太古和尙語錄 태고화상어록
太古庵歌 태고암(太古庵)1) 노래
1) 태고암(太古庵) : 경기도 고양시 북한산에 있던 절. 태고 보우가 처음 세웠으나
6·25 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 보우는 1341년에 이 절을 짓고 5년 동안 주석하면
서 이 시를 지었다.
吾住此庵吾莫識 내 이 암자에 살아도 내가 알지를 못하니
深深密密無壅塞 깊고 빽빽하여도 옹색함이 없도다.
凾盖乾坤沒向背 하늘과 땅 다 덮어 방향이 없고
不住東西與南北 동·서·남·북 어디에도 머물지 않네.
珠樓玉殿未爲對 주옥같은 전당 누각과 견줄 수 없고
少室風規亦不式 소림사의 법규 따위도 만들지 않네.
爍破八萬四千門 팔만사천법문을 다 녹이고 깨트리니
那邊雲外靑山碧 저쪽 구름 바깥에 청산이 푸르구나.
山上白雲白又白 산 위의 희고 흰 구름
山中流泉滴又滴 방울방울 산 속의 흐르는 샘물.
誰人解看白雲容 누가 흰구름의 자태를 알아보리오?
晴雨有時如電擊 개었다가 비 왔다가 때로는 번개도 치네.
誰人解聽此泉聲 누가 이 샘물의 소리를 알아들으리오?
千回萬轉流不息 천 번 돌고 만 번 굽이쳐도 흐름을 쉬지 않네.
念未生時早是訛 생각이 일어나기도 전에 일찌감치 틀려먹었고
更擬開口成狼藉 입을 열려고 하면 엉망진창이 되어버리지.
經霜經雨幾春秋 서리를 겪고 비를 지나 몇 번의 봄가을을 지났던고?
有甚閑事知今日 몹시도 한심한 일이었음을 오늘에야 알겠도다.
麁也飡細也飡 거칠어도 음식이요 섬세해도 음식이니
任儞人人取次喫 사람들에게 맡겨 마음대로 먹게 하리.
雲門糊餅趙州茶 운문선사의 떡과 조주선사의 차3)
何似庵中無味食 어찌 암자 중에 맛 없는 음식과 같으리?
本來如此舊家風 본래 이와같은 옛날의 가풍
誰敢與君論奇特 누가 감히 그대와 기특하다 논하리?
3) 모두 화두에 나오는 말이다.
一毫端上太古庵 터럭 하나 끝에 있는 태고암
寬非寬兮窄非窄 넓어도 넓지 않고 좁아도 좁지 않네.
重重刹土箇中藏 겹겹의 세계 그 속에 들어있고
過量機路衝天直 뛰어난 안목은 하늘까지 치솟았네.
三世如來都不會 삼세의 여래도 알지 못하고
歷代祖師出不得 역대의 조사도 나오지 못하네.
愚愚訥訥主人公 우둔하고 어눌한 주인공이여
倒行逆施無軌則 뒤죽박죽 행실로 아무 법도가 없네.
着郤靑州破布衫 청주(靑州)의 헤진 베적삼4) 입고
藤蘿影裏倚絕壁 넝쿨 그림자 속 절벽에 의지했네.
眼前無法亦無人 눈 앞에 진리도 없고 사람도 없이
旦暮空對靑山色 아침 저녁으로 부질없이 청산의 빛만 마주하네.
4) 청주의 헤진 베적삼 : 화두의 하나이다.
兀然無事謌此曲 일없이 꼿꼿이 앉아 이 노래 부르니
西來音韻愈端的 서쪽에서 온 음운이 더욱 또렷해.
徧界有誰同唱和 온 세계에 누가 함께 노래부르리?
靈山少室謾相拍 영취산5)과 소림사에선 박수나 치고 있군.
誰將太古沒絃琴 누가 장차 태고의 줄 없는 거문고로
應此今時無孔笛 지금의 이 구멍 없는 피리에 응할 것인가?
5) 영취산 : 영취산에서 설법한 석가모니를 가리킨다.
君不見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太古庵中太古事 태고암 속 태고의 일을
只這如今明歷歷 다만 지금같이 명명백백할 따름이라.
百千三昧在其中 백 가지 천 가지 삼매가 그 가운데 있으니
利物應緣常寂寂 만물을 이롭게 하고 인연에 응하면서도 항상 고요하여라.
此菴非但老僧居 이 암자엔 노승만 사는 것이 아니라
塵沙佛祖同風格 수많은 부처님과 조사가 풍격을 함께 하네.
決定說君莫疑 결정코 설하리니 그대는 의심치 마시오,
智亦難知識莫測 지혜로도 알기 어려우니 알음알이로 헤아리지 마소.
回光返照尙茫茫 회광반조(回光返照)하여도 오히려 아득하기만 하고
直下承當猶滯跡 그대로 알아챈다 하더라도 자취를 남기며
進問如何還大錯 어떤 것인가 물어보면 도리어 크게 틀리니
如如不動如頑石 단단한 돌처럼 움직이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으리.
放下着莫妄想 다 놓아버리고 허망한 생각 하지 말지니
卽是如來大圓覺 이것이 여래의 큰 깨달음이라.
歷劫何曾出門戶 억겁의 세월 어느 때에 문을 나섰다가
暫時落泊今時路 잠시나마 지금의 이 길에서 헤매고 있는가?
此菴本非太古名 이 암자는 본래 태고라는 이름이 아니었건만
乃因今日云太古 오늘이 있음으로 해서 ‘태고(太古)’라고 하게 되었네.
一中一切多中一 하나 속에 일체가 있고 일체 속에 하나가 있지만
一不得中常了了 하나라 하는 것도 맞지 않고 항상 뚜렷할 뿐이라.
能其方亦其圓 반듯하게 각지기도 하고 둥글기도 하며
隨流轉處悉幽玄 흐름 따라 곳에 따라 깊고 신비스럽기만 하네.
君若問我山中境 그대 만약 나에게 산중의 경계를 말하라 하면
松風蕭瑟月滿川 솔바람 소슬한데 냇물엔 달빛 가득하다 하리라.
道不修禪不叅 도도 닦지 않고 참선도 하지 않나니
水沈燒盡爐無煙 침수향6)도 다 타버려 향로에는 연기조차 나지않네.
但伊騰騰恁麽過 다만 이렇게 마음대로 그냥 지내니
何用區區求其然 무엇하러 구구히 그리 하려 애쓰겠는가?
6) 침수향(沈水香) : 물에 가라앉는 나무로 만든 향. 침향이라고도 한다.
徹骨淸兮徹骨貧 뼈에 사무치도록 맑고 뼈에 사무치도록 가난하니
活計自有威音前 살아갈 계책은 위음왕불(威音王佛)7) 이전부터 있었지.
閑來浩唱太古歌 한가할 때면 태고가를 크게 부르며
倒騎鐵牛遊人天 무쇠소를 거꾸로 타고 온 세상을 다니노라.
7) 위음왕불(威音王佛) : 아주 아주 오랜 옛적에 최초로 성불한 부처님.
兒童觸目盡伎倆 아이들에게야 보이는 것마다 다 신기하겠지만
曳轉不得徒勞眼 끌고 다닐 수 없어 쓸데 없이 눈꺼풀만 뚫어지네.
皮穿
菴中醜拙只如許 암자 속의 더럽고 서툰 것이 이와 같으니
可知何必更重宣 굳이 더 말할 필요가 없음을 알겠도다.
舞罷三臺歸去後 음악에 맞춰 춤추기를 마치고 돌아와 보니
靑山依舊對林泉 청산은 예전처럼 숲과 샘을 마주하고 있구나.
山中自樂歌 산중에서 스스로 즐거워하는 노래
不剪鬚不剪髮 수염도 깎지 않고 머리도 깎지 않아
好箇鬼頭羅刹 귀신 머리를 한 나찰과 같은 모습
憨憨癡癡也似石頭 어리석기가 돌덩어리같고
愚愚魯魯也如木橛 우둔하기가 나무등걸같도다.
踏盡草鞋參祖師 짚신이 다 헤지도록 조사를 찾아뵙고
惡聲虛說如機發 나쁜 소리 헛된 말들 마구 쏟아내었네.
囉囉哩哩囉囉 라~라~리~리~라~라~
獨唱此曲來休歌 홀로 이 노래 부르며 돌아와 쉬노라.
大元天子聖中聖 원(元)나라 천자는 성인 중의 성인이라
賜居岩谷消日月 깊은 골짜기 속에 살면서 지내게 해 주시었네.
無人共我山中樂 산중의 즐거움을 함께할 이 없어
吾獨憐吾踈轉拙 나 홀로 어설프고 서툰 나 자신을 어여삐 여기네.
寧同水石長自樂 차라리 물이나 돌과 함께 길이 스스로 즐거워할지언정
不與世人知此樂 세상 사람들과 함께 이 즐거움 누리지는 못하리라.
但願聖壽萬萬歲 다만 황제의 목숨이 만만년 이어지기를!
萬歲長爲萬歲樂 만년의 목숨이 만년의 즐거움이 되리라.
然後可以吾無憂 그런 후에야 나의 근심 없어지리니
嵒阿澗曲甘蕭索 바위 언덕과 물 굽이의 쓸쓸함을 달게 여기리.
嵒隈小庵足庇身 바위 모퉁이 암자라도 몸 감싸기에는 충분하니
也任白雲相依托 흰 구름에 맡기어 서로 의탁하네.
君不見太古老僧 그대 듣지 못하였는가, 태고 노승이 부르는 노래
歌一曲 한 곡을?
曲中還有無窮樂 곡 가운데 무궁한 즐거움이 있다네.
自樂自歌何所爲 스스로 즐거워하며 스스로 노래하니 무엇을 위함인가?
樂天知命無爲樂 운명에 따라 억지를 쓰지 않고 그냥 살아가는 즐거움일세.
胡爲自歌還自樂 어찌하여 스스로 노래하면서 스스로 즐거워하는가?
吾亦不知何樂 나 또한 무슨 즐거움인지 알지를 못해.
樂中有意君知否 즐거움 가운데 있는 뜻을 그대는 아시는지?
人雖日用難摸着 사람들이 날마다 쓰면서도 잡지를 못하네.
淵明中酒弄無絃 도연명8)은 술에 취하면 줄 없는 거문고를 탔으며
普化入市搖鈴鐸 보화9)는 저자로 들어가 요령을 흔들었고,
布帒閑僧大無事 포대10)는 하도 할 일이 없어
紅塵酒肆熏糟粕 세속의 술집에서 술찌꺼기에 취했었네.
8) 도연명(陶淵明, 365~427) : 중국 진(晋)나라의 시인으로 은둔하면서 지냈다.
9) 보화(普化, ?~860) : 중국 당(唐)나라의 스님으로, 늘 요령을 흔들고 다니면서 교
화하였다.
10) 포대(布帒, ?~916) : 중국 당(唐)나라의 스님으로, 늘 큰 포대를 가지고 구걸하러
다니면서 교화하였다
古來聖賢之樂 옛부터 성현들의 즐거움은 이와같았을 뿐이니
只如此
空留虛名聲韻 공연히 헛된 이름 남긴들 얼마나 적막한가?
何寂寞
知之好者尙難得 알고 좋아하는 이도 얻기 힘든데
況其樂之行之作 하물며 즐기면서 행하는 자랴!
君看太古此中樂 그대 보라, 태고의 이러한 즐거움을!
頭陀醉舞狂風生 중이 취하여 춤을 추니 수많은 골짜기에 미친
萬壑 바람이 인다.
自樂不知時序遷 스스로 즐거워하다 보니 세월의 흐름도 잊고
但看嵒花開又落 다만 바위틈에 꽃이 피고 지고 하는 것만 보이네.
白雲菴歌 백운암(白雲菴)11) 노래
11) 백운암(白雲菴) : 보우는 1339년 경기도에 있는 소요산의 백운암에 있으면서 이
시를 지었다.
逍遙山上多白雲 소요산 위에 흰구름 많아
長伴逍遙山上月 소요산 위의 달과 늘 함께하네.
有時淸風多好事 때때로 맑은 바람 불면 좋은 일 많으니
來報他山更奇絶 다른 산은 더욱 빼어나다고 알려주네.
白雲無心徧大虛 흰 구름은 무심하게 허공에 이리저리 다니니
其如烘爐一點雪 마치 화로에 한 점 눈과 같건만
行雨四方無彼此 여기저기 가리지 않고 사방에 비를 뿌리니
是處是物皆欣悅 곳곳의 사물들이 기뻐하네.
刹那歸來此山裏 순식간에 이 산으로 돌아와
山光着色水嗚咽 산빛은 색에 물들고 물은 소리내어 흐르네.
古菴依俙非霧間 오래된 암자는 안개 속이 아닌데도 어렴풋하고
連雲畏道蒼苔滑 연이은 구름에 길은 위태롭고 이끼는 미끄럽네.
左傾右傾住復行 좌로 우로 뒤뚱거리며 오가는데
誰其侍者唯楖栗 의지하는 것은 오직 지팡이뿐.
路窮菴門向東開 길이 다한 곳에 암자 문이 동쪽으로 향해 열려 있는데
主賓同會無言說 주인과 손님은 만나서 말 없이 대화하네.
山默默水潺潺 산은 잠잠하고 물도 잔잔한데
石女喧嘩木人咄 돌여자는 수다를 떨고 나무사람은 꾸짖는다.
汲汲西來碧眼胡 분주히 서쪽에서 온 푸른 눈의 달마대사
漏洩此意埋佛日 이 뜻을 누설하여 부처님의 해를 묻어버렸네.
傳至曹溪盧老手 조계산의 혜능에게로 전하여
又道本來無一物 본래 한 물건도 없다고 하였네.
可笑古今天下人 가소롭구나 고금 천하의 사람들이여
不惜眉毛行棒喝 눈썹도 아끼지 않고12) 방·할을 행하네.
12) 함부로 설법을 하면 눈썹이 빠진다고 하였다.
我今將何爲今人 내 장차 어떻게 지금 사람을 위할까?
春秋冬夏好時節 춘하추동 좋은 시절
熱向溪邊寒向火 더우면 시냇가로 향하고 추우면 불가로 향하나니
閑截白雲夜半結 한가로울 때 흰구름을 자르고13) 한밤중엔 참선하네.
13) 흰구름을 자르고 : 자유자재한 능력을 말한다.
困來閑臥白雲樓 피곤하여 백운루에 한가로이 누우니
松風蕭蕭聲浙浙 솔바람 소리 적막하구나.
請君來此保餘年 청컨대 그대 여기 와서 여생을 보내시오
飢有蔬兮渴有泉 배고프면 나물이 있고 목마르면 샘물이 있다네.
雲山吟 구름낀 산의 노래
山上白雲白 산 위의 흰구름은 희고
山中流水流 산 속의 흐르는 물 흐르네.
此間我欲住 이 사이에 나 머물고자 하니
白雲爲我開山區 흰구름이 나를 위해 산의 한 자락을 열어주었네.
白雲話盡心中事 흰구름에게 마음 속의 일을 다 말하지만
有時行雨難久留 때로는 비를 뿌리느라 오래 머물지 못하네.
又被淸風便 어떤 때에는 맑은 바람에 불리어
行盡三千歷四洲 온 세상을 다 돌아다니지.
我亦隨君馭淸風 나 또한 그대 따라 맑은 바람 타고서
江山處處相追遊 강으로 산으로 어디든지 좇아다니지.
追遊爲何事 좇아다니며 무엇을 하였느냐 하면
堪與白鷗戱波頭 흰 갈매기와 더불어 물결을 희롱하였지.
郤來共坐松下月 문득 돌아와 소나무 아래 달빛 속에 함께 앉으니
松聲動啾啾 솔바람 소리 솨아솨아 들려오네.
此心共誰話 이 마음 누구와 더불어 이야기할까?
恒沙佛祖盡悠悠 수많은 부처와 조사들 모두가 아득히 멀기만 하네.
懶臥白雲裏 흰 구름 속에 게으르게 누우니
靑山笑我大無憂 푸른 산은 웃으며 아무 근심 마라 하네.
我卽笑而答 내가 웃으며 답하기를,
汝山不識吾來由 너 산은 내가 여기 온 연유를 모르리라.
平生睡不足 평생에 수면이 부족하여
愛此水石爲衿裯 이 물과 돌을 좋아하여 옷과 이불로 삼았노라.
靑山爲笑我 청산이 나에게 웃으며 말하기를
何不早歸來吾儔 일찌감치 우리들 있는 곳으로 올지니
君若愛靑山 그대 만약 푸른 산을 좋아한다면
藤蘿影裏大休休 넝쿨 우거진 그늘 속에 크게 쉬고 또 쉴지어다.
我從靑山語 나 푸른 산의 말대로
放身大臥靑山樓 청산을 누각 삼아 몸을 뻗어 크게 누웠네.
有時夢有時覺 어떤 때는 꿈을 꾸고 어떤 때는 잠을 깨니
夢覺元無拘 꿈을 꿈과 잠을 깸에 구애됨이 없었네.
夢裏郤尋來時路 꿈 속에 문득 왔던 길을 찾아
長安酒肆騎木牛 서울의 술집거리를 나무말을 타고 다녔더니
木牛化作春風意 나무말은 봄바람의 마음으로 변하여
綻花開柳如琳球 보석같은 꽃망울 틔우고 버들 싹을 자라게 하네.
桃花紅似火 복사꽃은 불길처럼 붉고
柳絮白如毬 버들솜은 동글동글 희구나.
中有李花白又白 그 가운데 하얗고 하얀 오얏꽃
無言引得幽言求 말 없이 끌어들이고 은밀한 말로 찾아드네.
珍禽啼破刹那夢 진귀한 새가 울어 찰나의 꿈을 깨우건만
睡味猶甘身不動 여전히 달콤한 잠의 맛에 몸은 아직 움직이질 않네.
鐵牛 무쇠소
癸卯春 宗西堂 訪余于迦智山 結夏觀其動靜 微密安詳 宛有受道之資
至秋告別 仍求號 以鐵牛稱之 所以然者 先解制 問衆日用工夫 西堂云
昔日以佛聲佛色爲解 自到會中 得蒙本分示誨 如上伎倆都盡 但冷地上
參看趙州無字 如蚊子上鐵牛相似故 用其語而爲號 因作偈以贈之 玆於
鐵牛上 痛鞭出汗 則便與趙州相見了也 勉旃
1363년 봄에 종서당(宗西堂) 스님이 가지산으로 나를 찾아와 하안거를 하였
는데, 그 태도를 보니 치밀하면서도 안정되어 완연히 도를 닦을 자질이 있
었다. 가을이 되어 떠난다고 하면서 호를 지어달라고 하므로 ‘철우(鐵牛)’라
고 하였다. 그 까닭은 앞서 해제 법문을 하면서 대중들에게 묻기를, “매일 하
는 공부가 어떤 것인가”라 하니 서당이 말하기를, “전에는 부처님의 말씀과
부처님의 모습에서 이해하려고 하였으나, 여기 와서 진정한 가르침을 받고
전에처럼 하던 공부는 그만두고 다만 찬 곳에서 조주(趙州) 무(無) 자 화두
만 참구하고 있으니 마치 모기가 무쇠소 위에 올라탄 듯합니다.”라 하였다.
그래서 그 말에서 따와 호로 삼았다. 이로 인해 게송을 지어 주니 이 무쇠소
14) 위에서 아프도록 채찍질하여 땀이 뻘뻘 나게 한다면 곧 조주와 서로 만
나게 될 것이다. 힘쓰기 바란다.
14) 무쇠소 :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이 없는 존재를 의미한다.
只麽癡頑不顧後 이렇게 어리석고 완고하여 뒤도 돌아보지 않으며
無知豈怕獅子吼 아는 것도 없으니 사자의 울음인들 어찌 두려워하랴?
不眠而眠長臥天 자지 않으면서 잠을 자 천지간에 길게 누워
地間
大千沙界無去住 넓고 넓은 세계에 오고 감도 없네.
幾度春風幾度秋 몇 번의 봄바람을 지내고 몇 번의 가을을 지냈던고?
一如如體無今古 한결같은 몸으로 고금의 시간도 없네.
劫火洞然不燒伊 겁화(劫火)15)도 저것을 태우지 못하리니
頭角依俙芳草雨 아름다운 초원에 내리는 비 속에 두 뿔의 모습 흐릿하구나.
君不見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癡癡兀兀此牛行 어리석고 무딘 이 소의 걸음을.
擧世無人拘牽去 온 세상 그 누구도 끌고 갈 수가 없도다.
可憐牧牛子放郤 가련하구나, 소 치는 사람은 고삐를
繩頭兮 놓아버렸네.
末如之何已久 어떻게 하지도 못한 지가 이미 오래 되었구나.
吾今勸進牧牛子 나 이제 소 치는 사람에게 권하노니
進步驀騎鞭徹髓 쏜살같이 올라앉아 골수에 사무치도록 채찍질하라.
痛徹髓出汗血 고통이 골수에까지 사무쳐서 피땀이 흘러내리면
嘉州大像來乞救 미륵불이 와서 구원해 주길 빌 것이라.
救不得沒奈何 구원해 주지 못하더라도 어찌하지 못하리니
寒山拊掌笑呵呵 한산(寒山)16)이 박수를 치며 껄껄껄 웃으리라.
於斯須訪見宗師 여기에서 반드시 큰 스승을 찾아갈지니17)
決了巴鼻兮 결정코 코를 잡아
閑唱大平歌 한가로이 태평가를 부르리라.
15) 겁화(劫火) : 세상이 멸망할 때 일어난다는 큰 불길.
16) 한산(寒山) : 중국 당나라 초기에 거지의 행색으로 지냈지만 경지가 높았던 스님.
17) 선가(禪家)에서는 깨달음을 얻은 다음에 큰 스승을 찾아가서 점검을 받아야 한
다고 한다.
中菴 중암
日本允禪人 以其號求頌. 余時年七十六 目暗放筆久矣 其請勤勤 强下
老筆云.
일본의 수윤(壽允) 스님이 자신의 호에 대한 게송을 지어달라 하였다. 당시
에 내 나이 일흔 여섯이어서 눈도 어두워 붓을 놓은 지가 오래 되었으나 그
청이 워낙 간곡하여 억지로 적는다.
千重碧山裏 천 겹의 푸른 산 속
萬丈蒼崖邊 만 길의 푸른 언덕 가
回溪流泉細嗚咽 굽이진 계곡물이 가늘게 울며 흐르고
深林雜樹空芊綿 깊은 숲 잡다한 나무들이 무성한 곳.
中有小菴若無有 그 가운데 작은 암자 없는 듯 있으니
朝晡但見祝君煙 아침 저녁으로 임금의 복을 기원하는 연기만 보이네.
花落花開鳥不到 꽃 지고 다시 피어도 새는 오지 않고
白雲時復訪門前 흰구름만 때때로 다시 문 앞에 찾아드네.
誰識主人日用事 누가 주인의 일과를 알리오?
長年不夢塵間緣 긴 세월 동안 세속의 인연 꿈조차 꾸지 않네.
寂滅境中伴寂滅 적멸의 땅에서 적멸과 함께 하니
綠蘿松上淸風月 푸른 겨우살이와 소나무 위로 바람과 달이 맑구나.
息牧叟 소치기를 그만둔 늙은이
去年牧牛坡上坐 지난 해엔 소를 치며 언덕 위에 앉았을 때
溪邊芳草雨霏霏 시냇가 싱그러운 풀밭에 보슬보슬 비 내렸었지.
今年放牛坡上臥 올해엔 소를 풀어 놓고선 언덕 위에 드러누우니
緣楊陰下暑氣微 푸른 버들 그늘 아래 더위도 별로 없네.
牛老不知東西牧 소 치는 늙은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放下繩頭閑唱 고삐를 놓은 채 무생가(無生歌)18)한 곡 한가로이
無生歌一曲 부르네.
回首遠山夕陽紅 머리를 돌려 보니 먼 산엔 석양빛이 붉고
春盡山中處處落 봄이 다한 산 중엔 여기 저기 바람에 꽃 떨어지네.
花風
雪梅軒 설매헌(雪梅軒)
臘雪滿空來 섣달 눈이 허공 가득히 내리는데
寒梅花正開 차가운 매화가 당당히 피었구나.
片片片片片片 송이 송이 송이 송이 송이 송이
散入梅花眞不辨 매화 꽃 속으로 흩어져 들어가니 분간이 아니 되네.
倚欄終日看不足 난간에 기대어 종일을 보아도 모자라서
命使畫工親筆硯 화공에게 붓으로 그리게 하여
移數枝於屛風上 몇 가지를 병풍 위로 옮겨 놓았더니
六月火雲間 유월의 더위 속에서도
令人神氣爽 정신과 기운을 상쾌하게 해 주네.
雪崖 눈 언덕
雪山中有雪崖 눈 내린 산에 눈 덮인 언덕
上有白雪堆成峰 그 위에 흰 눈이 쌓여 봉우리를 이루었네.
下有靑靑香草嫩 그 아래 향기로운 어린 풀 푸르고 푸른데
名肥膩兮經三冬 비니(肥膩)19)라는 이름의 풀 석 달 겨울을 났구나.
叢叢葉葉美如玉 떨기마다 잎마다 옥처럼 아름답고
色味異中還有同 색과 맛이 다르면서 같구나.
中有白牛白 그 가운데 하얀 소가 하야니
細毛如雪白 가는 털이 눈처럼 하얗네.
白牛之白非白白 하얀 소의 하얀 색은 하얗지 않은 하양.
非白白中別有白 하얗지 않은 하양 가운데 따로 하양이 있다네.
勸君騎此牛 권하노니, 그대는 이 소를 타고서
一笛任情吹 기분대로 피리 하나 불어보소서.
草有香水有味 풀은 향기롭고 물은 맛이 있으니
優遊雪山裏 눈 덮인 산을 느긋이 돌아다니세.
此山中樂非樂樂 이 산 속의 즐거움은 즐거움이 아닌 즐거움이니
好與知音同其樂 잘 아는 벗과 함께 그 즐거움 함께 함이 좋으리.
勸君且莫虛送靑 권하노니, 그대는 젊음을 헛되이 보내지 말고
春遊
切須親近宗師兮 큰 스승을 반드시 가까이 하여서
時時扣問經鉗鎚 그 때 그 때 가르침을 받으소서.
宗師與汝本分草 큰 스승이 그대에게 본분20)의 풀을 줄 터이니
然後可以隨緣任 그런 다음에야 인연 따라 마음대로 다닐 수 있으리.
去留
20) 본분 : 근본의 진리
對松 대송(對松)21)-소나무를 마주 함
21) 여기서부터 다른 사람에게 지어준 호에 대한 송이 여러 수 나온다.
松者 草木之君子也. 愛此者 人之君子也, 內侍李榑 奉命來此小雪山中
求號, 以對松稱之. 仍說偈證之云.
소나무란 것은 초목의 군자이다. 이것을 사랑하는 자는 사람 중의 군자이니,
내시(內侍) 이부(李榑)는 이 작은 설산 가운데로 명을 받고 왔다가 호를 부
탁하므로 ‘대송(對松)’이라 하였다. 이에 게송을 지어 증명한다.
重重山水 겹겹이 산과 물
落落雲松 구름 속의 낙낙장송.
於斯相對有君子 이를 마주하여 보는 군자가 있었으니
姓李名榑隴西公 성은 이씨요 이름은 부라.
幽聲帶月耳邊響 달빛 속에 들려오는 그윽한 소리 귓가에 울리고
徹骨淸寒破昏蒙 뼈에 사무치는 맑은 추위는 흐릿한 정신을 깨워주네.
有時白雲來相報 때로는 흰구름이 와서 알려주길,
時淸可以乘蒼龍 시절이 맑아지면 푸른 용을 탈 수 있다고 하네.
無顯 무현-드러내지 않음
靈明一物蓋天地 신령스럽고 밝은 한 물건이 천지를 덮고 있으니
內外推尋沒巴鼻 안팎으로 찾아봐도 잡을 곳 없네.
思盡意窮不奈何 아무리 생각하고 생각해도 어찌할 수 없으니
知君不肯拈花示 그대는 꽃을 들어 보이려 하지 않음을 알겠네.
啊呵呵是什麽 껄껄껄 이것이 무엇이냐?
火急參詳白日母 밝은 낮을 헛되이 버리지 말고 불같이 급하게
虛棄 참구하시라.
雲石 운석-구름과 돌
五陰浮雲間 오온(五蘊)의 뜬 구름 사이에서
兀兀癡頑靜且安 꿈쩍 않고 멍청히 있으니 고요하고 평안하구나.
幾經花月好時節 꽃 피고 달 뜨는 좋은 시절 수없이 지났건만
心死久矣無心看 마음이 죽은 지 오래라 마음 없이 보노라.
無着 무착-집착 없음
恁麽行也本無求 이렇게 하는 것을 본래 바라지 않았고
不恁麽行亦自由 이렇게 하지 않는 것도 또한 자유라.
東西南北圓通路 동서남북 어디로든 다 길이 통하니
日日騰騰任去留 떠나건 머물건 하루 하루 마음껏 행동하네.
雲澗 운간-구름 낀 계곡
白日雲爲伴 밝은 대낮에는 구름이 벗이 되고
淸宵水作隣 맑은 밤에는 물이 이웃이 되네.
無窮世外樂 무궁무진한 세속 밖의 즐거움
共樂有誰人 함께 즐길 이 누가 있으리.
無定 무정-고정됨이 없음
二邊俱不住 양 극단 어느 쪽에도 머물지 않고
三際絶因緣 과거·현재·미래의 인연도 끊어버렸네.
若信這箇物 만약 이것을 믿는다면
胸襟蓋碧天 마음이 푸른 하늘을 다 덮으리라
證庵 증암-깨달음의 집
十方無壁落 사방팔방 상하에 벽도 없고
四面亦無門 사면에 문 또한 없건만
佛祖行不到 부처님과 조사도 오지 못하는 곳.
閑眠臥白雲 한가로이 졸면서 흰 구름 속에 누웠네.
石溪 석계-돌 계곡
轉石聲嗚咽 돌 구르는 소리 울어대며
無偏廣長舌 빠트림 없이 다 일러주네.
雖然平等化 차별 없이 가르쳐주지만
不爲聾者說 귀 먹은 자는 들을 줄 모르네.
連海 연해-연이어진 바다
浩浩洪波上 넓고 넓은 큰 파도 위에
舟子笛聲長 뱃사공의 피리 소리 멀리 퍼지네.
一聽情塵破 한번 듣고 번뇌가 다 깨트려지니
白鷗舞飛揚 흰 갈매기가 춤추며 날아오르네.
楚山 초산-초나라 산22)
22) 초산(楚山) : 초나라의 산. 여기서 아주 유명한 보배구슬이 발견된 적이 있다.
山中有美玉 산 속에 아름다운 옥이 있으나
作意求難覓 애를 써서 찾아도 찾기 어려워.
尋到路窮處 길이 다한 곳에 이르러서야
方知天下壁 온 세상이 다 보배인 줄을 알게 되리라.
淸澗 청간-맑은 산골 물
出自靑山谷 푸른 산 계곡에서 나와
流流朝碧海 흘러 흘러 푸른 바다로 나아가네.
潺溪聲最切 흐르는 계곡물소리 간절하건만
近聽人誰解 가까이서 들은들 누가 알아차리리.
非寶 비보-보배가 아님
金璧雖滿堂 금은보배가 집에 가득하여도
元非救吾珍 원래는 나를 구원해줄 보배는 아니라.
生生隨我寶 살며 살며 나를 따르는 보배는
參禪一念眞 참선이라는 일념의 참됨이라.
古林 고림-오래된 숲
無枝無葉樹 가지도 잎도 없는 나무
春風動其根 봄바람이 그 뿌리를 흔드네.
非靑非白色 푸르지도 희지도 않은 색
花發又無痕 꽃이 피어도 또한 흔적이 없네.
子庭栢禪人求頌 자정백(子庭栢) 스님이 게송을 구하기에
衲僧禪十分明 납승의 선은 십분 분명하니
千古森森栢在庭 천고의 잣나무 뜰에 빽빽하네.
可笑當時福城子 가소롭구나, 당시의 선재동자23) 여
南遊巡問百餘城 남쪽으로 백 여 성이나 물으러 다니다니.
23) 선재동자(善財童子) : 『화엄경』에 나오는 인물로, 남쪽의 110개의 성을 다니면
서 53명의 선지식을 만나 지혜를 구하였다.
寄日本石翁長老 일본의 석옹(石翁)장로에게 드림
吾以恁麽寄 내가 이렇게 드리면
師亦恁麽通 스님은 또한 이렇게 통하소서.
吾誠無得失 내가 참으로 득실이 없으니
師豈有無功 스님이 어찌 공이 있고 없고 하시겠소?
海東山嶽秀 우리나라의 산악은 빼어나고
扶桑一點紅 동쪽 나라는 한 점으로 붉도다.
可憐立雪子 가련토다, 눈 위에 서 있던 사람
幾乎喪家風 자칫하면 가풍을 잃을 뻔했네.24)
24) 달마선사의 제자 혜가(慧可)의 일을 말한다. 혜가는 달마에게 가르침을 받기 위
해 밤새 눈 위에 서 있다가 팔을 잘라 그 의지를 나타내었다.
送寧宏二禪師歸山
산으로 돌아가는 녕(寧)과 굉(宏) 두 선사를 보내며
君不見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悉達多之碧山行 싯다르타가 푸른 산으로 간 것을.
警汝呼吸棄人生 한 순간 허무한 인생을 버리라고 알려준 것이라.
勸君深心參妙話 권하노니, 그대 깊은 마음으로 화두를 참구하여
難得良晨可虛過 얻기 힘든 좋은 새벽25)을 헛되이 지나치지 말아야지.
無量劫來無此日 무량한 시간이 오더라도 바로 이 날은 오지 않으니
丈夫心志只恁麽 대장부 마음이 다만 이와 같아야지.
25)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시간이 새벽이었다.
南遊偶吟 남쪽 지방을 다니다가 우연히 읊다
爲法行天下 진리를 위하여 천하를 다니다가
經冬復歷秋 겨울도 지나고 또다시 가을도 지났구나.
暮雨靑燈寺 푸른 등불 켜진 절에 저녁비 내리고
涼風白鷺洲 백로가 있는 모래톱에는 시원한 바람이 부네.
孤身三歲客 외로운 이 몸은 삼 년이나 나그네 신세
萬里一扁舟 만 리 길에 한 조각 배로 다니네.
誰識海東僧 누가 알리오, 해동의 승려가
來作江南遊 중국 강남(江南)26)까지 와서 다니는 것을.
26) 강남(江南) : 중국 양자강(楊子江) 남쪽 지역을 일컫는다.
辭王師 왕사(王師)를 그만두면서
出家何所爲 무엇하러 출가를 하였는가?
永斷世緣務 영원히 세속의 일을 끊기 위해서였지.
我今辭王師 나 지금 왕사를 그만두고서
且問何處去 어디로 갈려고 하는 것인가?
我本山中人 나 본래 산 속의 사람이니
宜入山中住 마땅히 산 속에 있어야지.
不愛碧山行 푸른 산으로 가는 것을 좋아해서도 아니며
不厭紅塵走 속세로 달려가는 걸 싫어해서도 아니야.
但爲適性情 다만 성정에 맞으면 그 뿐
修德報明主 덕을 닦아 현명한 군주에게 보답해야지.
世間榮辱事 세간에서 겪는 영욕의 일들
看來如沫聚 살펴보면 물거품에 지나지 않는 것.
我若久留連 내 만약 오래 머물게 된다면
聲名多錯誤 명성에 많은 착오 생기리.
不如忘是非 차라리 시비를 잊고
林壑藏毛羽 숲과 골짜기에 몸을 숨기는 게 낫겠지.
誰憐吾拙直 누가 나의 우직함을 어여삐 여기겠나?
林泉有幽趣 숲과 샘물에 깊은 뜻이 있을 뿐.
聖君如護我 거룩한 임금께서 나를 지켜 주시겠다면
賜放靑山老 청산에서 늙어가도록 놓아 주셨으면.
山中何所有 산 중에 가진 것이 무엇인가?
蒼蒼但烟霧 푸르고 푸르러 다만 안개만 있을 뿐.
於斯修道業 이런 곳에서 도를 닦아
於國垂法雨 나라에 진리의 비를 내리게 하리.
專心祝聖壽 마음을 오롯이 하여 임금님의 장수를 기원하며
朝暮香一炷 아침 저녁으로 한 줄기 향을 피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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