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네 말과 같다. 모든 사람들은 애욕에 대한 생각을 내고 곧 그 생각을 더욱 키워 오랜 세월 동안 익히면서 만족할 줄 모른다. 왜냐 하면 아난아, 과거 어느 세상에 정생(頂生)이라는 전륜성왕이 있었다.
그는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여 간사한 짓을 하거나 속이는 일이 없었고 7보를 성취하였다. 이른바 7보란 윤보(輪寶)·상보(象寶)·마보(馬寶)·주보(珠寶)·옥녀보(玉女寶)·거사보(居士寶)·전병보(典兵寶)이다.
그에게는 또 1천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들은 모두 용맹스럽고 강하고 씩씩하여 모든 악을 항복 받고 온 천하를 통솔하면서도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았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 그 정생 성왕(聖王)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염부제(閻浮提) 땅을 다 차지했다. 백성들도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 나는 전에 덕망 높은 장로(長老)들로부터 들은 말이 있다. (서쪽에 구야니(瞿耶尼)라고 하는 땅이 있는데 백성들은 번성하고 온갖 보배가 많다)고 하였으니, 나는 지금 거기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해야겠다.'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이 염부지(閻浮地)에서 사라져 곧 구야니에 나타났다. 그 때 그 나라 백성들은 이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나와 맞이하며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지금 이 구야니 나라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합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성왕 정생은 구야니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수백 천 년을 지냈다. 그 때 저 정생은 또 다른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었다. 나는 또 이 구야니를 소유하고 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 나는 전에 또 노인들에게서 (불우체(弗于逮)라는 나라가 있는데, 백성은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하리라.'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구야니에서 사라져 곧 불우체에 나타났다. 그 나라 백성들은 이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나와 맞이하며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을 올리고 똑같은 말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불우체에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정생 성왕은 불우체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백 천만 년을 지냈다. 그 때 저 성왕 정생은 또 다른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었다. 나는 또 구야니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지금은 또 이 불우체 나라를 소유하고 있는데,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진보(珍寶)도 많다.
나는 또 전에 덕 있는 노인들에게서 (울단월(鬱單越)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백성은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으며, 하는 일이 자유로와 고집스럽게 지키는 것이 없고, 요사(夭死)하는 일도 없어서 정해진 수명은 천 살이며, 그 수명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고 다른 나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으며, 무명옷[劫波育衣]을 입고 저절로 나는 쌀을 먹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하되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리라.'
아난아, 저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불우체에서 사라져 곧 울단월에 나타났다. 그는 멀리서 그 나라에 푸른빛이 울창한 모습을 보고 좌우의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도 저 땅의 울창한 푸른빛이 보이는가?'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아주 잘 보입니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부드러운 풀이다. 그 부드럽기가 하늘 옷과 다름이 없다. 여기에 사는 모든 현인(賢人)들은 저 풀 위에 앉느니라.'
정생 성왕은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다가 멀리서 그 땅의 황홀하게 눈부신 노란빛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이 땅의 황홀하게 눈부신 노란빛이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다 잘 보입니다.'
대왕이 말하였다.
'저것은 저절로 나는 쌀이다. 여기 모든 사람들은 늘 이 쌀을 먹고 살아간다. 그대들도 이 쌀을 먹게 될 것이다.'
그 때 성왕은 조금 더 나아가다가 다시 그 땅이 다 편편한데, 멀리 높은 누각들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을 보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저 땅이 편편하고 넓은 것이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다 잘 보입니다.'
대왕이 말하였다.
'저것의 이름은 무명나무[劫波育樹]인데 그것으로 옷을 만든다. 너희들도 이 나무로 만든 옷을 입게 될 것이다.'
아난아, 그 때 그 나라 백성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여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을 올리고 똑같은 말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울단월에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정생 성왕은 울단월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백 천만 년을 지냈다. 그러다 저 성왕 정생은 또 다른 때에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지(閻浮地)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었다. 나는 또 구야니·불우체·울단월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나는 또 전에 덕이 있는 노인들에게서 (삼십삼천(三十三天)이 있는데, 쾌락은 견줄 데 없고 수명은 매우 길며, 옷과 밥은 저절로 생기고 모시는 옥녀(玉女)들도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천궁(天宮)을 통치하되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리라.'
그 때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울단월에서 사라져 삼십삼천에 나타났다. 그 때 천제석(天帝釋)이 멀리 정생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아난아, 정생 성왕은 곧 석제환인(釋帝桓因)과 한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이 같이 앉으니 모습이 닮아 분별할 수가 없었다. 얼굴이나 행동이나 말소리도 똑같아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아난아, 그 때 정생 성왕은 그곳에서 수천 백 년을 지내고 나서, 그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저 염부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었다. 나는 또 이 구야니·불우체·울단월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나는 지금 이 삼십삼천에 왔다. 나는 지금 이 천제석을 죽이고, 여기서 내 혼자 이 하늘의 왕이 되리라.'
아난아, 그 때 정생 성왕은 이런 마음을 먹자마자 곧 자리에서 떨어져 염부리지(閻浮里地)로 가게 되었고, 네 종류의 군사들도 모두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윤보(輪寶)도 사라져 있는 곳을 알 수 없었으며, 상보(象寶)와 마보(馬寶)는 한꺼번에 죽고, 주보(珠寶)는 저절로 사라지고 옥녀보(玉女寶)·거사보(居士寶)·전병보(典兵寶)도 다 목숨을 마치고 말았다.
그 때 정생 성왕은 몸에 중한 병이 들었다. 친척들이 모두 모여 문병을 하고 안부를 물었다.
'어떠하십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대왕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 어떤 사람이 와서 정생 성왕은 임종할 때 무슨 말을 하였느냐고 물으면 무어라고 대답하오리까?'
정생 성왕은 대답하였다.
'만일 내가 죽은 뒤에 누가 와서 묻거든 (정생 성왕은 이 온 천하를 통치하면서도 만족할 줄을 모르고, 다시 삼십삼천에 가서 수백 천 년을 지냈다. 거기서 탐욕[貪]을 마쳤다)고 이렇게 대답하라.'
아난아, 너는 의심하지 말라. 그 때 그 정생 성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다른 생각을 내지 마라. 왜냐 하면 그 때의 정생 성왕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니라. 그 때 나는 온 천하를 차지하고 또 삼십삼천에 가서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면서도 만족할 줄을 몰랐다. 아난아, 이런 사실을 거울삼아 자기가 나아갈 바를 깨달아 알아야 한다. 만일 탐욕을 일으키면 그 생각이 더욱 자라 배로 늘어나며, 애욕에 빠져 만족할 줄 모르나니, 만일 만족할 줄 알기를 구하려고 하거든 마땅히 성현의 지혜 가운데서 그것을 구해야 할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탐욕이란 때맞추어 오는 비처럼
그 욕심 자꾸 자라 만족할 줄 모른다.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만 많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떨어버린다.
비록 하늘의 즐거움 받아
다섯 가지 욕망을 누리더라도
그것은 저 애욕의 마음을 끊어버린
부처님의 제자만 못하느니라.
탐욕으로 여러 억 겁 오래 살아도
복이 다하면 다시 지옥에 떨어지네.
향락을 누리는 것 얼마이던가?
이내 곧 지옥의 고통 받느니라.
"그런 까닭에 아난아, 마땅히 이런 이치로서 탐욕을 알아서 그 탐욕을 버리고 다시는 그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도록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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