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 까마귀와 돼지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을 까마귀 같다고 비유하는가? 어떤 사람은 적막하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항상 음욕(淫欲)을 익히고 온갖 악한 짓을 하다가 나중에 갑자기 부끄러워하고 스스로 뉘우쳐서, 사람들을 향해 제가 한 일을 모두 말한다.
그 까닭은 혹 범행을 닦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보고 '이 사람은 음욕을 익히고 온갖 악한 짓을 저질렀다'고 조롱하고 나무랄까 두려워해서이다. 그래서 제가 지은 악한 짓들을 다 남들 앞에서 뉘우치고 스스로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저 까마귀가 늘 배고픔에 고통받다가 문득 더러운 것을 먹고는 곧 주둥이를 닦는데, 그것은 다른 새들이 그것을 보고 '이 까마귀는 더러운 것을 먹었다'고 말할까 두려워해서 그렇게 하는 것과 같다. 그 사람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적막하고 고요한 곳에서 음욕을 익히고 온갖 좋지 못한 짓을 하다가 나중에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뉘우쳐서 제가 한 일을 모두 남에게 말한다.
그 까닭은 혹 범행을 닦는 사람들이 그것을 보아 알고 '이 사람은 음욕을 익히고 온갖 나쁜 짓을 저질렀다'고 말할까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까마귀와 같다고 비유하는 것이니라.
어떤 사람을 돼지와 같다고 비유하는가? 어떤 사람은 적막하고 조용한 곳에서 오래도록 음욕을 익히고 온갖 나쁜 짓을 행하고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또 뉘우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 뽐내고 자랑하며 '나는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누리는데 저 모든 사람들은 다섯 가지 욕락도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그는 나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른다.
이런 사람을 비유하면 마치 저 돼지가 항상 더러운 것을 먹고 더러운 곳에 누워지내면서 다른 돼지들에게 뽐내는 것처럼, 어떤 사람은 음욕을 익히고 온갖 나쁜 짓을 하고도 부끄러워할 줄도 모르고 뉘우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남에게 뽐내고 자랑하기를 '나는 다섯 가지 욕락을 누리는데 저 모든 사람들은 저 다섯 가지 욕락도 누리지 못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곧 어떤 사람은 돼지와 같다고 비유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그런 짓을 버리고 멀리 여의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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