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

[스크랩] 증일아함경 : 지혜의 성취가 가장 으뜸이니라.

수선님 2018. 2. 11. 13:18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제바달두(提婆達兜)는 이미 신통을 잃었는데 아사세(阿?世) 태자가 날마다 5백 가마의 밥을 보내 그를 공양하고 있었다. 이 때 많은 비구 대중들은 제바달두가 이미 신통을 잃었는데 아사세 태자의 공양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로를 이끌고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 때 많은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바달두는 너무도 큰 위력을 가졌습니다. 지금 아사세왕의 공양을 받고 있는데 날마다 5백 가마의 밥을 보내고 있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듣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제바달두 비구가 누리고 있는 이익을 탐내는 그런 마음을 가지지 말라. 저 어리석은 자는 그 이익으로 말미암아 스스로 멸망할 것이다. 왜냐 하면 비구들이여, 제바달두는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그 마을을 벗어나 날이 선 도끼를 들고 큰 나무를 찾아 나섰을 때, 원래 바랬던 것은 큰 나무였는데 정작 그 나무에 가서는 가지와 잎사귀만 가지고 돌아오는 것과 같다.

 

지금 저 비구도 그와 같아서 이익을 탐하고 집착한다.

그는 그 이익으로 말미암아 남들에게 자신을 뽐내고 남들을 비방하고 있으니 비구로서 마땅히 행해야 할 그 소원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그는 그 이익으로 말미암아 방편을 구해 용맹스런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마치 보배를 원하고도 얻지 못하는 사람과 같아 지혜로운 이들의 버림을 받게 될 것이다.

  

설령 어떤 비구가 이익을 얻은 뒤에 스스로 자랑하지 않고 또 남을 비방하지도 않지만, 때로 남들에게 '나는 계를 지키는 사람이요, 저 자는 계를 범한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일컫는다면, 그는 비구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줄기[根]는 버리고 가지만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본다면 '저 사람이 가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줄기는 모르는구나'라고 할 것이다.

 

  여기 있는 비구들 또한 마찬가지이니, 이익을 얻고 계율을 받들어 지키며 아울러 범행을 닦고 삼매를 닦기 좋아한다 하더라도 그가 그런 삼매에 든 마음이라 하여 남들에게 '나는 지금 선정을 얻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선정이 없다'고 스스로 자랑한다면, 그는 비구로서 행해야 할 법에 있어서 그 결과를 얻지 못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그 재목을 구해 큰 나무가 있는 곳을 찾아가 재목감을 보고는 가지와 잎사귀를 버리고 그 줄기를 가지고 돌아가는 것과 같으니, 지혜로운 사람이 이것을 본다면 '저 사람은 줄기를 아는구나'라고 말할 것이다. 지금 여기 있는 비구들 또한 그와 같이 이익을 불러일으키고 계율을 받들어 지키며 스스로 자랑하지 않고 남을 비방하지도 않으며, 삼매를 닦는 것도 그렇게 하며 차근차근 지혜를 행하라. 지혜가 이 법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이니라.

 

  그러나 저 제바달두 비구는 이 법에서 지혜와 삼매를 끝내 얻지 못할 것이고, 또 계율의 법도 온전히 갖추지 못하였느니라."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저 제바달두를 계율의 법을 모르는 자라 하십니까? 그는 신묘한 덕을 가지고 있고 온갖 행을 성취하였습니다. 이런 지혜가 있는데 왜 계율의 법을 모른다 하십니까? 지혜가 있으면 삼매가 있고 삼매가 있으면 계율이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계율이란 법은 세속의 예사로운 법이요,

삼매의 성취도 세속의 예사로운 법이며,

신통으로 날아다니는 것도 세속의 예사로운 법이다.

그러나 지혜의 성취는 가장 으뜸가는 진리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선정으로 말미암아 신통을 얻어

  위로 간다 해도 끝까지 가진 못하네.

  무위의 경지 얻지 못하면

  다시 5욕(欲) 속에 떨어지리라.


  저 지혜가 가장 으뜸이라

  근심도 없고 걱정도 없네.

  결국 끝에는 평등한 견해 얻어

  나고 죽는 이 몸을 끊어버리리.


  "비구들이여,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제바달두는 계율의 법을 알지 못하고 지혜와 삼매의 행도 알지 못한다고 한 것이니라. 너희 비구들은 저 제바달두처럼 이익을 탐내고 집착하지 말라. 대개 이익이란 사람을 나쁜 곳에 떨어뜨려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하느니라.

 

  만일 이익에 집착한다면 곧

 

- 삿된 소견을 익혀 바른 소견에서 떠나고,

- 삿된 다스림을 익혀 바른 다스림에서 떠나며,

- 삿된 말을 익혀 바른 말에서 떠나고,

- 삿된 업을 익혀 바른 업에서 떠나며,

- 삿된 생활을 익혀 바른 생활에서 떠나고,

- 삿된 방편을 익혀 바른 방편에서 떠나며,

- 삿된 기억을 익혀 바른 기억에서 떠나고,

- 삿된 선정을 익혀 바른 선정에서 떠나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고 억눌러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며, 이익을 얻으려는 마음이 이미 일어났거든 방편을 구해 그것을 없애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이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을 때 60여명의 비구는 법복을 벗어버리고 속인으로 돌아갔으며, 60여명의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뜻이 열려 온갖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증일아함경 : 지혜의 성취가 가장 으뜸이니라.

출처 : 출리심 보리심 공
글쓴이 : - 몰입삼매 -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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