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임제록 강설-감변(勘辨) 17. 18-1. 18-2
17 나를 위해 그만 두시오
師見普化(사견보화)하고 乃云(내운), 我在南方(아재남방)하야 馳書到?山時(치서도위산시)에 知?先在此住(지이선재차주)하야 待我來(대아래)하니라 乃我來(내아래)하야 得汝佐贊(득여좌찬)이라 我今(아금)에 欲建立黃檗宗旨(욕건립황벽종지)하노니 汝切須爲我成?(여절수위아성치)하라 普化珍重下去(보화진중하거)하다 克符後至(극부후지)어늘 師亦如是道(사역여시도)하니 符亦珍重下去(부역진중하거)하니라 三日後(삼일후)에 普化却上問訊云(보화각상문신운), 和尙前日(화상전일)에 道甚?(도삼마)오 師拈棒便打下(사염방편타하)하다 又三日(우삼일)에 克符亦上(극부역상)하야 問訊乃問(문신내문)호되 和尙(화상)이 前日打普化(전일타보화)하니 作什?(작십마)오 師亦拈棒打下(사역염방타하)하니라
임제스님이 보화스님에게 말했다.
“내가 남방에 있으면서 황벽스님의 편지를 전하려고 위산에 도착했을 때
그대가 먼저 이곳에 와서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소.
그래서 내가 이곳에 와서 그대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내가 이제 황벽의 종지를 세우고자 하니 그대는 반드시 나를 위해서 하던 일을 그만 두시오[成?(성?)].”
보화스님은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뒤에 극부스님이 오자 임제스님은 보화스님에게 한 말과 똑같이 말했다.
극부스님 역시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삼일 후에 보화스님은 다시 올라와서 인사를 하고는 말했다.
“스님이 지난 날 무슨 말을 했지요?”
임제스님은 주장자를 들고서 곧 내리쳤다.
또 삼일 후에 극부스님이 올라와서 인사를 하고 물었다.
“스님은 전날 보화스님을 주장자로 내리쳤다고 하는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임제스님은 역시 주장자로 내리쳤다.
(강의)
이 단락은 다른 본에는 없다. 한데 매우 위험스런 선문답이다.
처음 임제원에 주석하기로 하면서 주고받은 대화다.
이하는 모두가 임제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상대인 보화스님은 상세한 전기도 없다.
그러나 이상한 기행을 많이 하면서 임제스님의 교화를 돕는다.
그가 맡은 역할이 너무 파격적이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다.
출격장부인 천하의 임제도 혀를 내두른다. 임제가 뛴다면 그는 난다.
처음부터가 좀 이상하다.
임제스님이 이곳에 올 줄 알고 임제원에 먼저 와 있었다.
그런데 임제스님은 “그대는 나를 돕기 위해서 이곳에 왔고 그리고 잘 도왔소.
이제부터 황벽의 종지를 드날리려하니 당신은 이제 그만두고 떠나시오.”
그러자 보화스님은 인사를 하고 내려갔다.
또 한 사람 극부스님이 있었다. 그분도 보화스님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분이다.
그래서 임제스님은 극부스님에게도 보화스님에게 한 말과 똑 같은 말을 했다.
그리고 극부스님도 보화스님처럼 내려갔다.
삼일 후에 보화스님이 확인하려는 뜻에서인지 임제스님에게 와서
“전날 나에게 무어라 했소?” 라고 했더니 임제스님은 주장자로 내리쳤다.
또 삼일 후에 극부스님이 보화스님에게 한 일을 따져 물었다.
그랬더니 역시 주장자로 내리쳤다.
우리로서는 참으로 위험천만한 선문답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파격적으로 시작한 조연역할은 끝까지 그렇게 이어졌다.
아무튼 임제스님의 교화활동에는 보화라는 걸출한 조연자가 있어서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보화스님이 없는 임제의 전체작용은 그 빛이 반으로 감했으리라.
18-1 너무 과격하다
師 一日(사일일)에 同普化(동보화)하야 赴施主家齋次(부시주가재차)에 師問(사문), 毛呑巨海(모탄거해)하고 芥納須彌(개납수미)하니 爲是神通妙用(위시신통묘용)가 本體如然(본체여연)가 普化踏倒飯牀(보화답도반상)한대 師云(사운), 太?生(태추생)이로다 普化云(보화운), 這裏是什?所在(자리시십마소재)관대 說?說細(설추설세)오
임제스님이 하루는 보화스님과 함께 시주의 집에서 재를 올리는데 참석하였다.
보화스님에게 물었다.
“터럭 하나가 온 바다를 삼키고 겨자씨 한 알에 수미산을 담는다 하는데 이것은 신통묘용인가?
아니면 근본 바탕이 그렇기 때문인가?”
그러자 보화스님이 공양을 차린 상을 걷어차 엎어버렸다.
임제스님이 “너무 과격하구나!” 하니
보화스님께서 “여기가 무엇을 하는 곳이 길래 과격하다 점잖다 하십니까?” 하였다.
(강의)
터럭 하나가 온 바다를 삼키고 겨자씨 한 알에 수미산을 담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일이거늘 임제는 그것이 신통묘용인가?
아니면 본래 자체가 그러한가? 하고 물었다.
무위진인의 활발발한 작용을 하고 싶어서 몸살이 난 보화가 물을 만났다.
한 번 난 바람은 쉽게 자자들지 않는다.
내일까지 그 지진은 계속 된다. 그 지진의 진도는 100이다.
임제는 어느 바람결에 날아갔는지 모른다.
18-2 혀를 내두르다
師來日(사래일)에 又同普化赴齋(우동보화부재)하야 問(문), 今日供養(금일공양)이 何似昨日(하사작일)고 普化依前踏倒飯牀(보화의전답도반상)한대 師云(사운), 得卽得(득즉득)이나 太?生(태추생)이로다 普化云보화운), ?漢(할한)아 佛法說什??細(불법설십마추새)오 師乃吐舌(사내토설)하니라
임제스님이 다음날 또 보화스님과 함께 재에 참석하여 물었다.
“오늘 공양이 왜 어제하고 같은가?”
보화스님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공양 상을 발로 차 엎어버렸다.
임제스님이 말하기를, “옳다면 옳은 일지만 너무 과격하다.” 하였다.
보화스님이 “이 눈 먼 사람아! 불법에 대해 무슨 과격하다 점잖다 하는가?” 하였다.
임제스님이 혀를 내둘렸다.
(강의)
천하의 임제도 혀를 내두른 사건이다.
보화스님이 아니면 인류역사상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가 찢어지는 광경이다.
태평양이 천길 만길 솟고 히말라야가 땅 속으로 꺼져버린 일이다.
임제가 처음 황벽스님에게 세 번이나 불법의 대의를 물으러 갔다가
세 번이나 신나게 얻어맞고 엉뚱하게도 대우스님의 옆구리를 세 번 쥐어박은 사실이다.
이렇게 해도 불법을 모를까?
이와 같이 천지가 뒤집히고도 도를 못 통한단 말인가?
불법에 무슨 과격하다 점잖다가 있는가?
이 사건은 억만의 불조들이 보여준 기경(機境) 중에서 최고로 멎진 모습이다.
이 단락은 팔만장경 가운데서 가장 빼어난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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