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을 흔든 바람은 지나간 뒤엔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 채근담(菜根譚)
이 글이 실려있는 <채근담>은 중국의 명나라 말기에 살았던 유학자 홍자성(洪自誠)이 쓴 것입니다. 유교사상을 중심으로 도가사상과 선가의 가르침을 융화하여, 체험에서 우러난 인생의 경구들을 펴고 있습니다.
"바람이 대나무 숲에 불어오면 이파리들마다 흔들려 소리를 내지만, 바람이 지나가면 대숲은 이내 고요해져서 아무런 소리도 남아 있지 않다."
덕이 높은 사람은 일이 일어나면 마음을 움직여 이에 대응하지만, 일이 끝나면 이내 마음을 비워 그 일에 집착하지 않음을 비유한 말입니다. 졸고 나쁘고를 떠나 그 일에 집착하여 계속 정신을 낭비해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고 마음을 온전히 비우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이 구절에 이어지는 글도 좋습니다.
"찬 연못 위를 날아가는 기러기는 사라진 뒤 연못에 그림자를 남기지 않는다. 이처럼 군자는 일이 일어나면 비로소 마음을 움직여 대응하되 일이 끝나면 마음을 비운다[雁度寒潭 雁去而潭不留影 故君子事來而心始現 事去而心隨空]."
松原泰道
출처 : 忍土에서 淨土로
글쓴이 : 느린 걸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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