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무앙수(無央數 : 한량없이 많은 수)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인 채 설법하고 계셨다. 그 때 어떤 장로(長老) 비구가 대중들 속에서 세존을 향해 발을 죽 뻗고 졸고 있었다. 그 때 수마나(修摩那)라고 하는 사미는 당시 나이가 겨우 여덟 살이었는데 세존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 발을 죽 뻗고 앉아서 졸고 있는 장로 비구와 단정히 앉아서 사유에 잠겨있는 사미를 보시고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수염과 머리를 깎았다 해서
반드시 그가 장로는 아니다.
그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어리석은 그 행을 면치 못한다.
만일 네 가지 진리를 보고
어떤 생명도 해치지 않고
더럽고 나쁜 온갖 행 버리면
그야말로 장로라 부르느니라.
내가 지금 말하는 이른바 장로란
반드시 남 먼저 출가한 이가 아니다.
착한 그 본업(本業)을 닦고
바른 행을 분별하는 자이다.
설령 나이가 어리다 하더라도
모든 감각기관[根]에 번뇌와 결함 없으면
그 사람이야말로 장로라 이름하리.
그는 바른 법행(法行)을 분별하기 때문이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이 장로가 발을 죽 뻗고 졸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다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장로 비구는 5백 생 동안 늘 용(龍)으로 살았다. 만일 지금 목숨을 마치면 틀림없이 다시 용으로 태어날 것이다. 왜냐 하면 그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에 대해서 공경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중생으로서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면, 그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용으로 태어나리라.
너희들은 나이 겨우 여덟 살인데도 나에게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단정히 앉아 사유하고 있는 저 수마나 사미가 보이느냐?"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예, 세존이시여."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미는 앞으로 이레 뒤에는 꼭 4신족(神足)과 4제진법(諦眞法)2)을 얻고, 4선(禪)에서 자재(自在)를 얻고, 4의단(意斷)을 잘 닦을 것이다. 왜냐 하면 이 수마나 사미는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향해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언제나 힘써 부처님과 법과 비구를 공경하도록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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