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스크랩] 증일아함경 : 계율이 지식보다 훌륭하다.

수선님 2018. 2. 11. 13:17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 아나율은 네 부처님께서 머무셨던 곳을 유행하고 있었다.

  그 때 아나율은 한적한 곳에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석가문(釋迦文) 부처님의 여러 제자 중에서 계덕(戒德)과 지혜(智慧)를 성취한 사람은 모두 계율을 의지하여 이 바른 법 안에서 자라난다. 여러 성문들 중 계율을 완전히 갖추지 못한 사람들을 모두 바른 법을 떠나고 계율과 상응하지도 못한다. 계율과 지식, 이 두 가지 법에서 무엇이 더 훌륭할까? 나는 이제 여래께 찾아가 이 사실이 어떠한가를 여쭈어 보리라.'

 

  아나율은 다시 생각하였다.

  '이 법은 만족할 줄 아는 이가 행할 바로서 만족할 줄 모르는 이가 행할 바가 아니다. 이 법은 욕심이 적은 이가 행할 바로서 욕심이 많은 이가 행할 바가 아니다. 이 법은 한가히 지내는 이가 행할 바로서 번잡한 곳에서 행할 바가 아니다. 이 법은 계율을 지키는 이가 행할 바로서 계율을 범한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삼매에 든 이가 행할 바로서 어지러운 이가 행할 바가 아니고, 지혜로운 이가 행할 바로서 어리석은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많이 아는 이가 행할 바로서 아는 것이 적은 이가 행할 바가 아니다.'

 

  아나율은 이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을 사유한 뒤에 '나는 지금 세존께 찾아가 이 뜻을 여쭈어 보리라'고 생각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사위성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 파사닉왕은 여래와 비구스님들을 청해 거기서 90일의 여름 안거를 지내시게 하였다. 아나율은 5백 비구를 거느리고 천천히 세간을 유행하여 드디어 사위성에 도착하였고, 세존께 나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 때 아나율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한적한 곳에서 '계율과 지식, 이 두 가지 법 중에서 어느 것이 더 훌륭한가'에 대해 사유하였습니다."

 

  이 때 세존께서는 아나율을 위해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계율이 훌륭한가, 지식이 훌륭한가

  네가 이제 의심을 내는구나.

  계율이 지식보다 훌륭하나니

  거기서 어찌해 의심 내는가.


왜냐 하면 아나율아, 알아야 한다.

만일 비구가

 

- 계율을 성취하면 선정을 얻을 것이요,

- 선정을 얻으면 지혜를 얻을 것이며,

- 지혜를 얻으면 지식을 얻을 것이요,

- 지식을 얻으면 해탈을 얻을 것이며,

- 해탈을 얻으면 무여열반에서 열반하게 될 것이니,

 

이로써 계율이 더 훌륭하다는 것을 환히 알 수 있느니라."

 

 

  이 때 아나율은 세존 앞에서 그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을 설명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나율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아나율아, 네가 지금 생각하는 것이 바로 대인의 사유이다. 욕심을 적게 가져 만족할 줄을 알고, 한적한 곳에서 지내며,

 

- 계율을 성취하고,

- 삼매를 성취하며,

- 지혜를 성취하고,

- 해탈을 성취하며,

- 지식을 성취하라.

 

아나율아, 너는 이런 뜻을 세워 그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을 깊이 사유하라.

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이 법은 정진하는 이가 행할 바로서 게으른 이가 행할 바가 아니다. 왜냐 하면 미륵 보살은 30겁 동안 정진하여 위없이 바르고 참되며 평등한 바른 깨달음을 이룰 것이요, 나도 정진의 힘으로 초월하여 부처를 이루었기 때문이니라.

 

  아나율아, 알아야 한다. 모든 불세존은 모두 똑같은 유(類)로서 그 계 율과 해탈과 지혜가 같아 조금의 차이도 없으며, 또 공(空)이고 상(相)이 없고 원(願)이 없는 것도 같으며,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그 몸을 장엄하여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고 그 정수리를 볼 수 없는 것도 모두 같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정진만큼은 같지 않으니, 과거와 미래의 모든 불세존 중에서 정진으로는 내가 제일이니라.

 

  그러므로 아나율아, 이 여덟 번째 대인의 생각이 가장 뛰어나고 높고 귀한 것으로서 가히 비유할 바가 없느니라. 마치 우유에서 낙(酪)이 나오고 낙에서 수(?)가 나오며 수에서 제호(醍?)가 나오는데 그 중에서 제호가 가장 뛰어나 견줄 것이 없는 것처럼, 그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 중에서 정진이 가장 뛰어나 진실로 견줄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아나율아, 그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을 받들고 사부대중에게 그 이치를 설명해 주라. 만일 그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이 세상에 널리 퍼진다면 나의 제자들은 모두 수다원의 도·사다함의 도·아나함의 도·아라한의 도를 성취할 것이다.

 

  왜냐 하면 나의 법은 욕심이 적은 이가 행할 바로서 욕심이 많은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나의 법은 만족할 줄 아는 이가 행할 바로서 만족할 줄 모르는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나의 법은 한가히 지내는 이가 행할 바로서 대중 속에서 사는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나의 법은 계율을 지키는 이가 행할 바로서 계율을 범하는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나의 법은 안정된 이가 행할 바로서 산란한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나의 법은 지혜로운 이가 행할 바로서 어리석은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나의 법은 많이 아는 이가 행할 바로서 아는 것이 적은 이가 행할 바가 아니며, 나의 법은 정진하는 이가 행할 바로서 게으른 이가 행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아나율아, 사부대중은 방편을 구해 이 여덟 가지 대인의 생각을 행해야 하느니라. 아나율아,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아나율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출처 : 무인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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