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공간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수선님 2024. 6. 30. 12:52

난해하고 긴 문장이라서 두 번으로 나누어 보내드립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Ⅰ

(山 是山, 水 是水)

“산은 산이요(山 是山, 산 시산),

물은 물이로다(水 是水 수 시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참으로 평이한 말입니다. 초등학생도 말할 수 있는

이렇게 쉬운 말이 선가(禪家)의 법어로 회자하게 된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 말이 처음 선가에 나오게 된 유래는 살펴보면

중국 송(宋)나라 때 선승(禪僧)인 청원행사(淸原行思)가

한 말로 송(宋)대에 발간된 전등서(傳燈書)인 ’오등회원

(五燈會元)’에서 비롯됩니다.

‘오등회원(五燈會元)‘은 중국 남송대(南宋代)의 선승(禪僧)

보제(普濟-1178∼1253)의 지휘 아래 그의 제자들과 함께

기존의 불조(佛祖) 전등록(傳燈錄-법어를 수록한 불서)들을

정리 재편집하여 송나라 보우 원년(寶祐元年: 1253)에

간행된 전등서(傳燈書)입니다.

청원행사(淸原行思 1067~1120)는 선가(禪家)에서 알려진

고승으로 청원유신(靑原惟信)은 스님의 별호이며 원래는

淸源이었으나 선서(禪書)에서는 靑原이라 썼습니다.

’청원행사‘의 성은 李 씨, 호는 용문(龍門),이며 송(宋)나라

휘종(徽宗) 선화(宣畵) 2년(1120)에 입적했습니다.

오조산(五祖山)에 주석한 오조 법연선사(五祖 法演禪師)

에게는 뛰어난 제자 세 명이 있었습니다.

이는 불과 극근(佛果 克勤, 1063~1125), 불안 청원(佛眼

淸遠, 1067-1120), 불감 혜근(佛鑑 慧懃, 1059~1117)인데

사람들은 이 세 사람을 오조(五祖)문하의 삼불(三佛)이라는

칭호를 받았습니다. ’청원행사(淸原行思)‘는 여기에서는

’불안청원(佛眼 淸源)‘으로 이중 한사람입니다.

’오등회원‘에서 청원행사가 설하기를

“노승이 30년 전에 참선 공부를 하지 않았을 때

산을 보면 그냥 산이었고 물을 보면 그냥 물이었더니

후에 여러 선지식을 친견해 깨친 문턱에 들어서고 보니

산은 산이 아니었고 물은 물이 아니었다

마침내 깨달은 후 다시 예전의 산을 보니

전과 다름없이 산은 단지 산이고 물은 단지 물이더라,

老僧 三十年前 未參禪時(노승 삼십년전 미참선시)

見山是山 見水是水(견산시산 견수시수)

及至後來 親見知識 有個入處(급지후래 친견지식 유개입처)

見山不是山 見水不是水(견산부시산 견수부시수)

而今得個休歇處(이금득개휴할처)

依然見山只是山 見水只是水(의연견산지시산 견수지시수)”

라고 하였습니다.

즉 “중생이었을 때는 눈으로 보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일 뿐이었는데, 후일 깨닫고 보니

산은 단지 산일뿐이요

물은 단지 물일뿐이더라”라는 의미입니다.

모호한 말 같지만, 앞에 ’只(다만 지)‘라는 어조사 하나가

첨가되어 있습니다. 이는 달마대사의 직지인심(直指人心)

이란 말의 뜻과 같은 맥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의미를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펴 보고자 합니다.

무엇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탐구해 들어가는 것을

선가(禪家)에서는 이를 ’화두를 든다‘, ’참구(參究)한다.

라고, 말합니다.

산이란 무엇이며, 물은 무엇인가요?.

산은 흙덩이와 돌무더기 그리고 나무가 모여

숲을 이루면 이를 일러 산이라 이름하고

수소와 한 개의 산소가 모이며 이것을 물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인연으로 지어진 산과 물은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 인연이 사라지면 더 이상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더 이상 물이 아닌 것입니다.

실체가 없는 이름만 있을 뿐입니다.

예를 들면

수천 개의 부속이 모인 것을 자동차라는 부르지만,

그 부속품들을 해체해 버리면 자동차는 없는 것입니다.

이렇게 인연이 모여 만들어진 것은 이름과 형상만

있을 뿐 따로 어떤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 다른 예를 들면 꿈속에 호랑이를 만났다면 무서움에

떨지만 깨어보면 안도하면서도 허망한 것처럼 인연으로

지어진 형상과 이름은 실체가 없는 허망한 것인데,

우리가 이름과 형상에 속아 이를 실체인 양 여기게

되는 것은 우리의 허망한 의식이 지어낸 망념, 망상일

뿐입니다.

여기까지 살펴본다면 산이란 실체 없는 것임을 알고 더

이상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더 이상 물이 아닌 것입니다.

이는 단지 우리의 허망한 마음이 지어낸 이름과 형상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내일로 이어집니다.

-2024년 1월 18일(木) 金福鉉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난해하고 긴 문장이라서 두 번으로 나누어 보내드립니다.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Ⅰ(山 是山, 水 是水)“산은 산이요(山 是山, 산 시산), 물은 물이로다(水 是水 수 시수)”라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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