의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게 해 줍니다.
붓다께서는 사마타수행으로 40가지 명상주제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이 40가지 사마타 수행 중 하나인 ‘아나빠나사띠(Anapanasati)’는 ana는 들숨, pana는 날숨, sati는 마음챙김을 의미하므로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입니다.
여기서 사띠(sati)의 뜻인 마음챙김이란 ‘마음이 대상을 챙긴다’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이란 마음이 ‘들숨날숨’이라는 대상을 챙기는 수행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붓다께서는 대념처경(大念處經)에서 아나빠나사띠 수행방법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여기 어떤 비구가 숲이나, 나무 아래나, 빈 공간에 가서 가부좌를 하고 몸을 똑바로 세우고 수행주제에 대한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 그는 알아차리면서 숨을 들이쉬고 알아차리면서 숨을 내쉰다.”
① 들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내쉰다’고 알아차린다.
② 들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내쉰다’고 알아차린다.
③ ‘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④ ‘숨을 고요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숨을 고요히 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그러나 이 구절만으로 수행을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석서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좀 더 상세히 정리하였습니다.
Ⅰ.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의 단계
준비단계: 몸과 마음의 자세 갖추기
1. 올바른 몸자세
먼저 알맞은 좌선 자세를 선택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편안한 어떤 자세를 택해도 됩니다. 만약 가부좌나 반가부좌 자세가 힘들다면 이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됩니다. 양쪽다리를 가지런히 바닥에 놓음으로써 한 다리가 다른 쪽 다리를 압박하지 않는 평좌자세가 좋습니다.
적당한 두께의 방석을 사용하여 엉덩이 아래를 받치면 편안하게 앉을 수 있으며 상체를 똑바로 세울 수 있습니다. 몸은 변형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가 한 개의 평평한 방석만을 사용해서 좌선한다면 우리의 몸이 앞으로 수그러지는 바람에 몸을 반듯하게 세우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게 되면 마음에 긴장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손은 단전 앞에 가지런히 포개어 두든지, 무릎 위에 올려놓아도 됩니다. 눈은 자연스럽게 감습니다. 턱을 ‘에헴’하듯이 당겨서 머리 무게가 목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고, 혀도 자연스럽게 내버려 둡니다. 그런 다음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이완합니다. 몸의 어떠한 부분에도 긴장이 없음을 확인합니다. 만약 몸에 긴장이 있다면 그것을 풀려고 시도하세요. 이완되고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좌선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결국 그 긴장이 불편함과 통증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좌선을시작할 때는 언제나 온몸의 긴장을 푸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2. 올바른 마음자세
모든 걱정과 계획, 생각들을 내려놓습니다. 조건 지어진 모든 것들은 무상하다는 사실을 숙고합니다. 모든 조건 지어진 것들은 우리의 희망에 따르지 않고 제 나름의 진행과정을 따를 뿐입니다. 그것들을 붙잡으려고 애쓰는 것은 무익합니다. 따라서 수행하는 동안에는 이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수행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다른 모든 생각들을 멀리 제쳐 놓아야 합니다. 어떤 수행자들은 집중이 발전되기를 원하면서도 온갖 세상일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항상 들숨날숨과 세상의 여러 가지 일 사이를 오가면서 마음이 언제나 들떠있어 마음을 고요하게 만들려고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합니다. 들숨날숨 이외의 다른 일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일에 대한 이런 집착은 자신의 수행 발전에 큰 장애가 됩니다. 그래서 수행하는 동안에는 다른 모든 생각을 멈추겠다는 강한 결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3. 자애관 수행
초보자들은 마음을 고요히 하기 위해서 자애를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자기 자신에게,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이라고 마음속으로 기원하고 난 뒤, 모든 존재들에게 ‘모든 존재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이라고 자애를 보냅니다. 이렇게 정성껏, 자연스럽게 자애를 보내면 마음이 곧 고요해질 것입니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숨이 자연스러워집니다. 마음이 들떠 있으면 숨이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따라서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마음이 고요한 것에 익숙하지 않기에 자애를 보내는 것은 명상의 준비단계로 매우 좋습니다.
1단계: 수행의 대상(들숨날숨) 알기
먼저, 명상의 대상을 알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공기의 흐름이나 움직임, 바로 숨입니다. 그렇다면 어디에 있는 숨일까요? 경전에 보면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하여 앉는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전면은 입 주위를 의미하며 위방가 주석서에서는 코끝이나 윗입술 중앙 부분, 즉 숨이 닿는 곳(인중부위)이라고 했고, 파욱스님께서는 콧구멍이나 윗입술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전면에 있는 공기의 흐름에 마음을 집중하며 숨이 들어갈 때 ‘들숨’, 숨이 나갈 때 '날숨‘이라고 주의를 기울입니다. 숨과 숨을 알아차리는 것, 둘 다 아주 자연스럽게 해야 합니다.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을 시작할 때 여러분은 많은 것이 아닌, 단 하나만을 바꾸면 됩니다. 태어날 때 안의 바람이 밖으로 나오고 다음으로 밖의 바람이 가는 먼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면서 입천장에 닿아 재채기를 합니다. 이렇게 태어나서 지금까지 계속 숨을 쉬었지만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어떻게 숨을 쉬는지 몰랐습니다. 이제 그 숨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이것 하나가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숨은 그대로 내버려 두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음’에서 ‘주의를 기울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만약 숨을 느끼기 어렵다면 눈을 감고 검지를 피부에는 닿지 않도록 콧구멍 밑에 놓아 봅니다. 손가락에 느껴지는 공기의 흐름이 바로 실재하는 숨입니다. 손가락을 떼고도 느낄 수 있는지 시도해 보아 느껴지지 않으면 다시 손가락을 콧구멍 밑에 놓아 봅니다. 이렇게 반복하여 노력하다 보면 어느 순간 손가락 없이도 숨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단계: 들숨날숨에 친숙해지기
들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이 길면 ‘길게 내쉰다. 고 알아차린다. 들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들이쉰다.’고 알아차리고, 내쉬는 숨이 짧으면 ‘짧게 내쉰다. 고 알아차린다.
수행의 대상인 들숨날숨을 알 수 있다면 이제 그 숨을 느끼는 시간을 늘려가야 합니다. 즉 숨에 대한 지속적 고찰의 시간을 늘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들숨과 날숨, 숨의 길고 짧음을 알아차립니다. 즉 사띠삼빠자나가 필요합니다. 삼빠자나는 분명한 이해, 알아차림이라는 뜻이기에 사띠삼빠자나는 분명한 마음챙김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즉 숨을 분명히 알아차리면서 숨에 계속 마음을 두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집중해야할 대상은 오직 들숨과 날숨이기에 숨의 길고 짧음에 주목하지 않으며 또한 길고 짧게 숨을 쉬려고 의도하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숨에 집중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조금씩 숨에 친숙해져 갈 것입니다.
1. 수행 대상에만 집중하기
숨이 자신의 수행주제일 때는 숨에만 집중하고 빛이 수행주제이면 빛에만 집중해야 합니다. 좋은 집중의결과로 나타난 에너지는 집중이 잘되도록 도와줄 것이지만 어떠한 에너지장이나 혹은 특정 상태나 현상에는 주의를 기울이면 안 됩니다. 오직 수행주제에만 집중합니다. 마음은 살아 있는 내내 대상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고 한번 일어난 마음은 다음에 일어난 마음에 영향을 주고 사라집니다. 따라서 마음이 수행대상을 놓치면 대상을 필요로 하는 마음은 망상을 하거나 몸의 통증에 주의를 두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이 망상을 하거나 몸의 통증에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 다음 찰나의 마음도 그러한 대상으로 기울게 되기에 다시 숨에 마음을 두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오직 숨에 계속 마음을 두어야 숨길이 트이게 됩니다.
2. 지속적으로 향상하도록 노력하기: 갈망, 기대, 집착 내려놓기
우리는 탐욕스러운 존재이기에 늘 성공과 향상을 열망합니다. 그러나 명상수행에 필요한 것은 이러한 열망이 아니라 고요함입니다. 열망과 기대가 수행에 슬며시 끼어들면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됩니다. 너무 많은 노력은 숨보다는 접촉이나 감각을 알게 하는 원인이 됩니다.
예를 들어 콧구멍 전면 부위가 단단하고 긴장되는 것은 과도한 노력으로 인해 숨보다 접촉을 더 알게 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수행 중 일어나는 괴로움은 수행 때문이 아니라 갈망, 기대, 집착 때문입니다. 따라서 욕심을 내려놓고 단지 숨에 마음을 두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빛(니미따)에 집중할 경우에도 향상하려는 욕구 때문에 지나친 노력을 기울이게 되면 집중도 강해지고 빛도 더 밝아지겠지만 오랫동안 집중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은 올바른 수행법이 아닙니다. 대신 꾸준히 노력함으로써 여러분의 집중이 자연스럽게 깊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탐욕에 기반한 과도한 노력은 큰 장애가 됩니다.
3. 5력의 균형 잡기
숨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서 수행자는 중도(中道)의 길을 가야 합니다. 5력은 신심, 정진, 알아차림, 선정, 지혜입니다. 비유하자면, 알아차림은 새의 머리와 같고 신심/지혜, 선정/정진은 새의 두 쌍의 날개와 같습니다. 신심과 지혜의 균형, 정진과 선정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단지 숨을 알 정도의 노력만 기울여야 합니다. 정진력이 지나쳐서 과도하게 노력하면 긴장이나 두통, 눈의 피로와 같은 문제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면에 고요하기만 하고 너무 적은 노력과 적은 힘을 기울이면 망상이나 졸음에 빠지게 됩니다.
4. 숨을 따라다니지 않기
우리는 인중 부위에 있는 숨을 알아야 하며 몸 안으로 들어가는 숨이나 몸 바깥으로 나가는 숨을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한 대상에 오로지 집중된 마음이 선정을 가져오기 때문에 몸 안팎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숨을 따라가게 되면 삼매를 완벽하게 계발할 수 없게 됩니다. 청정도론에서는 문지기의 비유를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지기는 이미 마을 안으로 들어간 사람이나 바깥으로 나간 사람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오직 문에 다다른 사람만을 주의 깊게 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수행자들은 숨이 몸 안팎으로 들고 나가는 것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오직 인중 부위에 있는 숨만이 그의 관심사입니다”
5. 자연호흡
마치 관찰자처럼 자연스러운 숨을 객관적으로 알아차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잘 때처럼 편안하게 자연스러운 숨을 조절하거나 그것에 간섭해서는 안 됩니다. 자연호흡이란 마음이 의도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숨을 의미합니다. 화가 날 때, 슬플 때 등 모든 상황에서 숨은 다릅니다. 그대로 다 자연호흡입니다. 의도적으로 조작하지 않은 숨은 모두 자연호흡입니다. 오직 있는 그대로의 숨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됩니다. 만약 숨을 의도적으로 조절하면 가슴이 불편해질 것입니다. 호흡이 불편하거나 가슴에 통증이 있거나 뭔가 불편할 때 자연호흡의 상태인지 체크하며 후퇴합니다.
긴장된 마음 때문에 불편함이 생겼다면 ‘숨(마음)을 편안히 하리라, 고요히 하리라’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몸의 사대의 부조화로 생긴 불편함이 원인이라면 몸의 긴장을 풀어주고 마음을 편안히 합니다. 편안한 마음에서 발생한 좋은 물질이 몸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6. 숨 자체를 알기
숨에 친숙·익숙해지기 전에 숨 자체만을 알려고 시도하면 얼굴 주위에 긴장이 생길 수도 있으니 의도적으로 숨 자체만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코끝 아래로부터 윗입술 위(인중부위) 어느 지점에 숨이 접촉하기에 숨을 느끼게 됩니다. 따라서 숨 자체를 알기 어려우면 접촉지점이라는 뗏목에 기대어 숨을 느껴야 합니다. 이렇게 하다가 숨 자체만을 알게 되면 접촉지점이라는 뗏목을 버리고 숨 자체만 알면 됩니다.
숨에 주의를 기울이더라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접촉이나 감각을 느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접촉이나 감각에 의도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지는 마십시오. 우리의 집중대상은 접촉도 아니고, 접촉지점도 아니고 바로 숨입니다. 숨에 충분히 친숙해지기 전에는 숨 자체만을 알았다가도 다시 숨의 접촉지점에서 숨을 알게 되는 과정이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내하면서 지속적으로 숨만을 알려고 노력하다 보면 결과적으로 숨의 접촉지점을 떠나 숨 자체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숨은 몸에서 발생한 물질이지만 몸으로부터 살짝 벗어나 있습니다. 따라서 숨의 접촉지점을 떠나 숨 자체만을 알게 되면 즐거운 느낌이나 괴로운 느낌을 수반하는 몸의 감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수행이 더 편안하고 한결 가벼워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망과 혐오에서 벗어난 중립적 대상인 숨을 아는 마음 역시 번뇌로부터 벗어난 시원하고 편안한 마음이 됩니다. 이렇게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 몸의 감각으로부터 벗어나 감각적 욕망을 극복할 수 있게 됩니다.
7. 일반적 개념, 덩어리로서의 숨보기
사대(四大)요소의 특성에 집중해서는 안 됩니다. 숨에서 땅의 요소 (단단함, 부드러움, 거침, 매끄러움, 무거움, 가벼움)나 물의 요소(흐름과 응집), 불의 요소 (따뜻함과 차가움), 혹은 바람의 요소(지탱과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여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사대(四大)요소의 특성 중 하나에 주의를 기울이면 다른 특성들도 점점 더 뚜렷해져서 그로 인해 집중력이 흩어질 것입니다. 수행자가 해야 할 일은 오직 숨을 아는 것뿐입니다. 숨을 변하는 대상-궁극적 실재(paramattha 빠라마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 개념, 덩어리로서 숨-관습적 진리 (pannatti빤닛티)-으로 알아야 합니다. 변화하는 사대의 특성은 사마타의 대상이 아닙니다. 숨의 변화, paramattha는 위빠사나의 대상입니다.
8. 인식에서 마음으로: 숨이 느껴지는 곳에 집중하기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곳은 두 개의 콧구멍 이외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마치 숨이 다른 어디에선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 같지만 그것은 우리의 인식일 뿐입니다. 콧구멍 이외의 다른 곳에서 숨이 느껴지는 것이 이상하여 인식이 기억하는 콧구멍의 위치로 숨을 되돌려 놓으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명상이 앞으로 진행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식이 기억하는 콧구멍의 장소로 숨을 되돌리지 말고 지금마음이 숨을 느끼는 곳에서 숨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9. 통증이나 저림이 일어날 때
통증이 아주 강하지 않다면 그것을 무시합니다. 집중된 마음에서 발생한 좋은 물질이 통증을 치유해 줄 것이기에 숨에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집중하게 되면 통증이나 저림은 점차적으로 줄어들 것이고 좀 더 오랜 시간 숨에 집중하게 되면 그것들은 모두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오랫동안 숨에 집중을 유지할 수 없다면 통증이나 저림은 더 강해질 것이고 그러한 통증 가운데 숨에 집중하려고 하면 무리하게 숨을 쉬게 됩니다. 그러면 숨 쉬는 것이 자연스러운 집중을 방해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앉는 자세를 바꾸어야 합니다. 숨에 마음을 두면서 주의 깊게, 천천히 앞쪽에 있는 다리와 뒤쪽에 있는 다리를 바꿉니다. 혹은 여러분이 선호하는 다른 자세로 천천히 바꾸어도 됩니다.
10. 망상이 일어날 때
망상이 일어날 때마다 거기에 얽히지 말고 재빠르게 숨으로 돌아오십시오. 일어난 생각에 화를 내는 것도 무익합니다. 망상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에 얽혀들지 않는 것이 망상과 번뇌를 다루는 올바른 방법입니다. 과거에 망상을 자주자주 했었기 때문에 지금 망상을 또 하는 결과가 있습니다.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숨을 계속, 자주 본다면 숨을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망상을 싫어하지 말고 망상이 일어나는 즉시 숨을 봅니다. 숨을 보면 망상이 없습니다. 마음은 한 순간에 하나밖에 하지 못하기에 마음이 숨을 보는 순간에는 망상이 없습니다.
만약 망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손가락을 콧구멍 밑에 놓아 숨을 느끼며 숨으로 돌아오려고 노력해 봅니다. 이렇게 하여도 망상이 지속되면 내쉬는 숨에 ‘날숨’이라고 인식하고 들이쉬는 숨에 ‘들숨’이라고 인식합니다. 그래도 망상을 끊을 수 없다면 숨을 셉니다. 즉 숨을 들이쉴 때 들숨으로 알고 숨을 내쉴 때 날숨으로 알면서 날숨의 끝에서 ‘하나’ 하고 수를 셉니다. 이런 식으로 적어도 다섯은 세야 하고 열 이상은 세지 않습니다. 여덟까지 세는 것을 권유합니다. 그 이유는 이것이 팔정도를 기억시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여덟까지 세기로 정했다면 하나에서 여덟까지 반복해서 숨을 세야 합니다. 그러나 여덟에서 하나까지 거꾸로 세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숨을 셀 때의 명상 주제는 여전히 숨이어야 하지 세고 있는 숫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들숨날숨을 잘 알아차리느라고 숫자를 놓치는 것을 문제 삼지 마십시오. 자신의 마음이 고요하고 안정적으로 될 때까지 계속 숨을 세야 합니다. 마음이 고요해지면 세는 일을 멈추고 들숨-날숨만을 알아차리면 됩니다.
<들숨날숨에 마음챙기는 8가지 방법 중 사마타 수행에 해당하는 4가지 방법>
1. 수식: 숨을 세는 것. 수식은 호흡을 조절하고 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2. 연결: 숨을 계속 주시하는 것. 숨을 면밀히 따라가며 마음을 숨에 묶는 것.
3. 닿음: 숨이 있는 한 지점에 마음을 두는 것. 그 지점에서 익힌 표상을 일으키기 위한 것.
4. 고정: 익힌 표상이 일어난 지점에 마음을 고정하는 것. 익힌 표상이 닮은 표상으로 바뀌도록 하기 위함.
11. 졸음이 올 때
눈을 뜨면 선정력이 깨어지므로 최대한 눈을 뜨지 않고 숨에 계속 마음을 두면서 아래의 방법에 따라 순서대로 시도해 봅니다.
①꼬집기(무릎, 손, 팔, 다리)
②귀 잡아당기기
③일어서기(그 자리에서 서서 수행하기)앞의 세 가지를 해도 계속 졸음이 오면 아래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④눈뜨고 걷기
⑤얼굴을 찬물로 씻기, 찬바람 쐬기
12. 성냄이나 증오, 분노 등이 일어날 때
수행을 통해 마음이 가라앉으면 과거에 억압되었던 번뇌들이 표면의식으로 떠오르면서 악몽을 꾸거나 민감해지거나 괜히 화가 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의 바닥이 분명히 드러나고 무의식이 표출되는 것입니다. 성냄이나 증오 등으로 호흡에 제대로 알아차림 할 수 없을 때는 자비관을 잠시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비관은 먼저 자신을 향해서 아래의 네 구절의 의미를 체험하듯이 느끼면서 자신을 향한 자비의 마음을 일으킵니다. 만약 네 구절 모두를 하는 것이 복잡하게 느껴지면 이 중 두 가지만 선택하셔도 괜찮습니다.
“내가 위험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내가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하는 동안 마음이 부드러워지면 다음엔 모든 존재들을 향하여 자비의 마음을 일으킵니다. 마치 모든 존재들이 모든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는 듯이 그들이 그렇게 되기를 원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자애심을 내뿜습니다. 마찬가지로 두 구절만 선택하셔도 됩니다.
“모든 존재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기를!
모든 존재들이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모든 존재들이 육체적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모든 존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자기 자신에게 자비관을 보냈으면 반드시 다른 존재들에게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게만 하게 되면 자기연민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번 반복하는 동안 마음이 관대하고 부드러워져 증오심 등이 가라앉으면 다시 호흡에 알아차림 합니다.
13. 숨의 접촉지점에서 특정 느낌이 강해졌을 때
만약 숨의 접촉지점에서 당기는 느낌이나 시큰거리는 느낌 등 특정한 느낌이 강해져 숨을 느끼기 어렵게 되었다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숨이라는 사실을 기억합니다. 접촉지점에서 0.03mm 정도 위를 지나가는 숨 자체를 알기 위해 노력합니다. 검지를 (피부에는 닿지 않도록) 콧구멍 밑에 놓아 손가락에 느껴지는 숨을 알려고 하는 시도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 역시 어렵고 계속 마음이 접촉지점에 묶여 특정 감각이 지속된다면 주의력을 잠시 가슴 부위로 후퇴하여 이완해 봅니다. 가슴 부위에서 자연호흡을 느껴봅니다. 가슴 부위에서 자연호흡이 충분히 느껴진다면 주의력을 다시 인중 부위로 옮겨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정(이완)과 정진(노력)의 균형을 잡아갑니다.
3단계: 숨의 전 과정에 알아차림 하기‘
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숨의 전 과정을 알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이제 숨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숨의 전 과정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숨의 전 과정을 안다는 말은 숨을 한 지점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선정은 하나에 고정되는 것이기에 숨을 보는 장소가 이리 저리로 바뀐다면 선정이 계발될 수 없습니다. 만약 자신이 숨을 충분히 지속적으로 잘 알고 있음에도 습관적으로 이리저리로 옮겨 다니며 숨을 안다고 느껴진다면 약간 의도적으로 숨을 한 지점에서 알려고 시도해 봅니다. 그러나 만약 이렇게 시도하였을 때 긴장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단지 보이는 대로 여기저기서 숨을 알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계속 노력하여 집중력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한 지점에서 숨의 전 과정을 알게 될 것입니다. 즉 한 지점에서 들숨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한 후, 같은 지점에서 날숨의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하면 빈틈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마음이 방황하거나 달아나지 않게 되어 집중이 점점 더 깊어집니다. 숨은 때로는 길고 때로는 짧습니다. 즉 숨쉬기가 느리면 길어지고 빠르면 짧아집니다. 의도적으로 길게, 짧게 쉬지 않습니다. 숨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숨의 전 과정을 알게 되면 집중력이 안정되어 집니다.
4단계: 숨을 고요히 하여 집중하기
‘숨을 고요히 하면서 들이쉬리라’며 공부 짓고, ‘숨을 고요히 하면서 내쉬리라’며 공부 짓는다.
숨을 고요히 하고 수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숨에 깨어있기를 결심하고 끊임없이 숨을 챙겨야 합니다. 이외에 다른 것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집중은 깨지게 될 것입니다. 청정도론에서는 이것을 은유적 표현으로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달리기한 후나 언덕이나 산꼭대기에서 뛰어내려온 후에 서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들숨과 날숨은 거칠고, 콧구멍으로 숨을 쉬기가 부족해서 입으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게 됩니다. 그러다 피곤함을 제거하고, 목욕을 하며, 물을 마시고, 젖은 수건을 가슴에 얹고, 시원한 그늘에 누워 있습니다. 그러면 들숨과 날숨이 점점 더 미세하게 되고 마침내 숨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들숨과 날숨은 처음에는 거칠다가 점점 미세해지고 마침내 숨이 있는지 없는지 조사하게 됩니다. 들숨과 날숨을 조사하게 되는 이유를 청정도론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수행자가 들숨과 날숨을 아직 관찰하지 못했을 때는 ‘나는 몸의 거친 현상(들숨날숨)이 점점 고요해지고 있다’라고 알아차리는 데에 아무런 관심, 반응, 주의력, 반조가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들숨과 날숨에 관심을 갖게 되면 관심, 반응, 주의력, 반조가 있습니다. 그래서 관찰할 때의 몸의 현상(들숨날숨)이 관찰하지 못했을 때에 비해서 미세해집니다.”
• 관심(일으킨 생각) - '숨을 고요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숨을 안다.
• 반응(지속적 고찰) - ‘숨을 고요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마음을 숨에 유지시킨다.
• 주의력(Yoniso manasikara)- ‘숨을 고요히 하겠다’고 결심하는 주의력에 의해 숨을 알게 된다.
• 반조 - ‘숨을 고요히 하겠다’는 생각으로 숨을 반조하고 마음에 분명하게 한다.
때때로 호흡을 알아차리기 어려울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숨이 멈추었기 때문이 아니라 집중력이 좋아질수록 숨이 미세해져 수행자가 그 미세한 숨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숨이 없는 7종류 사람(태아, 익사, 기절, 4선정, 범천, 상수멸진정, 죽음)이 아니라면 숨은 있기에 침착하게 깨어 있는 마음으로 숨이 있었던 그 지점에 마음을 두기만 하면 됩니다. 숨이 미세해질 때 숨을 더 분명하게 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이 노력은 마음을 동요하게 하고 집중력을 발전할 수 없게 만듭니다. 숨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울 때는 숨을 계속 쉬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됩니다. 이 미세해진 숨은 좋은 원인의 결과이며 또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원인이 되므로 미세한 이 숨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환영하는 마음으로 인내하면서 마음챙김을 지속한다면 점차 미세한 숨을 알아차리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계속 노력해 간다면 미세한 숨에 집중하는 일에 익숙해질 것입니다. 이것은 삼매를 계발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숨을 고요히 하겠다고 결심하고 숨을 아는 것 외에 다른 것을 하지 않으면 지혜의 빛, 니밋따가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 빛이 안정될 때까지는 오직 숨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나 위의 단계들에 너무 매이지는 마세요. 빛이 떠서 안정되기 전까지는 1시간 안에도 1단계에서 4단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습니다.
Ⅱ. 일상에서 들숨날숨에 마음챙기기
일상생활 중에도 반드시 숨을 알아차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좌선 시간을 마치는 것으로 수행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눈을 뜨고 다리를 이완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 모든 순간에서 계속해서 숨에 알아차림 해야 합니다. 경행 시에도 주위를 두리번거리지 않고 걸어야 할 지점을 정해 놓고 숨에 마음챙김하며 걷습니다. 만약 좌선 시에 숨을 알기 어려우신 분은 경행을 많이 하십시오. 경행은 눈을 뜬 상태이기에 미세한 번뇌들이 일어나지 않고 숨은 좀 더 거친 상태이기에 숨에 집중하기가 좀 더 쉬운 상황입니다. 경행 시에 숨을 느끼면 다음 좌선에서 숨을 보기가 더 쉬워질 것입니다. 그리고 좌선 시에 느꼈던 숨을 경행 시에도 계속 느끼게 되면 다음 좌선에서 쉽게 마음이 고요해지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경행은 앞의 좌선의 선정상태를 다음 좌선에 이어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좌선 후, 공양 후, 피곤할 때, 졸릴 때 홀로 경행하면 경행은 굳은 몸을 풀어주고 몸과 마음을 안정시키는 산책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사분율」 에는 경행의 5가지 이익이 나옵니다. ①먼 길을 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②생각을 가라앉힐 수 있다. ③병을 줄일 수 있다. ④음식을 소화시켜 줄 수 있다. ⑤오랫동안 선정에 머물 수 있다.
서 있거나 걷거나 움직이고 누워있는 동안에도 계속하여 숨을 알아차리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수행의 빈틈을 점점 줄여야 합니다. 계속 이렇게 수행한다면 나중에는 수행의 빈틈이 거의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아침에 깨어나서부터 저녁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성실하고 꾸준하게 수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급적 쓸데없는 말을 삼가하고 묵언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나 법담을 나눌 때, 스승께 수행경험을 보고할 때에만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와 같이 수행한다면 머지않아 선정을 얻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Ⅲ.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의 니미따
니미따는 집중의 표상이라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니미따를 계발하는 이유는 니미따를 계발하게 되면 5장애가 쉽게 제압되어 집중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니미따가 나타나지 않아도 들숨날숨을 대상으로 초선, 이선, 삼선까지 계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니미따가 나타나지 않는다 해도 실망하지 말고 계속 숨에 마음을 두면 선정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니미따가 출현하는 시기는 개인의 바라밀에 달려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30분 만에 나타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은 1시간 만에 나타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오랜 시간의 집중 후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니미따가 출현하는 최초의 위치도 다를 수 있습니다. 전면이나 눈앞에서 혹은 위쪽이나 아래쪽 등 매우 다양합니다. 오직 극소수의 수행자만이 숨이 있는 그 지점에서 최초의 니미따를 경험합니다. 니미따의 형태도 숨에 대한 수행자들의 인식, 지각이 다르기에 개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니미따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①단계: 준비 표상
회색 또는 다양한 색과 모양으로 전면에 멀리 떨어져 나타나며 색깔과 모양이 있습니다. 색깔과 모양이 있다는 말은 ‘변화한다, 무상하다’라는 의미인데 이렇게 변화하는 대상은 사마타 명상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이 빛으로 마음을 두지 말고 그러나 빛을 싫어하지도 말고 오직 숨을 압니다.
②단계: 익힌 표상
인중 부위의 숨을 알고 있는 곳에서 목화솜 같은 뽀얀 빛이나 비둘기털 같은 회색빛이 뜨거나, 전면에 있던 빛이 숨으로 와 합일되는 듯해집니다. 이때 색과 모양에 주의를 빼앗기거나 의도적으로 바꾸려 하지 않고 오직 숨에만 마음챙김 합니다.
③단계: 닮은 표상
빛이 차츰 밝고 맑아져 색과 모양이 없어집니다. 이 빛이 선정의 대상입니다. 밝게 빛나고 투명해진 니밋따가 숨에 30분 이상 합일되어 있으면 빛으로 주의력을 옮겨 한두 시간 마음을 거기에 고정할 것을 결심하고 빛에 알아차림 합니다. 마음은 대상 따라 생기는 것이니 이렇게 투명한 빛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은 이 욕계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계 천인들이나 경험할 수 있는 지극히 평화롭고 깨끗한 마음의 상태가 됩니다. 이 빛을 대상으로 선정을 닦기 시작하는 처음에는 바왕가에 떨어지기도 하는 근접삼매 상태이지만 계속 닦다 보면 바왕가에 떨어지지 않고 한 대상에 계속 머무르는 본 삼매에 이르게 됩니다.
Ⅳ. 근접삼매와 본삼매
근접삼매는 선정에 근접해 있거나 선정의 5요소가 완전히 계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래서 여전히 바왕가(잠재의식)가 일어나고 바왕가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모든 것이 멈췄다고 해서 닙바나(열반)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마음은 멈추지 않았고 다만 아주 미세한 바왕가를 구분할 능력이 없는 것입니다. 바왕가에 떨어짐을 피하고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5력의 균형이 필요합니다. 계속 5력의 균형을 잡아가다 보면 본삼매에 이르게 됩니다.
본삼매는 바왕가의 흐름, 즉 윤회의 흐름이 끊어지고 오직 하나의 대상에만 머무르는 선정의 5요소가 분명한 상태입니다.
1. 선정의 5요소: 일으킨 생각(해태/혼침 제거), 지속적 고찰(의심 제거), 희열(악의 제거), 행복(들뜸 제거), 일념집중(감각적 욕망 제거)
2. 선정의 5장애: 감각적 욕망, 악의, 해태/혼침, 의심, 들뜸
3. 선정의 5가지 자유자재함: 입정의 자유자재함(원할 때 선정에 빠르고 쉽게 들 수 있 능력) 머무름의 자유자재함(선정에 들기 전에 결정한 시간만큼 머물 수 있는 능력) 출정의 자유자재함(결심한 시간에 선정에서 빠르고 쉽게 나올 수 있는 능력) 전향의 자유자재함(선정에서 나온 후, 선정의 요소들에 주의를 전향함) 반조의 자유자재함(선정에서 나와 선정의 요소들을 반조하는 자유자재함)
4. 4가지 선정:
초선(선정의 5요소가 있음, 몸의 감각이 없기에 감각적 욕망에서 완전히 벗어남) 2선(일으킨 생각과 지속적 고찰이 사라짐. 희열, 행복, 일념집중만 있음. 자유자재 계발)
3선(행복과 일념집중만 있음.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행복한 상태. 소리 안 들림)
4선(평온과 일념집중만 있음. 시간과 공간개념이 사라짐. 호흡이 멈춤. 완전한 고요)
5. 선정·삼매의 이익
1) 금생에 행복하게 머무는 이익: 이 행복은 감각적 쾌락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행복, 마음의 하나 된 상태에서 오는 행복입니다.
2) 위빠사나의 이익: 삼매를 닦으면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봅니다.
3) 초월지를 얻는 이익: 8선정을 다 닦으면 신통력을 계발할 수 있습니다.
4) 존재의 특별함의 이익: 범천에 태어날 수 있습니다.
5) 상수멸진정의 이익
Ⅴ.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의 장점과 이익 및 특징
1.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의 장점
1)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이 수행을 토대로 선정과 열반에 드셨습니다.
2) 숨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대부분의 명상 대상은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획득하거나 만들 필요가 있는 것들입니다. 처음 명상을 시작할 때는 숨과 같이 우리와 함께 있는 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숨은 중립적 대상이기에 숨을 알면 갈망(탐냄)과 혐오(성냄)에서 쉽게 벗어나 편안해집니다.
4) 생각이 많은 수행자에게 좋지만 대부분의 수행자들에게 적합한 수행방법입니다.
5) 40가지 선정수행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가장 무난한 수행방법입니다.
2.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의 이익
1) 고요한 상태에 머물며 불선법들이 일어나는 즉시 사라지게 할 수 있습니다.
2) 마음의 휴식처를 제공합니다. 빨리 고요해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산란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가장 좋은 명상 주제입니다.
3) 선정과 열반을 얻는 가까운 원인이 됩니다. 40가지 선정주제 중 으뜸이며, 모든 붓다께서도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 증득한 4선정을 기반으로 위빠사나를 수행하여 아라한이 되셨습니다.
4) 금생에 행복한 삶을 사는 원인이 됩니다.
5) 일으킨 생각, 지속적 고찰 등을 끊을 수 있는 힘이 생겨 더 높은 선으로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됩니다.
6) 죽을 때 들숨ㆍ날숨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정신 차리고 죽게 됩니다. 들숨날숨에 대한 마음챙김을 닦아서 아라한이 된 사람은 자신의 수명을 정확하게 잴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몸을 돌보고 모든 일을 마치고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3. 들숨날숨에 마음챙김 수행의 특징
1) 집중력이 좋아질수록 대상은 미세해집니다.
다른 수행들은 높은 단계에 이를수록 그 수행의 대상들이 분명해집니다. 그러나 아나빠나사띠는 수행이 깊어질수록 수행의 대상(숨)이 미세함에 이릅니다. 때로는 숨이 없는 듯합니다. 그러므로 강한 마음챙김과 통찰지가 요구됩니다. 빛이 떠오르기 전 대부분 수행자는 숨이 미세하거나 분명하지 않는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 순간이 선정과 정진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전에 없던 정진력을 일으켜 마지막으로 숨을 알았던 곳에서 고요히 지켜보면 숨을 알게 되면서 차츰 빛도 뜨게 됩니다. 이때 숨을 인위적으로 분명하게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면 집중력이 계발될 수 없습니다.
2) 빛(니밋따)은 개인의 인식·지각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집중의 표상인 니밋따는 개인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그것은 숨에 대한 수행자들의 인식, 지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니밋따는 인식에서 생겼고 인식이 그 원인이고 인식이 그 원천입니다. 그러므로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다르게 나타난다고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자료출처: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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