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송 16

홍일연음 - 임종게

臨終偈 임종게 弘一演音 홍일연음 君子之交 군자지교 其淡如水 기담여수 執象而求 집상이구 咫尺千里 지척천리 問余何適 문여하적 廓爾忘言 곽이망언 華枝春滿 화지춘만 天心月圓 천심월원 군자가 사귀는 것은 담백하기가 맑은 물과 같고 눈 감고 코끼리를 더듬으면 가까운 거리가 천 리와 같다 어디로 가야 편안할지 내게 물으면 눈앞에 펼쳐진 넓은 세상 나는 말을 잊노라 꽃이 핀 가지에는 봄의 뜻이 가득하고 높은 하늘 한가운데 둥근 달이 떠있다 홍일대사는 출가 전에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던 예술인이었는데 그가 만든 노래들은 마치 날개라도 달린 것처럼 세상 속으로 번져나갔다. 그러나 출가 후에는 세속적인 문예 활동을 하지 않았고, 입과 붓 모두 오로지 부처의 가르침 하나만을 말하고 쓸 뿐이어서 묵보墨寶를 청하는..

오도송 2020.09.20

이단원의 견도송見道頌 - 사는 동안 아는 것 하나 없다가

금산담영金山曇穎 선사는 송나라 때 임제종 승려로 속성은 구씨丘氏이고 호는 달관達觀이며 저장浙江 사람이다. 열세 살 때 용흥사龍興寺로 출가한 뒤 열여덟 살 때 변경汴京을 유람하면서 태위 이단원李端願의 화원에서 묵었다. 어느 날, 이단원이 선사에게 물었다. “스님,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지옥이 있다고 하던데 지옥이 정말로 있는 것입니까?” 담영이 말했다. “여래께서 법을 설하시면서 ‘無’ 가운데 ‘有’를 말씀하셨는데, 눈으로 헛꽃을 보는 것처럼 있는 것 같아도 없고, 태위께서 지금 있는 것 가운데 없는 것을 찾는데 손에 물을 담아보면 없는 것 같아도 있는 것이니 실로 우습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눈앞에 있는 지옥은 보면서 어째서 마음속에 있는 천당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요? 즐거움과 두려움이 마..

오도송 2020.09.20

원효대사 오도송

元曉大師 悟道頌 靑山疊疊彌陀窟 蒼海茫茫寂滅宮 物物拈來無罣碍 幾看松頂鶴頭紅 겹겹이 펼쳐진 푸른 산은 아미타 궁전이요, 망망한 푸른 바다는 적멸궁이라. 물물마다 어느 것을 잡아와도 걸림이 없네. 몇 번이나 보았던가 소나무 위에 붉은 머리 학을. 1,2구는 분별이 끊어져 지금 그대로가 적멸이요, 세상이 온통 진여임을, 3구는 모든 것이 진여 아님이 없어 어느 것에도 걸림이 없음을 4구는 깨친 심처에서 본 실상을 읊으심. '몇번이나 보았는가'는 깨치고 나니 모든 것이 다 있는 그대로 진여실상이라는 것을 알았는데, 이 진여실상이라는 것이 없던 것이 새로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깨치기 전에 보았던 두두물물도 이미 진여실상이었다는 것. 이미 우리는 진여에 즉해 있다는 것을 말한다. - 高松- 출처 : 좋은 마음 글쓴..

오도송 2018.11.18

경허스님의 오도송 -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경허스님 오도송 (無鼻孔心) 나고 죽음이 없는 마음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비로소 삼천대천세계가 내 집임을 깨달았네. 유월 연암산 아랫길에, 나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는 구나 원문 忽聞人語無鼻孔(홀문인어무비공) 頓覺三千是我家(돈각삼천시아가) 六月 巖山下路(유월연암산하로) 野人無事太平歌(야인무사태평가) 경허선사 ‘無鼻孔心’ 경허선사 오도송 - 무비공심 (無鼻孔心) 해설 [무산스님의 "오도송으로 보는 한국禪" 중에서] - 선사의 법명은 성우(惺牛), 법호는 경허(鏡虛), 속성은 송씨(宋氏), 초명은 동욱(東旭), 헌종 19년(1849) 전주 자동리에서 태어났다. 9세 때 부친께서 세상을 떠나자 어머니를 따라 경기도 광주 청계사로 들어가 계허 선사에게 삭발염의하였다. 선사의 스승이신 계허 선사가 환속..

오도송 2018.07.22

원효스님 오도송 - 唯心(유심- 모든 사물의 법칙은 오직 한마음에서)

유심(喩心:) 모든 사물의 법칙은 오직 한마음에서 일어남 마음이 생기면 만물의 갖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마음이 멸하면 무덤, 해골물이 둘이 아님을 깨달았구나. -원문- 唯心(유심) 知心生故種法生(지심생고종법생) 心滅故 不二(심멸고촉루불이) 원효스님 오도송 - 유심(喩心) 해설 [무산스님의 오도송으로 보는 한국禪] 원효스님 ‘唯心’ “누가 자루없는 도끼 빌려줄 건가 하늘 받칠 기둥을 깎으려 하네” 스님의 법명은 원효(元曉), 법호는 화정(和靜), 속성은 설씨(薛氏), 초명은 서당(誓幢)이다. 신라 진평왕 39년(617)에 압량군 불지촌(押梁郡 佛地村 : 지금의 경산군 자인면)에서 태어났다. 스 님은 10세에 출가하였는데 남달리 총명하여 출가 때부터 스승을 따라 경전을 배웠다. 성인이 되어서는 불법의 오의(..

오도송 2018.07.08

혜능대사의 오도송 - 보리본무수

불성은 항상 청정한 것인데 菩提本無樹(보리본무수) 明鏡亦無臺(명경역무대) 佛性常淸淨(불성상청정) 何處有塵埃(하처유진애) 깨달음은 본래 형상이 있는 보리수나무와 같은 것이 아니며 밝은 마음(거울) 또한 경대(鏡臺)와 같은 실제 모양이 없네. 본래마음인 불성은 항상 청정한데 어디에 티끌(번뇌)이 있으리오. 깨달음은 형상이 있는 사물이 아니다. 따라서 깨달음을 보리수나무에 비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마음 역시 실체가 없으므로 경대에 비유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깨달음도 마음도 형상이 없는 무상(無相)이다. 공(空)이다. 우리의 본래마음인 불성(자성, 본래심, 진여심, 여래장심)은 항상 공적(空寂)하고 청정하여 번뇌의 티끌이 낄 수가 없다. 번뇌는 본래 그 실체가 없다. 홀연히 텅 빈 하늘에 먹구름처럼 나타..

오도송 2018.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