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심명 (대승찬 풀이글)

신심명19/공 함이 움직여 변해가는 것은 모두 망령된 견해이다

수선님 2023. 5. 14. 13:30

 

19. 전공전변(前空轉變) 개유망견(皆由妄見) : 공 함이 움직여 변해가는 것은 모두 망령된 견해이다.

공관이란 눈앞에 한 대상을 택하여 그 대상이 공하다고 보는 수행법이다. 눈앞에 있는 나무를 바라보면서 공하다는 생각을 일으키면 그 나무가 가벼워져 공중에 둥둥 떠다닐 수도 있고, 점점 작아지면서 나중에는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공간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수행상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지고 여러 가지 생각이 일어나 전변할 수 있는데 이를 모두 망견이라 했다.

이러한 공관의 단계에 가려면 자신의 업장을 많이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이 단계에 갈 수 있는 수행자는 불생불멸로 가는 길도 알게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망견은 반조 수행에서도 일어나는 법이다.

전공전변

개유망견

앞의 경계가 공하여 변하는 것은

다 망견을 말미암은 것이다.

참선을 하거나 기도를 하는 등 불교 공부를 하다 보면

어떤 경계를 맛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사람이 저에게 와서

“텅빈 것 같다.” “내 자신마저도 없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는 전부 망령된 소견입니다. 그야말로 산은 산으로

물은 물로 분명한데 텅 비어 없는 것으로 느낀다면 잘못된 일입니다.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그 없는 면을 함께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대단한 가르침으로 우리가 제대로 소화를 해야 합니다.

 

제 그림자를 보고 울고 웃네.”

세상 모두 공 아닌 것이 없거늘/ 색(현상)을 보고 진짜로 알아 잡으려고만 하니,/ 스스로 지은 업 스스로 받으므로/ 무욕심 무집착 무분별이면, 그대로 진공이라네.

전공전변, 공을 앞에 두고도 경계를 따라 흘러감은 개유망견이라. 모두가 허망한 견해 때문이라. 사실 모든 것은 일체개고요, 일체개공이다. 일체가 모두 고 아닌 것이 없기 때문에, 일체가 모두 공인줄 알면 일체개고가 사라진다는 말이다.

즉, 눈‧귀‧코‧혀‧몸‧생각의 육근으로 감지되는 모든 것에는 고락의 인과가 서로서로 과보로서 작용하므로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러나 이 모든 현상은 물거품과 같이, 번개와 같이, 이슬과 같이, 꿈과 같이, 사라지고 마는 것들로써, 공 아닌 것이 없음을 깨닫는다면, 인과도 사라지고 과보도 사라지며, 고통과 괴로움도 사라진다는 뜻이다.

『반야심경』에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했다. 색 즉, 모든 것은 공이고, 공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어렵게 이해되는 대목이다. 수행자는 왜 공을 깨달으려 하는가? 일체가 모두 공 아닌 것이 없기 때문에, 색이라는 현상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고, 집착해 봐야 얻을 것도 없고, 이익 될 것도 없으며, 남는 것도 없으므로, 마음만 복잡하고 고통과 괴로움만 따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두가 공 아닌 것이 없음에도, 현상 즉, 눈으로 보이는 것마다 좋다 싫다 분별하고, 귀로 듣는 소리마다 좋은 소리 나쁜 소리로 분별하며, 냄새와 맛, 촉감과 생각도 이와 같다. 그러니, 좋은 것도 곧 공으로 사라짐에 집착하는 마음이 생기고, 싫은 것도 공으로 돌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싫다는 생각이 남게 되니, 공을 따르지 않고 현상만 쫓으려 함에 고통과 괴로움이 늘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신심명』 제 18구의 뜻은, 모든 것이 공임에도 불구하고 즉, 공을 앞에 두고도 알아채지 못하고 경계에 따라 흘러가는 것은, 욕심과 집착의 허망한 분별심의 견해 때문이라는 뜻이다. 집착하지 말라는 뜻을 정확히 아는 이는 드물다. 좋은 것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은, 나쁜 과보를 받기 때문이니, 그래서 좋은 것을 구하려 하거나, 찾으려 하거나, 가지려 함은 곧, 똑 같은 상대적인 나쁜 과보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유는 그동안 수백 번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건건 욕심을 부리고, 집착을 부리면 부릴수록 나쁜 일이 생겨날 수밖에 없으니, 여기서 나쁜 일이란, 남들이 모두 좋은 일이라 한다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의 마음이 불편하면 나쁜 것이 된다. 하여, 고(괴로움)와 낙(즐거움)의 경중은 똑 같다. 그러므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생길 때는 고락의 인과 중에 낙이 나타날 때이구나 라고 생각하고, 나쁜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이 생길 때는, 고락의 인과 중에 고가 나타날 때이구나 라고 생각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고와 낙을 분별하지 않는 마음이다. 수십 년 수행을 한 분들도 이것이 잘 되기가 쉽지 않은데, 하물며 일반의 신도가 행하기는 벅찬 일이겠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 수행을 하지 않으면, 작고 큰 기분 좋은 마음에 의해, 작고 큰 기분 나쁜 마음이 반복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으니, 매사에 죽네 사네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갈피 잡지 못하게 된다.

때문에 진정한 수행자는 좋은 일, 나쁜 일이 따로 없기에 분별함이 없으니, 설사 거지처럼 산다 해도 불편함이 없고, 몸에 병이 와도 공의 도리를 알고 있으므로, 마음 상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잘 살고 못 살고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형태로 사는 모습이 아니라, 순전히 분별하지 않고 공한 마음 상태에 따라 편안함과 불편함이 결정되는 것이니, 이를 알지 못하고 그림자 같은 현상의 모습에만 끄달려서 울고불고 하게 되면, 고통과 괴로움을 벗어날 길이 없다.

오늘도 기도와 참선, 보시와 정진으로 공한 마음의 길을 닦아 나가기를...

 

 

 

 

 

 

 

 

 

신심명19/공 함이 움직여 변해가는 것은 모두 망령된 견해이다

19. 전공전변(前空轉變) 개유망견(皆由妄見) : 공 함이 움직여 변해가는 것은 모두 망령된 견해이다. 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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