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들 이야기

[스크랩] 네 마음을 가져와라

수선님 2018. 1. 28. 13:15

 

達摩面壁 二祖立雪斷譬云 弟子心未安 乞師安心 摩云 將心來 爲汝安 祖云 覓心了不可得 摩雲 爲汝安心竟 - <無門關>

 

달마대사가 벽을 향하여 참선을 하고 있었다. 이때 눈 위에서 팔을 자른 이조 혜가스님이 말했다.

 

"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스승니께서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십시오."

 

달마대사가 말했다.

 

"그 편치 않은 마음을 가져오너라. 내가 너를 위해 기꺼이 편안하게 해 주겠다."

 

헤가스님이 말했다.

 

"마음을 아무리 찾아 보아도 도대체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자 달마대사가 말햇다.

 

"내가 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느니라."

 

이조(二祖) 스님인 헤가가 달마대사에게서 구한 것은 단지 마음을 진정시키는 방법이나 원리가 아니었습니다. 현재의 자기 마음을 단번에 안정시키는 특효약을 요구한 것이었습니다. 그의 스승은 혜가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방편이나 위안이 아니라 가장 근본적이고 근원적인 상대의 마음 자체를 적나라하게 벗겨 보임으로써 가능하였습니다.

 

마음이란 본질적으로 편한 것도 불편한 것도 아닙니다. 혜가가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는 말은 절망의 표시가 아니라 자기 마음의 본질을 이해하는 '자기 확신'입니다.

 

본래 그대로인 마음을 자기 스스로 편안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편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입니다. 마음이 마음을 찾아다녔으니 얼마나 한심한 일입니까?

 

마음을 객관화하지 마십시오. 마음을 물질화하지 마십시오. 마음을 어떤 덩어리로 생가하지 마십시오.

 

이정우 「길을 묻는 그대에게」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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